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함께 전국결집(노동해방을 위한 좌파활동가 전국결집)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영주 공동대표는 인터뷰를 넘어 ‘노동권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었다. 많은 것들을 물었는데 질문마다 긴 답변이 불가피했다. 8년 전 박근혜 정부의 노동 후퇴에 저항하기 위해 민중총궐기 집회를 기획했다는 이유만으로 2년 넘게 수배 생활을 하다 구속까지 된 이 대표였다. 역대급 반노동 기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집권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이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 12월28일 15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 가서 이 대표와 만났다. 사전에 이 대표와 식사를 했는데 본 인터뷰를 위한 빌드업이 됐던 것 같다. 이 대표는 교사 출신이라 그런지 노동조합 등 노동 문제에 대해서 알기 쉽게 풀어서 이야기를 들려줬고 이내 넋을 놓고 듣게 됐다. 인터뷰 말미에는 노동운동가로서의 삶이 아닌 교육자로서의 이 대표가 갖고 있는 교육 철학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 꽤 인상적이었다. 먼저 현재 주로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물어보았다. 원래 교사였는데 지금은 해고된 상태다. 주로 하고 있는 일을 말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포괄임금제'에 대한 각종 억울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정부가 연장근로시간 산정을 주에서 월 단위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지난 23일 고용노동부는 주 12시간으로 규정된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월 단위로 바꾸는 내용의 ‘노동시장 개혁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법정 근로시간을 주 52시간 이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던 윤석열 정부의 해당 방안대로라면 한 주에 최대 92시간까지 노동할 수 있게 된다. 한 달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 최대 연장근로시간 52.1시간(주당 12시간을 연평균인 월별 4.3주에 곱한 수치)을 한 주에 몰아서 시킬 수 있어서다. 안 그래도 과로 사회인데 극단적인 과로 사회가 펼쳐지게 됐다. 이에 사단법인 직장갑질119에선 '포괄임금제 계약'을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의 주 52시간제 개편에 대해 "악덕 사장에게 도끼 주는 꼴"이라 지적했다. 포괄임금제란, 근로계약 체결시 연장, 야간, 휴일근로 등을 미리 정하여 예정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실제 근로시간을 따지지 않고 매월 일정액의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하거나 기본임금에 기본임금 이외에 지급되는 수당들을 포함해 지급하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직원이 60명 가량 되는 지역 언론사에서 일하는 A씨는 최근 외할머니상을 당했다. A씨는 사측에 경조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지 묻자 "외가는 허용이 안 된다. 조화 역시 친가까지만 보내준다"는 답을 들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연차 휴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모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B씨 역시 입원이나 진료시 친조부모까지만 가족 감면 할인이 가능하고 외조부모는 안 된다는 현실을 귀띔해줬다. 사실 경조 휴가는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에서 의무적으로 주도록 정한 법정 휴가는 아닌데 회사 재량으로 줄 수 있는 약정 휴가에 포함된다. 가족 감면 할인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차라리 친가와 외가 구분하지 말고 조부모상에 대한 휴가 자체를 주지 말든지 해야지 왜 굳이 외조부모만 차별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호주제가 폐지된지도 17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부계 중심의 관행이 뿌리 깊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사실 친가와 외가란 표현 자체가 이상하다. 왜 남성의 집안만 친할친(親)을 쓰고 여성의 집안에는 바깥외(外)를 써야 할까? PC주의가 아니라 명백한 편견이 아닐 수 없다. 신지영 교수(고려대 국문학과)는 과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노동자의 '직업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중대재해 수사를 지원하는 '직업병안심센터'가 지난 1일 처음으로 문을 연 가운데 시기가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사각지대에 대한 논란이 거세진 시점에서 센터 하나로 뒷북 대응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양대병원(서울 직업병안심센터 운영기관)에서 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 센터는 노동자가 직업병이 의심돼 병원을 찾았을 때 병이 실제로 업무 때문에 발생했는지 신속히 확인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고 후속 조치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특히 센터는 급성 중독 등 중대재해법 시행령에 명시된 24개 질병 환자가 발생하면 즉각 당국에 보고하게 된다. 당국이 수사에 나서는 경우 질병이 업무에서 기인했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자문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인데 향후 중부권(인천·경기·강원),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지역에서 추가로 문을 열 계획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시기가 너무 늦었다. 무엇보다 중대재해법 논란을 의식한 주먹구구식 대책이 아니느냐는 비판이다. 대전 소재 A 중
[평범한미디어 차현송 기자] 사실 2011~2013년까지만 해도 쿠팡이 이 정도로 전체 유통업 시장을 뒤흔들게 될지는 예상하지 못 했다. 소셜커머스로 불렸지만 어느 순간 온오프라인 통틀어서 유통업의 대마가 됐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이 빠르고 편하다. 로켓배송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로켓배송이 이뤄지기까지 상품 공급업체와 라이더들,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희생이 어마어마하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노동자들(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쿠팡지부와 쿠팡물류센터지회)이 집회를 열었다.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었다. 이들은 쿠팡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휴게 시간도 보장받지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장 쿠팡 본사에, 주 52시간이 훨씬 넘는 과도한 업무를 부과하지 말고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간단하다. 이를테면 △쿠팡이 노동 3권을 준수해야 하며 △각종 재해시 유급 휴가를 보장해줄 것 △제대로 된 휴식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줄 것 △연장 노동은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 등이다. 그러나 쿠팡 측은 배송기사를 100% 직고용하고 있고 주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효성중공업 창원3공장에서 근로자 1명이 부품에 깔려 숨졌다. 창원중부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2시55분쯤 효성중공업 3공장 고압전동기 가공반 터닝작업장에서 60대 근로자 A씨가 작업 중 700kg 무게의 고압전동기 프레임에 깔려 사망했다. A씨는 고압전동기 프레임 이동을 위해 크레인으로 들어올린 후 프레임 하부 이물질 제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크레인과 프레임을 연결하고 있던 쇠고리 한쪽이 이탈하면서 1.2m 높이에 있던 프레임이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재빠른 동료 작업자의 신고로 구급차가 도착해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운명을 달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기능직 계약직으로 이 회사에서 고압전동기 프레임 가공일을 하며 3년 전 정년퇴임을 하고 1년 단위로 계약하면서 이 같은 일을 해왔으며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사고가 난 가공반 작업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작업지시서 검토 등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건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잘 지켜졌는 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속노조,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노동자생명과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인천에서 아파트 유리창을 청소하던 20대 청년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처음으로 현장에 투입됐던 청년이었는데 영원히 돌아올 수 없게 됐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0시40분경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외부 유리창 청소를 하던 일용직 노동자 남성 A씨가 45미터 아래 잔디밭으로 추락했다. A씨는 밧줄로 연결한 의자에 앉아 49층 옥상부터 2시간 가량 외벽을 닦으면서 하강하던 중이었는데 15층 높이에서 추락했다. 긴급 출동한 119 구조대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으나 살려내지 못 했다. 경찰은 "(A씨가) 의자에 설치된 안전벨트를 착용했다"면서 "작업용 밧줄이 아파트 외벽에 붙어 있는 돌출 간판 모서리에 쓸려 끊어진 것으로 추정되나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브리핑했다. 28일 최서현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위원장(진보당 소속)은 노조 인천지부 운영위원들과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길병원 장례식장에 방문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사고가 났던 날이 근무 첫 날이었다고 한다. 오늘 출근해서 내 삶이 끝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49층부터 15층까지 무려 20여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