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무단횡단 한 번쯤 안 해본 사람이 없겠지만 매번 무단횡단을 하다 목숨을 잃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2주 전(13일) 22시반 즈음 강원도 춘천시 우두동에 위치한 모 식당 앞에서 57세 여성 강모씨가 무단횡단을 하다 쏘나타에 치어 숨졌다. 강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춘천소방서 대원들에 의해 10분만에 춘천성심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음날(14일) 새벽 3시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고 당시 강씨는 현장에서 대원들의 “괜찮냐”는 말을 듣고 반응할 수 있을 정도로 죽음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다만 물음에 답을 할 상태는 아니었는데 끝내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다 운명을 달리했다.
한겨울 22시반이면 더더욱 깜깜하고 을씨년스럽게 한적하다. 아직 강씨가 몇 차로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통상 4차선 이상 왕복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변을 당하는 경우가 잦다.
무단횡단 사고는 자동차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잘못으로 빚어진다. 전자는 전방주의의무를 태만했다고 볼 수 있고, 후자는 교통법규를 어긴 데다 차가 오고 있지는 않은지 살피지 않아 자기 목숨까지 앗아가게 한 중대한 잘못이 있다.
통상 무단횡단 사고는 일종의 패턴별로 분류해볼 수가 있다.
①도로가 넓고 언덕진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차량을 못 볼 때
②보행자가 술에 취해 있는 등 무작정 횡단할 때
③출퇴근길 등 혼잡한 시간대에 중앙선까지 1차 횡단을 해서 멈췄다가 앞 차량이 지나가서 다시 출발하려다 차에 치이는 경우
④야심한 시간대 과속하는 차량의 방심과, 차가 드물어 섣불리 횡단을 감행한 보행자가 만났을 때
방송인 박명수씨가 KBS <재난탈출 생존왕> 속 코너 ‘호통의 명수’를 통해 무단횡단의 위험성을 다룬 바 있는데 평범한미디어는 단순히 무단횡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도덕적 훈계를 하고 싶지는 않다. 무단횡단을 하더라도 잘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무슨 말이냐면 무조건 무단횡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백날 강조해봤자 사람들은 무단횡단을 할 수밖에 없다. 빨리빨리 문화는 한국인의 DNA이고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가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그래서 무단횡단을 하더라도 최소한 좌우를 두 번 이상 빠르게 살펴서 차가 오지 않는지 완벽하게 확인해야 하고, 귀에 꽂은 에어팟의 음악은 잠시 정지시켜서 도로를 건너는 3초만이라도 집중을 해야 하고, 생활도로 등 작은 도로에서는 마주오는 차량 운전자의 눈을 주시하며 손을 들어서 양해를 구하고 건너가야 한다.
무단횡단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 안 하는 것이 좋다. 더구나 최근 들어 갈수록 무단횡단 보행자의 책임을 무겁게 보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무단횡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만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어이없게 목숨을 잃은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두고 싶다. 물론 차량 운전자는 언제 어디서든 어린이, 노인, 전동킥보드, 자전거 등이 튀어나올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차를 몰아야 한다.
손수호 변호사(법무법인 지혁)는 “(무단횡단은) 범칙금이 부과되지만 감수하고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걸리지 않아) 범칙금 부과를 안 받기 때문”이라며 “특히 통계자료를 보면 2020년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는 3000명이 조금 넘는데 무단횡단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337명 10분의 1이다. 하루에 1명꼴로 무단횡단을 하다 사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