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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종교인의 종교 심리학②-1] 현직 전도사 인터뷰 '개독'이라 욕먹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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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최근 코로나 사태에서 몇몇 교회들이 방역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사실 코로나 이전에도 일부 교회나 목사들의 일탈적 행동에 시민들 중에는 교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기도 하고 극단적으로는 “개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까지 한다.

 

 

평범한미디어는 지난 4월22일 모 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직 전도사를 만났다. 전도사 김철수(가명)씨는 자신이 교회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개신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국 개신교에 대한 논리적 비판과 교회와 신앙에 대한 여러 의문 등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전에는 소위 “방문 전도”라는 것이 있었다. 전도하는 사람들이 영업맨처럼 가정집에 방문해서 초인종을 누르고 “교회 다니세요, 혹은 예수 믿으세요”라고 전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에 피로감을 느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고 있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초대하지도 않는 외부인이 갑자기 노크를 하는 것에 거부감을 호소하는 것이다. 특히 나같이 잠이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든 사람은 상당한 불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최근 방문 전도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 교회는 방문 전도를 하지 않는 추세인지에 대해 질문을 하니 김 전도사는 “그렇다”면서 “교회에서 방문 전도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방문전도를 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이단이나 사이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도 관련해서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겼다.

 

나는 예전에 신문에서 전도대회를 광고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진돗개 전도왕”이라는 타이틀이 재미있었다. 왜 “진돗개 전도왕”이었냐면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진돗개처럼 전도도 한번 타겟을 설정하면 끝까지 전도한다는 것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한다는 점에서 뭔가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에도 그런 행사를 하는지 김 전도사에게 물어보니 하도 비판을 받아서 요즘은 안 한다고 했다.

 

 

혹시 전도사들도 영업직처럼 실적 압박을 받을까? 예를 들어 이번 달에 전도해야 할 인원 할당을 못 채우면 불이익을 받는다든가 그런 것이 있는지? 김 전도사에게 물었다.

 

김 전도사는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이번 달 몇 명 전도해라” 이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도사가 “예전에 다녔던 교회에서 전도 잔치라는 것을 했는데 사람이 생각보다 안 모이자 목사가 설교를 하지 않고 그냥 들어가 버린 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대놓고 실적을 채우라는 압박은 없지만 무언의 압박같은 것은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목사가 “아 옛날에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은 좀 뜸하네” 같은 말로 간접적 압박을 준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교회마다 다르지만 불이익을 주는 곳도 있다. 불이익의 경우 “내일부터 안 나와도 됩니다” 이런 것처럼 권고사직을 당하는 것이다. 사실 전도사라는 것이 사람 관리를 하고 전도하고 이게 업무기 때문에 김 전도사는 그러려니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항존직분자 라는 개념이 있다. 전도사가 아니라 일반 신도 즉 권사, 집사 이런 사람들이 돈도 안 받고 전도하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급여를 받지 않아도 압박을 받는다고 했다. 그리고 설교로 헌금에 대한 압박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나님께 드리는 작정 헌금이라는 게 있는데 원래 이 헌금은 본인 역량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김 전도사는 예전에 실제로 작정 헌금을 빨리 달라고 압박하는 경우를 보았다고 했다. 이건 전도사인 본인이 보기에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도사는 “요즘은 좀 덜하지만 교회를 잘 경영하기 위해 부흥회라는 것을 했다”고 밝혔다. 부흥회를 하면 헌금 아니면 헌신을 요구한다. 즉, 몸을 쓰던가 돈을 주던가 하라는 것이다. 물론 안 그런 부흥회도 많지만, 내용이 목사한테 잘해라 그런 류의 것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 부흥회 같은 것은 많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이단 같은 곳들에서는 병의 치유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김 전도사는 “(병의 치유회는) 사실 어떻게 보면 21세기 교회에서 말이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 즉, “기적이 일어나서 불치병이 고쳐진다” 이런 취지인데 당연히 명백한 사기다. 물론 불치병 환자들이나 가족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사기니까 이런 곳에서는 소중한 돈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터뷰 중간에 김 전도사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도사는 "전광훈 씨가 비록 한기총에서 제명되었지만 아직도 추종하는 무리들이 있고 진짜 큰 목사들은 전광훈 씨를 방패막이 삼아 숨어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미디어는 일반 직장에서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갑질하는 것처럼 교회도 혹시 담임 목사라던가 장로 같은 교회 실세에게 전도사 같은 사람들이 갑질 당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김 전도사에게 질문하니 “그냥 일상이고 일반 직장하고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담임목사가 상사 노릇을 한다. 물론 좋은 목사(상사)를 만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고달픈 것은 똑같다"는 것.

 

그리고 장로가 예산과 관련된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로 눈치도 안 볼 수가 없다고 했다. 전도사나 사역자에게 간섭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전도사나 부목사의 나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하대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요즘은 담임목사도 나이가 젊은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장로가 은근히 무시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목사랑 장로랑 알게 모르게 알력다툼을 하나 물어보니 그런 경우도 꽤 많다고 한다. 심지어 "예배 시간에 멱살까지 잡는 추태를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김 전도사는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 장로를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사회에서 어렵게 지내는 사람들이 장로 직책을 가짐으로써 그 욕구를 발산한다는 것. 물론 교회 장로 중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처럼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들이 장로 직책을 맡음으로써 지위에 대한 자신들의 열등감을 해소한다"는 설명이다.

 

김 전도사는 “일부 목사들도 건방진 것 같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목사, 권사, 집사, 장로 등 직함과 직책이 있을수록 그에 따른 책임감을 느끼고 아래에서 섬기는 자세가 필요한데 목사들은 목에 힘 들어간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일부 목사들은 설교에서나 낮은 사람들을 섬기라고 이야기하지 자신들은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헌금에 대해서도 김 전도사는 “사실 교회 운영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헌금을 아예 안 받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헌금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며 이미 많은 교회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헌금을 모아 교회를 크고 높게 짓는 것은 비판적인 입장임을 밝혔다. 또한 “헌금은 절대 신도들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 교회들 중 “일부는 세속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예 헌금을 받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너무 탐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도사는 작금의 한국 개신교가 동성애에 대해 비난하고 더 나아가 동성애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모습도 가감없이 비판했다. 교회는 동성애를 인정 안 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가 성경에 ”남색하지 말라”이 구절 하나로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다. 김 전도사는 “자신은 아직 동성애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 하지만 성경에 있는 구절 하나를 자기들 멋대로 해석해서 동성애자들을 배척해야 한다는 저들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예수는 창녀, 범죄자 같은 사람들도 보듬으려 하신 분이다. 예수는 분명 동성애자들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감싸려 했을 것이다.

 

평범한미디어는 김 전도사에게 비종교인도 교회를 순수하게 다니고 싶어 할 때가 있는데 그렇다면 어떤 교회를 추천해주고 싶은지 물었다.

 

김 전도사는 “아무래도 개척교회가 규모 있는 교회보다 더 순수할 거 같아서 좋을 거 같지만, 사람의 성향에 따라 맞는 교회가 있다”고 했다. “교회 관련 일이나 봉사 같은 적극적인 신앙 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개척 교회처럼 규모가 작은 교회가 좋고 그냥 친목에 관심없고 혼자서 예배 드리고 조용히 신앙 생활을 하고 싶다면 규모가 큰 교회를 가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아무래도 큰 교회일수록 신도가 많아 한 명 한 명 일일이 관심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전도사는 사실 좋은 교회의 기준은 딱 잘라 정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전도사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교회는 이웃과 잘 나누는 교회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다른 이웃들이 저 교회 분들은 정말 좋은 분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 간혹 동네에서 주차 문제나 예배 소음 문제로 동네 주민들과 이웃들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김 전도사는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예수의 말씀은 간단하다. “내 이웃을 사랑하라” 이 말씀을 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전도사는 사람들이 많이 와야 좋은 교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예수님이 생각했던 교회는 기존 대형교회는 아닌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전도사는 교회에서 하는 조찬기도회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김 전도사는 “코로나 시국에 교회 민낯을 다 보여준 거 같다”고 쓴소리했다. 그러면서 “삶이 곧 예배며 꼭 교회 나오는 것이 신앙에 충실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

 

김 전도사는 “차라리 교회가 솔직하게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예배는 생명이다 이런 말 하지 말고 여러분이 나오지 않으면 헌금 동원력이 떨어진다. 이런 식으로 솔직하게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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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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