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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다고 건강 관리 안 하면 “나처럼 고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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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철민의 산전수전 山戰水戰] 4번째 글입니다. 김철민씨는 법학과 관광을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면서, 회사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30대 청년입니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인생이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본인의 삶을 주제로 글을 써볼 계획입니다.

 

[평범한미디어 김철민 칼럼니스트] 내 인생의 회고록 산전수전(山戰水戰) 4번째는 투병에 대한 이야기다. 2022년 상반기였는데 소장암이 발병해서 위와 소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후유증으로 불명의 크론병 의심 진단을 받았고 분기별로 병원에 가서 추적 관찰과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서도 중증암 산정 특례대상자로 등록이 됐다.

 

 

심지어 올해 새해벽두부터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 승모판막과 삼첨판막에 역류증이 발생했다.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의사의 소견을 듣는데 절망감이 올라왔다.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원망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건강을 위해 평소 즐겨 마시던 와인, 칵테일, 커피를 일절 끊었다. 사실 전조 증상들이 있었다. 하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쩌면 뭔가 직감이 들었음에도 직면하기 싫어서 병원에 가는 걸 두려워했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어리석었다. 복통과 설사, 메스꺼움,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있었음에도 약속 잡힌 술자리들에 다 참석했다. 친구들과 대작을 하면 기본 소주 10병 이상이었다. 섣부른 믿음이 있었다. 2020년에 대학병원에 갔는데 그때 “20대 젊은 청춘이고 활동량도 많아서 비교적 건강해 보이는 만큼 암은 아닐 것”이라는 의사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혈변 때문에 병원까지 간 것이었는데 “항문질환이나 급성장염도 혈변 증세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별도의 내시경 검사도 받지 않은 채 병원을 나왔다. 그러나 이내 대변을 보지 못 하고 변기 한 가득 시커먼 혈변을 봤으며 장내 출혈량이 많은 탓에 기절을 했다. 그렇게 뒤늦은 종합 검사를 받은 끝에 소장암 판정을 받았다. 참으로 후회스럽다. 내 몸은 내가 챙겼어야 했다.

 

심장판막 역류증도 마찬가지다. 3년 전쯤 보험 영업과 대학 생활을 병행하던 때였다. 지방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던 중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바위가 짓누르는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단순히 업무 스트레스와 불면으로 인한 통증인줄 알았는데 숨이 차고 현기증이 났다. 병원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했다. 가슴 통증도 간헐적으로만 느껴졌다. 그래서 안심했다. 그러나 작년 세밑 출근 도중 흉통과 두통, 현기증, 메스꺼움, 왼쪽 어깨와 팔, 날개뼈 등이 아프고 숨이 차서 조퇴하고 병원에 가봤더니 심장판막 역류증 진단을 받았다. 이번에 봤던 의사도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말해줬다. 심장 관련 질환이 아니라는 섣부른 판단에 나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다른 의사도 그렇게 안일하게 진단했다가 2022년에 소장암 수술까지 받았다. 그리고 고등학교 동창 소중한 친구도 심장마비로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다행히도 심장판막 역류증은 초기에 발견해서 수술 없이 주사와 약물 및 운동치료를 통해 관리해도 되는 수준이었다. 3개월 주기로 병원 진료를 받기로 했는데 일련의 건강 문제를 겪은 사람으로서 독자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다. 특히 젊은 청년일수록 지나친 음주와 흡연에 주의해야 하며 최소한의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 젊음과 건강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보물이라는 점, 한 번 잃어버린 건강은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대충 진료해서 소장암을 조기 발견하지 못 하게 만들었던 대학 병원 전문의에게도 경각심을 좀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질병이라는 게 꼭 젊다고 안 걸리는 것도 아니고, 늙었다고 잘 걸리는 것도 아니다. 다음 산전수전(山戰水戰) 5번째 글에서는 얼마전 관광학 박사과정에 지원했던 면접 후기와 그 결과를 담아보려고 한다. 아직 붙었는지 떨어졌는지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독자들에게 좋은 소식으로 인사드릴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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