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어제 저녁(3일 20시) 대선 후보 4자 토론이 처음으로 열렸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새해 벽두부터 공사 중인 아파트와, 골재 채취 작업이 이뤄지던 채석장이 무너져내려 사람이 갇혀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랬더라도 하루 빨리 시신 수습이 이뤄져야 한다.
먼저 1월29일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삼표산업의 채석장이 붕괴한 사고와 관련하여 3명(2명 사고 당일 사망 판정)의 사고 피해자들 중 마지막 50대 남성 정모씨가 수색 5일만에 발견됐다. 3일 17시반 즈음 정씨는 천공기 조종석에서 숨진채로 모습을 드러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도 그렇지만 발견과 동시에 수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발견됐다고 해도 수습을 하려면 무거운 콘크리트 더미를 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정씨는 발견되자마자 수습이 완료됐다.
골재는 콘크리트의 뼈대가 되는 재료로 주로 모래와 자갈을 지칭하는데 이들은 이 골재를 채취하기 위해 천공기 2대와 굴착기 1대로 폭파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약 20미터 가까이 파냈을 때 채석장 토사가 붕괴했다. 사고 당일 바로 발견된 2명(50대 남성 김모씨와 20대 남성 정모씨)과 달리 정씨에 대한 수색은 장기화 국면의 기로에 있었다. 그래서 구조당국은 굴삭기 18대, 조명차 10대, 소방대원 100여명, 군인과 경찰 70여명, 구조견 4마리, 금속탐지기 11대, GPS 장비, 광파반사프리즘(토사유출측정기) 10대 등을 동원하여 구조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국은 3일 새벽 5시반 즈음 천공기 유압장비 실린더 등 정씨의 흔적을 찾아냈고 그 주변을 계단식으로 파내면서 수색을 했다. 천공기는 정씨가 수습되기 1시간 전에 발견됐다. 당국은 주변에 파묻혀있던 흙더미를 퍼낸 뒤에 정씨를 수습할 수 있었다.
이제 과거부터 산업재해 사망으로 악명이 높았던 삼표산업에 대한 법적 책임을 따져묻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1호? 그렇게 되려면 삼표산업의 안전수칙 방기 실태를 면밀히 밝혀내야 한다. 광산업계의 경찰 ‘동부광산안전사무소’(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은 이미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와 협력업체를 압수수색했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현장 관리소장 1명과 삼표산업 법인을 입건했다. 양주경찰서도 현장 발파팀장 1명을 입건했다. 경기북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차원에서 수사 전담반(임학철 형사과장)이 구성되기도 했다. 전담반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맡을 것이며, 의정부지청이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담당할 것이다. 전담반은 사고 당일 삼표측이 토사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붕괴 방지벽'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는 1월11일 벌어졌고 오늘(4일) 기준 24일이 지났다. 현재 실종자 6명 중 2명(사망)이 수습됐고, 2명이 미수습 발견됐고, 2명은 미상이다. 설날 당일 2일 16시20분 즈음 26층 2호 라인에서 한 매몰자의 발목이 탐지됐다. 그러나 수습 작업은 잠시 중단됐었다. 외벽의 잔해 콘크리트 25톤이 또 붕괴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발견된 미수습자를 수습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구조대원들마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바로 1미터 앞에 매몰자의 신체가 보이더라도 50cm를 파내고 철근을 절단하고 다시 부수고 진입해야 한다. 그동안 실종자 수습에 장시간이 소요됐던 이유가 이것이다.
그러다가 3일 16시반부터 수색 작업이 재개됐다.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지역의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오늘 오전부터 수색대원 200여명, 장비 38대, 구조견 4마리, 드론 4대 등을 투입해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매몰자 2명이 발견된 26층과 27층을 집중 탐색하기 위해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을 치워내야 하는데 △1톤 굴삭기로 28층 바닥 잔해를 제거해서 진입로를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