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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사표가 아니라 생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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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또 똑같은 질문이 나왔다. 그동안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정치 입문 이래 수도없이 죽을 死 ‘사표방지심리’에 대한 질문을 들어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 후보들은 사표 압박을 전혀 받지 않는다. 소수당에게만 가해지는 사표론은 그 자체로 거대 양당체제의 프레임에 불과하다는 게 심 후보의 주장이다.

 

 

심 후보는 지난 11월30일 저녁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개최된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매 선거 때마다 정의당의 고민일 것 같은데 양당체제의 영향 아래에서 당선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적 투표를 고민하는 진보적 시민들이 많이 있을텐데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후보의 묘수가 있는가?”란 질문을 받았다.

 

이에 심 후보는 “결국은 사표되지 않느냐? 그 질문인 것 같다”면서 입을 뗐다.

 

정말 지겹도록 들었다.

 

심 후보는 “진보정당 20년 동안 늘 시달렸던 질문”이라며 “한 번 거꾸로 생각해보자.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48% 1469만표 받았다. 근데 그거 사표됐다. 2017년 대선에서는 홍준표 후보의 표(785만표 24%)가 사표가 됐다”고 환기했다.

 

근데 “거대 양당 후보들에게 투표를 하면서 사표 걱정을 하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왜 맨날 “소수당한테 이야기할 때만 사표 걱정을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라며 “내가 드리는 말씀은 뭐냐면 양당 정치가 만들어낸 프레임이다. 사표는 없다. 특히 심상정한테 주는 표는 생표”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뭘까. 한 마디로 유권자의 투표 행위는 그 자체로 비전과 시대정신에 대한 방향성을 함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락과 관계없이 진보정당 정치인이 얼마나 득표하느냐에 따라 시대 변화에 따른 정치적 결정들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지난 2017년 대선에서 201만표(6%)를 받았는데 그 효과가 톡톡히 드러나고 있다”면서 병사 월급 인상, 차별금지법 등 두 사례를 거론했다. 정의당이 최초로 병사 월급 인상 법안을 발의했는데 그런 방향성을 문재인 대통령이 받아서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있는 점,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나온 차별금지법이 내내 지지부진했지만 정의당의 일관된 활동으로 국민 여론이 80% 찬성으로 형성된 점 등 모두 심 후보에 대한 지지가 사회 변화로 실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심 후보는 “지난번 대선에서 1분 발언 그게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고 국민 공감대를 끌어내면서 지금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 지지가 88%로 80% 이상이 됐다”며 “심상정이 몇 프로를 얻는지에 따라서 우리 사회의 변화 속도와 강도가 달라진다. 결론적으로 사표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제부터 심 후보의 투표권에 대한 철학이 제시된다.

 

심 후보는 “대통령은 누가 뽑는가가 중요하지만 대통령을 뽑는 행사로 단치 그치는 것이 아니”라며 “우리 정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우리 국민들이 투표로 제시하는 것이고 여러분들의 의지를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시대정신과 방향을 확고하게 밀고나감으로써 정치 세력화되는 것이고 그 방향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거역할 수 없는 시대를 규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대통령을 둘 중에 하나를 뽑아야 한다든지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야 된다는 것은 양당의 장기 집권 구조가 만들어낸 프레임”이라며 “대통령은 어떻게 뽑느냐? 나를 누가 대변하느냐를 놓고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후보는 이탈리아 정치사상가 ‘노베르토 보비오(1909~2004)’의 말을 인용하며 “민주주의는 투표하는 체제가 아니라 누구에게 투표해야 될지 그 딜레마를 해결하는 체제”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참정권 행사가 투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가 짬뽕과 짜장면만 메뉴로 있는데 그중에서 선택해라. 그러면 둘 다 좋아하는 사람은 괜찮은데 나는 면 싫고 볶음밥 먹고 싶은 사람은 이미 자기 선택지가 절반은 빼앗긴 거나 다름없다”고 비유했다.

 

이어 “내가 먹고 싶은 볶음밥을 올려놓을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한 참정권”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심 후보는 청년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이번 대선에서 청년들이 여러분들의 최선을 선택하고, 만들고, 힘을 부여해서 대통령을 만들어달라. 대통령이 설사 안 되더라도 그 강력한 강도만큼 여러분들의 미래가 바뀔 것이다. 심상정에게 주는 표는 사표가 아니라 생표다. 34년 양당체제를 넘어서는 명확한 평가 그러니까 그 분노로 그동안 권력을 줬던 세력들을 심판하고 그 열망을 갖고 미래의 비전을 선택하는 대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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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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