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웅의 정책 스토어] 22번째 칼럼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진웅 성동구의회 정책지원관] 이재명 정부는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민간 위탁’을 손 볼 때가 됐다. 추진력 있는 파워를 자랑했던 만큼 과연 이재명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보려고 한다. 그래야 복지국가의 백년대계를 탄탄하게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온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현직 신분을 이용해서 자기 가족법인이 노인복지관 수탁을 하도록 만들었는데 이런 현실은 우리 사회복지 전달체계가 앓고 있는 해묵은 병폐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설립된지 불과 1년 남짓인데다 운영 실적이 전무하다시피 한 신생 재단이 쟁쟁한 복지 전문기관들을 제치고 특정 자치구의 노인복지관 운영권을 거머쥐었다. 가히 충격적이다. 해당 재단의 실질적인 오너가 서울시의원이었던 인물의 친동생이라는 의혹은 민간위탁 절차가 ‘공정한 경쟁’이 아닌 ‘권력형 특혜’였다는 의구심에 불을 지핀다. 어린이집에서 노인복지관까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한 ‘밀실 수탁’은 비단 노인복지 영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과거 전국 수십 곳의 어린이집을 문어발식으로 운영하며 보육료를 리베이트로 빼돌린 위탁업체들의 행태를 이미 목격한 바 있다. 국공립이라는 간판 뒤에서 특정업체의 교구를 강매하거나 급식 계약권을 남용해 사익을 챙기는 행태는 공공 위탁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명백한 범죄행위였다.
이번 사례 역시 맥락은 같다. 연간 약 5억7000만원의 구민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이 평가 지표상 불리한 신생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77.7점이라는 최고점으로 선정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겠는가? 사회복지학 박사로서 바라보는 민간위탁의 본질은 ‘전문성’과 ‘사명감’의 결집이어야 함에도 현실은 지자체장이나 지방의원의 ‘자기 사람 심기’나 정치적 보은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해당 구청은 문화일보의 의혹 기사에 대해 자신들은 공정하게 사업 수탁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하했으나 정말로 공정했다면 설립된지 1년도 되지 않은 사회복지법인에게 매년 5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노인복지관을 맡겼겠는가? 과연 제대로 절차를 밟았는지 엄정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복지학적 관점에서 민간위탁은 공공의 책임성을 담보하는 ‘거버넌스 협력 모델’이지만 작금의 현실은 ‘대리인 비용(Agency Cost)’을 고스란히 서비스 수혜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수탁자의 역량 부족은 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지고 지자체는 이를 관리감독하기 위해 더 많은 행정력을 낭비해야 하는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결국 ‘전문성 강화’라는 명분은 사라지고 정치적 카르텔만이 남는 ‘거버넌스의 왜곡’이 완성되는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조례에 따라 민간위탁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하여 의회의 동의를 거쳐야지만 자치단체의 사무를 민간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그러나 의회에 제출될 동의안은 어떤 법인이 얼마의 예산을 들여 어떤 사업을 수행하는지에 대해 그리고 해당 법인이 어떤 이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해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어린이집의 사무를 자치단체 집행부가 직접 수행하기에는 전문성과 역량이 부족해서 민간기관에 위탁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의회에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즉 의회는 민간에 위탁을 주는 것만 동의해줄 뿐 위탁 사무를 맡을 법인의 역량이 적정하고 자격이 있는지를 심의하지 않는다. 해당 부서 국과장과 일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이 있지만 결정권과 주도권은 집행부가 쥐고 있다. 따라서 민간위탁 동의 절차를 손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의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법인이 어떤 사업을 얼마의 예산을 자치단체로부터 교부받아서 사무를 수행하는지에 대해 사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심의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2의 김경 농단’은 또 다시 일어날 것이다.
책임지는 복지 행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다. 그리고 그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외주화된 위탁기관은 엄격한 공적 책임감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단순히 한 정치인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심사위원회라는 블랙박스를 열고 정보 공개를 거부하는 폐쇄 행정의 성벽을 허물어야 한다. 이 고질적인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꿈꾸는 ‘스마트 포용도시’는 기득권들만 배불리는 신기루에 그치고 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