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지영 기자] 우리의 삶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병원. 그 안에서 누구보다 땀 흘리며 환자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악습’으로 불릴 정도의 태움 문화가 존재한다. 태움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후배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직장 내 괴롭힘이다. 꽤 많은 간호사들이 태움을 견디다 못 해 퇴사하기도 하고, 심지어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나 심각하면 영혼을 태운다고 표현할 만큼의 괴롭힘이 유독 특정 직종 안에서만 생기게 됐는지 의문이 든다. 위계서열 끝판왕 군대는 그나마 한시적이지만 간호사는 자기 직업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일종의 사이클을 짚어보자. 신입 간호사가 새로 들어오면 선배 간호사는 ‘프리셉터’라는 이름으로 신입을 교육하고 이미 자신에게 부여된 환자들의 간호를 담당한다. 프리셉터는 자신의 환자를 돌봐야 할 시간을 쪼개어 신입에게 교육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과정들 위주로 빠르게 압축적으로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신입은 한 번에 알아먹지 못 하거나, 한 번 교육한 내용을 다시 물어보는 등 조금이라도 지체되면 프리셉터는 시간에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늘 당신의 사연은 상담거리가 아니라는 걸 미리 알려주고 시작할게. 고민을 상담한다는 건 누군가의 고민을 듣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해준다는 의미로 많은 사람들은 이해하고 있고, 또 내게 고민을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 역시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자신의 고민이 해결되기를 바라며 오는 건데 오늘 당신의 사연을 들어보니 이건 뭐랄까. 마치 그냥 푸념 같아. 해결책도 없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은 하나마나한 이야기인데 이걸 상담거리라고 볼 수 있을까? 뭐,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내가 보기에 이건 상담거리 축에도 끼지 못 하는 이야기이니 그냥 나도 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할게. 당신도 굳이 상담을 받기보다 그냥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했던 것 같으니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저는 경기도 통학러입니다. 경기도에서 서울 가나 서울에서 경기도 가나 똑같은 거린데 왜 서울 사람이랑 경기도 사람이랑 만날 때 서울에서 만나는 게 당연하고 경기도에서 만나는 건 경기도로 '가주는 것'인가요? 특별한 전시나 공연 보는 것도 아니고 밥 먹고 카페 가는데 꼭 서울에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어김없이 예상됐던 질문이 나왔다.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가 <그런 말은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란 책을 냈고 처음으로 관련 강연을 했는데 개인의 언어 습관을 규제하는 것이 자칫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적인 질문을 받았다. 특히 차별을 양산하는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있는데 개인들의 언어만 규제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장 기자는 이렇게 답했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다. 내 책에 대해 비판적으로 의견을 주신 것 같은데 좋은 사회를 만들자고 할 때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하느냐 개인이 먼저 뭔가를 해야 하느냐 이런 논쟁이 있지 않은가? 이론적인 답은 두 개가 다 바뀌어야 한다. 차별하는 구조가 분명히 있는데 언어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 해결이란 목적으로 책을 쓰고 싶지 않았고 사실 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차별 표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가시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7월27일 19시 충북 옥천 전통문화체험관 세미나실에서 <옥천으로 떠나는 강연 여행> 행사가 개최됐다. 강연자로 참석한 장 기자는 “사실은 (언론 비평매체) 미디어오늘 기자로서 언어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당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20년 12월 중대재해기업처벌법(현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위한 진보진영의 총결집이 이뤄지던 시기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소위 “비용 살인”을 벌이는 “악당 사업주”로 묘사됐다. 한대정 수석부지회장(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지회)은 1월2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래와 같이 발언했다. 최정우 회장 임기(2018년~) 동안만 무려 20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전날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1호 처벌 대상자는 최 회장일 수밖에 없다. 삼표그룹의 정도원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정 회장 스스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삼표그룹은 삼표시멘트를 주축으로 건설 기초소재 사업을 꾸려가는 기업집단으로 레미콘업계 2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계열사는 8개에 이른다. 삼표시멘트는 삼표그룹의 유일한 코스닥 상장사로 연매출 약 6000억원, 영업이익 700억원, 시가총액 4686억원의 중견기업이다. 직원수도 700여명이다. 원래는 동양시멘트였고 연일 경영 악화에 허덕이다 2015년 삼표그룹에 인수된 뒤로는 돈을 많이 벌고 있다. 정당하게 돈을 벌었다면 욕먹을 일이 없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금자탑을 쌓았다면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안타깝고 충격적인 사고였다. 10대 청소년이 무면허로 자동차를 몰다가 중앙선을 침범했고 결국 대형 사고를 냈다. 지난 1일 새벽 2시반 즈음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동의 한 교차로 인근 도로에서 10대 청소년 A군이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목숨을 잃었다. A군이 몰던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정상적으로 운행하던 차량을 정면으로 충돌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 A군은 17세 남성이었다. 대한민국 현행법상 운전면허 취득 연령은 만 18세 이상이다. 한국 나이로 19세 고3부터다. A군은 애초에 면허를 취득할 수 없는 나이였다. 물론 대형 차량, 일반 차량, 오토바이 등에 따라 면허 취득 연령이 조금씩 다르다. 사고로 중상을 입은 A군은 병원으로 신속히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이른 나이에 사망하고 말았다. 흔히 예상할 수 있듯이 조수석에 동승한 친구가 있었다. 친구와, 맞은편에서 사고를 당한 피해 차량 운전자는 적지 않게 다쳤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면허도 없는 A군이 운전을 할 수 있었을까? 차량 절도였을까? 일단 차주는 A군의 또 다른 친구 모친이었다. 아무래도 A군이 호기심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광주광역시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강기정 광주시장(7월1일 임기 시작)이 청년들과 만났다. 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는 그동안 '청년과 정치'를 테마로 다양한 토크쇼와 강연을 기획했는데 이번에 강 시장을 섭외했다. 강 시장은 '청년 창업과 연결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지난 6월28일 19시 즈음 광주 동구에 위치한 광주청년센터에서 <청년, 다시 봄 6월> 행사가 열렸고 강연자로 강 시장이 초대됐다. 부제가 '강기정 당선인과 청년, 5.18 광장에서 만납시다'였던 만큼 원래는 옛 전남도청 5.18 야외 광장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최측은 언제 내릴지 모를 비로 인해 장소를 바꿨다. 강 시장은 야외 광장에서 열리지 못 한 것이 아쉽다면서 “광장이야말로 수평적인 공간이자 그런 개념이다. 차이는 있되 차별은 없다”고 말했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근무했을 때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추모는 묘역에서 기념은 광장에서 해야 한다”고 건의했던 사실을 거론했다. 동시에 강 시장은 “광장에 주차하는 일은 무식한 행위”라고 수위 높은 비판을 하며 청중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민주주의의 도시 광주. 강 시장은 광주 못지 않게 대한민국에서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사실 모든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비주류로 간주하고 끊임없이 피해자화에 여념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나아갈 정치적 진로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어필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실제 자신이 처한 위치보다 더 과장해서 비장미를 극대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조대원 전 위원장(국민의힘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은 과장없이 정치인으로서 너무나 박복한 길을 걸어왔다. 조 전 위원장은 2005년 정치 입문기부터 지금까지 일곱 번이나 공천 과정에서 탈락했다. 이렇게 너무 힘들 때마다 내가 이런 호소를 하면 날 지원해주는 사람들이 예수님도 고향에서 인정 못 받았다. 니가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해서 용기를 많이 얻는다. 지난 8월18일 22시 광주 북구에 위치한 평범한미디어 사무실에서 조 전 위원장과 만나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이틀 전(16일) 취재와 상관없이 만나 3차까지 달렸는데 그럼에도 광주까지 온김에 정식 인터뷰를 하지 않고 가는 것은 너무 아쉬웠다. 6.1 지방선거에서 또 다시 고배(고양시장 공천 컷오프)를 마신 조 전 위원장은 미국과 유럽 투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조 전 위원장은 또 다시 짐을 싸고 전국을 돌며 마음을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광역의원 6석과 기초의원 19석을 보유하고 있는 민생당의 신임 당대표로 서진희 전 목원대 교수가 선출됐다. 28일 14시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앙보훈회관에서 개최된 민생당 1차 전당대회 결과 서 대표는 23.6%(8293표)의 득표율로 당권을 잡았다. 경쟁자였던 이승한·이진·진예찬 후보는 최고위원이 됐다. 서 대표는 1978년생 대전 서구 출신으로 목원대에서 언론 전공으로 학석사를 마쳤고 관련 학과에서 겸임 교수로 재임한 바 있다. 정치 경력이 중요한데 서 대표는 2012년 정통민주당에 입당함으로써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정통민주당은 한광옥 전 의원 등 당시 민주통합당에서 공천 배제를 당한 동교동계 중진들이 급하게 만든 정당이다. 서 대표는 19대(2012년) 총선에서 지역구(대전 서구을)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20대(2016년) 총선에서는 구 국민의당 예비후보로 재도전했으나 컷오프당했다. 21대(2020년) 총선에서는 민생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으나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서 대표는 기본적으로 구 국민의당 출신 정치인이 모두 그렇듯 친문재인계 패권주의에 매우 비판적이다. 무엇보다 서 대표는 바른정당과 구 국민의당의 통
#평범한미디어는 외부에서 의미있는 ‘생각이 담긴 글’을 발견하면 글쓴이의 동의를 받고 게재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글은 치유공간 이웃 이명수 대표가 페이스북에 게재한 것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이명수 대표] 왜 딸내미들은 하나같이 세상 찌질이들만 사윗감으로 데려오는지 모르겠다는 아빠들의 농담 끝에 자식 결혼 반대하는 평범한(소위 재벌가나 권력자나 명망가 집안 아닌) 부모들의 속마음까지 이어졌다. 딸아이가 사귀는 남자의 장래가 안정적이지 못 해서(못 하다고 판단해서) 엄빠로서 결혼을 반대하는 중이라고 했다. 어떻게 키운 딸인데. 같이 있던 또래들의 공감이 이어졌고 나도 그 속마음을 이해 못 할 바 아니라 고개를 끄덕여줬지만 한 가지만 묻고 싶어졌다. 그렇다면 내 자식이 결혼을 반대당하는 입장이라면 수긍할 수 있나. 아주 아주 예를 들어. BTS 부모가 내 딸이 부족하다고 못 받아준다면 이해되려나. 김연아 부모가 내 아들이 격에 안 맞는다고 못 마땅해 한다면 이해하려나. 만수르가 내 딸을 가진 거 없는 집안이라고 이 결혼 반댈세! 한다면 어쩔 수 없으려나. 그런 경우 없을 거다. 이해가 된다고 하면 그것도 문제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떻게 부모씩이나 돼 가지고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지하철은 공공교통.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교통복지비용은 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 버스나 지하철 벽면에 붙여진 '무상교통' 관련 전단을 유심히 본 적 있는가. 교통은 복지다. 노인과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시민은 대중교통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전국에 '무상교통' 지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미 도시철도를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재정의 무료 이용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다른 지자체들은 무상교통 도입 확대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를 향한 지원 촉구 목소리가 고조되는 이유다. 전국 13개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전국 도시철도 운영 지자체 협의회'는 최근 경로우대 등 법정 무임승차 손실에 대해 국비 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4월18일 공동 건의문을 통해 무임손실을 국비 지원으로 받고 있는 한국철도공사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 손실을 막기 위한 도시철도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인 도시철도법 개정안은 법정 무임승차 손실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