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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목숨 걸고 공부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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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7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면서, 회사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이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써볼 계획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법학과 관광학(호텔관광경영학) 박사학위 과정에 재학 중이다보니 간혹 학창시절 공부를 잘 했을 것 같다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공부를 못 했다. 수학과 영어를 정말 싫어했고, 좋아하는 사회탐구 과목만 열심히 파는 유별난 학생이었다. 공부에 재능이 별로 없었지만 미친 듯이 노력했다. 이번 산전수전에서는 공부하는 삶을 살게 된 노력의 동기와 배경을 풀어보려고 한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에서 채택하지 않은 사탐 과목 법과 사회, 정치, 경제를 선택해서 홀로 인강을 들으며 공부할 정도였다. 그때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은 하나 같이 “혼자 공부하면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을 것”이라고 핀잔을 줬지만 나는 고2 때부터 고3 내내 사탐에 한해서는 2등급 아래로 내려가본 적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대학 입시는 국영수 성적이 중요하기에 원했던 공부만 열심히 했던 나로서는 성적에 맞춰 지방대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대전에 있는 배재대 법학과로 진학했다. 법과 사회를 독학하면서 나름대로 흥미와 관심이 생겨서 법학과를 선택했다. 법학과 생활은 잘 맞았고 1학년 1학기 성적이 잘 나와서 장학금도 받았다. 그러나 2학기에는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술 마시며 놀기 바빴다. 특히 해병대 부사관으로 장기 복무할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격렬히 놀았던 것 같다. 차라리 휴학할 걸. 2학기 평점이 2점대로 크게 떨어졌다.

 

해병대 부사관으로 4년간 열심히 복무하고 저축도 할 포부를 갖고 있었지만 군대에서 부상(전후방십자인대 파열과 반월상연골판 파열)을 당했다. 그래서 수술까지 받고 전역할 수밖에 없었는데 7년간 방황하고 다시 돌아온 곳이 대학이었다. 장기 복무하겠다고 큰소리치며 학점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갔기에 그것을 메꾸고자 공강 시간에도 도서관에서 끼니를 떼우며 오로지 공부만 했다. 다시 학점을 4점대로 끌어올렸다. 그 즈음 우연히 듣게 된 관광학 수업이 계기가 되어 복수전공까지 하게 됐는데 전공에 대한 기본 이해도가 낮아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꽤 만족스러운 학점으로 학부를 마쳤다.

 

관광학 수업을 듣다가 알게 된 조주기능사(바텐더) 자격증을 취득했던 탓에 졸업하자마자 칵테일바 창업을 알아봤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시도하지 못 했다. 그래서 대학원으로 눈을 돌렸다. 결과적으로 법학이 아닌 관광학으로 배재대 석사학위를 받았는데 박사과정은 서울권 대학원으로 가고 싶어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다. 정말 밤잠 줄여가며 이를 갈았다. 그 결과 학술대회에서 우수 논문상(대상)을 수상했다. 노력은 정말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고교 성적도 별로고, 지방대로 진학했던 만큼 학벌 컴플렉스가 있었는데 나에게 결정적인 자신감을 심어줬던 시작점이 이때부터다. “꼴찌의 반란”이라는 각오로 더욱더 열심히 매진하게 됐는데 그 결과 성균관대 법학과 석박사통합과정에 합격했다. 스스로도 될까? 그런 마음이 좀 있었지만 자기 최면을 걸어가며 열심히 준비해서 원서를 넣었는데 덜컥 합격해버렸다. 사실 그 당시에도 날 무시하는 사람들의 수군대는 말들이 있었다.

 

니가? 너무 자만하는 거 아니야? 학술대회에서 상 받았다고 거만해진 것 같은데? 성대는 너랑 어울리지 않아! 불합격할 것 같아.

 

합격한 뒤에도 그들은 “운이 좋아서 합격한 거지 강의 및 과제 진도를 따라갈 수 있을까? 결국 자퇴하겠지”라고 비아냥댔다. 그래서 더 고삐를 쥐고 노력했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해가면서도 논문도 쓰고, 학점도 높게 유지했다. 하지만 왜 그렇게 날 헐뜯는 사람들이 주변에 나타나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중학적 관광학으로 박사과정에 진학하려고 하니 “무슨 이중학적이냐? 지금 하는 거나 잘해라! 양쪽 모두 망하게 될 거고 허황된 꿈 꾸지 말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현재는 세종대(호텔관광경영학)와 성균관대(법학)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직장은 관뒀다. 학업에 올인하고 싶다. 길고 짧은 건 모르는 일이고 대봐야 안다. 난 또 자기 암시를 걸고 있다. 스스로 노력하고 끝없이 도전하고 자기계발을 위해 힘쓰는 자는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궁극적으로 어떻게든 법학과 관광학 서로 다른 두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할 것이다.

 

이번 글에서 내가 남기고 싶은 메시지는 공부머리는 언제 어떻게 트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나 역시 군 전역 후 학술 연구에 재미를 붙이게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입과 진로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혹시 있다면 좋아하고 잘 맞는 분야를 선택해서 공부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나에게 잘 맞는 전공 분야를 자연스럽게 좀 더 일찍 접할 수 있었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이 무조건 성적에 목을 매는 입시 위주라서 안타깝다. 청소년들이 자기 적성을 발견해서 밟아나갈 수 있는 그런 교육 시스템으로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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