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동규 프리랜서 기자] 지난 15일 최저임금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피소돼 검찰에 송치됐던 박미정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재선)이 광주고용노동청 재수사에서 '혐의 없음' 판단을 받았다. 직후 광주 지역 일부 언론들은 박 의원이 '누명을 벗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황당하기 그지없다. 박 의원은 함께 일하던 A씨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 하는 수준의 급여를 제시했다. 근로계약을 최저임금법에 위배되는 내용으로 체결한 것이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생기자 박 의원은 “A씨가 해당 금액을 원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 측은 A씨가 해당 금액을 원한 근거로 ‘실업 급여’를 언급했다. 박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A씨는 실업급여를 수급하고 있었다. 이에 A씨는 실업급여 수급을 중단하기 위해 근로계약서를 요구했고, 이를 고용보험공단에 제출했다. 박 의원은 “해당 금액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제출하면 안 되기 때문에 A씨가 먼저 해당 금액을 요구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실업급여 수급 중단을 위해 제출하는 근로계약서에는 그 어떤 제한사항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
[평범한미디어 라이트디퍼] 얼마 전 故 조세희 작가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조세희 작가의 소설을 많이 읽어보진 못 했지만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학창시절 나에게 깊은 인상을 준 소설이었기에 급하게 다시 한 번 읽어봤다. 소설은 아래와 같이 시작했다.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이었다. 왜소증인 주인공의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1970년대 빈민촌이 소설의 배경이다. 주인공인 영수의 가족은 어느날 철거 계고장을 받게 된다. 영수의 아버지가 한 평생 고생하며 살아온 집은 도시 재개발의 명목 하에 강제 철거가 결정되고 이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아파트에 입주하거나, 아파트 입주를 포기하고 이주 보조금을 받거나. 실상 입주할 아파트 대금을 낼 돈이 없는 가족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은 보조금보다 조금 높은 가격에 입주권을 파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채권 매매, 칼 갈기, 고층 건물 유리닦기, 펌프 설치하기, 수도 고치기 등 닥치는대로 노동을 하며 가정을 꾸려왔으나 현실은 가족들과 휴식을 취할 작은 집도 가질 수 없을 만큼 가혹했다. 영수 또한 공부를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정말 깔깔 웃었다. <공동경비구역 JSA>와 <웰컴투 동막골> 등에서 숱하게 다뤄온 남북한 사람들의 우정 스토리는 1도 신선하지 않았고 뻔했고 유치했다. 그러나 재밌다. 전형적인 코미디 영화의 문법이 그대로 재현됐지만 크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유쾌한 영화다. 메시지에 집착하거나, 과도한 신파나 서사 부여가 없고 오직 웃음에만 초점을 맞춘 코미디 영화로서 별 5개 중 4개를 주고 싶다. <헌트>가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극장가의 다크호스가 맞다. 27일 23시반 평범한미디어 사무실(광주광역시 북구) 코앞에 있는 메가박스로 가서 심야로 <육사오>를 봤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배경만 군대일 뿐 <디피>나 <신병>처럼 군대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가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영화 초반부터 급속히 전개되는데 제대가 석 달 남은 박천우 병장(고경표 배우)이 우연히 1등 당첨된 로또 용지를 주워서 챙겼는데 이내 잃어버린다. 바람을 타고 날라간 로또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리용호 하사(이이경 배우)의 품에 안긴다. 한국에서 발행되는 복권인 만큼 북한 군인은 당첨금을 수령할 수가 없다. 그래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규씨는 청소년 시절 5.18 국립묘역에 갔던 경험이 인생의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5.18을 알게 된 뒤로 “분노의 마음”이 들었고 뭐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렇게 시민운동가로서의 삶이 시작됐다. 청소년 활동을 시작했던 이유는 5.18이 컸다. 어릴 때 5.18 묘역에 갔는데 잔인한 사진들을 봤던 기억이 있다. 그걸 보고 분노의 마음이 들어서 진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페이스북에서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라는 페이지를 만들어서 잘 됐다. 동규씨는 지난 9월30일 20시 광주 동구에 위치한 심야 책방 ‘책과 생활’에서 열린 북토크에 참석했다. 동규씨는 1년 전 동료 활동가 이가현씨와 함께 책 <광주에서 활동가로 살아가기>를 출간했다. 동규씨는 5.18을 계기로 청소년단체에 들어갔다. 그렇게 17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민운동을 하게 됐는데 벌써 10년 전의 이야기다. 동규씨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분노였다. 분노할만한 일에 분노하는 마음이 중요했다. 청소년단체에서 만난 친한 동생이 찾아와서 힘든 일을 겪었다고 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와. 드디어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가 30회째네! 다들 축하 안 해줘? 흠, 나 서운하려 그러네. 30회나 고민을 상담해줬는데 축하도 못 받다니. 뭐? 박수라도 쳐주면 되냐고? 아냐 아냐. 그냥 해본 말이야. 홧김에 서방질 한다더니 진짜 무슨 말을 못 하겠다. 대신, 오늘은 당신들의 고민을 상담해달라고 하지 말고 내 이야기를 좀 들어줬으면 해. 별 건 아니고 그냥 편하게 앉아서 들어달라고. 다들 궁금하지 않아? 고민을 상담해주는 사람은 어디 가서 누구에게 고민을 상담하는지, 또 대체 무슨 고민이 있는지. 나도 당신들과 똑같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 하겠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겠고 또 내가 정말 잘 버텨오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등등. 물론 연애 고민도 없을 수는 없지. 나도 사람이고. 그동안 꽤 오래 별별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 다 만나며 속앓이도 해왔고, 또 내가 정말 좋아하게 된 누군가는 대놓고 “나는 너에게 아직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아”라고 했지. 지금 그 사람이 내 애인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지만 말야. 각설하고 나는 요즘 내 애인 때문에 골때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 아니 당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사연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하나 할게. 듣기에 따라서는 거북할 수도 있고. 그래서 이게 당신의 고민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가 싶을 수도 있는데 어쩌면 인정하기 싫은 이야기일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일단은 들어보도록 해. 전에 내가 아는 미술 작가와 길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 그때 그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 자기가 보기에 한국은 아직 전근대적인 사회라고. 근대라는 것은 개인성과 합리성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한국 사회는 그러한 것들을 찾아볼 수 없다고. 그 말에는 나도 동의하는 바야. 한국 사회는 개인이라는 것을 철저히 무시하고, 말살하는 사회일 뿐더러 집단적으로 비합리적 사고를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너도 나도 집단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에 찌들어 있다고 나 역시 생각하니까. 실제로 내가 본 한국 사회도 그렇고. 눈, 코, 입 다 성형한 여자인데 남자들은 자연스럽게 된 사람이라도 싫어할까요? 여자들도 좋게 보진 않으려나요? 사람들의 관점이 궁금하네요.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성형을 하고 싶어서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2년 10월26일> 아직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온국민을 슬픔에 빠트린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지도 벌써 보름이 넘었다. 국가애도기간(10월30일~11월5일)은 끝났지만, 유가족의 비통함은 현재진행형이자 평생 끝나지 않을 것이다.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사람들이 황망하게 죽었다. 158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참사임에도 주최자가 없다는 이유로 책임있는 주체들(용산구/서울시/경찰/행정안전부)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평범한미디어는 그동안 안전 보도에 심혈을 기울여왔지만 교통과 화재에 비해 일반적이지 않은 압사 사고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도 보도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현직 소방관(인천남동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이자 대학에서 소방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성제 교수(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에게 직접 연락해서 압사로부터 생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안전팁을 들어봤다. 김 교수는 밀집 군중 압사 사고에 대해 “(건물 붕괴 압사 사고와 달리) 대개 공연이나 축제, 행사 등에서 수많은 군중들이 밀집해 있을 때 여러 원인에 의해 넘어지고 깔리면서 고압에 눌려 사망하게 되는 사고”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눌려 죽는 것은 의학적으로 “외상성 질식사”라고 덧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평범한미디어는 그동안 대형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 문제를 자주 다뤘는데, 중량과 부피가 큰 대형 차량의 특성상 사고가 나면 피해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대형 차량이라고 하면 덤프트럭, 화물차, 레미콘 등만 생각할 수 있는데 승합차도 포함된다. 스타렉스, 카니발, 밴, 스타리아 카고 등인데 지난 3일 전주에서 스타리아 차량이 주차 도중 80대 할머니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할머니는 안타깝게 사망하고 말았다. 그래서 교통사고 기획 ‘정경일의 교통 렌즈’ 두 번째 시간에는 이 사고를 다뤄보려고 한다. 사고는 지난 3일 아침 9시40분쯤에 발생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의 한 골목에서 스타리아 차량 운전자 40대 남성 A씨가 주차를 위해 저속으로 주행하다 80대 할머니 B씨를 충돌했다. B씨는 스타리아 앞바퀴에 그대로 깔리고 말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주소방서 구조대원들은 신속히 장비를 이용해서 차량을 들어올려 B씨를 빼냈으나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B씨는 인근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 했다. A씨는 스타리아를 타고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페인트 도장기 전문 점포로 출근한 것이었다. 스타리아를 영업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지방선거 기간이라 거리에는 교육감 후보들의 현수막이 즐비하다. 그런데 눈살이 찌뿌려졌다. 거슬리는 문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실력 광주"란 표현이다. 과거 불편한 하루 기획 칼럼을 통해서 ‘3년만 고생하면 90년이 편하다’라는 문구의 폭력성을 지적한 바 있다. 실력 광주도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저질 문구를 보게 돼서 화도 나고 마음 한 구석이 너무 답답했다. 실력 광주가 뭐가 문제냐고? 나만 불편한가? 이들이 말하는 실력 광주는 뻔하다. 전국에서 가장 공부를 잘 하는 광주. 이거다. 아니다. 잘못 썼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전국에서 대학 입시용 시험을 가장 잘 치르는 광주. 수능점수를 전국에서 제일 높게 받는 것이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범한미디어 독자라면 과거 임하성씨를 인터뷰한 기사를 읽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성 씨는 항상 청소년 인권 문제와 학벌사회의 문제점을 고민하는 사람이다. 하성씨를 인터뷰하기 전에 사전조사 차원에서 그의 페이스북에 들어가봤는데 <광남일보>의 사설을 맹렬히 비판하는 게시물이 있었다. 역시나 실력 광주론을 설파하는 저질 칼럼이었다. 광남일보 여균수 주필은 "한 때 수능
[평범한미디어 윤동욱·박효영 기자] 고속도로 2차 사고로 인해 도움을 주려고 했던 사람과,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사람 모두 목숨을 잃게 된 비통한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현장에서 피해자를 구호하려고 했던 청년이 뒤이어 오던 트럭에 치어 목숨을 잃었는데 전형적인 2차 사고였다. 24세 남성 A씨는 지난 15일 새벽 1시반 전남 장성군 장성읍 호남고속도로(상행선 정읍 방면 102㎞ 지점 편도 2차선 도로)를 주행하고 있던 모닝 차량에 동승하고 있었다. A씨는 1시20분 즈음 쏘렌토 차량이 앞서가던 14톤 화물차를 추돌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모닝 운전자와 차에서 내렸다.쏘렌토는 도로 한복판에 위험천만하게 절반 정도 뒤집어진 채 놓여있었다. 차량 옆면이 완전히 땅에 닿은 상태였다. 여기서 90도만 더 넘어가면 완전 전복이었다. 이런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던 A씨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전도된 쏘렌토에 갖힌 53세 운전자 B씨를 구조하기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21톤 트럭은 A씨와 B씨를 미처 보지 못 하고 그대로 덮쳐버렸다. 사고 직후 A씨와 B씨는 심정지 상태로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 했다. 21톤이나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