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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잘됐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 지난 2025년 9월27일 14시반 광주 남구에 있는 청춘빛포차광장 야외 무대에서 열린 강윤성 감독의 청년 토크쇼를 정리하는 현장 기사를 기획 시리즈로 출고합니다. 강 감독의 도전과 기회, 열정과 고난, 위기와 극복을 담은 인생 스토리를 비롯 청년들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까지 생생하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이번 기사는 2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2017년에 선보인 <범죄도시> 시리즈의 스타트를 끊은 1편이 대박이 났다. 메가폰을 잡은 강윤성 감독은 “사실 <범죄도시>가 잘되고 난 다음에 그동안 왜 내가 데뷔를 못했지”라며 과거를 돌아봤다.

 

운이 없었던 걸까? 그동안 정말 여러가지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던 영화가) 엎어져봤다. 근데 내가 썼던 글들을 다시 봤는데 정말 형편없이 썼더라. 여러 시나리오를 썼는데 쓸만한 건 하나도 없고, 하나 정도만 언젠가 만들 수 있겠다 정도였었다. 내가 데뷔를 못한 데에는 남탓도 또는 어떤 외부환경 탓도 아닌 내 스스로의 문제였다라는 거를 알게 됐다. 글을 쓰는 것이 굉장히 늦게 전진이 됐었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범죄도시> 이후 강 감독의 위상과 진로는 이전과는 차원이 달라졌다. 개봉하지 못하고 엎어졌던 불행한 사이클도 없이 그 다음 작품을 바로 만났다. 바로 2019년에 개봉한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이다. 제작비 95억원을 들였고 김래원 배우와 원진아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데 목포의 조폭 보스가 여성 변호사를 만나 호감을 느끼고 개과천선을 해서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스토리다. 김래원 배우가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어땠을까? 하필 <기생충>이 국내외를 휩쓸고 있었던 터라 실패했다. 관객 스코어 109만명을 달성했는데 코로나 시국 이후와 달리 그땐 변변치 못한 성적이었다. 강 감독은 “막상 <범죄도시>로 잘되고 난 다음에도 마음을 놓지 못했었다”며 “운좋게 한 작품 잘됐더라도 그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영화를 못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범죄도시>는 너무 잘됐다. 각광을 받게 됐고 그 다음 작품을 바로 들어갈 수 있게 됐는데 <롱 리브 더 킹>이라는 영화였다. 목포에서 찍었던 목포의 아들 같은 그런 작품이었었는데 생각보다 흥행이 잘 안됐다. 그때 같이 했던 게 <기생충>이 었었고 같이 개봉했던 게 또 <알라딘>이었는데 외부의 여건을 떠나가지고 내 스스로도 조금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는 그런 작품이었다. 어쨌든 <범죄도시>가 너무 기록적으로 잘 됐기 때문에 다음 스텝을 모색할 수 있었다. 근데 <범죄도시>가 잘되고 난 다음에는 더 이상 영화가 엎어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또 영화를 준비하다가 엎어진 것이다. 그 시기에 이제 코로나가 시작이 됐고 정말 그때는 살면서 관록이 붙어 있고 굳은살이 박혀 있는 상황이어서 영화가 엎어진 것에 있어서 아픔이 없었다. 바로 그냥 그 다음날 다른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범죄도시>를 만나기 이전 입봉을 하지 못하고 겪었던 암흑기가 너무 길었던 만큼 이제는 그런 암울한 기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연달아서 작품 4편이 엎어지게 됐다. 그렇게 연달아 엎어질 줄은 몰랐다.

 

하지만 강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준 두 번째 화려한 작품 <카지노>를 만나 전화위복이 됐다. 강 감독은 “시간상으로 1~2년간 4편이 엎어지고 그러고 바로 <카지노>를 들어가게 됐다”며 “<카지노> 시나리오를 쓸 때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습관적으로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글을 썼다”고 회고했다.

 

<카지노>도 원래 처음에는 이미 17개의 에피소드로 다 써놨었다. 다 써놓은 상황이 되니까 막상 내가 최민식 선배와 어떤 영화를 준비했었는데 그 영화가 4편 엎어진 영화 중에 하나인데 엎어지고 나니까 최민식 선배께서 “강 감독 우리가 이렇게 헤어질 수 없잖아. 뭐 써놓은 거 없어?” 그래서 내가 있다고 답하고 시나리오를 드린 게 <카지노>였다. 그래서 “야 이거 좋다. 이거 하자” 그래가지고 그렇게 하게 됐는데 사실 <카지노>도 엎어졌다.

 

정말이지 중간에 어그러지는 불운은 강 감독의 숙명인 것 같다.

 

중간에 정말 별의별 일들이 다 있었는데 어쨌든 이제 디즈니 플러스가 오케이를 해가지고 <카지노>를 들어가게 된 계기가 됐다. 근데 4편이 엎어지고 난 다음에 쉬지도 못하고 <카지노>를 시작해가지고 가는데 막 멘탈이 날아가더라. 너무 해야 될 것도 많고 난 영화만 했던 사람이다 보니까 이런 시리즈물 드라마 같이 16회분의 글을 내가 다 쓰긴 했는데 근데 뭐 그게 완벽할 수가 있겠는가? 배우들 캐스팅을 하면서 계속 글이 수정되고 또 코로나 시국에 필리핀 가서 촬영해야 되고 필리핀 들어갔더니 격리가 있고 사람들 다 마스크 쓰고 있고. 여러 엄청난 일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영화의 짧은 호흡만 찍어보다가 긴 호흡의 시나리오 시리즈를 찍으려니까 보통 일이 아니더라. 그래도 어떻게든 우여곡절 끝에 코로나 상황 속에서 잘 끝났다.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었던 것이 <카지노>의 성공이었는데 그 덕에 강 감독은 <파인:촌뜨기들>까지 하게 됐다.

 

<카지노>가 잘돼서 <파인>까지 오게 됐다. 내가 이제 데뷔를 못하는 그 시기가 길었고 결국 47살에 데뷔를 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땐 정말 내 삶이 드라마틱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될텐데라는 생각과 막연한 기대를 갖고 살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17년의 암흑기 끝에 결국 다 포기하고 요식업을 하려고 했던 강 감독이 청년들 앞에서 단순히 “포기하지 말라”는 교훈을 설파할줄 알았다. 그런데 정반대였다.

 

내가 <범죄도시>가 잘되고 어디 강연을 가더라도 열심히 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좋고 그렇게 목표를 향해서 달리는 것도 좋은데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고 하다가 안 되면 너무 그것만 바라보지 말고 포기할줄도 알아야 된다라는 게 어느정도 신념처럼 다가왔다. 왜냐면 사람이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다 보면 그게 인생의 전부처럼 보이고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스스로가 인생의 실패자 같이 느껴진다. 그 울타리 안에서 살짝만 발을 나가봐도 세상은 훨씬 더 할 일이 많고 넓고 행복한 것들도 많다. 너무 하나만 바라보다 보면 그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가다가 그 일이 안 이루어졌을 때 내 인생이 완전히 망가지니까 그런 삶을 살지 마시길 바란다. 포기할 땐 과감하게 포기할줄도 알아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는 거고 이거는 뭐 어느 삶이나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안좋은 일이 생길 수 있는데 그걸 남탓하지 말고 운명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좋다.

 

강 감독이 청년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조언은 “남을 비난하지 말고 항상 모든 일의 원인은 나한테 있으니까 나한테서 그 원인을 찾으라”는 것이다.

 

성공하면 주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사는 게 점점 더 많은 지인들과 나의 우군들을 만드는 길이라고 말씀드리고도 싶다.

 

한편, 강 감독은 멘토가 있냐는 질문에 <범죄도시> 시리즈를 제작한 장원석 대표(비에이엔터테인먼트)를 꼽았다.

 

그 친구가 나보다 6살 어린 친구였는데 이 친구가 항상 내가 열심히 뭔가 글을 쓰고 있으면 정말 성심성의껏 그 글을 봐주고 의견을 주고 항상 옆에서 복돋아줬다. 당신은 정말 천재이고 정말 잘될 거라고 하면서 옆에서 계속 복돋아주니까 사실 그 17년이란 세월을 이겨낼 수 있었다.

 

→3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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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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