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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회복될 때까지 감옥에서 반성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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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무면허 음주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전한 20대 남성 범죄자 때문에 40대 딸이 뇌병변 장애를 겪게 됐다.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평범한미디어는 지난 오전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70대 어머니 문진심씨를 만났다. 이날 문씨의 딸 안선희씨의 삶을 짓밟은 손모씨에 대한 2심 첫 재판이 열렸다. 손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형 중에 있다.

 

손씨는 20대 헬스 트레이너로 작년 11월10일 새벽 5시20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패션타운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선희씨를 오토바이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선희씨는 뇌손상 및 다발성 골절을 입고 뇌수술까지 받았다. 선희씨의 여동생 안승희씨는 “사지마비의 식물인간이 됐다”고 표현했다.

 

 

손씨는 원동기면허와 자동차면허 그 어떤 것도 없었다. 음주운전 전력으로 면허가 취소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 어느 것도 취득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무면허와 음주. 둘 중 하나만 해도 심각한 범죄인데 이건 뭐 총체적 난국 그 자체다. 선희씨는 지금 제대로 된 인지 능력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이다.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애써 억누르고 있다. 문씨는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와 나를 보자마자 억울한 마음을 토해냈다. 

 

문씨는 “딸의 몸이 편찮은 것 자체가 너무 마음이 힘들다”며 “말로는 모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고 말했다.

 

모든 부모가 그렇겠지만 자식이 아프면 부모의 가슴은 찢어진다. 어쩌면 선희씨는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갈 수도 있다.

 

문씨는 선희씨에 대해 “첫째 딸이었고 그저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성실한 딸이었다”고 묘사했다.

 

간병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문씨는 전남 무안군에 거주하면서 수원에 있는 병원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물론 전문 간병인을 고용했지만 딸이 걱정되어 직접 방문하는 일이 잦다.

 

다만 문씨는 “요즘 내 몸 상태도 그렇게 좋지 못 해서 간병을 오래 해주지는 못 하고 있다”면서 “몸 상태만 좋았으면 힘들어도 내가 직접 간병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딸에 대한 문씨의 마음이 느껴졌다. 

 

 

문씨는 “합의는 절대 없다”고 못박았다. 단호했다. 처음부터 합의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손씨측이 3000만원을 건넨 뒤에 받았으니 “합의부터 해달라”며 종용했고 그 다음부터는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막무가내식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문씨는 알고 있다. “딸의 몸 상태가 회복”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문씨는 “딸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손씨가) 감옥에서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평범한미디어는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대만 유학생 故 쩡이린씨 사건을 수 차례 보도한 바("항소 기각됐어도 징역 8년은 너무 부족하고 실망스럽다"/쩡이린 부모 ‘음주운전 범죄자 가족’ 집과 교회 찾아와 “몹시 두렵다”) 있다. 쩡씨의 부모는 여러 차례 합의할 의사는 커녕 가해자측과 만날 의사가 절대 없다고 입장을 천명했다. 그러나 가해자측은 강력한 형량으로 인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지 대만 현지까지 쫓아가 합의를 종용했다. 부모의 직장과 집까지 찾아가 괴롭혔다고 한다.

 

이번 선희씨의 인생을 망쳐버린 손씨측은 제발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희씨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데 아직 손씨 본인은 단 한 번도 선희씨에게 사과 편지를 쓰지 않았다. 오직 재판장에게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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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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