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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결혼한 30대 ‘택배 노동자’ 내리막길 밀리는 차량 급히 막으려다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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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지난 4일 아침 6시20분 즈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의 한 골목길에서 택배 배송 작업을 하던 39세 남성 김모씨가 차량이 뒤로 밀리는 것을 순간적으로 막으려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고작 한 달 전에 결혼을 했고 곧 태어날 아이가 있는 예비 아빠였다. 김씨는 2013년부터 택배기사로 근무해오다 2015년부터는 용차 기사로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용차 기사는 정식 택배기사가 아닌 임시로 투입된 인력을 뜻한다.

 

사고 장소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주택가 생활도로(골목길)였다.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얕은 내리막길에 잠시 차량을 주차해두고 택배 물품을 배송하는 중이었다.

 

분명 김씨는 시동을 잘 껐고 핸드 브레이크도 제대로 채웠다고 한다. 문제는 해당 차량에 택배 물품들이 가득차 있었다는 점이다. 경사각이 크지 않았지만 적재량이 많았던 만큼 서서히 밀리고 있었고 김씨는 그걸 보고 급하게 올라타려고 했던 것이다.

 

김씨는 경사가 급하지 않은 내리막길이라 밀려오는 차량에 순간적으로 탑승해서 운전 조작을 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냥 놔두면 인근에 주차된 다른 차량들과 충돌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량이 내리막길에서 밀려 내려오고 있으면 경사각과 상관없이 절대 막으려고 하면 안 되고 그냥 놔둬야 한다. 동시에 혹시라도 뒤에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큰소리로 주의를 환기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뒤쪽을 손으로 막는 것은 물론이고, 급하게 차에 타려고 해서도 안 된다. 김씨는 급하게 운전석에 탑승하려다 택배 차량과 옆에 주차된 승용차 사이에 끼고 말았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현장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별로 없었던 것도 있지만 김씨가 눈에 안 띄기도 했다. 그러다 택배 차량이 계속 이상한 곳에서 머무르는 걸 눈여겨 보던 주민이 8시20분 즈음 김씨를 발견해서 바로 신고했지만 이미 2시간 동안 속수무책으로 계속 끼어 있던 탓에 목과 가슴 부위에 강한 압박을 받았고 질식으로 숨을 거뒀다. 사망 경위가 비교적 명확한 만큼 유족들은 부검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같은 택배업체에서 근무했던 동료들은 "남양주에서 서울로 출근하면서도 지각 한 번 없이 성실하고 착한 성격이었다. 얼마 전 결혼 소식을 전했고 정말 기뻐했다"면서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한겨레는 업무상 재해임에도 불구하고 용차기사였던 만큼 산업재해 등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조명을 했지만 평범한미디어는 밀리고 있는 차를 절대 막으면 안 된다는 안전 상식의 측면에서 다뤄보려고 한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평범한미디어에 “경사가 크지 않아도 통상 트럭의 관성이 결코 약하지 않다. 짐이 얼마나 실려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트럭 자체도 꽤 무겁고 뒤로 밀리는 차를 사람이 절대 못 막는다”며 “어떤 여성은 세단 차량이 이중 주차돼 있어서 차를 밀었는데 확 밀렸다. 차가 빨리 내려가니까 그걸 막는다고 반대쪽에서 손을 대고 막으려고 했다. 근데 관성이 세서 같이 밀렸고 벽에 부딪쳐 양쪽 무릎이 다 나갔다”고 설명했다.

 

A씨 사례처럼 차에 급히 타다가 비극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뒤를 막다가 죽거나 다친다.

 

김 교수는 “정말 차에 밀려 벽에 부딪치면 그냥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 치명적이다. 경사가 높으면 말할 것도 없고 낮더라도 움직이기 시작하면 관성이 붙기 시작한다”며 “큰 차량일수록 관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반대로 가서 손으로 막으면 절대 안 된다. 바로 피해야 한다. 차가 부딪쳐서 망가져도 보험 처리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제안하는 안전팁은 4가지로 △내리막길 주차 피하기 △불가피하다면 핸드 브레이크 강력하게 채워놓기 △핸들을 돌려 바퀴가 보도와 차도 사이 경계석에 걸치게끔 해놓기(밀리더라도 턱에 걸리도록) △뒷바퀴에 고임목 설치하기 등이다.

 

김 교수는 “심지어 (살짝 경사가 있는 곳에) 핸드 브레이크만 채워놓았는데 그냥 서있다가 한 30분 후에 서서히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되도록이면 경사로에 주차를 안 하는 것이 좋고 할 수 없이 꼭 해야 한다면 반드시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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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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