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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인간에게 많은 걸 주는데 ‘인간’은 숲에 뭘 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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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 10분 정도 걸어가며 맑은 공기와 햇살을 느껴본다.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뇌가 맑아지는 것 같다. 숲과 나무가 좋아 조경학과에 입학한 최진우 작가는 지리산에서 벅찬 감동을 느끼고 기후활동가로 살아갈 맘을 먹었다. 단순히 당위적인 이야기만 피력하려는 게 아니다. 인간이 숲에서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깨달음이 전제돼 있다.

 

최 작가는 1일 14시 전남 장성군 축령산에서 개최된 <숲 속 북토크>에 참석해서 “우리는 숲에 무엇을 주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는 숲이 우리한테 목재로도 제공하고 여러 가지 탄소 흡수원이 돼 있는 경우도 있고 우리한테 맑은 공기와 홍수도 막아주고 이렇게 좋은 어떤 습기를 제공해주는데 우리는 숲에 무엇을 주고 있는가? 그걸 앞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될 것 같다.

 

 

그저 세금을 내기 때문에 정부가 알아서 하겠지. 그렇게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최 작가는 “물론 장성군과 산림청에서 열심히 관리를 하겠지만 숲을 이용하는 우리 국민들은 세금 내기 때문에 끝나는 게 아니”라며 “우리는 이 숲에 어떤 사랑을 주고 있는가 그것을 곱씹어보자”고 제안했다.

 

내가 아끼고 즐겨 찾고 또는 계속 치켜세우는 이 숲에, 물론 우리가 여기에 돈을 내서 막 뭔가 도움이 되는 그런 것만이 아니고 정말 아끼는 손길, 마음, 애정을 듬뿍 줘야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숲으로부터 많은 위로와 치유를 받고 있는데 마치 나무와 숲을 의인화 하는 것처럼 나무한테 숲한테 이름을 지어주기도 하고. 그런 게 고유 이름이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숲에 대해 애착을 만들어가야 되는 부분도 있다.

 

요즘 전북 익산 두동 편백나무 숲, 제주도 모구리오름, 울산 편백산림욕장, 경남 통영 미래사 편백나무 숲 등 전국 곳곳에 편백나무 숲이 많아지고 있다. 최 작가는 “전국에 편백나무 숲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아무래도 장성 편백나무 숲은 70년이 된 거고 최소 30~40년 된 숲”이라며 “장성 편백나무 숲이 우리나라에서 100년 넘는 편백 숲으로 우뚝 서서 과연 100년이 된 편백 숲은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상상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100년 된 숲은 나무라고 할 수 있다. 나무도 두꺼워지고 더 퍼질 것이다. 근데 그것 이상 뭐가 더 있을까 싶긴 하다. 거기서 뭔가 우리의 이야기와 또는 여기에 살고 있는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장성 편백 숲에만 와야 볼 수 있는 여러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오랫동안 살아왔던 멸종위기 동물이 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하늘에서 활공하고 있는 멸종위기 조류 중 새매 한 마리가 왔다 갔다 하는 걸 봤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여러 가지 많은 희귀한 동물도 살고 있다.

 

최 작가는 축령산 편백나무 숲에서만 볼 수 있는 “진중함”이 있다고 설명했는데 숲의 역사가 깊은 만큼 더욱더 울창해지고 있다고 했다. 사람의 수고로움을 담아 숲을 가꿔가야 할텐데 최 작가는 “우리의 이야기와 감정이 되게 다채로운데 다양한 이야기들을 안내할 수 있는 그런 숲으로 만들어가면 좋겠다”며 편백나무 숲만의 이야기와 문화가 담겨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내장산 국립공원 밑에 백암산에 있는 갈참나무 숲이 유명하다. 백암산쪽은 이제 단풍나무 자연수로 유명하기도 한데 거기는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철저한 자연보호, 생태계보호 측면에서 유지 및 관리된다고 한다면 여기에 편백나무 숲은 우리가 심었고 길러낸 사람과 연관된 그런 가치와 문화가 꼭 담겨진 곳으로 뭔가 만들어가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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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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