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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의원 출마하는 박고형준 “공약의 배경은 내 관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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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박고형준 후보(광주광역시 남구의원)는 솔직담백했다. 관심은 많지만 아직 공부가 덜 된 분야가 있다면 있는 그대로 “준비되지 않았지만 계속 공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권한 밖의 일들을 다 해줄 수 있는 것처럼 허풍을 떠는 슈퍼맨 후보가 아니었다.

 

 

녹색당 소속 박고 후보는 31일 오전 남구청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가 평범한미디어와 마주 앉았다. 광주 지역에서 10년 넘게 교육과 청소년 인권 문제로 한결같이 시민운동을 이어왔던 박고 후보였지만 뭔가 거창한 출사표? 그런 것은 없었다. 그저 주권자로서 누구나 누려야 할 참정권의 일환으로 출마의 변을 읊었다.

 

(출마해야겠다는) 특별한 결심은 없다. 시민은 누구나 정치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정당활동도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만 드물게 정당활동에 제약이 있는 직군들이 있고 출마하더라도 선거 비용이 많이 드는 그런 한계 속에서 어떤 시민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 이런 시민운동가가 그동안 행정 감시의 역할을 해왔는데 의회로 가서 해볼 수 있는 어떤 적임자라고까진 생각하지 않지만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이 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오랫동안 광주교육청을 비롯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불의한 일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만큼 구의원이 되면 권한을 갖고 해왔던 일을 좀 더 잘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박고 후보는 “지역 시민사회 진영에서도 자기가 갖고 있는 능력을 의회에서 발휘하면 좋을텐데 그러한 도전이 지역에서 많지 않았고 내가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건 아니지만 정치가 (시민들에게) 한 발짝 더 쉽게 다가서기 위한 어떤 도움닫기로 이해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묘사했다.

 

 

이날 박고 후보가 배포한 기자회견문에는 △안전한 돌봄 △건강한 먹거리 △자원순환 △마을에 맞는 기후위기 정책 △어르신 등 복지 사각지대 메우기와 같은 5가지 가치들이 적시돼 있었다.

 

뭔가 추상적이고 구의원의 동네 공약으로 구체화되지 못 한 것 같다는 질문에 박고 후보는 “기자회견에 나온 내용은 추구하는 가치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출마 기자회견 이전에 당원들에게 전달했던 출마선언문은 시의 행정이나 국가 정책에 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 출발을 할 때는 구의원으로 할까 시의원으로 할까 갈팡질팡 할 때라 선언문을 보는 사람이 여러 견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말씀하신대로 보다 더 구체적인 공약을 지역민들에게 또는 구 행정에 맞는 공약들을 설계해나갈 것이다. 5가지 메시지들이 있는데 그걸 구체화해나갈 생각이다.

 

 

앞서 박고 후보는 광주드림을 통해 “사회활동가 역할이 의정 활동과 유사해 스스로 자부하는 부분이 큰데 정작 동네에서는 한 게 없다”고 자평했다. 동시에 위 5가지로 가다듬어지기 전의 메시지들 가령 아래와 같은 비전을 내놨다.

 

①시민과 시민의 터전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원자력 발전소 장악

②마구잡이로 공동주택 개발하는 것 저지

③기후위기를 삶의 위기로 받아들이고 시민들이 “가치있는 불편”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기

④좁은 구멍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몰아넣는 입시 대신 지금의 나를 더 사랑하고 세상에 맞설 수 있는 힘을 북돋우는 교육 시스템 조성

 

흡사 대통령의 비전과 같다. 못 해도 광주시장 또는 광주시의원 쯤은 되어야 할 것 같다.

 

이에 대해 박고 후보는 “아무래도 이제 교육청의 행정 감시를 하는 역할로만 보면 행정사무감사라든지 시의원으로 가는 것이 적절하겠지만 아시다시피 어떠한 우리 광주의 정치 풍토가 민주당이 압도적인지라 선거를 나가는 데 이제 당선 여부를 떠나서 나갔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최대한 당선에 가깝게 하려다 보니까 구의원으로 출마를 한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진짜 솔직하긴 하다. 박고 후보는 출마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당선가능성을 보고 3인 선거구로 짜여져 있는 남구의원 가선거구에 도전장을 냈다.

 

물론 구의회가 직접적으로 학교를 관리감독하거나 지역의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보통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교육 사업이 말 그대로 교육 지원을 하는 것이지 관리감독을 하는 역할은 아니다. 가령 교육 복지라든지 예산 지원이 많다. 무상급식, 입학 지원금 등이 다 시비로만 충당하지 않고 구비로도 한다. 이런 부분들이 실은 내가 단체 하면서 교육과 관련 지자체에 던진 메시지인데 이걸 실현해나가면서 보니까 구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일부 있겠구나. 예산 범위에서. 이런 공약들을 찾아나가려고 한다.

 

 

무엇보다 박고 후보는 학교에서 입학지원금, 현장활동비, 특별활동비, 우유급식비 등 사실상 학생 개인의 선택 영역이 아닌 것들이 “수익자 부담”으로 돼 있다는 점을 환기하며 “구 예산으로 최대한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해볼 것”이라고 공언했다.

 

박고 후보는 분명 진보적·비판적 교육 전문가다. 입시에만 초점이 맞춰진 교육과 그의 활동은 거리가 있지만 어찌됐든 교육 문제에 전문성이 있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나의 시각 자체가 넓다고 자부하니까 그런 부분들이 스스로 공약들을 만들어나가는 데 활용될 것이다.

 

그러나 녹색당 후보로서 기후위기 문제에 박학다식하다고는 할 수 없다. 박고 후보는 “사실 내가 녹색당에 가입하게 됐던 계기가 후쿠시마 핵 발전소 문제였는데 실은 환경 문제는 그렇게 전문가적 식견은 없다”고 고백했다.

 

그렇지만 박고 후보는 “원전 문제를 비롯 우리나라 기후 문제와 에너지 문제에 있어서는 생활 속에서 관심이 많다. 쉽게 말해 쓰레기 배출 문제라든지 기타 여러가지 생활 속에서 느끼는 바도 많고 불편함들이 많다. 이런 것들은 나만 갖고 있는 불편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러한 환경 생활공약들을 찾아나가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박고 후보는 “자원순환”에 대해 “아파트는 그냥 분리수거 하면 수거하는 사람 따로 있고 재분류 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 주택가는 스스로 더 엄격하고 잘 지켜야 하는 그런 부분들이 있다. 행여나 관리가 안 되는 지역들도 많다. 쓰레기 배출 문제가 잘 될 수 있도록 일종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고 후보는 장애인 공약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소수자 분야에 있어서는 여성, 장애인, 청년 등 대표적으로 한 가지씩만 마련하려고 한다. 왜냐면 내가 다 관심있다고 해서 늘어놓을 수는 없으니까”라면서 “장애 관련 공약은 아직 제대로 고민을 해보지 않았다. 지금까지 동물, 청년, 여성, 이주민 정도 틀을 잡았다. 장애 관련 공약은 고민을 더 해보려고 한다”고 풀어냈다.

 

이 타이밍에서 박고 후보는 “실은 정책(공약)의 배경은 내 관심사다. 잘 알고 있고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하는데 장애인 정책은 아직 배워나가야 할 내용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요즘 박고 후보의 문제의식은 어린이와 노인 등 세대간의 조화로운 공존이다. 박고 후보는 “어린이들의 놀이터를 확대하는 부분”을 고민하다가 거주지 주변 경로당에 있는 노인들과, 주택가의 아이들이 너무 분리돼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우리 지역구를 보면 슬럼화돼 있다. 땅덩어리는 넓은데 인구 비율은 되게 낮은 편이다. 우리집 옆이 경로당인데 가장 아쉬운 게 어르신들은 애들을 좋아하고 애들도 어르신들을 좋아하는데. 실은 공존의 대상이고 서로가 살기 좋은 마을의 바탕이 되는 세대들인데 너무 구분돼 있는 것이 안타깝다. 살기 좋은 동네라는 것은 모든 세대들이 같이 어울려서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있는 놀이터도 없애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놀이터부터 확대해나가야 한다.

 

사실 구의원이 되면 조례를 제개정해서 무언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행부의 구정을 견제·감시하고 비판하는 활동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특별히 꼬집고 싶은 대목이 있냐고 물었더니 박고 후보는 “행정을 감시한다는 것은 실은 네거티브적인 행위인 건데 내가 여기서 뭘 막겠다고 선언할 상황은 아니고 어떤 상황이 연출되고 의정활동을 하면서 발견되는 것들을 충분히 그 자리에서 지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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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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