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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하는 사람들①-2] 허승규의 녹색당 진단 “아직 녹색시민들 최대치로 조직해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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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작년 7월 녹색당 지도부(김예원·김찬휘 공동대표)가 새로 꾸려졌다. 2019년 연말 이후로 전개된 녹색당의 고질적인 위기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중간에 비대위급 혁신위원회 체제가 들어서기도 했다. 올해 창당 10주년을 맞은 녹색당의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 경북 안동시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낸 허승규 후보는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이 부족했고 조직 역량이 허약했다”고 진단했다.

 

 

평범한미디어는 지난 3일 오후 안동시 정하동에 위치한 허 후보의 선거 사무실에서 기획 인터뷰를 진행했다. 첫 번째 기사에서 정치인으로서 허 후보의 성장과정에 대해 다뤘다면, 두 번째 기사에서는 녹색당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사전 질문지를 통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2020년 총선 직전 허 후보는 녹색당 중앙당의 당직자였기 때문에 소위 ‘하승수와 신지예의 갈등’ 국면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허 후보는 “녹색당은 지금 점점 나아지고 있는 상태라고 본다”면서 “이 질문 받고 내가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사실 당내 여러 문제점들은 복합적이라서 너무 주관적으로 답변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해 왈가왈부를 하기 보다는 앞으로 이런 부분이 보완이 되면 좋을 것 같아서 딱 2가지만 말씀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일단 허 후보는 “너무 디테일한 것은 아니다. 지금 녹색당의 조직 개선 인터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허 후보는 △정당으로서의 정체성 강화 △조직 역량 강화 등 2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이런 거다. 허 후보는 “정당의 목적은 권력을 획득해서 책임있게 사용하는 것이다. 탈권력 이런 구호는 정당에서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탈권력이 아니라 선용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집약했다.

 

이어 “이런 방향에 초점을 맞추면 녹색당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내부적 진단들이 있을텐데) 진단에서도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정당에서 겪는 문제들을 인식해야 한다. 녹색당은 시민단체가 아니란 말이다”면서 “녹색당은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을 관점으로 두면 조직체계를 어떻게 바꿔야 된다는 게 나온다. 한국적 맥락에서 반정당의 정당은 오독될 수 있다. 정당으로서의 녹색당 정체성을 강화해야 하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당의 주요 의사결정 자리에 앉아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뭔가 큰틀에서의 충언이라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두 번째 조직 문제로 나아가면 좀 더 명확해진다.

 

허 후보는 “조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나는 한국의 녹색당이, 녹색당의 가치에 동의하는 수많은 한국의 녹색 시민들을 아직 최대치로 조직 안 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녹색당은 실력을 펼칠만한 최대치를 안 해봤다. 이 정도까지 최대치를 해보고 결과값으로 평가를 해봐야 하는데 아직 저희 당의 조직 역량은 딱 이 정도”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조직 역량을 키워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지역당과 중앙당의 상근체계 확립이 절실하고 이게 1번이다. 만약 내가 당대표라면 이것부터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해볼 것이다. 녹색당의 의제나 가치가 부족하고 이런 게 아니고 그걸 실현할 수 있는 상근체계 그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생계 걱정 안 해도 되는 당의 관료체계로 확립을 시켜야 하는데 그게 굉장히 어렵게 당내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이거는 굉장히 가만히 들여다봐야 보이는데 많은 시민들이나 언론들이 바깥에서 녹색당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대부분이 표피적이다. 뜬구름이 많다.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당원들이 많아지려면 그들의 활동을 뒷받침해줄 일꾼이 필요하다.

 

허 후보는 “지역당 및 중앙당 상근체계가 확립이 돼야 지역 거점과 의제 거점, 의제 거점은 위원회 조직들인데 부문 조직과 지역 거점을 만들 수가 있다”며 “아무리 녹색당 가치가 소중해도 본인 생계가 어려우면 위원장 열심히 하다가 몇 달 잠수를 탈 수밖에 없다. 활동 당원들을 백업할 수 있는 당 관료가 일단 안정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광주 녹색당이든 대구 녹색당이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할 수 있는 당 사무처장이란 사람이 안정적으로 있어야 당원들이 활동할 수 있다. 근데 이 부분을 많은 논의에서 빼먹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당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정당이다. 허 후보가 수많은 진보정당들 중에서 녹색당을 선택하게 된 계기부터 살펴보자. 그 과정에서 녹색당의 강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우선 허 후보는 녹색당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는데 그 이력을 읊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녹색당이 생애 첫 정당이다. 입당 이전에는 정당의 당원으로서 선거에 참여해본 적이 없었다. 정당은 공직선거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조직이고 선거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전반적인 경험들을 녹색당에서 했다. 다양한 선거 경험을 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였다. 구체적으로 입당 이후에 모든 녹색당 공직선거에서 역할을 했다. 2016년 첫 총선에서 녹색당 지역구 후보의 회계 책임자였다. 그때 지역구 출마자가 5명 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나름 귀한 경험을 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지역 후보였고, 최근 2020년 총선에서는 중앙당 당직자로서 전체적인 역할을 해봤다. 실무자이기도 했고 후보이기도 했다.

 

 

허 후보는 “녹색당이 한국 사회에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서 2015년에 가입했다”며 2가지가 맘에 들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가 생태주의. 기후위기가 심각한 문제인데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려면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을 고려하는 생태주의적 접근이 필요하고 전지구적인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성장지상주의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국제주의다.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한국 정치만 잘 해선 풀 수가 없다. 중국의 황사, 북한의 핵 문제 등 일국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데 지구적 평화를 지향하는 글로벌 정당 녹색당이 개별 국가마다 자리잡아 연대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녹색당의 국제주의적 접근이 이상주의적이지만 어찌보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안 그러면 전쟁을 해야 한다.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처럼 전쟁을 할 순 없지 않은가. 그런데 개별 주권 국가들이 어떻게 세계 평화를 만들 것인가를 봤을 때 무력이나 물리적인 개입이 아니면 그 개별 국가 아래에서부터 민주적인 지구 평화세력들이 성장해서 다른 나라 세력들과 연대해야 한다. 이것이 오래 걸리지만 어찌보면 가장 현실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이다.

 

 

녹색당이라는 공간에서 배우고 학습했던 측면이 있다.

 

허 후보는 “좋은 정당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녹색당 활동을 하면서 개별 의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나는 그런 케이스”라고 강조했다.

 

물론 그 전에도 생태 문제나 화력발전소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었다. 당원이 되겠다고 맘먹고 정당활동을 할 때는 그 당의 가치나 이념을 배우고 실천하겠다는 의지였으니까 꼭 앉아서 스터디를 했다는 차원이 아니라 수많은 네트워크 활동, 당원 교육 이 모든 것이 학습의 과정이었다.

 

분명 녹색당의 강점이 있고 매력 포인트가 많다. 녹색당을 선택했던 허 후보가 어려울 때도 탈당하지 않고 여전히 녹색당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유가 있다. 허 후보는 다가오는 6.1 지방선거에서의 승리와 녹색당의 조직 강화를 연결선상에서 보고 있었다.

 

(구호로 내세운 “녹색도시 안동시”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묻는 과정에서 허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동시의원으로 당선되는 것이 우선이다. 왜냐면 당선 이후에 녹색도시 안동을 만드는 의정활동을 통해 다양한 녹색시민들을 조직하려고 한다. 그래서 허승규 말고도 녹색 정치를 실천할 다양한 시민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녹색당 안동시장 후보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같은 기성 정당 (안동시장) 후보들과 경쟁을 하려면 녹색당 조직이 단단해져야 하고 당원 수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 그 시작이 바로 녹색당 안동시의원 당선이다. 청사진을 펼치기 위한 1단계가 당선이다.

 

 

원외정당 소속 정치인이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것은 무지무지 힘든 일이다. 그러나 허 후보는 당선이 목표다. 비현실적인 몽상이 아니다. 허 후보는 4년 전 2018년 안동시의원 선거에서 1395표(16.5%)를 받아 선거 비용을 보전받았다. 허 후보의 겸손한 자체 평가를 끝으로 두 번째 기사를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상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변수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내가 잘 해서라기 보다는 안동의 지방정치, 지방의회가 달라지기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이 컸다. 특정 정당 독점구조가 변하길 바라는 시민들의 표심이 있다. 그런데 선거제도가 (승자독식으로) 이렇다보니 당선자가 되기는 어려웠다. 다양성이 살아숨쉬는 안동을 만들고 싶은 시민들이 거대 정당 후보가 아닌 (소수) 후보를 지지해주셨고 기존과 다른 정치를 원하는 표심을 저희가 조직했다. 두 번째는 네트워크 사람들(지역 청년그룹들/시민사회 선배들/캠프 멤버들/친구와 가족들/안동 녹색당원들/중앙당 지원 인력들)의 힘인데 안동에서 활동해왔던 다양한 분들의 도움 덕분이다. 이 모든 게 아우러져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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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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