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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마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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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가진의 이모저모] 10번째 칼럼입니다. 김가진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세종대 법학과에 재학 중인 20대 청년입니다. 청소년 시절부터 정당 활동을 해왔으며, 더불어민주당 청소년당원협의체 ‘더새파란’ 초대 운영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김가진 칼럼니스트] ‘마녀사냥’이라는 말이 있다. 중세 유럽에서 무고한 여성들을 마녀로 몰아 화형시킨 사건에서 비롯된 말인데 요즘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많다. 오프라인도 있겠지만 주로 온라인상에서 잘못된 여론을 형성해 무고한 사람을 집단적으로 비난하는 현상은 비일비재하다.

 

 

지난 2012년 여름 걸그룹 티아라 출신 류화영씨에 대한 그룹 내 따돌림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따돌림을 주도한 가해자로 지목된 멤버들은 학교폭력 이슈와 맞물려 전국민적인 십자포화를 맞았다. 그러나 2017년이 되자 여론이 반전됐다. 류화영·류효영 자매가 토크쇼에서 한 발언이 기폭제가 되어 그때 있었던 사건의 이면을 폭로하는 관계자들의 증언글이 나왔던 것이다. 가해자 멤버들은 어느 시점 이후로 대중들에 의한 마녀사냥의 피해자로 변모했다. 그 대신 피해자로 여겨졌던 류화영씨는 티아라를 망치고 대중 여론을 등에 업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 악인으로 전락했다.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과연 이러한 광풍은 악인을 색출하려는 ‘정의감’에서 비롯되었을까? 혹은 단순히 군중 심리에 의한 ‘유희’ 욕구에서 비롯되었을까? 이러한 큰 떡밥으로 판이 벌어진 만큼 성희롱이 빠지면 이상하다. 여성이 비난의 대상으로 지목된 만큼 사건과 무관한 성희롱이 난무했으며 도를 넘는 인신공격이 아무렇지 않게 가해졌다. 2012년과 2017년 두 시기 모두 악인으로 낙인찍힌 이들에게 그 누구도 방패를 건네주지 않았다.

 

연예인 포함 유명인들은 매사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신세다. 시쳇말로 ‘누칼협’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말들이 대중의 비난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르고 죄를 짓고 살아간다. ‘신’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다. 절대악도 없고 절대선도 없는 것이 인간 세계다. 그런 만큼 이 세상엔 완전히 악한 마녀는 결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연예인들에게 일반인과 동일한 잣대를 건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립 기어’란 말이 있듯이 과거에 비해 여론과 평판의 메커니즘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좀 더 관용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일반인의 세상에서 연예인들은 디지털 기기 안에서만 존재하고 있겠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과 일상이 있다. 그들은 사람이기 전에 연예인인가? 아니면 연예인이기 전에 사람인가? 잠시만 생각해보면 정답이 나올 것이다. 공인이 아닌 연예인들에게 불필요한 비난과 선입견이 최소화된 공동체가 도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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