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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해도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소방관’ 이들의 목숨 누가 지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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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5일 23시45분 즈음 시작된 화재를 잡기 위해 투입됐던 소방관 3명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소재에 있는 7층짜리 팸스 냉동창고(물류센터) 신축 공사장 1층에서 불이 났는데 아직 무슨 이유로 불이 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신고 접수 20분도 안 되어 대응 1단계(관할 소방서의 인력 및 장비가 전부 출동)를 발령했고 6일 아침 6시반 즈음 큰불을 잡는 데 성공했고 7시10분 1단계를 해제했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러나 소방차 진압 작전을 마친 뒤 불길 재확산을 미처 예상하지 못 하고 개별 소방관들을 건물 안으로 투입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바람탓인지, 해당 창고 건물 안에 있던 각종 가연성 물질들(산소통/LPG/용접장비/우레탄과 샌드위치 패널 등 보온재) 때문인지 다시 불길이 거세졌고 9시8분 송탄소방서 소속 소방관 5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경기본부 대원수색팀이 급파됐다. 결국 9시20분쯤 다시 대응 2단계(관할 소방서와 인접 소방서를 포함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 동원)로 격상 발령했지만 계속해서 불길이 번져갔던 상황이었다.

 

교신이 끊겨 실종자로 분류된지 30분만에 5명 중 2명은 자력으로 탈출했지만 3명은 계속 오리무중이었다.

 

이날 정오 즈음 수색팀은 2층에서 숨져 있는 2명의 소방관을 먼저 발견했다. 나머지 1명도 2층에서 20분 뒤에 발견됐다. 셋 모두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실종 3시간반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유족 품에 돌아오게 된 것이다. 시신 3구는 평택과 화성에 있는 병원에 분산되어 안치돼 있고, 기타 일반 시민 사망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순직한 소방관들은 잔불 완전 진화 및 혹시 모를 인명 수색 작업을 하던 도중 불길이 재확산되는 타이밍을 맞닥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때 미처 빠져나오지 못 했고 고립되고 말았다. 마지막 교신 시점이 9시반이었던 만큼 대응 2단계가 발령된 직후까지도 생존해 있었다.

 

통상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을 위해 불길 속으로 들어갈 때는 최대 50분까지 버틸 수 있는 만큼의 산소통을 메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불길에 고립되어 1시간이 초과되면서 비극을 피할 수 없게 됐던 것 같다.

 

이번 소방관 순직은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작년 6월17일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야간 화재 당시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故 김동식 대장이 순직했던 케이스 역시 대응 단계 해제와 맞물려 투입됐다가 변을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아침 8시20분쯤 불길이 많이 잡혔다고 판단한 소방당국은 대응 단계를 낮췄고 김 대장 등 소방관 5명이 지하 2층으로 투입됐다. 인명 수색을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창고에 있던 물체들이 갑자기 붕괴되어 불이 옮겨붙었고 불길이 커져 김 대장의 목숨을 앗아갔다. 나머지 4명은 자력 대피에 성공했지만 김 대장은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 했다. 김 대장은 꽤 오래 수색한 결과 이틀만에 숨진채 발견됐다. 김 대장은 맨 뒤에서 후배들이 먼저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와줬지만 정작 자신은 화마에 그대로 갇혀버렸다.

 

 

‘큰불 진화 후 소방관 투입’ 공식은 전형적인 수순이라 거의 대부분의 화재 진압작전에서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인세진 교수(우송대 소방방재학과)는 6일 오후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도 진압대장이 지휘 하에 (대응 단계를) 낮추라고 해서 낮췄을 것이다. 이번에 (소방관들이) 돌아가신 걸 보고 너무 안타까웠지만 그렇다고 안 들어가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그래서 매뉴얼을 제대로 만들어서 어떨 때는 섣불리 들어가면 안 되는지 그런 걸 정해놓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런 지점이 있다. 소방관들이 ‘소방차 소방호스’로 밖에서 큰불을 진화한 후 직접 들어가는 작업을 망설이거나 소극적으로 하면 그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인 교수는 “소방관들이 안에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안 들어갔다? 이렇게 되면 나라 뒤집어진다. 소방청은 박살날 것이고 유족들 입장에서는 항의를 할 수밖에 없다”며 “내가 보기엔 매뉴얼이 아무리 잘 돼 있다고 해도 국가가 장비가 됐든, 훈련 체계가 됐든 강력하게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소방관들이 안전하게 인명 수색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 이런 사례가 소방업계에서는 굉장히 많다. 불법 주차된 차량들 밀고 빨리 출동하라고 법을 바꿔줘도 실제로는 밀고 못 지나간다. 그런 개념으로 본다면 (큰불 진화 후 언제 진입해야 하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기준도 애매하고 쉽지 않다. 경험이 많은 소방공무원이 보더라도 복잡하다. 건물 화재라는 현상 자체가 너무나도 복잡하다. 그렇게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어렵고 들어가라 마라 판단하는 것이 어렵지만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때는 어쨌든 소방공무원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인명 수색을 위해서도 들어가지만 잔불 정리를 위해서도 들어간다. 이번에도 재발화 된 것 아닌가. 그니까 들어가야 된다. 안 들어가고 바깥에서 홀라당 태우게 내비두라고 하면 그 책임을 나중에 누가 지느냐?

 

거듭해서 인 교수는 “안에 100% 사람이 없다고 하면 안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알 수 없을 때는 위험한 걸 알면서도 들어가야 한다. 그게 소방관”이라며 “자기 목숨 잃을까봐 안 들어가는 것도 직업윤리상 문제가 된다. 한편으로는 목숨이 똑같이 소중해서 소방관들이 죽는 문제도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때는 들어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화재 유형마다 현장에서 판단하는 기준이나 매뉴얼 같은 것에 따라 달리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인 교수는 “당연하다”면서도 “근데 (아주 기초적인 현장 매뉴얼 말고는 구체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있다고 해도 너무 복잡한 화재 상황이 펼쳐져 있는데 매뉴얼대로 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아주 명확하게 들어가지 말아야 될 몇몇 상황 말고는 대부분 애매모호한 상황들이 너무 많아서 (현장 지휘관들의) 재량이자 능력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정해진 답 같은 것은 없다. 해법을 찾기 위해 정치관과 유관기관이 나서야 한다.

 

정의당 심상정 대통령 후보는 “해마다 비슷한 희생이 반복되고 있다. 불과 6개월 전에도 잔불 진압과 인명 수색을 위해 투입됐던 소방관께서 희생되는 사고가 있었다. 가장 확실한 애도는 더 이상의 희생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시민을 위해 목숨걸고 헌신하는 분들의 생명은 국가가 확고하게 책임져야 한다. 나와 정의당도 소방공무원들과 함께 그간의 사고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근본적인 해법을 찾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40명 규모로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화재 원인 및 소방관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함인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소방당국과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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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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