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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원 정치史①] 신당 창당에 회의적이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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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이미 다른 친구들과 만나 잎새주 4병을 까고 자리에 앉은 터라 국민의힘 소속 조대원 전 위원장(국민의힘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은 속에 있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6.1 지방선거에서 또 다시 고배(경기 고양시장 공천 컷오프)를 마신 조 전 위원장은 미국과 유럽 투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조 전 위원장은 또 다시 짐을 싸고 전국을 돌며 마음을 비우고 사람들을 만났다.

 

지난 8월18일 22시 광주 북구에 위치한 평범한미디어 사무실에서 조 전 위원장과 만나 1시간 가량 속깊은 대화를 나눴다. 이틀 전(16일) 취재와 상관없이 만나 3차까지 달렸는데 그럼에도 광주까지 온김에 정식 인터뷰를 하지 않고 가는 것은 너무 아쉬웠다. 광주는 3박4일 일정이었는데 평범한미디어 멤버들과 만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이 왔다.

 

 

조 전 위원장이 이미 수차례 밝혀 알려진 스토리는 과감하게 생략하고 처음 듣는 진솔한 내용만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조 전 위원장은 “오늘 광주에 있는 초등학교 동기들을 만났는데 너 초등학교 때부터 대통령이 꿈이었다고 했다”며 “내 기억으로는 중학교 1학년부터였는데 초등학교라니 그 당시에는 육사 가서 정부에 충실하려고 했다. 나중에 보니까 그게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원래 정해진 주제들이 있었는데 조 전 위원장의 청소년기를 포함 생뚱맞은 주제가 3가지나 됐다. 그러나 조 전 위원장의 정치사만 담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사태가 발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신당 창당론’이다. 과거 세 차례의 만남(2019년 3월 인터뷰/2021년 3월 독고다이 인터뷰/2021년 12월 동작 모임)에서 조 전 위원장은 분명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양당체제 밖에서 신당을 세우는 것에 무척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조 전 위원장은 현 양당체제로는 “희망이 없다”면서 “새로운 당을 만들고 싶다”고 공언했다. 과거 회의적이었던 입장을 환기하며 재차 물었는데 “그때 시점과 지금하고는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었다”며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되면서 국민들이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이 바라봤을 때는 이재명빠를 빼곤 양당정치에 신물을 느끼고 있다. 신물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깨지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용기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민심이 그렇고 시대가 그렇기 때문에 나도 그런 생각을 해보는 거다.

 

물론 조 전 위원장도 “사실 이 당 싫어서 나오고 싶었다. 이당이 하도 날 미워하니까 나오고 싶었지만 내가 왜 안 나가는줄 아는가”라며 “하도 많은 놈들이 이당 저당 옮기면서 출세하는 걸 보니까 나라도 한 당을 지켜야겠다. 철새는 안 돼야겠다”고 생각해왔던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철새가 되고 싶지 않다는 차원을 넘어서서 중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프게 말하면 공천 탈락을 수도 없이 당했기 때문에 더는 국민의힘 안에서는 안 될 것 같단 판단을 한 것일 수도 있다.

 

 

특히 조 전 위원장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유승민계(유승민 전 의원)가 또 다시 당을 나가 신당을 차리더라도 거기로 갈 수 없고, 그렇다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헤게모니를 잡은 국민의힘에서 미래를 모색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제했다. 양당체제 자체에 대한 국민의 회의감이 커지기도 했지만 당내 정치 구도상으로도 타이밍이 왔다는 취지다.

 

조 전 위원장은 “(윤핵관과 이준석계로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왜냐면 진짜 (지금 정당체제로는) 희망이 없다. 우리나라는 다당제로 가야 하고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려면 작지만 그 목소리들을 대변할 당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양당체제는 기본적으로 증오를 부추기는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다. 조 전 위원장은 그런 환경에서 진영논리를 벗어나 “국민의 상식”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칭찬거리도 인정해주면서, 국민의힘 내부 비판을 하는 그런 정치활동을 소신있게 펼쳐왔지만 매번 핍박을 받았다. 이런 조 전 위원장의 핍박 스토리는 항상 나오는 패턴인데, 이를 극복할 대안이 시스템의 변화 즉 다당제를 위한 신당 창당으로까지 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조대원 이즈 낫띵이다. 잃을 게 없다. 그러나 언젠가 민심이 폭발하면 나같은 사람이 당수가 되는 시대가 오고 그 당이 국민들한테 인정받고 제대로 정치하면 나는 그 당이 집권할 수 있다고 본다. 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미 끝난 것 같다.

 

조 전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보수 정치인이다. 그러나 “내가 책을 한 권 썼다. 보수 진보 그게 뭐라고? 국민이 잘 살아야지”라는 국민 평균의 상식선과 그런 가치를 훨씬 더 중시하고 있는 것이 요즘 조 전 위원장의 지배적인 사상이다.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조 전 위원장은, 요즘 이준석계와 유승민계는 개혁보수라는 포지션에 집착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우군에 대한 숭배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가 유승민 형님과 이준석 지지하지만 요즘 그 두 사람 지지하는 사람들 친박 대깨문이 다 되어간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바라봤을 때 우리(국민의힘) 참 미래가 없다.

 

(중략)

 

사실 날 좋아하고 도와주는 분들 중에 홍빠(홍준표 대구시장), 유빠, 이빠가 많은데 이분들 다 저격해서 나는 오늘 완전 손해본 장사를 하는 것 같은데. (진영논리와 내편주의에서 벗어나서 판단하려고 항상 노력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분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안 되면 나는 그분들 도움 안 받고 광야로 가겠다.

 

 

사실 “죽음의 계곡”을 내세웠던 유승민계의 개혁보수 실험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실패로 결론났다. 그 당시 새로운보수당이 황교안 전 대표의 자유한국당으로 흡수 합당됐다. 무조건 반대하고 무조건 찬성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했던 합리적 보수가, 실상 그런 양자택일을 강요한 양당체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1도 없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저 양당 중 한 곳의 위치를 자신들이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새로운 세력을 만든 것에 불과했다. 결론적으로 그렇게 됐다. 그저 상대를 저주하는 “발목 야당”의 모습만 반복했다.

 

조 전 위원장은 “어제 호남에 있는 국민의힘 당원들과 대화를 했는데 다 전라도 사람들이다. 그분들이 문재인이 뭐 잘 했는데? 그러더라”며 “난 잘 한 것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잘못 한 것도 많기 때문에 국민 90%가 촛불 들고 만들어준 정권을 5년만에 뺏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처럼 잘 한 게 하나도 없다고 보는 것은 잘못됐다. 난 그렇게 본다.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민주당이 우리의 적이냐? 적이 아니라고 본다”며 “민주당 정권일 때 내가 방송 나가면 민주당 사람들은 날 그렇게 조롱했다. 그러면 내가 여러분들은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죽인 북한도 포용하자면서 왜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포용 못 하는가? 그랬더니 그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 하더라”고 덧붙였다.

 

우리당 당원들이 아무리 조대원 빨갱이라고 얘기해도 민주당이 우리 적인가? 민주당은 우리의 동지이지 경쟁자다. 민주당이나 우리나 다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건데 방식이 다를 뿐이다. 근데 한쪽을 적폐이자 나쁜놈으로 몰면 대화를 할 수가 없다.

 

상대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 태도는 같은 편이라고 무조건 감싸지 않는 태도와 맞닿아있다.

 

난 우리당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솔직히 인정한다. 근데 민주당 사람들은 죽어도 자기당이 잘못한 것을 인정하지 못 한다. (방송에서 만난 민주당 패널들은) 나와 밥 먹을 때는 공천 과정 끝나면 자기당 비판하겠다고 하는데 끝나고도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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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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