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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로프 없었다" 20대 청년 아파트 유리창 청소하다 추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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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인천에서 아파트 유리창을 청소하던 20대 청년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처음으로 현장에 투입됐던 청년이었는데 영원히 돌아올 수 없게 됐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0시40분경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외부 유리창 청소를 하던 일용직 노동자 남성 A씨가 45미터 아래 잔디밭으로 추락했다. A씨는 밧줄로 연결한 의자에 앉아 49층 옥상부터 2시간 가량 외벽을 닦으면서 하강하던 중이었는데 15층 높이에서 추락했다. 긴급 출동한 119 구조대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으나 살려내지 못 했다.

 

경찰은 "(A씨가) 의자에 설치된 안전벨트를 착용했다"면서 "작업용 밧줄이 아파트 외벽에 붙어 있는 돌출 간판 모서리에 쓸려 끊어진 것으로 추정되나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브리핑했다.

 

 

28일 최서현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위원장(진보당 소속)은 노조 인천지부 운영위원들과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길병원 장례식장에 방문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사고가 났던 날이 근무 첫 날이었다고 한다. 오늘 출근해서 내 삶이 끝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49층부터 15층까지 무려 20여층을 청소하며 내려왔는데 그 아찔한 순간들에 보조 로프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공 노동자들은 작업줄과 보조로프가 생명줄이다. 보조로프 없이 고공에서 일을 한다는 건 목숨줄 내놓고 일하라는 거나 다름이 없다"며 "심지어 이곳은 노동청 현장 점검에서 보조로프 설치 시정 조치를 받은 곳이었으나 바뀌지 않았다"고 부각했다. 

 

 

그 높은 곳에서 달랑 밧줄 하나에만 의지해서 작업을 했다. 또 비용 절감이 문제였다. 비용을 아끼려다 사람의 목숨을 희생시켰다. 과거 MBC <무한도전> 극한알바 특집에서 봤듯이 통상 고층 건물 창문 청소를 할 때는 비교적 안전한 곤돌라에 탑승해서 작업한다. 곤돌라가 없다면 보조로프라도 장착한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A씨는 둘 다 없는 상황에서 목숨을 건 작업을 했던 것이다. 

 

최 위원장은 "49층 건물 외벽을 청소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선택해야만 했던 청년, 작업줄 하나 달랑 달고 첫 출근에 얼마나 무서웠을까"라며 "보조로프를 달면 작업 속도가 3분의 1이 된다고 한다. 결국 또 비용을 아끼려다 청년이 죽었다. 이건 사고가 아니라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정 명령을 받고도 조치하지 않은 청소업체가 죽였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누더기로 만든 국회의원들이 죽였다"고 덧붙였다.

 

 

29일 밤 최 위원장은 다시 페북에 글을 올리고 "(특성화고노조 차원에서) 매일 추모행동을 이어가겠다"며 "청년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특고노조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거듭해서 최 위원장은 "청년이 일했던 건물이 49층짜리 무려 163미터 상공이었다. 163미터에서 청소를 하는데 보조작업줄이 없는 작업 지시는 살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A씨의 비극 외에도 △9월8일 서울 구로 아파트 외벽 청소 현장에서 23세 청년(관련 기사) △9월9일 공덕역 지하철 환기구 공사 현장에서 27세 청년(관련 기사) △9월10일 이천 물류창고에서 25세 청년(관련 기사) 등 "최근 한 달 사이 무려 4명의 20대 청년이 작업 중 참변을 당했다"고 환기했다. 

 

왜 그런 걸까. 이렇게나 빈번하게 청년 노동자들이 죽고 있는 배경이라도 있는 걸까.

 

민중의소리는 29일 출고한 사설(원문 보기)을 통해 "생활비나 학비를 벌기 위해 또는 일자리를 제때 구하지 못 해 일용직으로 작업 현장에 나선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 통계로 봤을 때 산업재해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18~29세 연령층에서 34%나 급증했는데 민중의소리는 "산재 사고의 절반 이상이 근속기간 6개월 미만의 노동자인 만큼 업무 경험이 비교적 적을 수밖에 없는 청년들이 산재 사고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 셈"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28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관련 기사)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역설하며 청년 노동자들의 연쇄 추락사와 연결지었는데 "애초에 누더기 법을 만들어놓고도 기업 쪽에서는 더 완화시키라고 주장하는데 노동자들 더 죽으라는 것인가"라며 분개했다.

 

올초 산재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단식까지 감행하며 겨우 통과시킨 중재법(관련 기사)에 대해 노동계와 진보진영은 기본적으로 "누더기"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중재법 시행령은 더더욱 심각하다. 

 

민중의소리는 "(중재법 시행령으로는) 제2의 김용균, 이선호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청년과 노동자의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 노동계의 일관된 주장"이라며 "안전보건 점검 업무를 외부 민간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해 그동안 기업과의 유착으로 문제가 되었던 부실 점검은 그대로 남게 되었다. 또한 2인1조 작업 등 재해 예방에 필요한 적정 인력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도 않았고, 과로사의 주된 원인이 되는 질환도 직업성 질병자 범위에서 제외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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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사실만을 포착하고 왜곡없이 전달하겠습니다. 김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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