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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음주 뺑소니’ 사건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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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준 그야말로 “악질” 사건이 벌어졌다. 혈중알콜농도 0.2%가 넘는 수치로 운전대를 잡아서 1차 사고를 냈고, 갓길에 주차해서 수습해달라는 사람의 요청을 무시하고 냅다 도주하다, 횡단보도 보행 신호를 따라 건너가던 행인들을 들이받았다. 그리고 또 도주했고 다른 차량의 후미를 들이받았다. 이처럼 음주운전은 반복된 사고를 유발한다.

 

 

25세 남성 A씨는 6월27일 13시40분쯤 경기 오산시 오산동 오산역 인근의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본인의 QM6 차량을 몰고 가다 세 번의 사고를 냈다. 그 과정에서 1명이 죽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A씨는 가장 먼저 궐동지하차도를 빠져나가다가 파출소(오산경찰서 궐동지구대) 앞에서 1차 사고를 냈고, 아무 조치없이 도주를 감행했다. 1차 사고 피해를 당한 제보자 B씨는 그 당시의 상황을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에서 상세히 전했는데, 이에 따르면 B씨는 경찰에 신고하며 뺑소니 중인 A씨 차량을 따라갔다. 그러다가 신호 대기에 걸린 A씨 차량 운전석쪽으로 직접 가서 갓길에 차를 대고 사고 수습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A씨는 “사고가 났는가?”라며 “알겠다. 차를 빼겠다”고 얌전히 답변을 했다. 그런데 B씨가 보기에 A씨는 누가 봐도 만취 상태였다. 눈에 초점이 풀렸고, 말이 어눌했고, 술 냄새가 진동했다. B씨가 경고를 하고 자기 차로 돌아오는 중에, 갑자기 A씨가 냅다 좌회전을 하며 도주했다. 직진과 좌회전이 안 되고 오직 우회전만 되는 곳에서 위험천만한 액셀 페달을 밟고 말았다. 일반 접촉 사고가 아닌 음주 사고를 냈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도주했던 것이다.

 

사실 B씨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B씨의 아내는 “내비둬. 경찰에 신고했으니까”라며 말렸지만 B씨는 “아니 쟤 술 마신 것 같다”면서 A씨를 따라갔다.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쫓아간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A씨는 난폭운전으로 고속 도주를 하고 있던 터라 B씨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이내 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사람들을 들이받고 그대로 도망가는 상황에 진입했다. B씨의 블랙박스에는 그 순간 “사람 들이받았어! 들이받았어!”라는 급박한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시장통을 오가는 노인들이 많은 곳이었다. A씨의 만행으로 인해 76세 할머니가 숨졌고, 56세 중년 남성과 70세 할머니가 골절과 타박상 등 중경상을 당했다.

 

 

A씨는 대형 참사를 내고 1㎞를 도주하다가 신호 대기 중인 다른 차량의 후미를 들이받고 멈춰섰는데 그 즉시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한블리>에 출연한 몬스타엑스 멤버 기현씨는 A씨에 대해 “진짜 악질”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규현씨는 “음주운전은 매회 끝나지 않고 반복된다”고 발언했다.

 

B씨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내가 그 차를 안 잡았으면 경찰과 전화하고 얘기만 하면 2차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계속 한다.

 

이에 한문철 변호사는 “(B씨가) 나 때문에 그분들이 돌아가신 것 같다고 했는데 그건 아니다. 내 차를 들이받고 도망가니까 뺑소니 신고를 했고, 음주운전인 것 같으니까 그래서 따라갔다. 올바른 시민의식”이라고 위로했다.

 

오산경찰서(교통조사1팀)는 6월29일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고, 조사를 마치고 수원지검(형사3부)으로 구속 송치했다. 수원지검은 7월13일 특가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A씨를 구속 기소했다.

 

음주운전은 패턴적으로 발각을 회피하기 위한 도주를 감행하게 만드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애초에 술 마시고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했더라도 단속을 피하려고 하지 말고 단순 접촉사고를 냈더라도 도망가지 말아야 한다. 도망가다가 난폭운전이 초래되고 대형 참사가 벌어진다.

 

 

한 변호사는 “둥글게 둥글게는 참 아름답고 귀여운 동요이지만, 둥근 술잔과 둥근 핸들을 같이 잡으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우리 한블리는 음주운전을 뿌리뽑는 그날까지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는데 결국 처음부터 경각심을 갖고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A씨가 살인운전으로 사용했던 QM6 차량은 ‘검경 합동 상습 음주운전자 등 악성 위반자 재범 근절 대책’에 따라 압수 조치됐다. 전국 최초로 음주운전 차량 압수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는데, 검경은 7월1일부터 △사망사고를 내거나 △5년 이내 2회 이상 반복한 음주운전자가 중상해를 야기하거나 △3회 이상 반복하는 등 피해 정도와 재범 가능성을 고려해서 차량을 압수하기로 했다. 법원에 압수 영장을 청구해서 발부받는 방식이다.

 

검경은 A씨에 대한 압수 조치를 실시한 배경에 대해 “음주 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에 상습 운전자 경각심을 제고하고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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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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