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김성제의 불조심④] 나이지리아 어린이 4남매 숨져 “멀티탭 전기 과열로 불났다”

배너
배너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빌라에서 불이 났다. 그래서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야말로 참극이 벌어졌다. 지난 3월27일 새벽 3시반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짜리 빌라 2층이었다.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는데 출입구쪽 벽면 콘센트와 연결된 멀티탭에서 최초로 발화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40분만에 진압될 정도로 큰불은 아니었다. 그러나 초등학생과 미취학 아동 4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나이지리아 부부는 급하게 막내만 데리고 탈출했고 다시 들어가서 4남매를 구하려고 했으나 불길이 너무 거셌다. 그렇게 4남매는 하늘로 갔다.

 

해당 빌라 건물 다른 호수에 살던 나이지리아인 3명, 우즈베키스탄인 2명, 러시아인 1명 등 총 6명이 살짝 연기를 마시는 등 경상을 입었다. 해당 지역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었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는 화재의 원인으로 멀티탭 합선이 제일 유력하다고 밝혔다. 숨진 4남매는 외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연기로 인한 질식사를 당했다. 7명이 함께 살던 대가족의 비극인데 현직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성제 겸임 교수(건국대 대학원 안보재난관리학과)도 처음 보는 대형 인재였다고 말했다.

 

꽤 오랫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했는데 가정집에서 이렇게 한 꺼번에 4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화재 사고는 들어보지 못 한 것 같다. 비슷한 사례라고 하면 2020년 9월14일에 발생했던 ‘라면 형제 화재’ 사건이 있다. 이 화재를 직접 진압한 건 아니지만 당시 현장 지휘관하고 같이 근무했다. 이 사건의 경우 처음에는 라면을 끓이다가 발생한 화재인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형의 불장난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사회 취약계층, 주택 화재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인 배려가 필요하고 소방 행정이나 안전 복지 차원에서도 많이 신경써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고는 특히 외국인 어린이들이 사망한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

 

어린이는 노인과 마찬가지라 재난 취약계층이다. 비상 상황을 인지하고 빠르게 대피하는 능력이 성인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잠들어 있던 새벽 시간대였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주택 화재가 전체 대비 18.4%를 차지한다. 전체 화재 사망자 중에서는 주택 화재 사망자가 45.8%나 된다. 거의 절반이다.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를 살펴봤을 때도 통계적으로 오후 6시에서 아침 6시 사이 즉 저녁 시간대가 무려 41%를 차지한다. 심야 시간대는 보통 깊게 잠든 시간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처를 빠르게 할 수 없어 화재 대피에 더더욱 취약하다. 어른들 같은 경우 술 마시고 잠을 자는 경우도 있어 대처가 더 느릴 수 있다. 심지어 단독 경보음 감지기가 있어도 잠귀가 어두운 경우 못 들을 수도 있다. 자다 깼을 때 아이들이 더 대피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래서 어른들이 사전에 수면에 들어가기 전 전기와 가스 사용 기기 등을 한 번 더 점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잠들기 전 미리 체크하고 다같이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갖게 되면 좋을 것 같다.

 

 

멀티탭 과열로 인한 전기 합선 화재는 정말로 주의를 기울여서 막아야 한다. 가정집 화재는 대부분 가스레인지 등 화기, 전기적 요인 둘 중 하나다. 겨울에는 재래식 난방기기나 전기장판으로 인한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화기를 취급할 때는 불을 켜놓고 밖에 나가는 행동(사골국 오래 끓이는 경우)을 절대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기 화재에 대비해서 문어발식 콘센트는 정말 조심해야 하고 자제하는 게 좋다. 또 너무 오래된 전기기기는 사용하지 말고 적시에 교체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빼놓거나 스위치형 멀티탭을 사용해서 버튼을 눌러 꺼놓는 게 좋다. 먼지가 너무 쌓이는 것도 위험하기 때문에 틈틈히 멀티탭에 쌓인 먼지를 제거(전기 차단하고 붓이나 면봉으로 청소)해야 한다. 비가 오는 장마철 같은 경우에는 트래킹 현상 같은 것이 생길 수 있으니 그 부분도 주의해야 한다. 

 

화재는 예방과 대피 둘 다 중요한데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춰놔야 한다.

 

소방당국에서는 규격에 따른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런데 노후화된 빌라 같은 곳에 거주하는 분들은 경제적으로 열악해서 미처 그런 것들을 구비해놓지 못 한 경우가 많은데, 소방당국은 전국적으로 무상으로 소방시설을 제공해주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제도를 활용해서라도 단독경보형감지기, 주택용 소화기 등을 구비해놔야 한다. 어른들이 있는 상황에서 불이 났다면 감지기를 통해 빨리 인지해서 소화기로 초기에 진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여의치 않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현관 또는 창문을 통해 대피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너무 어린 아이들(만 7세 이하)은 밤중에 다른 방에서 홀로 잠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거의 대부분은 부주의로 인해서 주택 화재가 발생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화재 사고 뿐만이 아니라 다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조금만 더 신경쓴다면 참극을 막을 수 있다. 

 

빌라 또는 공동주택에서의 화재 원인은 기본적으로 61% 정도가 부주의로 인한 사고다. 알게 모르게 아직도 집안에서 담배를 태우는 사람들이 있다. 담배꽁초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기도 하고 음식을 조리할 때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다. 20% 정도가 전기적 요인, 그 다음으로 5% 정도가 기계적 요인이다. 4.1%는 방화다. 가정불화, 원한에 의한 방화다. 0.5% 정도는 가스 배관 누출로 인한 화재다. 이런 것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안전 교육이나 관련 홍보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프로필 사진
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