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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 관광학? 나의 치열한 ‘주경야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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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2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면서, 회사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이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써볼 계획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벌써 2주가 흘렀다. 산전수전 2번째 글에서는 왜 법학과 호텔경영학 2개의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보려고 한다.

 

원래 나의 꿈은 해경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래서 법대에 진학했다. 군복무도 가산점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4년3개월간 해병대 부사관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해병대에서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해경의 꿈은 그렇게 좌절됐다. 지금 나는 서울에서 대학원에 다니며 법학 석박사통합과정을 밟고 있다. 근데 또 막상 하는 일은 법학 직무가 아닌 호텔경영학과 관련 있는 웨딩업체에서 식음료 서비스직이다. 그렇다 보니 주변에서 “왜 전공을 바꿨냐? 전공과 다른 직무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는 뭐냐?”는 질문을 숱하게 받고 있다. 이미 호텔경영 즉 관광 분야로 석사까지 취득했지만 학사 전공인 법학으로 석박사를 취득하려고 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호텔경영학 박사과정으로 직행하지 않은 이유는 석사과정 당시 지도교수와의 관계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부당한 처사를 많이 당했다. 학부 4학년 2학기 때부터 한 학기 먼저 들어가서 교수의 연구와 프로젝트 과제를 보조했지만 인건비를 받지 못 했다. 또한 다른 대학원생의 박사학위 논문을 대필하도록 강요 및 협박을 받았다.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나 수직적인 관계에서 어쩔 수 없이 힘에 눌려 논문을 대필해줬다. 남의 논문을 떠밀려 쓰고 있을 때 중고등학교 동창이자 죽마고우인 소중한 친구가 갑자기 숨을 거뒀다.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깊은 슬픔에 빠져 있었는데 교수는 “그게 중요하고 급한 것이 아니다. 그건 너의 사적인 일이고 빨리 해당 학생의 박사 논문을 마무리 짓는 것이 너의 공적인 임무”라는 말까지 들었다. 온갖 정나미가 다 떨어지는 일들이 많았다.

 

너무 힘들었다. 스트레스가 극심했으며 건강이 악화됐다. 몸무게가 12kg이나 줄었고 검은 혈변을 보기까지 했다. 대학병원에 가보니 ‘소장암’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위장과 소장 절제술까지 받고 병실에 누워 회복하고 있는 와중에도 교수의 갑질은 멈추질 않았다.

 

손은 움직일 수 있는 거 아니냐? 병실 침대에 가만히 누워만 있지 말고 손은 움직일 수 있으니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이용해서라도 내 연구와 프로젝트 과제를 해야지 뭐 하는 거니?

 

악마가 따로 없었다. 이미 해놓은 것이 있으니 석사만 빨리 마치고 악덕 교수의 밑에서 빨리 벗어나야겠다고 독하게 마음 먹고 투병하며 석사 논문을 써냈다. 그 과정에서 메타버스를 깊게 연구했는데 해당 기술이 갖고 있는 저작권법 관련 문제들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됐다. 메타버스에 대한 제도적 미비점이 많았다. 메타버스에 적용될 수 있는 법률 문제를 연구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법학 석박사통합과정 지원했던 것이다. 다만 아직 석사 졸업을 확정받지 못 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교수로부터 공식적으로 대학원 교학과에 제출하는 논문 심사비 외에 불법적인 거마비를 요구받았다. 논문 심사에 참여하는 다른 교수들에게 지급되는 불법적인 거마비였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당시 고등학교 동창인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에게 조언을 구했고, 결론적으로 다른 인터넷 언론사와 대학 연구윤리위원회에 제보를 했다. 석사 논문 심사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결단을 내린 나만의 배팅이었다. 역시 교수는 언론 보도가 나간 뒤로 제보자 찾기에 혈안이 됐고 그 화살은 내게 날아왔다. 그 교수는 “제보할 사람은 너 밖에 없다”며 추궁했고 끝까지 나의 석사 논문을 불합리하게 평가하는 방식으로 보복을 일삼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이겼다. 윤리위에서 내 사건을 주시하고 있었던 만큼 더 이상의 거마비도 요구 받지 않았고 석사 논문이 심사에서 무사히 통과된 것이다.

 

일련의 부침을 겪고 법학 석박사통합과정에 진학했다. 그렇다면 법원이나 검찰 아니면 법무사나 변호사 사무실 등 법학 전공자로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곳으로 취업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이렇게 묻는다면 내 생각은 이런 거다. 1편에서 설명했듯이 우연히 접하게 된 호텔경영학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컸고 석사까지 취득했으니 그 끈을 놓지 않고 싶었다. 법학과 호텔경영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었고 밸런스를 맞추고 싶었다. 공부는 법학, 일은 호텔경영학으로 밸런스를 맞춘 것이고, 실무에 대한 경험을 쌓고 싶었다. 그래서 웨딩업체에 취업하게 됐다.

 

궁극적으로 나의 목표는 대학 교수가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석사급 대학 시간강사를 해보고 싶은데 부수적으로 실무 경력이 필요할 것 같았다. 웨딩업체 근무 경력과 석사 연구 경력을 살려 학생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많다. 웨딩업체 소속 직장인이자, 법학 석박사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 나아가 개인적으로 호텔경영학에 대해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올 8월에는 관련 논문도 별도로 썼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러나 법학과 호텔경영학을 융합 연구하고픈 나의 진심을 증명해보고 싶다. 그래서 내년 3월에는 호텔경영 분야 박사과정을 취득하기 위해 대학원에 입학 원서를 내보기로 결심했다.

 

역시 주변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너무 과한 욕심이 아닌가? 두 전공에 대한 박사학위를 다 받으려고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닌지?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는데 나는 새로운 길에 대한 도전과 배움의 열정으로 꼭 목표한 바를 성취하고 싶다. 어찌됐든 이중 학적자로서 직장 병행까지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될 수도 있는데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2주 뒤 3번째 산전수전에서는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가 다시 회복했던 그 파란만장한 과정을 풀어내보고자 한다. 기대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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