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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준생들의 눈이 높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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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전상민의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4번째 칼럼입니다. 전상민씨는 새정치민주연합, 새누리당, 미래당 등 정당 활동 경험이 있는 청년이자 취업준비생입니다.

 

[평범한미디어 전상민 칼럼니스트] 중소기업 구인난과, 청년들의 공무원 지원 쏠림 현상은 상관관계가 있다. 그나마 공무원 임금 문제와 조직 문화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 어느정도 완화되고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기성세대는 청년들이 안정적이고 편한 길만 추구한다는 것을 전제로 공무원, 공공기관, 공기업에만 가려한다고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면서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일단 위에 있는 공고문부터 살펴보자.

 

위 A는 정부 산하 공단의 현장조사 일용직 채용, 아래 B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사무보조 인턴 채용이다. A는 단기계약 일용직 채용임에도 40만원 내외의 별도 출장비까지 포함해서 월급 220만원 정도다. B는 인턴십 채용임에도 세전 월급이 250만원이다. 각종 수당과 복지비까지 포함하면 월 수령액이 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정규직 신분이 아닌데 중소기업에서 이 정도의 대우를 해주는 곳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아래 C는 정부 산하 공사 청년인턴 계약직 기술분야 공고인데 월급만 320만원이 넘었다. 기술직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인턴 계약직에게 월 삼백 이상으로 대우해주는 것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결국 청년 취준생들이 체감하기에 일반적인 중소기업의 대우가 비정규직 공공 채용보다 못 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서는 △정규직 채용 공고를 내고 한 달만에 해고하는 이상한 중소기업 사례 △20억원 넘게 투자 유치를 받고도 1년 반만에 임금체불을 당연시하며 대지급금(미지급 임금을 국가가 대신해서 지급하는 제도)이나 받으라고 무책임한 처사를 보이는 중소기업 사례 등이 소개되고 있다. 불안한 시대. 단순히 열정페이를 감내하며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려보라는 말들이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공공 일자리와 대기업, 아니면 전문직 국가시험 등에 목을 매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2023년 상반기부터 코로나 이후 구직 단념 청년들이 40만명을 넘었다는 통계청 자료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런 통계는 서두에 언급했던 “청년들이 편한 일만 찾고 중소기업에는 가지 않으려 한다”는 편견을 강화하기 마련인데, 몇몇 사례들만 봐도 얼마나 단편적이고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청년들은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물론 급여가 높으면 좋겠지만 △임금을 제때 주는 것 △채용 공고에 나와있는대로 일을 주는 것 △근로시간을 지켜 주는 것 등 최소한 중소기업들이 이 정도는 지켜주길 바라는 것이다. 이게 무리한 요구인가?

 

2023년 1월~10월까지의 총 임금체불 액수가 2022년 전체 체불 액수를 넘겼다고 한다. 대부분 형편이 어려운 중소기업 사업장에서 초래된 사태일 것이라고 짐작된다. 현실이 이렇게 가혹하기 때문에 더더욱 공공 일자리를 쫓아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가지 않는 현상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장 근로감독관의 역량 강화 등 실질적인 대안들이 필요하며, 청년 일자리 관련 여러 법안들이 국회에서 잠들어 있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청년들의 태도를 탓하기 전에, 정치권에서 나서서 확실한 대책을 세워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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