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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종교인의 종교 심리학②-2] 현직 전도사에게 듣는다 '한국 교회의 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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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평범한미디어는 지난 4월22일 모 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철수(가명) 전도사를 만나 전도에 관한 설명, 교회를 다니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어떤 교회를 추천할지, 전도사들도 일반 영업사원처럼 실적 압박을 받는지 등 교회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인터뷰 기사로 정리했다. (지난 기사 보기 링크)

 

두 번째 기사에서는 왜 한국 개신교는 반공주의라는 말을 듣는지, 길거리 전도는 누가 하는 것인지, 개신교의 종파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지 등 더 깊숙한 주제에 대해 다루려고 한다. 

 

정치와 관계 없는 교회들도 많겠지만 한국 교회나 개신교 단체 중 일부는 반공 및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떻게 보면 한국 개신교만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왜 그럴까?

 

 

장석정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2008년에 쓴 논문 <한국 개신교에 나타난 반공주의:그 생성과 변형>에 따르면  한국 전쟁 이후에 강력한 분단 이데올로기가 형성되어 남한과 북한은 각각 이승만과 김일성에 의한 독재체제가 강화되었고, 남한 사회에서는 반공 이데올로기가 사회의 모든 가치에 선행하는 도그마로 자리잡게 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한국 개신교를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거나 자신의 정책을 펴나가는데 이용한다. 반공을 국시로 하는 박정희 정권과 기독교는 그것을 매개로 해서 서로 밀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금도 기독당, 기독자유통일당 등 개신교 정당은 보수우익 신념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먼저 김 전도사는 "한국 개신교의 특징 중 하나가 반공적이어서 공산당과 북한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도사 생각에는 개신교가 자신의 허물을 검추기 위해 외부의 적을 공격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김 전도사는 성경에는 ‘독사의 자식’이라는 구절이 나온다고 언급하며 "이 독사의 자식이라는 표현은 개신교가 목사의 성추행이나 비리 등 자신들 내부에 대한 자정이나 비판보다 동성애와 북한을 비판하는데 치중하기 위해 인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목이 너무나 안타깝다는 것이다.

 

2018년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된 성소수자들의 퀴어축제 현장에서 기독교 단체들의 ‘동성애 반대’ 집회가 열렸다.

 

 

지난 기사에서 언급한 방문 전도 이외에도 길거리 전도가 있다. 그래서 김 전도사에게 전도사가 아닌 일반 신도도 길거리 전도와 같은 것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김 전도사는 "길거리 전도는 전도사가 아니라 일반 신도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도사는 "그것도 일반 신도 중에서 상대적으로 낮 시간대에 시간이 많은 주부들이 많이 하고 청년들도 많이 한다"고 설명하면서 "일반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전도사는 전도해서 전도사가 아니라 그냥 대리, 부장처럼 직책 개념이다. 목사는 목양을 하는 사람을 뜻하고 전도사는 예수의 말씀을 퍼뜨리는 존재"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김 전도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의외로 목사는 비종교인들을 전도하기 위해 만남을 갖지 않는다"고 알려줬다.

 

김 전도사는 죄짓는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고 함부로 회개받았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영화 <밀양>을 예로 들었다. 영화에서 주인공 이신애(배우 전도연)는 자신의 아들이 납치되고 살해당하는 일을 겪는다. 그래서 교회에 의지하게 되었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간다. 하지만 가해자는 뻔뻔하게도 자신의 죄를 하나님에게 용서받았다는 말을 한다. 주인공은 다시금 분노하고 교회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감정을 느낀다. 이 영화에서 가해자는 진정으로 회개하지 못 했을 것이다. 영화의 주제처럼 용서를 받으려면 제대로 죗값을 치르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김 전도사는 "현재 개신교에서 故 옥한음 목사, 故 김수환 추기경과 같이 존경받는 종교인들이 부재한 것 같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물론 개신교에서도 훌륭한 목사들이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물의를 일으키는 목사나 성직자들이 매스컴을 많이 타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도드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회는 예장, 감리, 침례 등 종파가 다양하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김 전도사는 "교리의 해석에 차이가 있어 종파가 다양하다"고 답했다. 그는 "성경은 해석이 어렵다. 헬라어, 라틴어, 히브리어 등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언어들로 쓰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서 한국 성경은 번역에 번역을 더해서 만들어졌다. 성경은 66권 정도로 분량이 결코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전도사는 신도가 가져야 할 덕목과 관련해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교회를 어떤 일이 있어도 무조건 나와야 되고 헌금을 가능한 많이 내고 이런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전도사는 "땅 사고 투기하고 그걸로 헌금을 하면 예수가 좋아할까? 예를 들어 회사 사장이 자기 직원 임금체불을 해가면서 교회에 헌금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것은 "비종교인도 다 아는 사실인데 실천 안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김 전도사는 "물론 모든 목회자가 헌금을 밝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일하는 목회자라고 해서 목사 외에 다른 일을 겸직 하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 전도사는 "신도들이 자신만 천국에 가려고 기도하는 것도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든다"고 전했다.  김 전도사는 "천국에 간다는 믿음이 있다면 애초에 현세에서 돈 많이 벌고 잘 사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내가 비록 가진 것이 없더라도 예수를 믿고 기도했을 때 마음이 평안한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김 전도사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질문했다.

 

김 전도사는 사실 "본인도 잘 살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하면서 "예수 말처럼 사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교회에 바라는 것은 대단한 희생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일반인도 아는 상식적인 선택을 했으면 좋겟다. 전재산 기부 이런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작은 것 하나라도 타인에게 모범이 되는 선택을 하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고 밝혔다.

 

<에필로그>

내가 아는 지인은 나의 기사를 읽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비판한 내용들이라고 입장을 밝히며 내용이 조금 식상한 것 같다"고 피드백을 했다.  사실 이게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비판을 많이 했지만 전혀 자정이 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좀 식상하더라도 계속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사실 나는 한국 교회가 정말 대중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그렇기 때문에 쓴소리도 배척하지 말고 겸허히 받아들여 존경받는 집단으로 탈바꿈했으면 좋겠다.  일반 시민들이 가고 싶은 교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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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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