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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캠핑 시즌 ‘일산화탄소 중독’ 언론의 단골 소재인데 “매년 죽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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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된 공간에서는 번개탄 사용 유의해야

[평범한미디어 윤동욱·박효영 기자] 밀폐된 공간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자칫하면 일산화탄소 중독에 빠져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광주 북구에 있는 한 야영장에서 발생했다.

 

지난 10월19일 오전 10시반 40대 남성 A씨가 그 전날 홀로 이 캠핑장에 숙영을 하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 19일 퇴실시간이 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A씨가 나오지 않자 시설 관리자는 텐트로 조심스럽게 찾아갔고 그곳에서 싸늘한 주검이 된 A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사인이 뭘까? 현재까지는 번개탄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텐트 안에서 번개탄과 소형화로가 발견되었다. 아마도 A씨는 조리를 하기 위해 번개탄을 피웠다가 깜빡 잠이 들어서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듯 밀폐된 공간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는 정말 위험하다. 요즘 늦가을 찬바람이 부는 곳으로 캠핑을 갔다가 텐트 안에서 재래식 난방기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조심해야 한다. 조리 목적이든, 난방 목적이든 열을 내서 불완전연소가 일어나게 되는 모든 것들을 경계해야 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열을 내려면 불을 태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 산소가 필요하다. 문제는 금방 산소가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불이 완전연소로 타다가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 이르게 되면 불완전연소로 타게 된다.

 

 

텐트 같은 곳에서 춥다고 환기를 제대로 해놓지도 않은 상황일텐데 산소 농도는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불완전연소는 이내 일산화탄소를 만들어낸다.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 무미의 유독성 가스로 적혈구 헤모글로빈과 아주 쉽게 결합한다. 산소보다 무려 250배나 쉽게 달라붙는다고 한다.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운반하는 기능을 하는데 일산화탄소 때문에 산소를 옮기지 못 하게 된다.

 

온몸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니 그 자체로 너무나 치명적이다. 산소 결핍은 뇌, 심장, 근육의 기능을 금방 마비시키고 가벼운 증상에서 시작해 급격히 혼수나 발작, 심정지 등의 중대한 상태로 나아간다.

 

차라리 깨어 있는 상태라면 일산화탄소 흡입에 따른 두통이나 무력감을 느끼게 되어 텐트나 차량 밖으로 나갈 수 있어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추워서 재래식 난방을 켜놓고 잠들었다가 일산화탕소 중독으로 일시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딱 30분이면 바로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다.

 

 

소방청 조사 결과 지난 5년간 10~11월 사이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의 4분의 1은 캠핑을 하다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건수보다는 적지만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수치다. 가스 누출 경위를 살펴보면 부탄가스를 이용한 난로와 온수매트 등 가스류 노출이 61.8%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나무와 석탄 화로로 인한 일산화탄소 누출이 그 뒤를 이었다. 

 

고벽성 교수(한양대 응급의학과)는 대학 유튜브 채널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이 치사율이 높은 만큼 사망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사망한다”며 “그나마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한다면 사망할 확률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연성 뇌후유증에 걸릴 수 있다. 10명 중에 3~4명 걸리는 빈도지만 위험하다. 생존자들은 처음에는 딱히 이상을 보이지 않지만 대략 한 달에서 두 달 사이에 갑자기 인지기능, 기억력 등이 떨어진다.

 

 

운 좋게 생존한다고 해도 후유증을 앓게 되는 정말 무서운 것이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앞서 언급했듯이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냄새가 독하거나 색깔이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런 게 전혀 없어서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린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지상 최대 위험한 기체인 것이다.

 

사실 일산화탄소 중독 문제는 언론의 단골 소재다. 유튜브에 살짝 검색해보면 끝도 없이 관련 리포트가 쏟아져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매년 가을 시즌만 되면 반복되고 있다. 법과 제도로 막을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는데 재래식 난방기구를 아예 사용 금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쉽지 않다. 술 마시고 운전대 잡는 것 자체를 위법으로 규정했듯이 재래식 난방을 하고 캠핑하는 것 자체를 금지시켜야 할 지경이다.

 

일산화탄소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기가 가장 중요하다. 야외 텐트에서 숙박을 해야 한다면 1.5리터 페트병 정도의 공간 만큼만 문을 열어놓으면 된다. 물론 추울 것이다. 그렇지만 양말과 옷을 착용하고, 이불을 겹으로 덮고, 침낭까지 사용해서 보온을 유지하면 어느정도 환기를 한 상태로 잠을 잘 수 있다. 아무래도 너무 추울 것 같다면 그냥 다채로운 숙박업소나 글램핑 카라반 등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례는 일종의 패턴이 있는데 아래와 같다. 

 

구식 차량에서 난방을 켜놓고 잠들 때

텐트 안에서 재래식 난방을 해놓고 잠들 때 

펜션이나 별장에서 보일러 점검을 소홀히 해서 연통이 빠져 일산화탄소가 누출되는 경우 

차박용 캠핑으로 개조한 버스에 비정상적인 난방장치를 설치해놓은 경우

 

그래서 평범한미디어에서도 예전에 언급했다시피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미리 구비해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캠핑용으로 나온 것도 있으니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구입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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