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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취당하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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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가난한 독거노인의 기초생활수급비를 상습적으로 갈취한 동물만도 못 한 인간이 있다. “벼룩의 간”을 노리고 빼먹은 셈인데 50대 남성 A씨는 이웃집 장애인 노인을 겁박해 수급비를 수시로 빼앗았다. A씨는 1년 전부터 옆집에 살던 70대 할머니 B씨를 찾아가 수급비를 갈취하고 지자체가 지원한 쌀 등을 가져갔다. B씨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었고 홀로 살고 있던 터라 A씨의 착취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지난 4월19일에도 A씨는 착취 목적으로 B씨의 집을 찾아갔다. 다행히도 그날은 요양보호사 C씨가 먼저 집에 와있었다. A씨는 “문을 열라”고 협박했고 이를 단호히 거부한 C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기톱까지 들고 와서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려고 했다. 경찰이 곧 올 것 같다는 낌새를 느낀 A씨는 비겁하게도 자신의 집(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아파트)으로 도망갔다. 이후 A씨는 잠잠해진 틈을 타 다시 밖으로 나왔으나 기다리고 있던 경찰관을 마주치고는 다시 집으로 숨어 들어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찰은 A씨의 현관문을 강제 개방하고 진입했다. 그러자 A씨는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최후의 발악을 했다. 이에 경찰은 테이저건으로 응수해 A씨를 제압했다. 의미없는 저항을 종료한 A씨는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수협박과 상습 공갈,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다.

 

A씨는 인간이라면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질렀다. 누구나 이 사건을 보고 분노를 참을 수가 없을 것이다. 장애인 독거노인을 노리는 기나긴 착취행위였기 때문이다. 이런 범죄자들은 기본적으로 탑재된 ‘강약약강’의 마인드로 약자들에게 끔찍한 폭력을 자행한다. 이런 범죄자에겐 반드시 엄벌이 내려져야 한다.

 

의외로 노인 대상 갈취 범죄는 꽤 자주 일어나고 있다. 대체적으로 범죄자는 약자들을 노린다. 애초에 갈취나 협박 범죄 자체가 자기보다 약자를 향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범죄자들에게 노인들은 최고의 먹잇감이다. 노인들은 저항할 힘도 없을 뿐더러 치매 노인의 경우 판단력이 약해 사기꾼들의 제물이 되기 십상이다. 이번 사건처럼 흉기나 폭력을 행사해서 협박이나 갈취를 하는 사례도 있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 한 치매 노인을 속여 금품을 갈취하기도 하고 먼 친척이라 속인 후 갈취하기도 한다.

 

실제로 작년 8월30일 전남 무안군에서는 먼 친척으로 속여 노인들의 돈을 뜯어간 파렴치한이 검거되기도 했고, 제주 서귀포에서는 60대 남성이 치매환자 70대 할머니에게 35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사기쳐서 갈취했다. 경찰은 이런 노인 대상 범죄를 가스라이팅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범죄학연구소 염건령 소장은 노인 범죄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노인들은 정에 굶주려 있는 경우가 많다. 독거노인도 있고 어느정도 경제적으로는 안정되어 있지만, 자녀들이 다 나가 살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범죄자들이 이러한 점을 파고든다.

 

범죄자들은 노인들에게 정으로 접근한다. 가족처럼 살갑게 굴며 궁극에는 엄청난 피해를 준다. 심지어 노인과 결혼하겠다고 속여 돈을 뜯어낸 사례들도 꽤 있다. 일명 혼인빙자사기다. 소위 ‘떳다방’도 문제다. 주로 건강식품 판매를 빌미로 노인들에게 사기를 치는 것도 전통적인 노인 대상 범죄 유형이다.

 

 

정리하면 노인 갈취 범죄 유형은 크게 3가지로 집약되다.

 

①폭력과 협박을 통한 갈취

②정에 호소하거나 신분을 속여 갈취

③건강기능식품 등 물품 사기로 갈취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어떻게 조심해야 할까? 당연히 노인 혼자만 조심해서는 안 된다. 애초에 조심한다고 작정하고 달려드는 범죄자들을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지자체 노인 정책 담당자, 노인의 가족, 주변 지인, 경찰 등이 수시로 노인 범죄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독거노인의 경우 지자체에서 수시로 방문하고 들여다보며 상황 체크를 해야 한다. 정말 주변 관계자들이 노인 범죄 예방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움직이는 것 말고는 대응 방법이 마땅치 않다. 작정하고 달려드는 사기범의 수법에, 젊은 사람들도 안 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염 소장은 노인의 지갑을 노리는 떳다방 사기단의 범죄 수법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는데 안 당할 수가 있을까 싶다. 

 

복지 관련해서 노령연금 나오는데 이걸 나올 때도 물건을 판다. 20~25일 사이 지급되기 때문에 1일부터 15일까진 작업 구간이다. 이 기간 동안 계속 휴지 주고 먹을 거 주고 이렇게 했다가 갑자기 일부 가수를 불러서 공연을 해드린다. 그러면 어르신 입장에서 밥도 얻어 먹었고 2주간 도움도 받았으니 부채감이 있다. 바람잡이 할머니도 있다. 전체 사기액의 일부 포션을 받아가는데 이렇게 세트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당할 수밖에 없다. 떳다방을 가자고 소개해주는 노인은 바람잡이일 가능성이 있다. 이미 바람잡이도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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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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