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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 지하탱크 작업할 때 ‘일산화탄소’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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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정수장 지하탱크에서 배수관로 보수 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이 유독가스에 질식돼 3명 중 2명이 다치고 1명이 숨졌다.

 

7일 20시반 즈음 전남 화순군 춘양면 춘양정수장에서 누수 관로를 수리하던 업체 직원 3명이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질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화순소방서 구조대원들은 가장 먼저 심각해 보이는 41세 남성 A씨를 신속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심정지 상태가 온 뒤라 끝내 사망했다. 심정지 상태까진 아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B씨와, 호흡 곤란을 호소하던 C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많이 호전됐다. 구조대원들은 피해자들이 미동도 하지 못 하는 상황에서 지하탱크로 들어가서 안전벨트를 채워 로프와 지지대로 위에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구조 작업을 했다.

 

 

출동에서 이송까지 채 20분이 걸리지 않았음에도 구조 과정에서 구조대원 4명도 가스를 흡입해서 경상을 입을 정도로 위험천만한 작업 환경이었다. 정수장 물 때를 청소하는 작업이나 이번처럼 배수관로를 수리할 때는 흔히 가연성 연료를 태워서 고압청소기를 가동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일산화탄소 가스가 발생해서 유출될 수 있다.

 

매년 늦가을에서 겨울철 캠핑 시즌이 되면 밖에서 텐트를 치고 묵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끊임없이 뉴스 지면을 장식하는데 그만큼 일산화탄소 문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열을 내려면 불을 내야 하고 그러려면 산소가 필요하다. 그런데 밀폐된 공간에는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불이 완전연소로 타다가 다 태우면 불완전연소로 타게 된다.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불완전연소는 일산화탄소를 만들어내고 일산화탄소가 사람 체내의 적혈구 헤모글로빈과 아주 쉽게 달라붙어서 산소를 운반하지 못 하도록 막아버린다.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 무미 3無의 유독성 가스로 악명이 높다. 냄새라도 나면, 기체의 색깔이라도 있다면 금방 알아차리고 피할텐데 어느새 체내로 들어와 온몸에 산소가 공급되지 못 하도록 만들어서 목숨을 앗아가는 조용한 살인자나 다름 없다. 산소 결핍은 뇌, 심장, 근육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5분 밖에 안 지났더라도 혼수상태나 발작을 지나 심정지로 직행하게 한다. 그래서 텐트 안에서는 조리 목적이든, 난방 목적이든 열을 내서 불완전연소가 일어나게 되는 모든 것들을 경계해야 하고 환기를 잘 시켜야 한다.

 

전국 어디에서든 정수장 지하탱크 작업을 하게 될텐데 필히 등장하는 고압청소기의 안전성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밑으로 내려가서 작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업체 차원에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성농 고압청소기를 마련해야 한다. 용역을 준 지자체도 그런 부분을 철저히 감시해서 일을 맡겨야 한다.

 

화순경찰서는 사고 당일 밤에 바로 현장 감식을 진행했고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작업자들이 배수관로에 물이 차오를 때 펌프 작업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해서 A씨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나아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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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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