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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이빙’ 수업 받다 익사한 여성 “강사는 도대체 뭐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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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프리다이빙은 산소통을 사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물 속에 잠수하는 레저 활동이다. 너무나도 매력적이지만 숨을 참고 물 속에 들어가는 만큼 무지 위험하다. 안전 사고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안타깝게도 실내 수영장에서 프리다이빙을 하던 30대 여성이 익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작년 12월10일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실내 수영장에서 벌어진 비극인데, 프리다이빙을 수강하던 33세 여성 A씨는 수심 5미터의 다이빙풀에서 의식을 잃고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다른 수강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10~15분가량 물 속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일단 프리다이빙 강사 B씨가 대체 뭘 했는지 의문인데 상식적으로 10분 넘게 사람이 물 속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면 위급함을 인지하고 서둘러 조치를 취해야 한다. 폐활량 훈련을 전혀 하지 않은 일반 성인이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은 대략 1분 내외다. 물론 반복된 훈련으로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을 더 늘릴 수 있겠지만 산소통도 없이 5분 넘게 잠수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수강생의 경력을 알 순 없지만 10분을 넘겼으니 생존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 

 

 

결국 A씨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긴급 출동한 119 대원들에 의해 병원 응급실로 빠르게 이송되었다. 심장 기능은 일부 회복했으나 뇌사 상태에 빠진 채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으며 12일간 버텼다. 그러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 하자 가족들은 눈물을 머금고 A씨의 호흡기를 떼도록 했다.

 

유족들도 당시 강사의 안전 조치 방기에 대해 의문을 품고 경찰에 신고했다. 광주서부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B씨를 입건해서 조사했고 지난 4월17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해당 수영장은 광주도시공사가 개인사업자에게 시설 안전관리를 위탁한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주 안전요원이 없었다. 실로 충격적인데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군 단위의 동네 물놀이장에도 안전요원을 두는 경우가 많다. 물론 급하게 뽑아서 배치하는 알바생들이라 전문적인 인력이 아닐 가능성이 있지만 이들이 구명조끼를 구비하고 계속 풀장을 주시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그런데 수심 5미터나 되는 다이빙풀을 갖춘 곳에서, 더구나 위험천만한 프리다이빙 수업이 이뤄지는 곳에서 안전요원이 없었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수영장 관계자는 “다이빙풀의 경우 전국적으로 안전요원 배치 의무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변명했다. 

 

체육시설법 시행규칙 23조에 따르면 수영장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감시탑에 수상안전요원을 2명 이상 배치해야 한다. 나아가 교습자 중에 수상안전요원 자격이 있으면 감시탑에 1명을 배치해도 된다. 안전요원은 응급상황 발생시 신속한 대처를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부여된다. 그러나 현행법상 사각지대가 있는데 지난 2월8일 부산 진구 소재의 모 아파트 수영장에서 6세 남자아이가 익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곳은 비영리 수영장(아파트 주민 대상 무료 공간)이었기 때문에 안전요원을 배치할 법적 의무가 없었다. 

 

 

2021년 9월12일 경기도의 한 물놀이 카페에선 6세 아이의 팔이 배수구에 끼어 익사하는 끔찍한 사고도 있었다. 그런데 이곳 역시 안전요원 배치에 대한 의무가 없었다고 한다. 일정 정도의 규모 이하였기 때문인데 이런 사각지대에 대비하기 위한 법률 재정비가 시급하다. 같은 수영장이지만 규모와 영리 여부에 따라 안전요원 배치가 안 될 수도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잠수풀장 등 수중레저사업장 내에 안전관리요원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내용의 법안(수중레저활동의 안전 및 활성화 등에 관한 법률+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안전에는 방심이나 허점이 있어서는 안 되고, 수심이 깊은 잠수풀장에도 안전관리요원이 있어야 한다. 시민의 안전한 여가생활을 위해서도 법이 빨리 국회를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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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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