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전력은 두 말 하면 입만 아프다. 유튜브 채널 <새벽의 축구 전문가>를 운영하고 있는 안민호씨는 “우리가 마침 브라질을 경험했기 때문에 두 번째는 좀 더 수월하다. 브라질이라고 못 이길 것은 없다”면서도 “물론 브라질이 어마어마하게 강하다”고 말했다.
카메룬전에서 10명을 로테이션 돌렸다. 백업으로 나온 선수가 제수스(잉글랜드 아스날), 마르티넬리(아스날), 호드리구(스페인 레알마드리드), 안토니(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파비뉴(잉글랜 리버풀), 밀리탕(레알마드리드), 에데르손(맨체스터시티), 텔레스(스페인 세비야), 브레메르(이탈리아 유벤투스), 다니 알베스(멕시코 클루브 우니베르시다드)까지. 그니까 이게 말이 안 된다. 백업 멤버들의 소속팀이 맨시티, 레알마드리드, 리버풀, 아스날, 유벤투스 등 막 이러니까. 어마어마하게 강한 팀이다. 주전이 누구냐. 네이마르(프랑스 파리셍제르망), 비니시우스(레알마드리드), 하피냐(스페인 바르셀로나), 히샬리송(잉글랜드 토트넘 핫스퍼),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프레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뭐 이런 선수들이다. 그니까 이 선수들이 2군이야? 1군을 보면 납득이 된다. 그 정도로 브라질은 엄청나게 강한 팀이다.
그래서 안씨는 사실상 “우리가 당연히 브라질 상대로 주도하는 축구? 이런 건 못 할 것”이라며 다. 다만 (포르투갈전처럼) 우리가 공격할 때만큼은 효율적인 찬스가 분명 나오고 이걸 살리면 어찌될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인용한 프로그램 |
<새벽의 축구 전문가> 12월3일, <이스타TV> 12월5일, <원투펀치> 6월8일 |
이런 후덜덜한 멤버들의 화력도 있겠지만, 치치 감독의 전술도 만만치 않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지난 6월 열린 평가전에서의 브라질 전력을 두고 “1~2명 선수가 압박을 들어오는 게 아니라 굉장히 조직적”이라며 “브라질은 볼 중심의 압박을 들어오는 선수들이 있고 여기서 압박이 풀려나올 수 있는 패스 경로들을 차단하고 있는, 그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압박의 선수들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여러 명이 가담하는 팀 단위의 조직적인 압박을,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존에서는 별로 경험해보지 못 했다. 그래서 후방에서 김승규(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바브)와 정우영(카타르 알 사드 SC)이 빌드업을 하는 게 너무 불안한 것이다. 결국 우리가 볼을 지니고 있을 때가 좀 있으면 브라질을 공격을 하겠구나. 그런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구체적으로 안씨는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브라질 전술에 대해 의외로 수비 라인을 안 올리는 밸런스 축구라고 정의했다.
안씨는 “브라질은 상대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브라질은 어떻게 축구하냐면 공격을 할 때, 브라질 상대팀은 수비 라인을 내린다. 워낙 공격 라인이 화려하니까”라며 “여기서 브라질이 공격의 숫자를 많이 늘리지 않는다. 최전방 공격수, 왼쪽과 오른쪽 측면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중앙 미드필더 등 5명 이내로 올라간다. 후방에서는 좌우 풀백이 안 올라간다. 최대한 오버래핑을 자제하면서 약간 중앙 지역에 머무른다”고 정리했다.
왜 이렇게 하느냐. 우리는 5명의 선수만으로도 득점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대신 수비 숫자를 최대한 많이 배치시켜서 역습 안 당하겠다는 전략이다. 어차피 공격 라인이 워낙 화려하기 때문에 90분 동안 1골 이상은 나온다고 보는 거다. 그래서 약팀 입장에서 브라질 상대하기가 어렵다. 브라질 상대로 라인을 올릴 수도 없고 내렸을 때는 역습으로 나가야 하는데 이미 수비 숫자가 많으니까 역습이 매우 어렵고 잘 안 된다. 상대팀이 (자기 위협 지역에서) 볼을 소유할 때는 굳이 앞으로 나가서 강한 압박을 하지 않는다. 상대가 완벽하게 볼을 소유했을 때는 약간 내려앉는다. 그만큼 치치 감독은 밸런스 유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화려한 공격진이 소수로 있고 다수가 수비 라인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공략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한 위원이 언급했듯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이 상대 위협 지역에서의 압박을 조직적으로 가할줄 알고, 안씨의 분석대로 수비 라인을 안 올리고 밸런스를 유지하기 때문에 무척 까다로운 것이다.
그러나 이런 브라질에도 약점이 있다.
안씨는 “네이마르의 유무에 따라 공격력에 큰 차이가 난다”면서 “상대팀들은 대부분 브라질 상대로 밀집 수비를 한다. 근데 브라질 공격 숫자는 몇명 안 된다. 그렇다면 브라질이 단단한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기 위한 선수가 필요하단 걸 의미한다”고 전제했다.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네이마르인데 안씨는 “브라질이 이렇게 수비 숫자를 많이 두면서 공격할 수 있는 이유는 네이마르가 있기 때문”이라며 “네이마르는 이런 밀집 수비 상관이 없다. 2~3명 돌파해서 찬스를 만들어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씨는 “네이마르가 없으면 이런 전술이 답답해진다. 스위스전과 카메룬전 모두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못 나오니까 공격력이 답답했다”고 환기했다.
네이마르가 없을 때 분명히 공격이 답답해진다. 그러면 우리는 수비라인을 잘 몰아세우고 기다렸다가 브라질의 공격을 끊어내고 역습을 하면 된다. 물론 역습이 어렵겠지만 브라질의 공격력이 네이마르의 부재 만큼 줄어든다는 것은 우리가 좀 더 브라질의 공격을 버틸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네이마르의 출전 가능성에 대해 한 위원은 “지금 훈련을 하고 있다는 걸 봤을 때 황희찬(잉글랜드 울버햄튼)처럼 선발이 아니더라도 적절한 시점에는 들어올 확률이 높다고 본다. 에이스는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위원은 한국이 브라질 못지 않게 밸런스를 “끈질기게 유지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위원은 “(벤투 감독은 끈질기게 잘 버텨주면서) 브라질에 발생할 수 있는 측면이나 중앙쪽에 수비진의 허약함을 공략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씨가 강조했듯이 브라질이 아무리 수비 라인을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더라도 결국 한국을 몰아붙이다가 뒷공간의 틈이 날 수 있다. 한 위원은 그런 브라질의 뒷공간에 대해 아래와 같이 묘사했다.
브라질도 6월에 경기를 해봤기 때문에 계속 높은 지역에서 압박을 가해서 세컨드 볼 싸움에서 자신들이 계속 승리를 거둬서 조여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면 포르투갈 보다도 아마 브라질의 뒷공간이 더 넓을 걸로 생각된다. 여기에 이제 우리가 좀 더 컨디션이 올라온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이미 위력을 과시한 황희찬. 이 선수들을 잘 활용하면 세계를 깜짝 놀래키지 말란 법도 없다. 다만 브라질 풀 멤버로 나왔다고 치면 포르투갈 풀 멤버보다 액면가는 강하다. 특히 공격력은.
특히 한 위원은 한국이 지난 브라질 평가전에서 얻은 교훈으로 ‘축구의 기본’에 맞게 오프더볼 움직임을 활발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파했다.
한 위원은 “기본으로 풀 수밖에 없다. 탈압박 체계에 있어서 우리가 숫자 싸움과 위치 선정을 좀 더 세련되게 해야 한다”며 “정우영 선수가 볼을 쥐고 있을 때 나머지 주변 동료들이 간결하게 볼을 넘겨줄 수 있도록 패스의 선택지를 최대한 만들어주는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볼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 불안정해지면 역습 축구도 제대로 될리가 없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우리의 어느 위치에 누가 볼을 잡든 주변 동료들의 패스 선택지를 늘려주기 위한 무브먼트가 가장 기본이다. 그걸 좀 더 조직적이고 템포 빠르게 시행하지 않으면 본선에서 고난에 빠질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브라질 윙백 수비진의 허약함은 우리에게 그나마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위원은 “(월드컵 전부터) 브라질은 오른쪽 측면에 밀리탕을 쓰는 게 낫다고 얘기했었다. 밀리탕도 풀백을 뛰어도 손색이 없는 운동 능력이다. 다닐루가 완전치 않아도 밀리탕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레프트 백이다. 만약 산드루(유벤투스)가 충분치 않아서 마르퀴뇨스(파리생제르망)를 내보내면 브라질은 정말 수비층이 얇은 걸 넘어서 거의 없다시피하다. 센터백 4명을 그냥 쫙 펼쳐놔야 하는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안씨 역시 부상 선수들이 대부분 윙백진에 몰려있다면서 “브라질이 다른 포지션에 비해 윙백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다. 한국은 예선 세 경기 동안 모든 걸 쏟아부었지만 브라질은 그렇지 않았다.
한 위원은 “브라질은 3차전에서 여유있게 로테이션을 아주 많이 돌려서 부상자들이 많은 대신 주전 공격수 라인들은 쌩쌩할 것”이라면서 “(반면) 우리는 포르투갈전에 모든 걸 퍼부었다. 물론 황희찬 선수는 좀 더 해줄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있지만 다른 주력 멤버들은 아마 세 경기에서 많은 소진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 그런 부분에서 불리하다”고 환기했다.
한편, 한 위원은 16강전 상대로 스위스보다 “오히려 브라질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물론 스위스였다면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한 위원의 행간은 벤투 감독이 표현했듯이 “잃을 게 없다”는 차원에서다.
한 위원은 “우승 후보 0순위와 하는데 우리가 쫄릴 것이 뭐 있는가. 우리는 무조건 즐거운 도전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승 후보 0순위를 만난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것일 수도 있다”며 “지금 아니 브라질과 만나서 기본 액면가 전력이 쫄리지 않을 팀이 거의 없다. 아무리 유럽의 강호들이라고 할지라도 지금 브라질이라면 액면가로는 좀 더 낫다고 얘기하는 상황이 많다”고 운을 뗐다.
누가 보더라도 자타공인 우승 후보 0순위인데 그런 팀과 우리가 하게 됐다? 그거는 우리로선 즐거운 도전, 아름다운 도전, 해볼만한 도전, 손해가 전혀 없는 도전, 밑져도 본전인 도전, 매우 유쾌한 도전이고. 지금 이 월드컵 진행되는 걸 보면 정말 그 어떠한 것도 가능하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 불가능한 것이 없다. anything, everything is possible. nothing is impossible이다. (사실 아르헨티나도 호주와의 16강전 막판에) 연장전 갈뻔했다. 설사 지금 아시아 팀 내지는 상대적 약세 팀들이 지더라도 그렇게 쉽게 안 진다. 옛날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