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경기도와 경기교육청이 올해 도내 학교 151개교의 석면 50만제곱미터를 제거하기로 한 가운데 공사 현장을 대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음압장비를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등 매뉴얼을 위반하거나 위험요소를 확실하게 제거하지 못 한 일선 현장들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협력사업은 과거 학교에서 교실 천장 마감재 등으로 사용된 WHO(세계보건기구) 1군 발암물질 ‘석면’을 제거하는 내용으로, 지난 2016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진행된다.
석면 제거 대상은 도내 2466개교(12만9242실) 853만제곱미터 규모로, 관련 예산은 1조1816억원이다.
석면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공기 중의 석면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되면 폐암이나 석면폐증, 중피종 등의 심각한 질환을 유발시킨다. 석면이 체내로 들어오면 최장 40년까지 잠복기를 거쳐 악성 폐질환을 일으킨다. '조용한 살인자'라는 악명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같은 발암물질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고 안전한 교육 여건을 만들기 위한 철거 공사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오히려 학생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을 만큼 철저하지 않은 공사 현장이 수두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전에도 잘못된 시공으로 오히려 석면 오염을 확산시킨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거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석면 해체 및 제거 작업시 각각의 절차별로 석면가루 날림을 막기 위해 지켜야 할 조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조항을 어기는 곳이 너무나도 많다.
일부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공사 업체들 중 석면 해체 제거 작업장 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읍압기를 제대로 가동하고 있지 않은 곳들이 꽤 많다. 석면 해제 작업을 할 때는 석면가루 날림을 방지하기 위해 건물 내부를 비닐로 밀폐하고 내부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현장에서는 음압기를 보유하지 않거나, 보유하고 있더라도 적정 압력을 유지하지 않고 있는 곳이 상당수다. 석면 폐기물 반출 과정에서 제대로 밀폐가 안 된 것은 물론 석면을 제거 공사를 마친 학교들 중에서 석면 물질이 여전히 남아있는 곳들도 많다.
이같이 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곳이 계속 나오자 일부 교육부 담당자들이 용역 결과를 은폐한 일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경기도와 경기교육청, 감사원 중심의 철저한 공사 현장 감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경기도 소재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지난 2007년 건축용 석면 사용을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석면 오염에 노출된 아이들이 너무 많다"며 "공사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수시로 현장 점검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석면을 제거한 학교라 하더라도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그러지 않기 위해선 철저한 점검과 공사 전후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