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연화'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3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 40번째 사연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나는 본래 누군가를 상담할 그릇이 아니라는 걸 미리 알려주지. 본래 상담이라는 건 무조건적인 지지와 공감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나는 그게 아예 안 되는 사람이거든. 누가 내 앞에서 힘들어서 죽어버릴 것 같다고 징징거려도 내가 생각했을 때 납득이 안 되거나 그 사람이 잘못한 일이면 그 자리에서 “그게 뭐? 네가 잘못한 거잖아”라는 소리가 나오는 인간이 나라서 말이야. 그 사람이 정말로 죽어버리겠다고 악다구니를 쓰며 대자로 드러눕든 너 같은 새끼는 사람도 아니라고 싸대기를 때리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 일단 내가 납득이 안 되는 걸 어쩌란말야. 무엇보다 나는 나한테 하소연하는 사람이 지가 잘못해놓고 오히려 다른 사람을 욕하고 있으면 그냥 패버리는 성격이야. 그런 거 일일이 들어주다가는 내가 화병이 나서 못 살거든. 아 그런데 이게 지금 고민 상담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당연히 있지. 당신이 바로 나한테 뼈를 좀 맞아야 할 그런 놈이거든. 야 이놈아. 뭐? 네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주말에도 애기 보려고 노력한다고? 그런데 애기를 본다는 놈이 네 마누라가 애기 잘 때 많이 쉰다는 말을 지껄이냐? 너 솔직히 애기 본 적 없지? 애기를 한 번이라도 봤으면 절대 그런 말이 나올 수가 없어. 애기가 70일이랬지? 애기는 뭐 그냥 눕히면 자는줄 알아? 천만에. 애기들은 스스로 잠을 못 자. 그래서 울음을 그치고 잠들 때까지 안거나 업어서 재워줘야 해. 게다가 좀 성격이 유별난 애기들은 등센서라도 달렸는지 눕혀놓는 순간 잠이 깨서 자지러지게 울어댄다고. 하 진짜 그거 계속 듣고 있다보면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말 그대로 미쳐. 애기가 안 울어도 그 앵앵거리는 울음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 같은 환청에 시달릴 정도로 미친다고. 그걸 말야 애기들이 거의 2~3시간마다 깨서 그러는 거라고. 배고프다고 젖 달라고 우는 게 2~3시간마다고 기저귀 젖거나 똥 싸면 기저귀 갈아달라고 울고. 그 외에도 우는 이유는 다양하니 말을 말자. 아무튼 애기 잘 때도 절대 쉬는 게 아냐. 애기가 잠은 잘 자는지 자다가 아프거나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는지 지켜보는 게 쉬는 거냐? 그리고 네 마누라는 집안일 아예 안 하겠냐? 애기 잘 때 조금이라도 해놔야 할 거 아냐. 애기 빨래를 하든 아니면 유축기나 젖병 등을 씻고 소독을 하든 애기 물건을 정리하든 할 거 아냐. 그런데 그게 쉬는 거라고? 아오 진짜 어이가 없네. 자 백 번 봐줘서 네가 주말에 애기를 보려고 노력한다 쳐. 그래도 평일에 너 아침에 출근하니까 새벽에 잠 깨지 말라고 밤새 애기를 보고 있는 건 누구일까? 당연히 네 마누라겠지. 네 마누라는 그렇게 밤새 잠 한 숨 제대로 못 자고 네가 회사에 있는 동안 반찬 3가지에 국이 뭐야? 찬밥 한 술 제대로 떠먹지도 못 하고 샤워는커녕 대소변도 참아가면서 애 보고 있는 거라고. 아무리 친정 부모가 도와준다고 해도 마음놓고 애를 맡기고 천하태평하게 쉴 수 있겠냐? 나이 드신 부모한테 죄송해서라도 그렇게 못 하지. 그냥 잠시 도와주는 동안에 제대로 못 먹은 밥이나 한 술 뜨고 화장실이나 제대로 가고 샤워나 하면서 다시 애 볼 기력 만드는 건데 그걸 네 마누라의 온전한 휴식이라 생각하세요? 하 내가 진짜 할 말이 없다. 게다가 뭐? 하루에 한 끼라도 반찬 3가지에 국을 먹고 싶다고? 너 애 보는 동안에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말했다시피 갓난 애기 키우는 동안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 너 애기도 안 키우고 다른 가족과 같이 살지도 않는 1인 가구에게도 요리가 얼마나 큰일인지는 아냐? 요리가 취미인 나도 한 번에 2가지 이상 만드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야. 왜냐. 재료 사와야지, 소분해서 보관해야지, 씻어야지, 다듬어야지, 썰어야지 등등. 손이 너무 많이 가니까. 그래서 일하고 온 날이면 밖에서 사먹거나 전에 만들어둔 걸로 대충 때운다고. 그런데 갓난 애기 키우면서 반찬 3가지에 국까지? 가능한 소리를 좀 해라. 아오 진짜 내가 요새 너 같은 인간들 때문에 고민 상담에 회의가 느껴질 지경이야. 알아? 아무튼 너한테는 상담이 필요 없으니 어디 네가 하루만 날 잡아서 아침부터 밤새 애 좀 봐라. 그럼 그 소리가 쏙 들어갈테니까. 끝으로 너에게 이 말을 들려주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중 하나인 <작약만가 : 불환곡>에서 덕빈이 자결하기 전에 순제에게 그러지. 자기 일이 아니니까 친자식이라도 그럴 수 있는 거라고. 여자들의 일은 자기 일이 아니니까 친딸에게도 그럴 수 있는 거라고. 사람을 계집으로만 보는 자들이 무엇을 알겠냐고. 폐하 당신이 롱희를 피워낸 꽃밭에서 우리 모녀는 생으로 썩어들어가고 있던 거라고. 그 말 내가 그대로 돌려줄게, 네 일이 아니니까 아내에게도 그럴 수 있는 거야. 애를 보고, 가사노동을 하는 건 네 일이 아니니까 아내에게 그 따위로 말을 할 수 있는 거다. 자기 일이 아니고, 자기 아내의 일이고, 여자들의 일이니까 너를 포함한 일부 남자들은 그럴 수 있는 거다. 하긴 아이를 보고 집안일을 하는 것을 여자들에게만 떠넘기며 집안일 하고 애 키우는 계집으로만 여자를 대해본 자들이 무얼 알까. 그러니 너희를 피워낸 그 꽃밭에서 우리는 평생을 밤을 새워 생으로 썩어들어간 거다. 그러니까 네 아내마저 그 꽃밭에서 썩어들어가게 하지 말라고. 알아들었어?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당신에게 하나 물어보지. 당신은 호텔이 뭐 하러 가는 곳이라고 생각해? 아니 그전에 호텔과 모텔은 전혀 다른 곳이라는 걸 알고 가기는 한 거야? 아 맞아. 그럴 리가 없지. 머리 속에 온통 섹스 생각으로 가득 차서 호텔이 어떤 곳인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무식 콸콸에게 내가 괜한 기대를 하고 물었네. 내가 말야 무식한 사람을 보면 못 참는 성격이야. 특히 무식하면 입이라도 닫고 손가락이라도 가만히 두고 있을 일이지 굳이 입을 열고 손가락을 놀려서 나 이렇게 무식한 놈이오 하고 동네방네 광고하고 다니는 인간을 못 참아. 그런데 하필 요즘처럼 기분이 뭣 같은 때에 당신 같은 무식 콸콸이 딱 걸렸네? 잘 왔어. 나 오늘 상담이고 뭐고 그냥 할 얘기 다 할테니 당신은 그저 가만히 앉아 듣기나 해. 여자친구가 생리 중인데 호캉스 가자고 해서 싸웠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여자친구가 호텔비를 내가 내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왜 생리 중인 걸 숨기고 같이 가겠다고 한 건지 그것 때문에 싸웠습니다. 여친이 미안하다고 카톡을 보냈는데 이틀째 답장을 안 하고 있습니다. <고민글 출처 : 한국전력 블라인드 게시판 / 2023년 6월> 우리가 흔히 호텔이라고 알고 있는 관광호텔 등은 모두 관광진흥법의 적용을 받아. 건축법상 숙박업소이기는 하지만 공중위생법의 적용을 받는 여인숙, 여관, 모텔과 다르게 호텔은 관광진흥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30개 이상의 객실수는 물론 외국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접객 및 종사원 교육과 부대시설 등을 갖춰야 호텔이라고 명함이나마 내밀 수 있는 게 그 때문이지. 그리고 대한민국의 호텔 등급 기준 은근 엄격하다? 아예 문화체육관광부 고시로 정해져 있다고. 그렇기 때문에 조식이 제공되는 식음료 시설 등은 기본이고 적어도 연회장, 체력 단련장, 수영장, 사우나, 스파 등을 갖춘 3성급은 되어야 “우리는 호텔입니다”라고 할 수 있는 거고 조식만 제공되는 1성이나 2성은 호텔로 치지도 않고 그냥 모텔보다 조금 나은 곳 정도로 치는 거야. 게다가 등급을 엄격하게 적용하다 보니 한때 현재의 5성급에 해당하는 특1급으로 분류되던 앰버서더 계열 호텔들이 4성급으로 떨어질 지경이었지. 자 이런 상황에서 요즘에 사람들이 호캉스를 하러 가는 호텔은 주로 어디일까요? 생각을 해봐. 호캉스를 간다는 건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며 즐긴다는 건데 3성급에서 뭘 제대로 즐길 수나 있겠어? 최소한 2개 이상의 정규 레스토랑이 있고, 12시간 이상 룸서비스가 제공되고, 클럽, 카지노, 피트니스센터 등의 기타 편의 시설이 있는 4성급은 가야 호캉스라고 할 수 있겠지. 뭐 이렇게 말하는 나도 돈이 없어 못 가는 처지이기는 하지만 이건 논외로 치지. 내가 신세 한탄하자고 이러고 있는 게 아니니 말이야. 아무튼 호텔은 이런 곳이야. 더구나 호캉스를 하러 가는 4성급 이상의 호텔은 단순히 잠과 섹스를 위해 가는 곳이 아니라는 거지. 생각해봐. 섹스할 거면 모텔가면 될 거 왜 굳이 호텔을 가겠어. 섹스가 목적이 아니라 같이 즐겁게 놀고 즐기기 위해 가는 건데 그런 곳에서까지 섹스만 생각한다는 게 정말 신기할 지경이다. 아니 섹스가 목적이면 호텔 말고 모텔을 가세요. 그리고 뭐? 생리하는데 왜 숨기고 왔냐고 여자친구한테 개지랄을 하셨어요? 야 네 여친 정말 불쌍한 여자다. 지금 너의 심사는 이거 아냐. “남자가 돈 냈으면 여자는 당연히 몸을 대줘야 하는 거 아냐?” 아니라고 할 생각은 마. 지금 너는 돈 냈으니 여친 몸으로 뽕 뽑겠다는 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 그런데 그걸 못 하게 됐으니 얼마나 열이 뻗쳤겠어. 안 그래? 야 나 같으면 너 지금 나를 뭐로 생각하냐고 주먹으로 한 대 후려갈기고 봤을 일이야, 이거. 대체 왜 호텔이든 모텔이든 같이 가면 섹스에 동의하는 게 되는 건지? 그리고 왜 남자가 돈을 내면 여자는 몸을 대줘야 하는 건지 나 좀 물어보자. 너 같은 인간들은 대체 평소에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냐?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기에 같이 어디를 들어가면 너랑 섹스하겠다가 되는 거고 남자가 돈을 내주는 것에 동의하면 그게 몸을 대주겠다는 의미가 되는지 좀 물어보자고. 하 됐다. 더 이상 말해 뭐 하냐. 긴말 필요 없고 지금 미안해해야 할 사람은 여자친구가 아니라 당신이야. 하지만 당신은 끝까지 당신이 나쁜놈인 걸 모를테니 그냥 여자친구에게 말하지. 어이 당신. 이 남자랑 헤어지고 다른 남자 만나. 무식하지도 않고 당신을 배려해줄 수 있는 남자 만나라고. 그리고 당신은 여자친구 놓아주고 평생 그렇게 살다 죽어. 알겠지? 이제 나도 당신 같은 사람에게 화낼 가치가 있는지 심각하게 회의감이 들 지경이니까.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하아. 정말 힘들겠네. 우선 이 말부터 해주고 싶다. “와. 당신 그동안 정말 힘들었겠다. 대체 어떻게 참고 살았어?” 아니 나도 담배 피울 때는 비흡연자들이 왜 흡연자들 싫어하는지 이해를 못 했다? 담배 피우고 나면 내 옷이며 손이며 입이며 온몸에서 담배 냄새가 나잖아. 내가 머물렀던 장소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담배 피울 때는 그걸 몰랐다고. 내 몸에서, 내가 머무는 곳에서 담배 냄새가 나는지조차 몰랐다고. 왜냐 나에게는 그게 익숙한 거니까. 그러다가 폐렴 때문에 담배를 끊고서야 알게 된 거지. 아 담배 냄새가 이런 거였구나. 그동안 이게 나한테서도 났겠구나. 나는 지금 폐가 안 좋아져서 담배 연기 때문에 힘들어 죽겠는데도 저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카페 테라스에서 담배를 피우는구나. 그동안 나도 저랬을 것 같은데 그때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양심없는 인간으로 비춰졌을까 하는 게 이제서야 들어오더라니까. 경기권 대학교 앞 원룸에서 친구와 함께 자취하는 대학생인데 이 친구와 살게된지는 1년 정도 됐습니다. 처음엔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웠는데 요즘엔 자꾸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웁니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담배 쩐내가 나서 힘듭니다. 친구한테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지 말고 나가서 피우라고 얘기를 해도 추워서 밖에 못 나가서 피겠답니다. 어떻게 해야 이 친구가 나가서 담배를 피울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4월11일> 각설하고 배려없는 흡연자와 같이 사는 거 그거 정말 힘들어. 나는 지금 고시원에 살고 있거든. 그런데 하아. 고시원에 공용 빨래건조대가 있는 공용건조공간이 있는데 글쎄 그 바로 앞이 흡연 공간이라니까. 아니 상식적으로 빨래 건조대 바로 앞에 의자랑 재떨이 두고서 흡연 공간을 만들어놓는 게 말이 돼? 그럼 어떻게 될까. 당연히 빨래를 널면 빨래에 담배 냄새가 다 배겠지. 안 그래? 하아 진짜 그래서 내가 빨래 할 때마다 아주 돌아버릴 지경이라니까. 생각을 해봐. 겨울용 니트 같은 건 담배 냄새가 한 번 배면 더럽게 안 빠지는 옷인데 거기에 담배 냄새가 쫙 배어버리고 몇 벌 없는 내 셔츠며 블라우스에도 담배 냄새가 배어서 중요한 날 입고 나가려면 신경이 쓰여 미칠 지경인데 이거 살 수 있겠냐고? 담배를 피울 거면 옥상에 가서 피든가 아니면 건물 밖으로 나가서 피우면 되지 그거 나가기 귀찮다고 공용건조공간을 흡연 공간으로 만드는 건 대체 무슨 경우냐 이 말이야. 게다가 더 열받는 건 뭔지 알아? 내가 빨래 널고 있는데 그 앞에 와서 담배 빨면서 “아이구 미안합니다.” 그런다는 거야. 야! 이 새끼야! 미안하면 미안할 짓을 하지 말든가. 빨래 널고 있는 거 버젓이 두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 꾸역꾸역 기어와서 담배 피우는 주제에 뭐? 미안합니다? 지금 나랑 장난하냐? 하지만 어쩌겠어. 이런 일로 싸우기는 싫으니 “아니에요.” 하고 말지 뭐. 아오, 얘기하다보니 갑자기 빡치네. 내가 이러니 술을 줄일 수가 없어요. 아 이따 또 한 잔 해야겠다. 내가 보기에는 당신 친구도 빨래 널고 있는 사람 앞에서 보란듯이 담배 피면서 “아이구 미안합니다.” 하는 그 양반들이나 마찬가지로 양심에 털 난 게 확실해보여. 뭐? 추워서 못 나가겠어? 허이구. 그래 핑계없는 무덤 없다고 핑계 삼자면 모든 게 다 핑계가 될 수 있는 거지 뭐. 추우면 추워서 못 나가고, 더우면 더워서 못 나가고, 비오면 비와서 못 나가고, 눈오면 눈와서 못 나가고, 바람 불면 바람 불어서 못 나가고. 그래 다 좋다 이거야. 그런데 같이 사는 비흡연자는 무슨 죄야? 도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내가 담배를 피지도 않는데 화장실에서 담배 쩐내를 맡아야 하며? 간접 흡연 및 3차 흡연으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를 봐야하는데? 이거 해도 해도 너무한 거잖아. 하아 담배를 피려면 나가서 피고, 담배 피고 나면 손이라도 씻고, 양치라도 하고, 옷에 페브리즈라고 뿌리시라고요. 그게 같이 사는 사람에 대한 배려 아니야? 지금 당신 친구는 당신에 대해서 “친구가 돼가지고 그거 하나 이해 못 해주냐?” 이거 같은데 이 문제는 친구가 아니라 엄빠가 그래도 너 죽고 나 죽자고 대판 싸울 일이야.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안 그래? 긴 말 필요 없이 “다 됐고 꺼져”라고 해. 집 계약할 때 누구 명의로 계약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인 명의라면 그 친구한테 나가라고 하고. 친구 명의면 그냥 짐 싸서 나와버려. 이거 뭐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그래서야 살겠냐고. 그러다 간접 흡연 및 3차 흡연으로 폐암 걸리는 건 둘째 치고 화병이 날 판이니까. 긴말 필요없이 내 말대로 하고 더 이상 스트레스 받지마.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이게 전부니까. 알겠지?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드디어 3주만에 고민상담소 복귀네. 나 오랜만에 다시 상담하러 왔는데 환영의 꽃다발 뭐 이런 거 없나. 쩝. 뭐 그냥 환영의 술잔이나 환영 인사라도 괜찮은데 아무 것도 없고 말이야. 농담이야. 3주만에 고민상담소로 찾아왔으니 오늘은 특별손님으로 대접해주지. 나 이래봬도 아주 예의가 없는 인간은 아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버르장머리는 탑재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긴장하지 말고 편히 있어. 남친이 톡 안 하고 자서 대판 싸웠는데 또 잠드네. 하 이 정도면 기면증인가? 자면 잔다고 말을 하고 자겠다고 했는데 분명. 스타일 차이일 수 있는데 난 이게 중요한 사람이라. 9~10시에 자는 거 아니까 남친 톡 기다리다가 11시쯤 또 잠들었네라고 하는데 매일 밤마다 킹받네. 딴 여자 있을 스타일은 절대 아닌데 그냥 잠이 개 많은 건가 이해할 수 없다. 아 진짜 킹받는데 어떻게 해야 해?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4월12일> 자 자 자. 그래서 고민이 남자친구가 잠이 많은 거라고? 그래 우선 잠이 많은 사람이 짜증난다는 건 나도 인정해. 하 나도 잠이 많은데다가 누구랑 약속을 하면 시간을 못 맞춰서 사람들이 나한테 짜증을 내고는 해. 지난번에 대만 여행을 같이 간 그 친구도 “너 진짜 무개념”이라고 계속 얘기했을 정도니까. 뭐 나야 그게 단순히 잠이 많아서나 개념이 없어서의 문제가 아니라 고지능 ADHD이면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해도 최근에서야 친한 사람들에게 “나 사실 고지능 ADHD에 아스퍼거야”라고 커밍아웃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동안 사람들이 많이 짜증났을 거라는 건 알고 있어. 그렇다 보니 당신의 짜증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야. 얘는 왜 매번 이렇게 이른 시간에 잠들지? 잠들기 전에 나 먼저 잘게. 이 말 한 마디 해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솔직히 마음이 있으면 못 할 것도 없잖아. 그러니까 잠이 많은 건 핑계고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 다 이해한다고. 사실은 남친에게 설마 더 이상 나 안 사랑해라고 묻고 싶지만 어떤 대답이 돌아올지 몰라 두려워서 정확히는 남친의 입에서 “응 너 안 사랑해” 혹은 “맞아. 더 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대답이 돌아올까봐 그게 두려워서 물어보지 못 하고 화만 내는 거잖아. 아니야? 당신은 아직 그만큼 남친을 사랑하니까. 남친에게 그 대답이 나올까봐 두려울 만큼 너무 깊이 남친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더 두려운 거잖아. 정말 사랑하면 그 사람 입에서 나오는 미운 말 한 마디 한 마디 아픈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치 비수처럼 가슴에 박히는 느낌이라는 거 나도 잘 안다고. 그런데 너무 그럴 필요는 없어. 당신이 당신 입으로 말했잖아. 다른 여자가 생긴 것 같지는 않다고. 그 말은 달리 말하면 당신 남친이 한눈을 팔거나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느라 당신에게 먼저 잔다는 연락을 하는 사람은 아닌 거야. 당신이 그걸 누구보다 잘 안다는 뜻이기도 해. 그러니까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 당신에게 먼저 잔다는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니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어. 그냥 잠이 너무 많은 사람 중에는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곯아떨어지는 사람들이 있는 법인데 그 중 한 명이 당신 남친일 뿐이니까. 그런 사람들이 연애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아 오늘은 꼭 우리 자기한테 나 먼저 잔다고 우리 자기도 잘 자라고 해야지”라고 하고 다짐을 해. 하지만 눈은 계속 감기고 “아 안 되는데 우리 자기가 또 서운해 할텐데 안 되는데” 하다가 곯아떨어지는 거야. 그리고 눈을 뜨자마자 “우리 자기 또 화났겠다” 하고 사색이 되어버리지. 하지만 그것도 한동안이다? 잠 많은 게 내 특성인데 내 여친이라는 사람이 그걸 이해 못 해주고 계속 화만 낸다면 미안한 마음도 어떻게든 연락을 해주고 싶었던 마음도 싹 사라져버리고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해. 그렇게 만나고도 나를 모르나? 그렇게까지 나한테 관심이 없나? 정말 나를 사랑해서 만나기는 하는 건가? 그런 생각들이 하나 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 그렇게 되다보면 결국 어떻게 될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당신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겠지? 그러니까 이제 남친한테 왜 먼저 잔다고 연락 안 하냐고 화내지마. 가장 답답할 사람은 남친이니까 화내지 말고 “먼저 잘 거면 전화나 카톡 안 해도 돼. 대신 평소에만 연락 잘 해주고 누구 만나는지 얘기해주면 돼”라고 말하면 남친도 납득할거야. 그렇게 하면 우리 자기가 드디어 나를 이해해주는구나. 더 좋아할걸? 대신 먼저 잔다고 연락 안 하는 걸로 화내지 않겠다고 한 번 다짐하고 이야기하면 그건 반드시 지키고. 알겠지? 솔직히 말해 요즘은 시대가 달라져서 남아일언중천금이 아니라 여아일언중천금이기도 한데 화내지 않기로 해놓고 화내면 쪽팔리잖아. 남친과의 관계가 다시 안 좋아지는 걸 넘어서서 본인이 쪽팔리는 건 안 해야지. 그럼 이제 이렇게 생각해보자. 여아일언중천금이라는 마음 굳게 먹고 내가 이렇게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 정도도 못 해주냐? 그러고도 여자라 할 수 있냐? 그런 자기 암시를 한 번 해봐. 그럼 다음에는 남친과의 관계가 더 깊어졌다는 소식 들려주길 기다리며. 나는 이만 안녕.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지난 시간에 이어 대만 여행기 세 번째편을 시작하기에 앞서 대만여행의 주의사항 하나를 더 이야기해주도록 할게. 여름에 갈 거면 유언장 작성해놓고 공증 받아두고 가라는 것 말고 또 있냐고? 웅! 당연히 있지. 한국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어. 뭔지 알아? 모르겠다고? 응? 정말 몰라? 그 있잖아. ‘대만은 물가가 싸다’는 거. 그런데 말야 대만 물가 절대 싸지 않다? 아니 생각을 해봐. 애초에 임금 수준이 한국과 비슷하고 집값도 비싼데 물가가 쌀 리가 없잖아. 교통비가 한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나머지는 전혀 싸지 않으니 대만 갈 거면 그것 명심하고 가라고. 그렇다고 한국처럼 관광지라고 바가지 씌우거나 그런 건 없으니 안심해도 좋아. 관광지로 유명한 지우펀의 물가가 숙박료 빼고는 타이베이와 비슷한 수준이니 말 다한 거지 뭐. 아무튼 대만 갈 거면 일본 간다고 생각하고 여행 자금 준비해서 가. 그래야 잠도 좀 좋은 데서 자고 먹고 싶은 것도 이것저것 다 사먹고 가고 싶은 데도 여기저기 다니고 기념품이나 선물도 턱턱 사오지. 안 그래? 각설하고 대만 도착 둘째 날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숙소 체크아웃은 11시였지만 우리는 조금 일찍 숙소를 나서기로 하고 짐을 챙겨 아침을 먹으러 갔어. 낮 12시부터는 매우 덥잖아? 그때 타이베이에 도착해서 찜통 속에서 통째로 삶아지며 숙소를 찾아 헤매느니 조금 일찍 가서 여유롭게 있자고 합의를 본 거지. 아침은 숙소에서 제공하는 토스트와 샐러드 그리고 커피에 두부탕 같은 거였어. 두부탕 맛이 어제 먹은 루로우면과 똑같아서 샐러드는 거의 안 먹고 두부탕만 먹었지 뭐야. 그렇게 아침을 먹고 밖을 나서니 아침부터 웃통 벗고 길거리에 앉아서 부채질하는 할아버지들이 하나 둘씩 보이더라. 그새 지우펀의 그 모든 풍경에 정이 들어서 “안녕히 계세요, 지우펀 할아버지들. 저희는 이제 타이베이로 떠납니다”라고 마음 속으로 인사를 하고 타이베이로 가는 광역버스에 오르는데 타이베이로 떠나기가 싫더라. 나 아무래도 지우펀이 꽤 마음에 들었나봐. 하핫. 광역버스와 지하철로 갈아타며 도착한 곳은 숙소가 있는 시먼딩이었어. ‘타이베이의 명동’이라 불릴 만큼 분위기가 정말 서울 명동과 흡사해서 깜짝 놀랐지 뭐야. 아니 나는 분명히 타이베이를 왔는데 왜 명동에 온 기분이 드는 거죠? 곳곳에 보이는 옷가게며 화장품가게 모두 명동 느낌이라 와 여기 뭐야 했다니까. 그렇게 시먼딩 거리를 걸어 숙소에 짐을 맡기고 본격적으로 타이베이를 즐기기 시작! 도착이 11시 정도였기 때문에 뭘 먹기는 애매한 시간이고, 날씨도 덥고 하니 망고빙수를 먹기로 했어. 한국에서도 망고빙수는 팔지만 원래 대만이 원조니 한 번 원조의 맛을 느껴봐야 하지 않겠어? 더운 나라라 그런지 도처에 널린 빙수가게 중에서 제일 맛있어 보이는 가게를 골라 망고빙수를 먹는데 와. 입에 들어가자마자 사르르 녹더라니까. 게다가 한국에 비하면 가격도 훨씬 싸니까 한국에서는 비싼 망고빙수가 여기서는 가성비템이었구나 싶어서 놀랍기도 했지. 이제 빙수로 입을 식혔으니 중정기념관을 가기로 하고 시먼역으로 향했지. 그런데 대만 지하철은 한국 지하철과 달리 휠체어 접근성이 매우 좋더라. 엘리베이터도 딱 눈에 띄는 데 있고, 엘리베이터와 승강장도 가까운데다가 전동차 내부도 전동휠체어 몇 대는 거뜬히 들어가겠다 싶을 정도로 좌석이 따닥따닥 붙어 있지가 않았어. 굴러라 구르님 유튜브에서 본 그대로라 역시 타이베이구나 했지. 게다가 가장 좋은 점은 뭔지 알아? 바로 지하철 승강장이 시원하다는 거야. 한국의 지하철 승강장은 더운 경우가 많은데 너무 시원해서 한동안 앉아있다 지하철을 탈 정도였다니까.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중정기념관은 대만의 국부라 추앙받는 장제스를 기념하기 위한 곳이야. 물론 장제스와 국민당이 대만에서 용서받지 못 할 짓을 저지른 건 맞아. 국민당은 1949년 이전부터 대만에서 살았던 본성인(내성인)들을 차별했고, 전매제도를 통해 그들의 생계를 위협했어. 그리고 장제스와 국민당은 끝내 본성인들의 항쟁이었던 2.28을 진압군을 동원해 유혈 진압했지. 그건 맞아. 학살극이었어. 게다가 40~50년의 세월을 언급조차 하지 못 하게 했으니 그 비통함과 원통함의 무게가 어떠했겠어. 아직도 통곡을 멈출 수 없고, 눈물을 거둘 수 없지 않겠어. 하지만 장제스의 업적이 있다면 그건 나름대로 존중할 수 있으려나 하는 그 마음으로 중정기념관을 갈 수밖에. 그래도 웅장한 건물들과 4층에 있는 장제스 동상 앞에서 매일 오후 1시에 열린다는 위병교대식을 보고 나니 역사의 아픔도 잠시 이걸 보려고 타이베이까지 왔구나 싶어서 가슴이 웅장해지더라. 이건 그 교대식 현장에 가서 직접 봐야 그때의 웅장함이 전해지는데 다음에 같이 가자 말할 수도 없고 아쉽다. 아쉬워. 30분 넘게 진행된 위병교대식을 보고 계단을 내려오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어. 바람도 제법 강한 게 이거 혹시 열대 지방의 스콜이라는 건가 싶더라. 친구는 옆에서 “타이베이 오후에 비 한 번 온다다니 진짜였네”라고 천하태평이더라. 그 비를 뚫고 용산사에 가야 하니 내 가방에서 3단 우산을 꺼내 쓰고 친구한테도 우산을 같이 쓰자고 했지. 그런데 친구가 하는 말이 뭐였는지 알아? “왜. 비오니까 오히려 시원하니 좋구만. 그리고 대만에서 이 정도 비는 비도 아니다.” 으으. 네 말대로 비오니까 오히려 시원한 건 맞는데 그래도 우산은 좀 쓰면 안 될까, 야옹? 아무튼 우산은 나 혼자 쓰기로 하고 중정기념관역으로 돌아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용산사로 향했지. 우리가 간 용산사는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야. 1738년에 푸젠성 출신 이주민들이 세운 사찰이지. 청나라 시절에 건립되어 한 번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57년에 다시 세워졌다고 하는데 규모가 장난이 아니더라. 절도 꽤 크고. 그만큼 입장로며 퇴장로 다 정해져 있고, 관람객들을 관리하는 직원들도 따로 있더라니까. 게다가 절에서 기념품까지 팔 정도니 말 다했지 뭐. 사람도 많아서 절 마당에 중국식으로 제사상을 차려놓고 절하고 기도하는 사람들부터 불공을 드리려는지 불상 앞마다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라 “여기까지 온 거 부처님 전에 향이나 올릴까” 싶었지만 끝내 향은 올리지 못 하고 나왔어. 아 나도 중화문화권에서 향 피우는 법은 잘 아는데 너무 아쉬워. 그래도 연못에 동전을 던지는 것으로 나름의 공양을 마치고 양쪽 손바닥을 마주쳐 손뼉을 한 번 친 다음 그대로 합장해서 머리 위로 올리고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고 나왔지. 시먼딩으로 돌아온 뒤에는 서서 먹는 곱창국수로 유명한 아종면선이라는 가게에 갔어. 젓가락을 쓰지 않고 숟가락으로 떠먹는 국수인데 친구나 나나 둘 다 맛있게 먹었지.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고수도 들어가 있어서 대만족! 곱창국수를 먹은 뒤에는 샤오롱바오와 완자탕을 먹으러 갔어. 소스는 간장소스와 칠리소스가 있는데 그냥 간장소스만 찍어먹기로 하고, 국물이 들어있는 뜨거운 만두를 숟가락으로 받쳐서 젓가락으로 꾹 눌러 국물을 뺀 다음 만두를 먼저 먹고 국물을 먹는 방식으로 샤오롱바오 한 판을 비우고 완자탕도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와서 좀 쉬기로 하고 침대에 누워 TV를 트는데 와. 대박. tvn이 나오네? 대만에서 한국 케이블 방송이 나오다니. 와아. 게다가 220볼트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도 있어서 미리 준비해간 멀티어댑터가 필요 없을 정도였고. 이럴 줄 알았으면 어댑터 괜히 샀나. 저녁이 될 때까지 숙소에서 쉬다가 타이베이의 게이바 거리에 가보기로 했어. 분명히 게이바 거리라고 했는데 노천카페 거리 같은 느낌이 났어. 게다가 여자가 가도 눈치 주는 게 전혀 없고 무엇보다 안주를 꼭 시켜야 한다는 게 없으니 맥주에 칵테일만 신나게 마시다 나올 수 있었지. 사실 나는 칵테일을 파는 카페 같이 안주를 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는 곳을 좋아해. 나는 돈이 없어서 밖에서 술 마시는 게 부담될 때가 많거든. 한국에는 왜 안주를 굳이 시키지 않아도 되는 술집이 얼마 없는 걸까? 그냥 술만 시켜도 되는 술집이 많다면 아무 때고 가서 부담없이 한 잔 하다 나올 수 있을텐데 말야. 아무튼 타이베이 게이바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 또 타이베이에 갈 일이 생긴다면 꼭 다시 가볼 생각이야. 가볍게 맥주나 마티니 한 잔 하며 담배 꺼내 물면 딱이니 말야. 아 오해는 마. 나 담배 진즉에 끊었어. 그래도 이따금 피우고 싶을 때가 있어서 참느라 죽을 맛이지만. 와아 애인이 들으면 또 잔소리하겠네. “내가 너 빨리 죽기 싫으면 담배 완전히 끊으랬지?”라고. 게이바 거리 다음으로 간 곳은 닝샤 야시장이라는 곳이었지. 대만은 더운 나라라 사람들이 주로 저녁 무렵부터 밖에 돌아다니다보니 야시장이 발달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스린 야시장은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닝샤 야시장에 가기로 했어. 야시장까지 갈 때는 밤이라 우버를 불러서 갔어. 야시장에 도착하니 국수 종류부터 동과차, 버블티, 꼬치, 튀김 등 온갖 먹거리들이 발길을 잡는데 츄릅. 하나 하나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제일 맛있어 보이는 것들 위주로 먹기로 했지. 그래서 뭘 먹었냐. 일단 친구가 산 선지꼬치를 하나 먹는데 그건 내 입맛에는 별로였어. 향신료가 안 뿌려져 있어서 밍숭맹숭하달까. 다음으로 내가 산 것은 닭봉구이 같은 거였는데 만다린어를 못 하니 별 수 있나. 닭봉과 닭꼬치, 닭껍질튀김인 지파이를 파는 나이 든 여사장님께 “마마(엄마)!” 하고 말을 걸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마마 이거” 했지. 사장님이 얘 만다린말 하나도 모르는 외국인인데 마마란 말만 아는 건가 하는 표정으로 가격표를 가리키고 영어로 “Spicy?”라고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바로 “응!” 하고 대답했지. 나는 “와. 이거 맛있다”라고 하면서 잘만 먹는데 친구는 하나 집어먹더니 “야 나 못 먹겠다. 너 다 먹어라”고 하는 바람에 한 봉지를 나 혼자 다 먹은 건 안 비밀. 다음에 먹은 건 친구가 산 통오징어튀김 같은 건데 친구가 “No spicy!” 하고 얘기해서 향신료를 빼고 마요네즈를 뿌렸는데도 대만 특유의 맛이 강해서인지 역시 나는 맛있게 먹고 친구는 거의 못 먹었지. 그렇게 오징어도 내가 다 먹었네. 쩝. 아쉬움을 뒤로 하고 시먼딩으로 돌아올 때는 우버가 잡히지 않아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아탔어. 친구의 출근 일정 때문에 바로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타이베이를 나 혼자 잠깐이나마 즐기기로 하고 시먼딩에 있는 돈키호테에 다녀오기로 했어. 일본 잡화점 브랜드인 돈키호테는 타이베이에 딱 두 군데 있는데 내가 간 곳은 시먼딩 지점이야. 창고와도 같은 매장 안은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으으. 물건이 정말 많더라. 눈이 뱅뱅 돌 지경 그 자체였지. 그래도 그 와중에 선물할 초콜릿이며 간식거리며 목에 붙이는 핫팩은 건졌지. 물론 애인한테 준 돈키호테에서 사온 간식은 애인네 동생들이 다 먹어버렸지만. 다음에 대만 다녀올 일 생기면 그때는 꼭 대만 위스키랑 과일 맥주 사다줄테니 너만 마시라고. 그렇게 돈키호테까지 다녀오고 다음날 아침이 대만에서 맞는 마지막 아침이었지.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또우장집인 용허또우장에서 아침을 포장하러 갔어. 또우장은 콩국 같은 건데 맛이 무척 달달해. 거기에 기름에 튀긴 길쭉한 빵인 요우티아오를 곁들여 먹는 거지. 또우장에 요우티아오, 거기에 오믈렛도 종류별로 두 개 포장하고 숙소로 돌아와 아침을 먹었어. 대만 사람들처럼 또우장을 빨대로 조금 빨아 마시다 요우티아오를 찢어 넣어서 함께 떠먹고, 오믈렛도 베어 먹는데 역시 대만 사람들은 아침 식사에 진심인 사람들이 맞더라. 아침부터 이렇게 맛있는 걸 먹다니 말야.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공항철도를 타고 쑹산공항으로 가는데 자꾸만 바깥 풍경이 눈에 밟혔어. 한동안은 다시 오지 못 할 거니까 더 마음에 담아둬야지 싶었고. 자 내 대만 여행기는 여기서 끝이야. 아쉽지만 이제 고민상담소에서 다시 보자고. 아 언젠가는 애인과 함께 가본 여행기로 또 다른 여행기를 쓸 수 있으면 좋겠네. 애인도 대만에 가고 싶어 하는데 나와는 여행 스타일이 달라서 여름에는 타이난을, 겨울에는 지우펀을 가고 싶다고 하거든. 그럼 이제 또 다른 여행기를 기약하며 다시 고민상담소에서 만나. 안녕!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지난 시간에 이어 대만 여행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대만 여행의 주의사항을 하나 알려주고 시작할게. 당신들도 알다시피 대만은 무척 더운 나라야. 겨울 평균 기온이 영상 20도니까 여름 날씨가 어떨지는 뭐 짐작이 가고도 남겠지. 맞아. 엄청 더워. 아니 글쎄 분명 실제 기온이 33도 정도인데 체감 온도가 47도라니 이거 말 다한 거 아냐? 또 섬나라라 엄청 습해. 그 습기가 한국 여름과는 게임이 안 돼요. 아휴. 그래서 혹시 주의사항이 여름에는 대만 가지 말라는 거냐고? 노놉! 그럴 리가. 원래 모든 여행지마다 계절에 따른 고유의 색이 있고 그것은 대만도 마찬가진데 내가 여름에 대만을 가지 말라고 그러겠어? 응. 가도 돼. 단 유언장 미리 써놓고 공증 받아두고 가. 여유가 더 있다면 유언장 내용 집행해줄 변호사도 미리 선임해놓고. 나야 무사히 살아 돌아왔지만 당신들은 어떨지 모르잖아? 사람 일이라는 게 대문 밖을 나서면 저승인 법이니 혹시 알아? 내가 살아 돌아온 거 보고 나 따라한다고 여름에 대만 갔다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돌아가실지. 아무튼 각설하고 크루즈 여행은 3박4일이었어. 도착 전날 멀미로 고생한 거 빼고는 별일 없이 기륭항에 도착해서 아침에 짐을 챙겨 맡기고 배에서의 마지막 아침 식사를 하고, 하선 설명회 및 환송회를 마치고 하선 후에 출국 절차를 마치면 끝. 물론 시간이 꽤 걸렸지만 그래도 크루즈로 입국하는 거라 입국 절차가 생각보다 까다롭지는 않아 다행이었지. 그래서 기륭항에 도착해서 본 대만의 첫인상은 어땠느냐고? 음... 아주 마음에 들었어. 그런 거 있잖아. 단박에 “아, 나 여기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 진짜 그랬다니까. 그렇게 대만의 첫인상을 접하고 거리로 나서니 당연히 엄청난 더위가 훅하고 온몸에 끼쳐왔지. 같이 간 친구가 역시 덥다고 말할 정도로 말야. 그 더위를 뚫는 것부터 시작이라 우선 은행에서 돈부터 뽑기로 했지. 아 그런데 이거 정말 총체적 난국인 거야. 알다시피 대만도 중화문화권이야. 중국 본토와 달리 번체자를 쓰지만 말은 똑같이 표준 중국어인 만다린어를 써. 나는 한자도 못 읽고, 만다린어도 모르는데 은행 ATM기에서 한자만 나오니 얼마나 멘붕이었겠어. 보다 못 한 현지인 아저씨가 뭐라고 설명을 해주시는데 전혀 못 알아듣겠고. 결국 친구가 “야 비켜봐”라며 대신 해줬지. 하 여기서부터 일진이 꼬일 걸 알아봤어야 했는데. 아 그전에 왜 돈을 뽑았냐고? 대만은 일본처럼 카드를 잘 안 써. 카드 결제가 되는 곳은 편의점과 다국적기업 체인 몇 군데 정도이고 나머지는 다 현금이야. 그러니까 대만 갈 거면 무조건 트래블월렛카드에 돈 여유롭게 충전해서 필요할 때마다 은행이나 편의점 ATM기에서 뽑아서 써. 알겠지? 숙소가 있는 지우펀은 기륭에서 버스로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어. 그런데 대만 시내버스는 더워. 더운 나라인데도 에어컨을 약하게 틀어서 버스 안도 한국과 달리 꽤 덥더라. 한국의 버스에만 익숙해서 타자마자 “아 시원해”라고 느끼게 될줄 알았던 나로서는 문화 충격이었지. 그렇게 40분을 달려 도착한 지우펀은 정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무대는 아닐까 싶을 정도로 중화문화권 특유의 양식으로 지어진 웅장한 전통 건물들이 보였어. 온천마을로 유명한 곳이고, 한국 사람들이 ‘예스 진지’라고 부를 정도로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라 낮에는 사람이 무척 많고, 저녁에는 사람이 다 빠지는 곳 답게 사람도 무척 많았어. 숙소에 짐을 맡기고 지우펀의 한 식당에서 루로우면을 먹는 것으로 대만 음식 먹기를 시작했어. 와 정말 맛있더라. 국물이 딱 내 입맛인 게 이거 매일 먹으라고 해도 먹을 수 있겠다 싶었지. 물론 낯선 곳에서의 적응이 어려운 내가 사장님이 영어로 말했음에도 못 알아들어서 친구를 멘붕시키고 친구는 그것 때문에 식당에 카메라를 놓고 온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었지만 말야. 나랑 친구가 가기로 한 곳은 풍등으로 유명한 핑시, 관광지로 유영한 스펀, 고양이 마을로 유명한 허우통인데 시간도 없고 힘들어서 스펀은 가지 않기로 하고 우선 버스를 타고 류이팡으로 향했어. 핑시, 스펀, 허우통 등은 류이팡에서 단선 철도로 이어지는 옛 광산마을들이니까. 우선은 종점인 핑시부터 가보기로 했는데 아뿔싸. 내가 기륭에서 산 대만의 티머니 이지카드가 망가져버렸지 뭐야. 당연히 이지카드가 안 되니 열차를 탈 수도 없고 결국 친구가 자기 카드로 승차권을 끊어줬는데 승차권을 낸다는 게 그만 카드 영수증을 갖다 내는 바람에 시간이 더 걸렸지 뭐야. 나 진짜 왜 그랬냐. 아무튼 도착한 핑시는 사방이 산이라 그런지 한국과는 다른 나무들을 볼 수 있었어. 곳곳에 있는 야자수가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 대만이라는 걸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었지. 한국의 산과는 다른 핑시의 산. 그리고 이미 폐광이 된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풍등을 날리는 관광객들. 그 모든 풍경들 하나 하나가 그립고 정겨운 느낌이 드는 건 왜였을까. 아무튼 철길과 골목을 따라 핑시의 풍경을 꼼꼼하게 마음 속에 담고 보니 다음 열차가 올 시간이 돼서 엄청 뛰었지만 열차를 놓쳤어. 결국 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지. 그동안 다시 핑시의 골목을 걸으며 내가 친구에게 한 말은 “야옹 밀크티 사줄까?”였어. 미안하기도 하고, 덥기도 하고, 여기까지 데려와준 게 고맙기도 한데 표현이 안 되니까 그냥 밀크티나 사주기로 한 거지만. 아 여기서 잠깐. 다들 버블 밀크티는 알지? 그거 원조가 대만이잖아. 대만에서는 쩐주나이차라고 부르고. 둘이 밀크티 가게에 가서 “쩐주나이차 투. 쒠탕”이라고 주문했는데 친구는 얼음을 빼고 나는 얼음을 적당히 넣었어. 쒠탕이 당도 100%인데도 한국만큼 달지가 않더라. 한국에서는 당도 50%만 되어도 꽤 달고. 한 75%쯤 되면 뭐가 이렇게 달아 싶어서 못 먹을 지경인데 여기서는 별로 안 달구나 싶어서 신기하기도 했지. 열차를 타고 도착한 허우통은 ‘고양이 마을’이라는 말 그대로 고양이 천국이었어. 마을 차원에서 고양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지어주고, 건강검진에 예방접종, 중성화까지 해가며 관리하는 곳이라 그런지 곳곳에 고양이 모양 조형물부터 역사 안에까지 들어와 떡하니 자리 차지하고 제집 안방마냥 드러누운 고양이까지. 여기저기 고양이를 사진에 담느라 바빴지. 역을 나오자마자 나무로 만든 고양이 숨숨집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가게에는 고양이 기념품이며 고양이들에게 줄 츄르를 팔고 있더라. 고양이들이 많이 나와주기를 바라며 츄르를 사서 들고 걷는데 아 냥이들아. 왜 츄르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거니? 사람이 지나가든 말든 낮잠 자고 자기 할 일 하느라 바쁜데다가 “이거 먹을래?” 츄르를 줘도 그냥 쌩까고 지나가더라. 사람을 겁내지 않는 건 좋은데 인간이 공물을 준비해온 성의를 생각해 맛이라도 좀 보시면 안 될까요? 그렇게 핑시와 허우통을 둘러보고 류이팡을 통해 다시 지우펀으로 돌아왔어. 나는 류이팡도 마음에 들더라. 사람도 별로 없고 뭔가 한국 시골 철도역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다음에 온다면 그때는 류이팡에서 며칠 머물러볼까 싶었을 정도로. 지우펀으로 돌아왔을 때는 저녁이라 확실히 사람이 별로 없더라. 알잖아.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이 극내향인의 시간인 거. 낮보다는 선선해진 지우펀 거리를 둘러보다 완자탕을 먹는데 내가 맑은 국물에 향신료를 팍팍 쳐서 먹으니까 친구는 혀를 내두르더라. 그리고 우유 치즈스틱을 사먹는데 이것도 맛있네? 역시 대만은 먹으러 간다더니 그 말이 맞지 뭐야. 숙소에서 술 한 잔 하기로 하고 편의점에 갔는데 호료요이며 롭스 감자칩이 종류가 정말 많더라. 파파야 밀크, 수박 우유 등 우유 종류도 다양하고. 밀크티, 녹차, 블랙티 등도 많아서 눈이 뱅뱅. 친구가 부탁한 향신료 간장에 절인 계란을 사고 대만 맥주에 블랙티를 사는데 카드를 잘 안 쓰는 곳이어서 그런지 편의점 직원이 카드를 받자마자 당황하더라. 결국 사장님이 직접 결제하는데 표정이 “얘 외국인인가?” 그런 느낌인데 그래도 그새 익힌 “쉐 쉐”라는 말로 인사를 하고 나왔어. 계란 숫자를 잘 못 세는 직원에게 “산!” 하고 이야기하니 약간의 자신감은 붙었지. 자 대만 도착 첫날의 이야기는 이걸로 끝. 그래서 그 향신료 간장에 절인 계란은 맛이 어땠냐고? 나는 너무 맛있어서 감탄사를 연발했고 막상 그걸 사오라고 한 친구는 한 개 먹고 못 먹겠다고 했지. 확실히 대만은 향신료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면 식도락의 천국은 맞는 듯. 그럼 나는 대만에서의 둘째날 타이베이 여행기로 돌아올게. 안녕!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이번 시간부터 한 3화 동안은 고민상담이 올라오지 않을 거라는 걸 미리 밝혀둘게. 내가 그동안 안 좋은 일을 많이 겪어서 회복이 필요하기도 했고 또 친구가 크루즈여행이 싼 값에 나왔다고 같이 가자고 해서 대만에 다녀오느라 당신들의 고민을 들어줄 여유가 없었거든. 대신 고민상담소의 원래 취지를 생각해서 마침 휴가철이니 내 여행기를 통해 어떤 여행을 왜 추천하고 싶지 않은지 이야기하려고 해. 더구나 나는 극내향인에 의사도 눈치 못 챌 정도로 잘 숨기고 사는 고기능 ADHD라 나처럼 내향인 ADHD인 사람들이 있다면 내 여행기를 통해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도 있고. 자 그럼 여행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말했다시피 내가 다녀온 곳은 대만이야. 정확히는 대만의 북쪽인 타이베이 근교지. 친구가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3박4일 대만 크루즈가 무척 싼 값에 나왔는데 2인부터 된다며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같이 가자고 하기에 나도 이 기회에 한 번 가보자 싶어 오케이 했지. 해외에 나가는 것은 생전 처음이라 여권, 트래블월렛 카드 등등 발급받아야 할 게 너무 많더라. 으아악. 다행히 대만은 90일 정도는 무비자로 있을 수 있어서 관광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지 뭐야. 하아 거기에 내가 평소에 쓰던 영문 이름이 여권에는 쓸 수 없는 이름이라고 해서 철자를 변경하고. 아 준비과정은 여기까지만 하련다. 아무튼 당신들은 여권 미리 발급받아놔. 지금 당장은 쓸 데가 없을지 몰라도 나처럼 꼭 필요할 때 우왕좌왕하느니 미리 발급받아놓는 게 나아. 그리고 요새 세상에 여권없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안 그래? 각설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크루즈 여행 이야기를 해보지. 나는 개인적으로 크루즈 여행은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아. 그래 바다 위의 호텔은 맞지. 레스토랑, 뷔페, 클럽, 바, 카페, 수영장, 스파, 헬스장, 조깅 트랙, 대극장, 카지노 등등 온갖 편의시설 및 오락시설에 면세점까지 있을 정도니 바다 위에 떠다니는 호텔 맞지 뭐. 크루즈터미널이라고 카페리호 등과 달리 탑승구까지 있는 전용 터미널에서 크고 멋진 배를 타고 해외로 나간다는 것도 설레고 말야. 아니 진짜 출국 절차 마치고 배에 타서 객실로 들어가서 침대에 딱 눕는 그 순간까지는 무척 설렌다? 언제 출발하나 싶어서 막 두근두근하고. 그런데 설렘은 딱 거기까지야. 나는 피곤해죽겠는데 쉴틈이 없다니까? 모든 승객이 참여해야 하는 선상대피훈련은 당연히 가야지. 대문 밖이 저승길인 게 사람 일인데 먼 바다로 나가는 여행길에 뭔 일 터질지 알고 대피훈련을 안 받겠어. 도대체 무슨 깡으로. 아무튼 그게 끝나면 선사에서 하는 설명회가 시작되는데 여기까지가 첫날의 공식 일정이야. 이걸 듣는 것이 좋으니 피곤한데 잠도 못 자고 듣는다고. 으아악. 아 제발 나 잠 좀 자면 안 될깝쇼? 더구나 내가 탄 배는 코스타세레나호라고 하는 지하층에서 지상 11층까지 있는 배였는데 이거 진짜 길이 미로가 따로 없는 거야. 말했다시피 나는 ADHD이고 ADHD들은 당연히 길치일 확률이 높아. 맞아. 나도 길치야. 길을 못 찾는 건 둘째 치고 지도를 못 읽는다고. 내게는 카카오맵도, 구글 지도도 다 대중교통 노선 확인하는 것 외에는 무소용일 정도인데 선사에서 승객들에게 나눠준 안내도를 본다 한들 길을 찾을 수 있을까? 노놉! 절대 아니지. 애초에 뇌의 문제인 걸 난들 어쩌란 말입니까. 이건 태생적인 거고 아동 ADHD를 제때 치료하지 못 한 덕분에 성인 ADHD로 그대로 남아 나를 괴롭히고 있는 건데 난들 어쩌란 말야. 내가 예수야? 한 번 죽었다 깨어나 볼까? 죽었다 깨어나면 이놈의 ADHD가 고쳐지나 안 고쳐지나 어디 한 번 보자. 어? 아무튼 내가 ADHD라고 누누이 이야기했는데도 같이 간 친구라는 놈은 계속 나보고 바보라느니, 돼지라느니, 할줄 아는 게 뭐냐느니. 그러는데 나는 ADHD라고. 내가 몇 번을 얘기하냐악! 음. 그러고 보니 내가 크루즈를 너무 나쁘게 써놨나? 좋은 점도 있어. 생전 접해 볼 일이 없을 고급 문화를 접해볼 수 있다는 거야. 당신들이나 나나 평생 동안 살면서 턱시도나 이브닝드레스 같은 멋진 옷을 입고 정찬회장에 앉아서 학교에서 배운 테이블 매너대로 무릎 위에 냅킨을 펼쳐놓고 포크와 나이프를 바깥쪽에서부터 종류별로 써볼 일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없을지도 몰라. 전에 호텔 연회장이며 주방에서 알바할 때 나는 언제 포크, 나이프 종류별로 써보나 했는데 그 목표 하나는 이룬 거지 뭐. 아쉬운 건 나는 이브닝드레스나 칵테일드레스 같은 것도 없고 정장원피스도 없어서 그냥 랩원피스를 입고 갔다는 거야. 으으. 이럴 줄 알았으면 드레스 한 번 장만해두는 건데 말야. 당신들도 꼭 정장이나 턱시도, 드레스 같은 건 장만해둬. 언제 입게 될지 몰라. 평생 입을 일 없을 거라고 여겨져서 옷장 속에 쳐박아두는 한이 있더라도 꼭 장만해둬.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입게 될 테니까. 뭐 한국인들이야 크루즈 정찬회에서도 정장이나 드레스 안 입고 평상복 그대로 입고 가고 심지어 반바지에 슬리퍼 끌고 가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찬의 기본 예의는 갖춰야 하지 않겠어? 그런 자리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채우는 것이고,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고, 음식에 담긴 문화와 이야기를 음미하는 것이니만큼 그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하지 않겠냐 이 말이지. 그 외에도 고급스러운 바에 앉아서 공연을 보며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지. 언제 그렇게 멋진 공연을 보며 맥주를 마시는 호사를 다 누려보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루즈여행을 추천하지 않는 건 내가 극내향인이고 ADHD이기 때문이야. 나는 새로운 환경에 처하게 되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고, 낯선 사람이 내게 말을 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만큼 낯선 환경이나 사람에 대한 경계도가 매우 높다는 뜻이지. 그러니 한국어가 통하지 않아 영어나 이탈리아어로 소통해야 하는 이탈리아 선적의 크루즈 안에서 내가 느꼈을 혼란이 어떤 것이었을지 짐작이 가지 않아? 외향인인 친구는 스스럼없이 소통이 가능한데 나는 그럴 수가 없는 사람이니 말을 하지 않게 되고, 친구는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 하고. 하 게다가 자꾸 직원들이 인사를 건네는데 제발 말 좀 안 거시면 안 될까요? 내가 직원들을 무시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기분이 드러워서 인사를 받지 않는 것도 아니라 그냥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기 때문에 대화를 이어나가기가 어려운 것뿐이라 그저 고개만 숙여서 답례를 하는 정도라고. 그런데 친구는 인사를 안 받아준다고 뭐라고 하고. 하아 진짜 크루즈가 극내향인에게 지옥 맞아. ADHD에게도 여러모로 지옥 맞고. 거기에 친구는 매일 배달되는 선상 신문을 보면서 프로그램을 가자고 하는데 나는 그냥 사람들하고 어울리지 않고 조용히 쉬는 걸 좋아한단 말야. 그저 책이나 읽고 잠이나 자면서 쉬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 극내향인에게 얼마나 괴로웠겠어. 가장 큰 문제는 나는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쓰는 것이 안 돼.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쓰는 것이 엄청난 노력을 요하는 일이라 유튜브 영상도 긴 건 잘 못 본다고. 그래서 영상보다 활자가 편한 거고. 그런데 친구가 같이 애니매이션 영화를 보자고 계속 불러서 나로서는 좀 환장할 노릇이었지. 뭐 그렇게 해서 본 대만 드라마 ‘상견니’는 재미있었지만. 쩝. 이건 뭐 외향인 친구와 여행가지 말라는 게 되었네. 아, 하나 더. 몇날며칠 배에만 있는 거 그거 정말 갑갑하다? 아무리 배 안에 좋은 곳이 많으면 뭐하냐. 갑판에 올라가보면 보이는 건 망망대해요. 나는 이 배 말고는 아무데도 갈 수가 없는데. 그거 정말 갑갑한 기분이라니까. 하아. 아무튼 이런 많은 이유들 때문에 크루즈여행은 비추야. 뭐 그래도 가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을게. 다만 외향인과 내향인이 같이 가는 건 좀 피해주라. 그거 내향인들에게는 정말 죽을 맛이거든. 또 ADHD에게도 크루즈는 죽을 맛이니 만약 ADHD 있는 사람과 같이 여행가려면 크루즈는 반드시 피하고. 알았지?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당신을 위한 노래 하나 들려줄게. 혹시 이런 노래 알아?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허야아 북망산이 어드매요 어허야아” 이게 가사가 정확히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상여소리라고 죽은 사람을 상여에 싣고 장지로 갈 때 부르는 노래지. 남자는 태어나 한 번 가마를 타고, 여자는 태어나 두 번 가마를 탄다는 말처럼 여러 명이 가마처럼 생긴 상여를 매고 가면서 만장이라는 걸 들고 따라가는 행렬. 아마 한 번도 본 적 없을 거야. 축하해. 그 행렬의 주인공이 당신이 되게 생긴 거 말야. 지금 남자친구랑 300일 되어 가고 있는 여자입니다. 근데 남자친구가 욱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남친을 많이 안 좋게 보더라구요. 정말 벽이라고 할 정도로요. 그리고 다퉜을 때 톡 안 보면 기본 20통 이상 넘게 보내구요. 뭐 이해를 못 한다고 저한테 소통이 안된다 등등. 그런 소리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나중에 사과를 하더라구요. 이 연애 오래 갈 수 있을까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4월11일>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 그런데 사실이야. 당신 데이트 폭력 끝에 살해까지 당한 여자들이 평소에 자기 남친에 대해 뭐라고 하고 다녔는지 알아? “그 사람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야.”, “욱하는 데가 있어서 그렇지 평소에는 정말 사람 좋아.” 그래. 그 말처럼 평소에는 사람이 좋아. 데이트 폭력범들 평소에는 순둥이도 그런 순둥이가 없어. 그런데 문제는 그거잖아.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 해당하는 여자친구 앞에서는 무슨 김일성이라도 되는 것마냥 독재자로 돌변하고. 그러다가 자기 마음에 조금이라도 안 들면 처음에는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다가 나중에는 물건을 집어던지고. 거기서 더 나가면 때리기 시작하고. 끝내는 죽여버리지. 나보다 약한데, 내 건데, 나보다 약한 내 거. 내가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당연한 거 아니냐. 당연한 일을 하는데 뭔 상관이냐. 그런 심사로 이런 짓들을 너무 당연하게 저지른다고. 남자친구가 평소에 욱한다고 했지? 그것도 주위 사람들이 남친 보고 벽이라고 할 정도로. 그건 달리 말하자면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도 당신 남친은 “저 새끼 인간적으로 진짜 아닌데 왜 만나지”라고 싶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사람인거야. 생각해봐. 지금도 당신과 싸우면 당신이 말 안 듣는다고 카톡을 계속 보내고 모든 다툼의 원인을 당신 탓으로 돌리는데 이게 카톡으로만 끝날까? 직접 언성을 높이고 욕을 하다가 물건을 집어던지고 당신을 때리다 끝내는 죽이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는데? 아 물론 지금 당신은 우리 자기는 안 그래라고 하며 망상에 젖어서 행복해하시겠지. 왜냐. 그러고 나면 미안하다고 숙이고 들어오니까. 그런데 그 미안하다는 말이 진짜일까? 미안한줄 알면 애초에 미안할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될 텐데 굳이 미안할 일을 계속 만들면서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는 게 무슨 사과야? 그딴 건 사과가 아냐. 그냥 ‘미안하다’ 이 한 마디면 당신이 화 풀고 헤헤거릴 거 아니까 쉽게 보고 툭 던지는 거야. 뭐 다른 목적도 있겠지. 그렇게 미안하다는 말이 계속 되면 당하는 쪽에서 “그래. 우리 자기가 실수한 걸 거야. 우리 자기가 그럴 리가 없지”라고 하며 이 상황을 합리화하게 되어 있거든. 그래서 떠날 수 있을 때 떠나지 못 하다가 끝내는 죽고 마는 거고.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는 당신도 알텐데. 맞아. 그게 바로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이야. 한 마디로 말해 당신은 지금 남친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어. 모든 다툼과 폭력의 원인을 당신 탓으로 돌리고 자기가 당신에게 무슨 짓을 하든 당신이 바보처럼 당하고 있도록 아주 교묘하게 조종하고 있다고. 지금 이대로 계속 가잖아? 남친이 아무리 폭력적으로 대해도 아무런 말조차 하지 못 하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주위 사람들도 당신을 떠난 상태겠지. 왜냐 아무리 말을 해줘도 들어쳐먹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한테 말하는 것도 지치는 일이거든. 그런 주제에 징징대기는 오지게 징징대는데 그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 줄 알아? 그 짜증을 감당하지 못 해 주위 사람들이 떠나면 당신은 더욱더 남친에게 의존하며 동반 의존상태가 될 거고 말야. 그때가 되면 이미 늦어버리는 거지 뭐. 정말 그 꼴 나는 게 소원이야? 뭐 자기 팔자를 스스로 꼬는 여자를 못 막는다고 당신이 그렇게 되는 게 소원이라면 더는 말리지 않을게. 단 지금까지처럼 할 거면 이딴 글 올리지도 말고 주위 사람들에게 징징대지도 마. 모든 건 당신이 자초한 거니까. 알아들어?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가장 흔하디 흔한 사연이네.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하자면 당신 사연 너무 흔한 사연이라고. 아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거야. 상담을 해달라고 했더니 고민 상담한다는 사람이 당신 사연은 너무 흔해 빠진 사연이라고 지껄이고 앉아있으니 얼마나 황당하겠어. 그런데 사실이야. 결혼 안 한 처녀 총각이랑 법적으로 임자 있는 유부남녀가 바람나는 거? 너무 흔해서 이제는 식상할 지경이지. 그런 사연을 매번 접하는 나조차도 “아 또야?” 할 정도로 말이지. 뭐 애초에 일부일처제 결혼이라는 거 자체가 인간의 본성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지만 그건 논외로 치고 상담을 시작하도록 하지. 내 여친은 20대 중반이고 국내 삼성 계열 자동차 베터리 만드는 회사 연구소 다녀. 근데 생산 기술쪽(잘 모르는데) 책임급 유부남이랑 불륜 사이인 걸 알게 됐어. 유부남은 40대 후반이고 키 작고 그런가봐. 울산 헝가리 출장도 많은 듯? 여친 일하는 거 많이 도와주고 허드렛일 해주고 그래서 둘이 친한줄 알았는데 회사에서도 몰래 만나고 출장 가서도 같이 지내는 걸 알아버렸어(완전 섹파 수준임). 둘 다 회사 잘 다니고 나는 여친이랑 헤어짐. 그 유부남은 아무런 피해 없이 잘 지내는 거 같은데 화나.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4월12일> 자 그러니까 요점을 요약하자면 대기업에 다니던 여친이 유부남인 직장상사와 불륜관계가 됐고, 당신은 그걸 알고 나서 여친과 헤어져서 감정적으로 힘든데 여친과 그 직장상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 마냥 회사만 잘 다니고 있으니 너무 화도 나고 약도 올라서 복수를 해주고 싶다는 거 아냐. 무슨 소리인지는 잘 알겠는데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지. 당신 너무 유치한 거 아니야? 당신도 잘 알 거 아냐.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헤어진 마당에 둘의 관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게 웃긴 일이라는 것은 그 다 큰 성인이니 잘 알테고. 무엇보다 두 사람의 불륜 증거를 회사 인사 담당 부서나 직장상사의 배우자에게 보낸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 두 사람이 직장에서 징계를 받는다 해서 뭐가 달라져? 직장상사가 부인과 이혼하고 전여친은 그 부인에게 머리채 잡히고 쌍욕 먹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져? 두 사람이 내연관계가 된 사실도, 당신이 당신과의 연애 계약을 파기한 여친과 헤어진 사실도 달라지지 않아. 그저 복수랍시고 모든 증거들을 당신이 직접 보고 모으고 확인하느라 시간과 비용을 쓰게 될 뿐이지. 또 그러다 화가 더 나서 홧병으로 뒷목 잡고 쓰러질지도 모를 일이고. 무엇보다 여친이나 직장상사가 당신을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어찌하려고 그러지? 사실을 적시한다 해도 현행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될텐데 괜히 당신만 경찰서 불려다니느라 피곤해질 거 아냐. 나도 경찰서를 다녀온 적이 있어서 아는데 가서 조사받는 것 자체가 심리적 고문이야. 경찰 입장에서는 범인 하나 생길 때마다 실적 늘어나는 거니까 어떻게든 혐의 사실을 본인 입으로 인정하게 하려고 할 거거든. 그런 위험성을 피해서 상대의 외도를 토스해주는 건 뭐 쉬운 일인줄 알아? 아니지. 당신이 회사 인사 담당 부서나 그 직장상사의 배우자에게 사실을 적시한 증거를 보내서 명예를 훼손했다는 물증이 있으면 오히려 거짓말한다고 조서가 더 불리하게 작성되겠지. 솔직히 말해. 당신 그냥 전여친 인생 조지고 싶어서 안달 난 것 같은데 그러다 당신 인생이 꼬일 수가 있어. 당신 어른이야. 민형사상 행위 능력이 있는 성인이라고. 그러니 법적으로 엮이면 미성년자일 때와는 달리 골치가 아파져. 벌금을 내든 뭘 하든 당신이 다 감당해야 하니 밀이야. 그런데 그저 지금 화난다고 당신에게 손해만 됐으면 됐지. 아무런 득도 없는 행동을 하려고 해?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작태인지도 모르겠고 애초에 연애 계약이 파기되어 관계가 끝났으면 그걸로 끝이지. 굳이 이런 글까지 올려가며 복수하고 싶다고 떠들어대는지 나는 전혀 이해를 못 하겠어. 무엇보다 앞일을 전혀 생각 안 하고 이런다는 것 자체가 나는 이해를 못 하겠다고. 나는 언제까지나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사는 사람이라 지금 당신 사연에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라고. 알아? 나이를 그만큼 먹었으면 앞일을 걱정할 줄도 알아야지. 아휴. 됐다. 말을 말자. 내가 온갖 사람들 다 겪어보니 바보는 죽어도 바보고, 자기 인생 스스로 꼬이게 할 놈은 곧 죽어도 자기 무덤을 파고 앉아있더라. 당신 같은 바보한테 해줄 말은 더 이상 없으니 복수를 하든 말든 마음대로 해. 단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그건 잘 생각해서 결정하고. 알아 들어? 그럼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 나는 여행을 가기 전에 상담 1건을 더 해야 해서 이만 총총.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죽을 일도 쌔고 쌨다. 정말 죽는 게 소원이면 이딴 글 올릴 시간에 콱 혀를 깨물거나 치마라도 뒤집어쓰고 개천에 뛰어들 일이지 글은 왜 올리고 있다냐?” 흠... 뭔지 알겠어? 이게 바로 내가 당신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야. 이거 알아? 진짜로 죽고 싶은 사람은 죽겠다고 한 마디도 안 해. 그냥 조용히 죽어버리지.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자. 죽고 싶다고 글을 올리든 말로 하든 그 말이 나오는 순간부터 누군가는 죽지 말라고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어떻게든 그 사람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할텐데 그럼 자살에 성공할 확률이 현저히 낮아지는 거잖아. 그런데 어떤 바보가 진심으로 죽고 싶은데 죽겠다는 소리를 할까. 이건 내가 자살 기도로 병원에 간 게 두 번이나 돼서 잘 알아. 현재 정신과 약을 먹고 있는 것도 두 번째 자살 기도 이후부터 먹고 있는 거니 말이야. 진짜 너무 답답하고 부모님 심지어 친구들한테까지 말하지 못 해 정신병 걸릴 거 같아요. 최근 면역력이 약해졌는지 질염에 걸린 것 같아 산부인과를 찾았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저에게 성 경험이 있냐? 자궁경부암 검사는 받아봤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마지막 성 경험은 한 달 전 헤어진 전남자친구와 한 것이고, 성관계 파트너는 전남자친구와 전전남자친구 이렇게 2명이 다예요. 그런데 의사 선생님께서 성관계가 한 번이라도 있으면 세균검사와 HPV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고, 온 김에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비정상적으로 질 분비물이 많으면 단순 질염 보다는 다른 이유일 수도 있다고 해서. 겁이 나서 HPV 검사랑 STD 검사(세균 검사) 이렇게 두 종류를 했어요. STD 검사에서는 클라미디아가, HPV는 고위험군 바이러스가 세 종류나 양성이 나왔네요. 진짜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혀 깨물고 죽고 싶었어요. 문란한 성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혹시나 몰라서 해본 검사로 이런 결과가 나올지 예상도 못 했어요. 클라미디아는 2주 동안 항생제 먹으면 완치가 된다고는 하지만 HPV 바이러스는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약으로 치료도 못 한다고 하네요. 저는 진짜 어쩌면 좋죠? 일주일 동안 밤에 혼자 조용히 울기만 하네요. 진짜 누구한테서 이런 병을 얻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저한테 이런 병을 준 사람이 너무 밉고 계속 밤에 고통만 받고 있어요. 이러다 정신병에 걸리는 거 아닐까요? HPV 바이러스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 정말 없어지지 않는 걸까요? 저는 이제부터 6개월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으면서 언제 어떻게 암으로 발전할지 모르는 이 바이러스들을 가지고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되는 걸까요? 진짜 죽어버리고 싶고 부모님과 제 자신한테 너무 미안하네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18년 7월28일> 무엇보다 고작 HPV 바이러스(인체유두종바이러스) 감염된 일로 혀 깨물고 죽겠다고? 그렇게 따지자면 이 세상에 살아있을 여자가 얼마나 있을 것 같아? 그거 몰랐지? 요즘 HPV 감염은 매우 흔한 일이야. 알고 있다시피 그 바이러스가 성 경험이 있으면 있을수록 감염 확률이 올라가는 바이러스인데 요즘은 첫 성 경험 연령이 평균적으로 낮아지다 보니 20대 초반이라고 해도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을 정도지.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도 만 20세 이상 여성들을 상대로 무료 자궁경부암 검진을 실시하고 있는 거고. 그런데 당신 논리대로 따지자면 그렇게 검진받아서 자궁경부 비정형세포나 이형성증이나 자궁경부암이 발견된 여성들은 다 혀 깨물고 죽어야 한다는 건데. 정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이거 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공감하는 척이라도 해줄텐데 내가 고민 상담이고 뭐고 간에 당신 같은 사람한테는 도저히 공감이라는 걸 못 해먹겠어서 욕 밖에 안 나오니 이해 좀 해라. 어? 뭐? 네 감정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원한다면 애초에 글을 올릴 게 아니라 오은영 박사를 찾아가야 하는 게 맞을테니 번지수 잘못 찾은 네 탓이나 하면서 내 나머지 얘기나 듣고 있으렴. 우선 지금 중요한 건 누가 너한테 HPV 바이러스를 옮겼느냐가 아니야. 전전남친이든 전남친이든 그 사람이 너한테 성병을 옮겼다는 확증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리고 법적 절차에 따른 시간적, 물리적, 경제적, 정서적 손해를 모두 감당할 수 있다면 상해죄로 고소를 하는 것도 권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 너는 둘 중 어느 것도 아니잖아. 이런 상태에서 법적 대응을 해봐야 오히려 너만 역으로 당할 것은 자명한 일. 그러니 누구 탓으로 돌리는 건 집어치우고 네 병을 일찍 알게 된 것에 대해 오히려 감사하기나 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 그런데 사실이야. 너 이거 감사해야 할 일 맞아. 어떤 병이든 빨리 발견해서 적절한 때에 치료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한 번도 안 아팠던 사람보다 오히려 건강하게 살 수 있어. 더구나 요즘은 의학 기술이 좋아서 초기에 발견해서 진료하면 저 사람 언제 아팠나 싶을 정도라니까. 지금 당장 왜 내가 이런 병에 걸렸나 싶겠지만 이거 전화위복 맞아. 만약에 정말로 자궁경부 이형성증이 꽤 진행된 상태거나 자궁경부암인 상태에서 발견됐다면 너도 치료받느라 고생이고, 돈도 엄청 깨졌을 거야. 당연히 현재 대학생인 네가 그 돈을 댈 수 없으니 너희 부모님이 그 돈을 대느라 등골이 빠졌을테고. 그런데 지금부터 꾸준히 관찰하면서 관리하면 진행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는데 이 얼마나 다행인 일이야. 또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자궁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면서 자궁 건강을 해치는 흡연 등의 습관은 피할테니 무척 잘된 일인 거지. 여기까지 들으니 무슨 소리인가 싶지? 그런데 내 경험상 어쩔 수 없는 일은 오히려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그 다음 대책을 생각하는 게 낫더라. 이미 벌어진 일은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데 그거 가지고 계속 가슴만 쳐봤자 뭐해. 해결책이 뚝딱 하고 나와? 아니잖아. 오히려 더 안 좋아지지. 자 그런 의미에서 해결책이라면 해결책일 것도 하나 알려줄게. 너 이렇게 된 이상 보험은 꼭 들어. 암보험이랑 실비는 요즘 세상에 필수로 들어야 해. 요즘 3명 중 1명이 암인데 만약에 진짜로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했을 때 보험도 없으면 어떻게 치료할래? 그러니까 자궁경부암 등등에도 진단비, 수술비, 입원비, 생활비와 같은 것들이 지원되는지 약관 꼼꼼히 따져보고 좋은 걸로 가입해. 당장 보험료가 아까워도 네 상태는 의학적으로는 언제 자궁경부암 생겨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니까. 무조건 암보험은 좋은 걸로 들고 있어야 해. 그리고 실비도 필수인 게 요즘 병원 가잖아. 비급여 진료할 때 의사가 먼저 실비 있는지 물어봐. 비급여 진료는 실비보험으로 청구하면 그 돈이 나오니까 부딤 없이 받을 수 있거든. 더구나 산부인과는 아직까지 비급여 진료가 많아. 자궁경부암 검진만 해도 국가 검진 대상인 연도에 한 번 받는 게 아니면 비급여인데 말 다했지 뭐. 너도 앞으로 산부인과 주기적으로 갈테니 실비를 들고 좀 써먹으라고. 뭐 내가 보험설계사가 아니니 자세한 건 나도 모르겠지만 나도 보험은 가입돼 있어. 아무리 저승길이 멀다고 해도 대문 밖에 저승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는 게 사람 인생이야. 그래도 저승길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알 수 있게 되었다면 어떻게든 피해야 하지 않겠어? 그러니 주기적으로 관찰하면서 관리하고 담배는 절대 피우지 말고 또 자궁쪽 종양을 더 자라게 할 수도 있으니 홍삼이나 석류즙 등도 함부로 먹지 말고. 미리 미리 보험 들어서 혹시나 암으로 발전했을 때를 대비하고. 알겠어?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니까 여기까지 할게. 그럼 또 혀 깨물고 죽는다니 어쩐다니 육갑 떨지 말고 관리 잘 하길 바라며 안녕.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한 마디만 하고 시작할게. “아이고. 씨발. 지랄하고 자빠졌네.” 솔직히 지금 당황했지? 당신 딴에는 기껏 용기를 내서 상담을 받으려는 마음을 먹었던 건데 고민 상담을 해준다는 사람이 다찌고짜 쌍욕부터 박고 시작하니 말이야. 그런데 이걸 어쩌나. 내 보기에는 지랄도 이런 지랄이 없거든. 저는 20살 여대생입니다. 본론부터 말하면 제가 술만 마시면 감정 조절이 잘 안 돼요. 남자친구가 여자랑 대화만 해도 화가 나서 엄청 세게 때리고.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맞고 자랐고 또 바람도 자주 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화가 나요. 정신과를 다녀야 하는 건지 남자친구가 여자랑 대화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오르고 화를 내게 돼요. 근데 거기서 술까지 마시면 남자친구를 때리게 돼서 마음이 안 좋아요. 진짜 너무 속상하고 답답하고 남자친구한테 미안해 죽겠어요. 근데 이것도 잠시 뿐이지 화나면 컨트롤이 안 되니 속상합니다.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0년 8월2일> 일단 굳이 상담을 해보자면 당신 주폭 맞아. 술만 먹으면 천하에 둘도 없는 개가 되어가지고 사람 패는 거. 그게 주폭이고, 알콜 중독이지 뭐야. 그런데 거기다 대고 남자친구가 여자랑 대화만 해도 화가 난다고 정당화를 하니 그게 나한테 어떻게 보이겠어. 그냥 남자친구가 당신 눈에는 졸로 보여서 패기 좋은 대상인데 어디서 때릴 건수라고 핑계 댈 거 하나 물어온 걸로밖에 보이지 않겠어? 뭐 욕 그만하고 정리해서 말하기 시작하자면 당신은 술을 먹어서 개가 되는 게 아냐. 그냥 원래부터 개 같은 인간, 아니 개만도 못 한 인간에 불과한 인간 쓰레기인 거지. 원래부터가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고 그걸 자기보다 약한 대상에게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게 당신이리는 인간 자체라고. 알아? 그런데 이걸 어쩌나. 맨정신에 그딴 짓거리를 하면 공개적으로 쓰레기가 되어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건 나중 일이고 당장 폭행 현행범으로 경찰에 연행될지도 모를 일이지. 더구나 맨정신에 그런 거니까 참작해줄 여지도 없고 말이야. 그걸 다 알고 있으니 철저히 계산하고 또 계산해서 술기운을 빌려 자기보다 만만한 사람에게 폭력성을 분출하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당신 같은 인간들 상대해본 게 한두 번이 아닌 내가? 다 됐고 당신에게는 상담이랄 게 필요 없어. 아버지가 바람피운 거? 아버지가 폭력적이었던 거? 그것 때문에 남자를 다 못 믿겠다고? 아버지가 한 짓거리 똑같이 배워서 사람 패는 거라고? 하 당신 이제 성인이야. 부모 때문에 상처받아서 어쩌고저쩌고 할 나이는 진작 지난 거라고. 성인이면 성인답게 부모 핑계 대지 말고 자기가 한 일이 어떤 건지 정확히 알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질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어디다 대고 아버지 핑계나 대고 있는 건지. 와 세상에 아무리 요새 개나 소나 다 가는 데가 대학이라지만 이런 사람이 대학생이라니 어이가 없다 못 해 웃음만 나올 지경이다.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자고. 그래서 그 바람피우고 폭력적이었던 아버지가 당신더러 남자친구를 의심하라고 했어? 남자친구를 때리라고 햇어? 술 쳐먹고 개새끼 되어가지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폭력성 분출하라고 했어? 결국 다 당신 스스로 선택한 일이야. 아버지의 폭력성을 답습한 것도 아버지를 핑계로 사람을 의심하는 것도 다 당신 스스로 그 엿 같은 인간성의 대물림을 끊어내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당신 아버지 싫어하잖아. 아버지의 폭력성 닮기 싫잖아. 아버지 때문에 남자친구까지 의심하며 살고 싶지는 않잖아. 남자친구한테 미안해하면서도 술만 쳐먹으면 남자친구가 자기보다 약하니까(주도권이 여친한테 있으니까) 폭력성을 분출하는 거 이제 그만하고 싶잖아. 그런데 그러면 뭐해. 나는 술만 먹으면 이런다며 모든 문제의 원인을 술로 돌리고 스스로 나아질 생각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어. 정신과라도 가야 할 것 같다고? 미안하지만 스스로가 나아질 생각이 없으면 정신과 백날 가봐야 무소용이야. 몇 번이고 입원을 해도 정신과약 농도 제일 센 걸로 때려부어도 절대 안 나아져. 이건 내가 양극형 우울장애로 정신과약 먹은 지가 햇수로 8년째라 장담할 수 있어. 나도 지금까지 이대로 이 모양 이 따위로 살다가 죽고 싶지 않아서 악착 같이 노력해서 나아진 게 이 정도니까 말야. 그러니까 당신도 정신과를 가든 남자친구를 이제 그만 놓아주든 아니면 술부터 싹 끊든 그 전에 당신 스스로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고 나아질 생각을 해. 그게 지금 내가 당신한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충고야.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와! 요즘 이런 인간들이 왜 이리 많냐? 아니 무슨 세상이 쓰레기장이 되어가는 건지 아니면 원래 세상이 쓰레기장이었는데 내가 눈치 채지 못 하고 있었던 건지 요즘 들어 자꾸 여기저기서 “나 쓰레기요. 한심한 놈이오”라고 외치는 인간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와서 말야. 자기가 쓰레기인 거 알면 집구석에서 조용히 발 닦고 반성하고 있을 일이지 그게 뭐 대단한 자랑이라고 기어 나오는지 이해도 되지 않고 이해할 필요도 느끼지 못 하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무리 쓰레기라 해도 내게 상담을 요청한 이상 상담은 해줘야겠지. 마치 가톨릭 사제가 아무리 극악무도한 살인자라 해도 고해성사의 내용을 밖으로 유출하지 않는 것처럼 말야. 뭐 내가 가톨릭 사제는 아니지만. 제 여자친구는 2명입니다. 양다리 맞구요. 첫 번째 여자친구(A)는 만난지 1년이 조금 넘었네요. 제가 고백을 받았습니다. 제가 본인 이상형이라나 뭐라나 근데 그 친구가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1년 넘게 만났던 이유는 저에게 너무 헌신적이더라구요. 너무 미안할 정도로요. 연애 초반에는 그 친구가 맘에 안 들어서 저도 모르게 애정표현에 인색했던 적이 종종 있었죠. 그럼에도 저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A가 시간이 지날수록 싫지만은 않네요. 그래서 마음의 빚을 지지 않고 그래도 할 도리는 했다고 자기 위로할 겸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어도 좋은 곳 맛있는 거 많이 사주며 마음에도 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만나다보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더군요. 두 번째 여자친구(B)는 만난지 7개월 정도 됐네요. A와의 연애 초반부터 다른 여자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B는 어느정도 제 이상형에 가까운 친구랍니다. 성격도 괜찮구요. A와 B 둘 다 대학생이라 스케줄도 일정해서 만나기도 편하네요!! 만나보니 B도 정말 좋은 사람이더군요. A 한테서는 채울 수 없는 여러 요소들이 있어요. 저는 A, B 각자의 매력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A가 집밥 같이 푸근한 존재라면 B는 가끔 먹는 불량식품 같다고 표현하면 정확한 거 같네요. 사실 B를 만나기 이전부터 저는 다른 이성들과 만나며 수 차례 관계를 하고 A에게서는 받을 수 없는 욕구를 채웠는데 그중에 B가 얻어걸린 거죠. 뭐 그래서 저는 2명의 여자를 “똑같이” 좋아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둘이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하지? 걱정도 했었지만 그런 건 사실 귀찮은 일이기도 하고 굳이 의심할만한 여지를 준 거 아니면 먼저 찾아보지 않잖아요? 그리고 제가 술, 담배도 하지않고 유흥을 정말 싫어해서 클럽, 헌팅포차 같은 곳을 가지 않기 때문에 둘 다 제가 어떤 놈인지 아마도 모를 겁니다. 물론 꼬리가 길면 언젠가 잡히겠죠. 저는 단지 좋아하는 사람 그 대상이 2명일 뿐인데 이런 제가 그렇게 잘못하고 나쁜 걸까요? 딱히 조언을 바라고 쓴 글도 아니며 저를 더럽다고 욕하셔도 좋아요. 전부 자유니까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1월6일> 본론부터 말하자면 당신 쓰레기 맞아. 그리고 당신은 폴리아모리스트 따위는 절대 아냐. 당신 스스로는 두 여자를 똑같이 사랑한다면서 사람들이 당신을 폴리아모리스트로 봐주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폴리아모리스트는 말야. 내가 일전에 얘기한 내 애인 같은 사람을 말하는 거야. 연애 상대에게 자신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밝히고 상대가 동의하지 않으면 애초에 다른 사람과 연애관계를 시작하지도 않는 게 폴리아모리 관계라고. 물론 또 다른 사람과 연애관계를 시작할 때에도 기존 파트너가 있는데 나는 너도 똑같이 사랑한다고 밝히고 그 사람이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관계를 시작하지 않지. 왜냐? 관계라는 건 서로 간의 동의와 믿음, 약속인 거니까. 그런데 당신은 대체 뭐야? 원래 여친 A에게 동의를 구한 적도 없고, 두 번째 여친 B에게도 동의를 구한 적이 없잖아. 그냥 두 여자 모두에게 너만이 내 유일한 여친이라는 거짓말을 해가면서 몰래 양다리를 걸치고 바람을 피우고 있는 거잖아. 이런 건 당신이 말했다시피 양다리가 맞아. 그리고 바람인 거고. 애초에 두 연인 중 누구의 동의도 받지 않은 이런 관계가 바람이 아니면 대체 뭔데? 당신이 어떤 말로 포장한다 해도 당신은 그냥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알아? 물론 나도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은 아니야. 결혼하지 않은 사이의 바람이든 결혼한 사이의 바람이든 그 문제는 당사자끼리 해결할 문제이지 막 사회적으로 지탄 받을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쪽이거든. 아니 까놓고 말해서 그게 지들끼리의 문제지 내 문제야? 그 셋이 모여서 지들끼리 지지고 볶고 치고 받고 싸우면 되는 문제지 왜 남들이 나서서 욕을 해야 하냐고. 안 그래? 그런 의미에서 톡 까놓고 얘기하자면 당신이 A를 속이고 B랑 바람이 나든, 여자들 몇을 불러서 원나잇을 하든, 아니면 난교 파티를 하든 나는 전혀 신경 쓸 이유가 없어. 말했다시피 당신이 내 애인이야? 아니잖아. 그렇다고 A나 B가 나야? 그것도 아니잖아. 그런데 내가 왜 굳이 이런 일에, 이런 쓰레기의 쓰레기 인증에 왜 신경을 쓰냐면 말이야. 하 그러게 애초에 나 쓰레기요. 광고하고 다니지 말지 그랬어. 내가 또 직업정신 하나는 아주 투철해서 이런 걸 보면 그냥 못 넘어가거든. 그러니 당신이 쓰레기 인증만 안 했다면 나는 굳이 이런 일에 신경을 안 써도 되고. 당신은 나 같은 불친절한 인간에게 고민 상담을 빙자한 욕을 먹지 않아도 됐고 서로가 편했을텐데. 당신의 머리가 나빠서 이렇게 쓰레기인 게 자랑스럽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니 어쩌겠나. 이걸 그냥 넘어가면 내 직업적 자존심이 상하는데. 안 그래? 아무튼 정리하자면 당신은 폴리아모리스트가 아냐. 그냥 바람둥이고 쓰레기지. 그리고 당신 같이 바람둥이 주제에 폴리아모리를 들이대는 사람들 때문에 애먼 폴리아모리스트들이 욕먹는 거고. 그러니까 이런 거 올리면서 스스로 쓰레기라고 광고할 시간에 머리 좋아지게 등푸른 생선이나 견과류나 많이 먹고 당신이 지금 바람 피우고 있다는 거 두 여친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석고대죄나 해. 당신 때문에 상처 받을 두 여친에게는 무릎 꿇고 석고대죄 하는 걸로는 그 상처를 씻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사람 된 도리로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 자 오늘 내 고민 상담은 여기까지. 나는 애인 만나러 이만 총총.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만 지적하고 넘어갈게. 당신 글 진짜 못 쓴다. 아니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대체 뭔 말을 하려는 건지 파악하려면 몇 번을 읽고 또 읽어야 할 만큼 맞춤법이며 문법이며 하나 하나 엉망 그 자체(원문 보기)라고. 내가 그냥 참고 넘어가려다 명색이 글을 쓰는 사람인 만큼 이건 도저히 참기가 어려워서 한 마디 하고 넘어가는 건데. 하... 당신 솔직히 머리 안 좋지? 현 여자친구와 전 여자친구(섹스 파트너) 사이에서 고민 중입니다. 작년 9월말부터 현 여친과 전 여친 둘 다 만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 여친은 현직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고 3개월간 교제하고 있습니다. 늘 다정하게 대해주며 정신적인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인으로서 (성욕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 하는 기분이 들어 묘했습니다. 그러다가 속궁합이 너무 잘 맞아서 그리운 전 여친에게 제가 먼저 연락해서 섹스 파트너로 어떤지 물어봤고 전 여친은 “응 그러든가”라고 서로 동의해서 아무런 감정없이 오빠, 동생 사이로 가까이 지내고 있습니다. 관계하고 싶을 때 연락하고 밥 겸 술도 먹고 그런 적도 많았지만 그때 당시에는 썸 타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가 바로 현 여친입니다. 저는 현 여친과 전 여친 사이에서 갈등은 없지만 세상에 완벽한 비밀이 없기 때문에 불안합니다. 현 여친과 주말에 만날 때 전 여친에게 소방대원으로서 야근 중이라고 거짓말했고, 전 여친을 평일에 만날 때는 현 여친에게 동기들이랑 여행이나 집안 사정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둘러댔습니다. 처음에는 거짓말을 하는 내내 초조하고 부끄럽고 그랬지만 어느 순간 전 여친과의 속궁합에 중독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혹시나 전 여친이 현 여친을 다짜고짜 수소문해서 찾아내지는 않을까. 이런 비밀스러운 상황을 얘기해버릴까봐 너무 불안하고 미치겠습니다. 둘 중 한 명을 택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현 여친이 사랑스럽고 너무 좋습니다. 전 여친은 예전에 사겼던 정은 있지만 다시 정식으로 만날 생각은 없고 그냥 섹스 파트너로 지내고 싶어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1월4일> 하하. 솔직히 어이가 없을 거야. 고민 상담을 해준다더니 당신 글 못 쓴다고 지적질을 하질 않나. 난데없이 당신 머리 안 좋지 하고 무례한 질문을 하질 않나. 뭐 이런 사람이 고민 상담을 한다고 앉아 있나 싶을 거고. 그런데 당신 머리 안 좋은 거 맞아.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머리가 좋은 사람이 굳이 이런 글을 올려서 “나 이렇게 나쁜 새끼니까 욕 좀 먹고 싶어요”라고 할 리가 없잖아. 당신 나쁜 새끼인 건 나쁜 새끼인 건데 그걸 굳이 남들 다 알라고 광고까지 하다니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어이없지 않아? 아. 아직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긴, 여기까지만 듣고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짐작할 머리가 있다면 이러고 살지도 않을 테니 그냥 내가 하나하나 쭉 설명해줄게. 자. 이제 잡소리 다 집어치우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당신은 지금 여자 둘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는 소리잖아. 현 여친에게서는 정서적인 안전감과 편안함을, 전 여친에게서는 성적인 만족감을 얻으면서 양쪽을 왔다갔다 하고 있고 이 사실을 둘 중 한 사람이라도 눈치 채게 된다면 무슨 난리가 벌어질지는 굳이 상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으므로 온갖 핑계를 대며 두 사람이 아직까지 눈치 채지 못 하게 하고 있다 이건데.... 하. 나 욕 좀 해도 되지? 상황을 정리하다보니 이거 그 두 여자의 마음에 이입하게 되면서 내가 다 술이 땡기는데 지금 3개월 간 나 혼자선 술을 안 마시겠다고 다짐한 상황이라 마실 수가 없어서 욕이라도 해야지 안 되겠네. 야이 쓰레기새끼야! 너 대체 뭐하자는 새끼냐? 둘 중 하나를 택하든, 전 여친이 현 여친에게 연락을 하든 말든 그건 논외로 치자. 일단은 너, 전 여친이 왜 아직까지 너랑 섹파로 지내주고 있을 것 같아? 걔가 섹스라면 환장할 만큼 섹스 중독이라서? 남자 없이는 도저히 못 살 정도로 헤픈 애라서? 아니면 무슨 만화나 야동에서처럼 네 거랑 네 테크닉이 아니면 도저히 만족을 못 하는 몸이 되어버려서? 절대 아냐. 걔도 네가 자기 몸만 원해서 달려드는 거 알고 있고, 자기는 그저 성욕이나 풀어주는 존재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아직 네가 좋으니까 그렇게라도 해주면 네가 한 번이라도 자기를 다시 돌아볼까봐 자기 자존심 이런 거 다 내팽개치고 네가 하자는 대로 해주는 거라고. 적어도 내가 아는 여성들의 상당수는 그래. 전 남친이 만나자고 하면 아직 미련이 남아 만나는 경우가 많아.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섹스 파트너가 되는 거고. 남자들 대부분은 그저 섹스하고 싶어서 전 여친에게 연락하는 건데 여자들은 안 그렇다는 거야. 대체 여자들은 왜 그러는 건지 나도 모르겠어. 이제 두 번째. 현 여친은 네가 자기 속이고 다른 여자랑 자고 다니는 거 알고 있을까? 모르고 있을까? 아무리 ‘프로는 차를 가지고 나가지 않는다’는 어느 변호사의 명언이 있다지만 내가 보기에 너는 그 정도 프로는 아냐. 진짜 프로라면 애초에 들킬까봐 노심초사하지를 않지. 달리 말하자면, 이미 네 현 여친은 자기를 속이고 다른 여자랑 자고 다니는 걸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아니 자고 다니는 건 몰라도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 건 어떻게든 알고 있을 거야. 사람에게는 그리고 특히 여성에게는 ‘촉’이라는 게 있거든. 뭔가 이상한데 싶은 그 느낌이 들면 어떻게든 어떤 방법으로든 그 느낌의 정체를 확인하려 들지. 그러니까 네 현 여친은 이미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걸 어떻게든 확인했고 그걸 모른 척하고 있을 거라는 소리야. 이유는 뭔지 알아? 아직까지는 너를 믿어보고 싶으니까. 너를 처음 만나고, 썸을 타고, 연애를 하게 되기까지 자신에게 보여줬던 그 좋은 모습들을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너는 그렇게 너를 믿고 사랑하는 두 여자의 마음을 가지고 놀며 너의 욕구나 채우고 있는 거야. 정서적 욕구와 성적 욕구를 채우며 두 여자를 모두 아프고 괴롭게 하고 있는 거지. 그래놓고 뭐? 뭐가 어째? 둘 중 한 명을 택해야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현 여친이랑도 헤어지기 싫고 전 여친이랑은 그저 섹파로만 지내고 싶어? 긴말 필요 없고 둘 다 택하지 마. 사람을 진심으로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같이 사람의 마음을 이용할줄만 아는 사람과 계속 엮이면 상처받아. 그리고 그 상처로 다시 사람을 믿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나도 사람을 믿다가 상처받아본 경험이 많은 만큼 그 꼴은 내가 도저히 못 보겠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두 사람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이제 그만 두 사람의 인생에서 사라져줘. 두 사람을 위해 그렇게 해달라고. 이건 내가 부탁 좀 할게. 그럼 오늘 내 상담은 이걸로 끝. 내가 최근까지 멘탈이 박살나 있어서 더 자세한 상담은 하지 못 하겠다. 그리고 글이 매끄럽지 않을 수도 있어. 그래도 이해해줘. 조금 힘들어서 그러니까. 그럼 이만 안녕.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와. 드디어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가 30회째네! 다들 축하 안 해줘? 흠, 나 서운하려 그러네. 30회나 고민을 상담해줬는데 축하도 못 받다니. 뭐? 박수라도 쳐주면 되냐고? 아냐 아냐. 그냥 해본 말이야. 홧김에 서방질 한다더니 진짜 무슨 말을 못 하겠다. 대신, 오늘은 당신들의 고민을 상담해달라고 하지 말고 내 이야기를 좀 들어줬으면 해. 별 건 아니고 그냥 편하게 앉아서 들어달라고. 다들 궁금하지 않아? 고민을 상담해주는 사람은 어디 가서 누구에게 고민을 상담하는지, 또 대체 무슨 고민이 있는지. 나도 당신들과 똑같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 하겠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겠고 또 내가 정말 잘 버텨오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등등. 물론 연애 고민도 없을 수는 없지. 나도 사람이고. 그동안 꽤 오래 별별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 다 만나며 속앓이도 해왔고, 또 내가 정말 좋아하게 된 누군가는 대놓고 “나는 너에게 아직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아”라고 했지. 지금 그 사람이 내 애인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지만 말야. 각설하고 나는 요즘 내 애인 때문에 골때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 아니 당신들 말야. 세상에 ‘호감’이라는 말을 ‘우정’과 동의어로 쓰는 사람이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한 적 있어? 하 맞아. 짐작했겠지만 내 애인이 그래. 아니 글쎄 얼마 전에 나랑 전화통화하면서 “너 말고 호감이 있는 여성이 하나 더 있어”라고 하는 거야. 그 말 듣는데 내가 어땠겠냐. 순간 깊은 빡침이 올라옴과 동시에 피가 차갑게 식는 느낌이 확 들더라니까. 나는 애인의 또 다른 애인을 용납할 만큼 마음보가 태평양 앞바다인 여자가 아니거든. 그러니 당연히 지금 이 새끼가 뭔 소리를 하나? 지금 이거 나랑 끝내자는 건가 싶을 수밖에 없었어. 그래서 내가 “보통 그 말을 하면 나랑 끝내고 싶다는 걸로 알아듣지”라고 했더니 자기는 정말 몰랐대. 자기는 정말 우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우정을 느끼는 상대에게도 호감을 느낀다고 한다는 거야. 와 이거 진짜 말이 안 나오더라. 이 새끼가 진짜 모르고 이러는 건가 싶어서 “보통 이성에게 호감을 느낀다고 하면 그건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거야”라고 했더니 자기는 진짜로 친구에게도 호감이란 말을 쓴다는 거야. 와. 내가 얼마나 머리가 아팠겠어. 진짜 이 인간 왜 이러냐 싶었다니까. 그뿐이 아냐. 내 애인은 심각한 폴리아모리스트거든. 그러니까 다자 연애주의자, 다시 말해 한 사람만 좋아하거나 한 사람이랑만 연애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여러 사람을 좋아하거나 여러 사람과 연애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물론 이렇게 설명하면 “그냥 바람둥이 아니야?”라고 하겠지만 그건 아냐. 애초에 다자연애라는 관계는 기존 파트너가 있다면 그 사람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는 거거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게 있지. 나는 절대 애인의 다자 연애관계에 동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내게 연애는 어디까지나 모노아모리 그러니까 1대 1 독점 연애관계거든. 그런데 내 앞에서 “나는 폴리아모리스트라 너 말고도 다른 사람과 깊은 연애관계가 될 수 있어”라는데 내가 얼마나 빡쳤겠어. 정말 딱 한 5년에서 10년 어치의 빡침이 올라오는 것 같더라니까. 그래서 나는 “애인이 나 말고 다른 사람과도 연애관계를 맺는 걸 참아주는 사람이 아냐”라고 하니까 “그럼 너는 애인과 헤어지면 친구나 다른 관계로 못 지내?”라고 묻는 거 있지. 아니, 이 사람아, 그거랑 그거랑 같냐고요! 전애인과 친구로 지내는 거랑 애인이 나 말고 다른 사람과도 사귀는 걸 참아주는 게 어떻게 같냐는 말이야! 와아아아악. 나 진짜 돌아버리겠더라니까. 당장이라도 돌아버리겠는 걸 꾹 참고 둘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해주니까 그제야 “나는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몰랐어”라는데 대체 31살이나 잡수실 동안 뭐하고 사셨어요? 예? 게다가 더 환장하겠는 건 뭔지 알아? 내 애인은 데미섹슈얼이야. 그러니까 이게 무슨 소리냐. 내 애인은 사실상 무성애자로 분류되는 사람이라는 거지. 사랑 등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지 못 하는 건 아닌데 나나 당신들처럼 ‘이 사람이 좋아’, ‘이 사람을 사랑해’ 같은 로맨틱한 감정이 ‘이 사람과 하고 싶다’는 성적 끌림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람과 연애관계를 맺고 나서도 한참이 지나고 무척이나 가까워져야 그 사람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란 말야. 그래 여기까지 얘기했으면 짐작이 가지? 맞아. 계속 못 하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못 할 것 같고. 뭐 그렇다고 내가 섹스에만 환장한 사람도 아니고 못 참을 건 없지만 꽤 오랫동안 욕구 불만일 거 같다는 소리야. 이 정도까지 얘기하면 “대체 왜 사귀세요?”라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지 몰라. 솔직히 당신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고. 여기에 대한 내 답은 이거야. “현생의 그를 사랑하기로 한 것은 현생의 나니까. 현생의 한연화가 현생의 그를 사랑하니까.” 그래 나와 너무나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나니까 함께 가기로 한 거야. 내 대답은 이걸로 됐으려나. 그리고 끝으로 내 애인에게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을 하자면 이거야. 내가 너 좋아하겠구나 싶었던 그때 들이대지 그랬어. 자 이것으로 30회를 맞아 털어놓은 한연화의 이야기는 우선 이걸로 끝. 앞으로 50회 특집도 이렇게 맞이할 날을 기다리며 이만 안녕.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모성애라. 그래 지금 당신의 마음상태를 매우 잘 말해주는 단어일 수밖에 없을 것 같네.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당신은 모성애로 연애하고 있는 것이 맞아. 어떻게 보면 미쳐있고 좋아 죽는 건 남친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인 거고. 왜냐? 원래 모성애라는 게 좀 맹목적인 게 있거든. 물론, 내가 당신 커플의 정확한 경제적 상황을 알지 못 하니 상담을 시작하면서부터 말을 너무 가볍게 얹은 것일 수는 있어. 하지만 당신도 사회 초년생에 박봉이고, 집 떠나서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는 거라 이리저리 돈 들어갈 데가 많다며? 당연히 월세 내야지, 공과금 내야지, 통신비 내야지, 교통비 써야지, 식비 써야지, 생필품 사야지 등등. 돈 들어갈 데가 끝도 없겠지. 원래 자취라는 게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당연히 돈을 벌어도 금방 연기처럼 사라질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남친은 당신을 만나는 내내 10원 한 푼 쓴 적이 없다는 얘기 아냐. 이거 정말 심각한 거야. 알아? 남친이 돈을 쓸 수 없는 건지 아니면 돈을 안 쓰는 건지 당신이 이야기한 적이 없으니 내가 그것까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쓸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한동안 네가 다 사야겠다고 미리 양해를 구한 것이 아니라면 이건 좀 곤란하지. 지금 당장 어디 좋은 데를 못 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기보다 어린 여친이 힘들게 돈 벌어서 혼자 생활하는데 거기다 대고 데이트 비용까지 과도하게 물린다는 게 문제야. 아니 친구끼리도 매번 만날 때마다 얻어먹기만 하면 욕먹어. 내가 친구지 네 호구냐, 지갑이냐, 네가 거지냐, 빈대냐! 그런 소리 나온다고. 그런데 친구도 아니고 여친, 그것도 자기보다 나이 어린 여친에게 매번 얻어먹어? 돈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얘기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나는 돈 안 쓸테니 네가 더 써라? 너 돈 없으면 그냥 혼자 사니까 너네 집 가서 탱자탱자 놀면서 식충이 노릇이나 할란다. 이거잖아? 자린고비 데이트는 개뿔. 그냥 여친 돈으로도 모자라 여친 집까지 축내겠다는 심보지 뭐. 그리고 평소에 이 정도면 생일이나 기념일에 제대로 된 선물 한 번 못 받아봤을 것 같은데 아니야? 아무리 내가 돈이 없고 돈을 못 써도 매번 애인한테 얻어먹는 것도 미안하니까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어는 정도는 부담을 하고, 애인 생일이나 기념일이 다가오면 쿠팡이라도 다녀와서 1만원 이하 선물이라도 안겨주는 게 보통 사람들의 연애야. 그리고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그렇게 누가 일방적으로 사주는 게 아니라 한 번 사주면 다음에 사주거나 아니면 나중에 언제라도 사주는 게 맞는 거고. 당신처럼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하는 건 부모가 자식에게 해주는 것 아니면 세상에 없어. 여기까지 얘기하고 결론을 내보자면 남친은 당신 아들이 아니야. 당신이 낳고 키운 아들이 아니라 그냥 남친에 불과하니까 엄마가 자식에게 하듯이 일방적으로 퍼주지 말란 소리야. 흔히들 그러지.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고. 그거 진짜 맞는 말이다? 많은 인간들이 그래. 자기한테 한없이 퍼주는 사람이 있으면 고마워하기는커녕 그걸 당연하게 여기고 그 사람이 더 이상 나도 못 해주겠다고 하면 이제까지 잘 해왔으면서 왜 못해준다는 거냐? 도리어 화내는 게 대부분의 인간이거든. 그런 인간의 본모습을 알면서도 보답을 바라지 않고, 어떤 인정도 바라지 않고, 그냥 너라서 줄 수 있는 건 부모자식 관계 밖에 없는데 지금 당신이 그러고 있단 말야. 내가 당신의 사연을 접하면서 답답했던 게 그 때문이었고. 대체 어쩌자고 나이 서른도 안 먹은 인간이 자기보다 나이 많은 아들을 키우고 있는 거냐고. 더 이상 긴 말 하지 않을 거야. 이대로 평생 당신보다 나이 많은 아들 키우고 싶지 않으면 당장 그 남친 정리해. 나는 네 엄마가 아니니까 한없이 퍼주는 걸 바란다면 네 엄마한테나 가서 해달라고 하라고. 그러고 정리해버려. 그래야 당신도 과도한 지출에 허덕이지 않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돈도 모을 수 있을 거 아냐. 안 그래?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리 할머니가 생전에 자주 쓰던 표현이 하나 있어. 우리 할머니는 자기 남편이나 자기 부인 욕하는 사람들을 두고 항상 그러셨거든. “결국은 다 지 얼굴에 침 뱉는 거여.” 당장은 다른 사람들이 맞장구를 쳐주고, 같이 욕해줄지 모르지만 그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면 저 사람은 왜 고작 그런 걸로 남편을 욕하냐, 부인을 욕하냐, 그렇게 같이 살기 싫으면 갈라서면 되지. 왜 굳이 같이 살면서 항상 욕하느라 바쁘냐. 이렇게 그 사람에 대한 입방아를 찧어대기 마련이라고 말이야. 솔직히 말해서 지금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고민 상담을 해준다더니 왜 자기 할머니 얘기나 하나 싶고 말이야. 그런데 우리 할머니의 그 말에 이번 상담에 대한 내용이 다 들어있어서 말야. 당신 지금 당신 얼굴에 침 뱉고 있다고. 알아? 며칠 전 남친 부모님 안 계신 틈에 남친 집에 놀러갔다. 남친이 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빨래를 돌려놨더라. 빨래 꺼내는데 여동생, 엄마 속옷도 있는데 그걸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집는 모습을 보고 좀 충격이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당연하게 오빠나 아빠가 언니, 엄마, 내 속옷 못 만지게 하는 게 당연하다고 배워왔고 보통 집들도 다 그러는줄 알았는데 다른 분들은 어떤지 궁금하다.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1년 3월20일> 뭐, 굳이 당신이 문제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 나도 오은영쌤 흉내를 하나 내보자면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여자가 남자 속옷을 만지거나, 남자가 여자 속옷을 만지는 건 이상한 거라고 가르친 당신 부모가 문제겠지. 원래 자식의 문제는 결국 그 자식을 키운 부모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니까. 하지만 성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부모에게 어떻게 배웠든, 부모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든 성인인 이상 당신은 당신이고, 그 말은 당신은 이제 부모에게서 배운 것으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관점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줄 알아야 한다는 거니까. 그럼에도 당신은 여전히 부모에게서 이성의 속옷을 만지는 것은 이상한 것이라고 배우던 어린이 그 자체야. 그러니까 집안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속옷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는 걸 이해하지 못 하고 무조건 남자친구만 이상하다고 몰아가면서 굳이 남자친구를 욕먹게 만들려고 하지. 아무리 가족의 속옷이라 해도 남자친구를 여자 속옷이나 만지는 이상한 새끼로 만들어서 욕먹게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고 애써 변명하지마. 그게 아니면 굳이 이런 걸 고민이라고 올려서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사람 입에 오르내리게 할 리가 없으니까. 나도 본가에 가면 빨래 널 때나 걷을 때, 세탁기에서 옷 꺼낼 때, 세탁기에 빨래 넣을 때 큰아버지 속옷, 아버지 속옷, 삼촌 속옷 만져. 반대로 우리 큰아버지나 아버지, 삼촌도 내 속옷 만지고. 우리 본가는 여자가 할머니랑 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거의 다 남자 속옷이었고, 빨래를 걷든지 개든지 하려면 항상 남자 속옷을 만져야 했어. 뭐, 우리 큰아버지나 아버지나 삼촌이 빨래를 걷거나 갤 때도 할머니 속옷이랑 내 속옷을 만져야 했고 말야. 그런데 딱히 아무 느낌은 없어. 아니, 있는 게 이상하지. 속옷도 그냥 옷인데 어떤 느낌이 들 리가 없잖아. 속옷을 만진다고 해서 성적으로 흥분하거나 하면 그게 미친놈이고, 변태새끼인 거지. 어느 정도로 느낌이 없냐면 내가 지금도 브래지어를 널 때면 마치 올무를 설치하듯이 매듭을 지어서 널어놓는데 그 방법을 처음 가르쳐준 사람이 우리 큰아빠야. 가족이 여섯 명이나 되다 보니 최대한 공간을 활용해서 빨래를 널어야 했고 브래지어를 널 때는 올무처럼 매듭을 만들어 너는 것이 공간도 적게 차지하고 또 바람에 날아갈 걱정 없이 고정이 잘 된다는 걸 나도 그렇게 해보니까 알게 돼서 지금도 그렇게 널고 있는 거지. 이런 거야. 진짜 성인이 된다는 건. 어렸을 때 배워왔던 것들을 무작정 그대로 다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해보니까 괜찮은 건 그대로 하고, 내가 해보니까 그렇게 안 해도 되는 거, 그게 아닌 게 있으면 과감히 그걸 버리고 나만의 관점으로 또 다른 방법이나 사고방식을 찾아보는 거. 그리고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그 사람을 같이 욕해달라고 고민 같지 않은 고민을 가지고 글을 올려서 그 사람이 남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 경솔한 짓을 하지 않는 거. 생각해봐. 이런 걸로 남자친구 욕먹게 하면 결국 그 욕이 누구한테 돌아올 거 같아? 다 당신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어. 결국 자기 얼굴에 자기가 침 뱉는 것밖에 안 되는 거지. 그러니까 어린애처럼 고민 같지 않은 것도 고민이라고 가져와서 남들 앞에서 징징거리는 건 이제 그만둬. 그리고 집에 가서 빨래 널거나 개면서 아빠나 남자 형제 속옷도 만져봐. 정말 그게 이상한지, 이상한 느낌이 드는지, 성적으로 흥분이 되는지 안 되는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백 번 말로 가타부타 하는 것보다 직접 한 번 보고 체험을 하는 게 나으니까 한 번 체험해보고 정말 가족이라 해도 이성의 속옷을 만지면 안 되는 건지, 단순히 빨래 때문에 만지는 건데도 안 되는 건지, 빨래 때문에 만져도 성적 흥분이 드는지, 이상한 생각이 드는지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해보도록 해. 자, 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 나 역시 진짜 어른이 되려면 아직 먼 것 같지만 그래도 조금씩 힘내보려 하니 당신도 한 걸음이라도 디뎌볼 수 있기를. 그럼 이만 안녕.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와. 진짜 나쁜 새끼네, 그거. 당신 전남친 그거 진짜 나쁜 새끼라고. 아니, 지가 뭔데 두 여자 마음을 다 가지고 놀아? 그러면서 두 여자 모두 속여가면서 희망고문이나 하고. 대체 뭐냐고. 지금 내 말이 무슨 말인가 싶을 거야. 당신은 지금 전남친이 당신과 헤어지고 일주일 동안 출근도 못 할 정도로 힘들어 했던 5개월 전의 그 사람일 거라고 여기고 있고, 무엇보다 전남친이 아직도 당신을 잊지 못 했다고, 당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그런데 새로 사귄 현여친의 눈치가 보여서 당신에게 돌아오지 못 하는 거라고 여기고 있어. 그런데 말이야,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포기해. 당신 전남친 되찾는 방법? 그딴 거 없어. 그리고 더 이상 전남친과 연락 따위 안 하는 게 당신 신상에 이로워. 당신 전남친은 내가 보기에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아? 당신이나 현여친 두 여자 모두 좋아하지 않는 거야. 그냥 여친이랑 헤어졌어도 다시 새여친을 사귀는 나, 새여친을 만나면서도 아직 나를 못 잊어 전여친이 죽자 하고 매달리는 걸 귀찮아도 받아주는 나, 그렇게 여자들이 따르는 매력적인 나를 사랑하는 거지 결코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아닌 것이 내 눈에는 보여. 그렇지 않고서야 현여친을 속여가며 전여친을 만날 이유도 없는 거고, 또 전여친이 자기를 못 잊는다고 해서 굳이 받아줘가며 전여친이 자기에게 목매게 할 이유도 없는 거니까. 생각해봐. 우선, 현여친이 좋으면 애초에 전여친이 자기 집에 무턱대고 쳐들어왔다고 같이 주말을 보낼 이유가 없지. 자기 집에 쳐들어온 전여친에게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니 꺼지라고, 안 꺼지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난리를 치거나 진짜로 경찰을 불렀을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여친이 아직도 좋으면 현여친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미안하다 말하고 헤어진 다음 전여친에게 다시 만나자고 하지 매일 같이 문자하고, 전화하고, 보고싶다, 사랑한다 하면서도 현여친과의 사이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돌아올 마음이 없다고 할 리가 없어. 그 남자는 그냥 매력적인 자기 자신에 취해 있는 거고, 두 여자 마음을 모두 가지고 놀면서 같잖은 우월감에 취해 있는 거야. 그리고 내가 말했다시피 당신 전남친은 5게월 전의 그 남친이 아니야. 당신 없이 못 살아서 당신과 헤어지고 일주일을 출근도 못 한 그 남친은 이미 세상에 없어. 사람은 말야, 매일, 아니 매순간 변해. 아무리 ‘사람은 죽을 때가 되어야 바뀐다’고 하지만 자기도 모르는 변화는 아주 조금씩 일어나. 그러니 당신의 전남친은 이미 5개월 동안 매순간 변했고, 그렇게 변한 끝에 지금처럼 양다리를 걸치며 두 여자 모두를 가지고 놀게 된 거야. 하지만 오직 당신만이 흘러가는 시간과 전남친과는 달리 그 자리에 그대로 고여서 변하지 않고 있어. 그런 까닭에 당신이 변하지 않았으니 전남친도 변하지 않았을 거라 여기고, 자신이 지금 양다리의 희생자가 되어 희망고문을 당하고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외면하고 있지. 당신, 당신의 모든 시간과 재산을 들여서라도 전남친을 붙잡고 싶을 거야. 전남친은 앞으로도 그런 당신의 마음을 이용해 당신의 시간과 재산을 야금야금 빼먹을 거고. 당신이 어느 순간에 이런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사인을 보내는 때가 오면 그때는 어떻게든 당신을 살살 구슬려서 벗어나지 못 하게 할 거야. 나도 나를 해치는 관계에서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당신의 마음을 잘 알아. 당장 그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고 그러지. 하지만 그 사람 아니라도 결국은 살아져. 지금 당장은 그 사람을 놓는 게 힘들어도 언젠가는 어김없이 흘러가는 당신의 시간 속에서 당신도 변해가면서 ‘그래. 그런 미친 새끼가 있었지. 나도 참. 그런 새끼한테 왜 목을 맸는지’라고 할 때가 올 거라는 거야. 그러니 전남친을 되찾는 건 포기하고 이제 그만 당신의 길을 가. 전남친의 연락을 모두 차단하고, 당신도 더 이상 연락하지마. 아무리 전남친이 그립고 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아도 참아. 참고 당신의 현생을 살면서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주기를 기다려. 그러다 보면 저절로 잊혀질 테니까. 물론, 쉽지 않을 거야. 하지만 당신의 삶을 위해 이 정도의 노력은 해볼 수 있는 거잖아. 그렇지?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요즘 들어 계속 머리 아픈 일만 있더니 이제는 고민 상담까지 별게 다 들어오는구나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는 사연이라 상담을 시작할 말의 서두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어. 그 정도로 지금 당신의 사연은 어이가 없다 못 해 웃음이 나올 지경이고, 지금 굳이 이런 글을 왜 올려서 스스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비웃음거리를 자처하나 싶어서 안타깝기도 해. 하지만 당신의 사연이 어이가 없든, 안타깝든 나는 내게 주어진 일을 해야 하니 상담을 시작해볼게. 여친이 금수전데 어제 통화하다가 2022년 어땠냐고 얘기하다가 들었음. 여자친구 아빠가 2022년 다시는 안 올 어마어마한 해였다고 함. 장인어른 인생 역대 최고 수입을 버셨다고. 액수 물어보고 싶은 거 진짜 꾸역꾸역 참느라 힘들었음. 다른 친구 통해서 듣기로 지방에서 병원장 하시면서 평균적으로 연 8~9억 버신다고 들었는데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대체 얼마를 ㅋㅋ 여자친구 어머님이 여자친구한테 오빠 또 언제 보냐고 보챈다고 하시는 걸 봐서 날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여자친구가 21살이긴 하고 만난지 50일도 안 되긴 했는데. 딸 아이 이름 이쁜 걸로 추천 좀 해주세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2년 12월29일> 옛말에 그런 말이 있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이게 무슨 소리지 싶을텐데 지금 당신이 딱 그래. 누가 보면 여친이 당신과 결혼한다고, 당신과 결혼을 시켜주지 않으면 콱 목이라도 매달고 죽어버리겠다고 부모님을 조르고 있는 줄 알겠어. 그런데 그게 아니라 고작 사귄지 50일 밖에 안 된 사이에 자기 혼자 머릿 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딸까지 만들어놓고 딸 이름을 추천해달라? 그래. 추천? 해줄게. 당신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로 만들어낸 자식이니 상상이 어때? 아니면 좀 고상하게 상상의 나래에서 따와 나래? 그것도 아니면 모든 것은 헛된 꿈에 불과하니 춘몽이, 아니면 당신의 망상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는 의미에서 망상이로 해줄까? 말만 해. 원하는대로 다 지어줄테니. 이 사람이 지금 고민 상담을 하나, 장난을 하나 싶지? 미안하지만 나는 지금 장난할 기분이 아냐. 내 문제로 골치가 썩어 문드러져가고 있음에도 내가 할 일을 하느라 이런 같잖은 사연을 접하고 있는데 장난할 기분이겠어? 진지하게 말하는 건데 김칫국 사발 내려놓고 정신 좀 차려. 뭐, 여친이 정말 금수저인지 아닌지는 여친네 부모님 통장 잔고며 부동산내역이며 현금보유 내역 등을 다 까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거니 논외로 치더라도, 상식적으로 그렇게 잘 사는 집에서 아무나 덥석 사위로 받아들일 것 같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말야, 자식의 결혼도 하나의 비즈니스야. 자식의 결혼을 통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곳에 인맥을 쌓고, 그를 통해 자신과 집안의 부를 증대시키고 유지하는 것. 오직 그걸 위해 자식을 결혼시킨다고. 그게 재벌가나 정치인 집안 등에서 정략 결혼이 흔한 이유지. 그런데 아무런 능력도 없는 남자를 그저 딸의 남자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사위로 받아들인다? 하, 집안 말아먹을 일 있니? 결혼 안 한 딸이 얼마나 좋은 비즈니스 수단인데 아무런 능력도, 인맥도 없고, 집안도 평범한 남자를 사위로 받다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물론, 딸이 지금 남친 아니면 죽어버리겠다고 난리 난리 개난리를 피우면 사위로 받을 수는 있겠지. 사위 집안은 자신의 집안보다 한참 아래이고, 도움도 안 되니 사돈댁으로 취급하지도 않더라도 말이야. 하지만 고작 50일 만난 사이에 당신 여친이 그렇게 목을 맬까? 더구나 진짜 금수저 집안이면 현재 자신의 위치가 어떤지, 자신의 결혼이 부모님과 집안에 어떤 쓸모가 있는지 어렸을 때부터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을텐데? 그리고 여친 어머니가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 했지? 그것도 언젠가는 헤어질 사이니까 그냥 애교로 봐주는 거야. 어차피 딸은 자신들과 맞는 위치에 있는, 자신들에게 도움 될 남자에게 시집갈텐데 그 전에 남친 만나서 즐기는 거? 얼마든지 봐줄 수 있는 거지. 요새 세상에 결혼 전에 연애 좀 많이 한 것이 큰일도 아니고. 또 어차피 사랑없는 결혼생활을 해야 할텐데 그전에 미리 즐겨놓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일이니 적당한 선에서 봐주고 있는 거야. 또 어차피 당신 같은 사람이 사위가 될 일은 없으니까 적당히 친절하게 굴어주고 있는 거고. 자, 그런데 거기다 대고 마치 자신이 그 집 사위라도 된 양 장인어른이라느니, 딸아이 이름을 추천해달라느니 김칫국을 한 사발도 아니고 두 사발, 세 사발씩 먹고 있으면 스스로의 꼴만 우스워지지 않겠어? 그러니까 더 우스운 꼴 되기 전에 김칫국 사발 내려놓고 당신의 능력을 키워. 금수저 집안 딸내미와 결혼하고 싶으면 당신이 먼저 그럴 능력이 되는 걸 증명해보여야지 안 그래? 그렇게 되면 지금 여친만이 아니라 다른 금수저 딸내미들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질지 모르니까. 자, 내 상담은 여기까지.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겠으면 앞으로 어떻게 능력을 키울지 고민해. 그럼 나는 이만 내 문제를 하나 하나 해결하러 총총.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상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 친구에 대해 묻고 싶은 게 있어. 혹시 그 친구가 몸매가 좋은지 그게 좀 알고 싶어서 말야. 뭐, 고민 상담을 해준다더니 왜 그 친구 몸매에 대해 묻나 싶어서 어이가 없겠지만 나로서는 그게 좀 중요한 부분이란 말이지. 왜, 알잖아. 원래 몸매나 가슴에 자신 있는 여자들이 나름 부심 부리려고 항상 옷을 그렇게 입는 법이란 거. 저희는 대학 동기입니다. 모두 같은 과이고 저랑 선배가 사귀고, 제 친구랑 동기가 사겨서 두 커플이 엄청 친해서 더블 데이트를 자주 합니다. 제 친구가 더블 데이트를 할 때마다 진짜 가슴이 다 파진, 속옷이 다 보이는 옷을 매일 입고 와요. 넷이 안 볼 수 있는 사이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저러는데 제 시선도 제 시선이지만 오빠(남친) 시선이 신경 쓰이네요. 안 만날 수 있는 관계도 아니고 제가 이걸 신경 쓰는 게 이상한가요? 학교에선 안 그러는 앤데 더블 데이트 할 때 클럽 갈 때 입는 옷을 맨날 입고 오니 좀 그러네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0년 12월26일> 알아. 이 사람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나 싶겠지. 더구나 자기도 여자라면서 왜 이런 소리를 하나 싶기도 할 거고. 그런데 그게 사실이야. 원래 몸매나 가슴에 자신 없는 여자들은 그런 옷을 잘 안 입어. 입어 봐야 없어 보인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 내가 보기에는 그 친구가 몸매나 가슴에 과한 자신감이 있어서 일부러 그렇게 입고 나오는 것 같은데 아마 맞을 거야. 뭐, 몸매나 가슴에 과한 자신감이 있는 건 있는 거고 클럽에 갈 때나 자기 남친하고 단 둘이 만나는 자리도 아니고 친구 커플이랑 같이 만나는 자리에서까지 매번 옷을 그렇게 입고 오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도 사실이지. 당신은 당신대로 얘가 왜 이러나 싶어 신경이 쓰이고, 당신 남친은 당신 남친대로 어디에 시선을 둬야 할지 몰라서 민망하겠지. 그렇다고 남친이 여친의 친구한테 “제가 지금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는데 조금만 가려주시겠어요?”라고 할 수도 없을테고. 아마 속으로는 얘는 TPO라는 것도 모르나 싶을 테지만 여친한테 네 친구 왜 그러냐고 뭐라 할 수 없어서 참고 있는 건지도 모를 일이지. 또 친구의 남친도 얘는 대체 왜 친구 커플이랑 같이 만나는 자리에서까지 이러고 다니나, 혹시 이러는 게 예쁘다고 생각하나 싶겠지만 꾹 참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물론, 친구 입장에서는 옷 입는 건 개인의 자유 아니냐, 왜 그런 걸로 뭐라 하냐 항변할 수 있어. 부러우면 너도 이렇게 입으면 그만인데 왜 내 옷차림 가지고 고민이라고 그러냐고 이해를 못 하겠지. 하지만 말야, 지금 당신들 두 커플의 상황은 한 마디로 말해서 일촉즉발의 위기야. 친구의 옷차림 하나 때문에 언제 어느 커플 사이에서든 싸움이 나도 날 거고, 그 싸움이 상대 커플에게까지 영향을 줄 거라는 소리지. 그런데도 옷 입는 건 개인의 자유니까라고 치부하며 놔둔다면 이건 당신 남친에 대한 예의는 물론이고, 친구 커플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게 되는 거야.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않다가 그것 때문에 더 이상 못 참아 하고 확 터져서 싸우면 그거야말로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도 못 막게 되는 거니까. 안 그래? 그러니까 그 친구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고 얘기하고 조용한 곳으로 불러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 화를 내거나 훈계하는 투로 이야기하지 말고 네 옷차림 때문에 내가 내 남친이나 네 남친 보기가 민망하다, 너 몸매 좋은 건 알겠고, 네가 그런 옷을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도 존중하지만 그래도 친구 커플과 같이 만나는 자리에 매번 그런 민망한 옷을 입는 것은 좀 아니지 않냐 하고 이야기를 해. 그리고 그런 옷은 클럽에 갈 때나 네 남친과 둘이 볼 때만 입을 수 없겠냐고도 이야기하고. 그래도 안 들으면 뭐 어쩌겠어. 그 친구 때문에 싸우느니 한동안 그 친구 커플과 거리두기를 하고 거리두기 기간이 끝난 다음에도 그 옷차림 그대로 더블 테이트에 나오면 그때는 손절하는 수밖에. 내가 너무 극단적인 건 아닌가 싶지? 사실, 나도 이전에는 옷을 그냥 아무렇게나 주워 입고 다니던 때가 있었어. 때와 장소에 맞는 옷을 고민도 안 하고 손에 잡히면 잡히는 대로 주워 입고 다녔는데 나이를 먹고 공적인 자리라든가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자리에 나갈 일도 그만큼 생기다보니 때와 장소에 맞는 옷을 고민하게 되더라고. 그래서 정장은 없지만 정장 비슷한 옷은 반드시 마련해놓고,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자리에 나갈 때는 그걸로나마 땜빵을 하는 식으로 옷을 입지. 돈을 모으면 바지정장 한 벌과 치마정장 한 벌은 마련해놓는 게 좋겠다고 마음 속으로 벼르고 있고 말이야. 이렇듯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체면 등을 고려하고, 그에 맞는 옷을 찾게 되는 것이 사람이 사는 것인데 그것조차 하기 싫어서 자기 꼴리는 대로만 살겠다면 그건 사람들하고 섞여 살기 싫다는 것이지. 그런 친구하고 계속 친구해봤자 인생에 도움 될 거 없다는 건 최근에 내가 뼈저리게 경험해봐서 잘 알아. 자, 그러니까 내 말대로 그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친구 커플과 거리두기를 하고, 그래도 안 되면 그 친구를 손절해. 그게 그 친구 옷차림 때문에 매번 민망해하고 골머리 썩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내가 요즘 골 아픈 일이 좀 있어서 글이 다소 엉망이더라도 이해해주길 바라며 그럼 이만 나는 안녕.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일단, 이번 시간은 고민 상담이기 보다는 흔히 말하는 ‘벗방’이라 불리는 성인방송에 대해 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될 것 같아. 남자친구가 노출이 심한 유튜브 영상을 검색해서 보는 것이 기분 나쁘다는 당신의 솔직한 심정에 내가 더 상담을 해줄 것은 없을 것 같으니 그냥 내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도록 할게. 혹시 여자친구 있는 남성분들 노출이 심한 영상 보시나요? 제가 남자친구 유튜브 기록을 어쩌다 봤는데 여자가 브라질리언 왁싱을 받고, 심지어 아랫도리는 안 입고 있는 상태로 그 부분만 살짝 가려서 올린 영상을 보고, 또 정말 정말 야한 옷을 입고 세차하는 영상을 보고 그러더라구요. 이런 거에 기분 나빠하는 제가 좀 잘못된 건가 싶어서 물어봅니다.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0년 11월11일> 사실, 나는 전부터 벗방에 대해 뭔가 기괴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물론, 자기의 벗은 몸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걸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나도 잘 아는 바이고, 성인이 그 통로로 무엇을 택하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우선은 여캠이라 불리는 성인방송 여성 BJ들의 수가 굉장히 많아. 아프리카TV, 팝콘TV 등 전문 방송채널도 꽤 되고 굳이 전문채널이 아니더라도 유튜브나 트위치, 틱톡 등 SNS를 통해 누구라도 옷을 벗고 방송을 할 수 있고, 또 그 방송을 볼 수 있어. 그렇다면 그 많은 여성 BJ들이 모두 정말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벗은 몸을 보여주는 것이 좋아서 그러고 있는 걸까. 내 의문은 여기에서 시작했어. 알잖아. 수요와 공급의 법칙. 수요가 먼저인지, 공급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은 어떠한 재화나 용역 등이 공급되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그에 맞춰 그것을 공급하는 시장도 커진다는 걸. 누가 처음 벗방을 시작했고, 그걸 보기 시작했는지는 논외로 치더라도 수많은 시청자들이, 특히 남성 시청자들이 예쁘고 몸매 좋은 여성들이 옷을 벗고 몸을 보여주는 것을 보느라 돈을 쓰는데 과연 그 여성들을 이용하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절대 그렇지 않다’야. 이미 그 시장은 확고하게 형성되어 자리잡고 있고, 사진모델 등을 구하는 카페나 사이트에 가보면 성인방송 여성 게스트나 BJ를 구하는 남성 BJ들, 소위 말하는 ‘엔터테인먼트’들의 구인글이 여기저기 넘쳐나고 있어. 하나같이 고수익을 약속하면서 수위가 세지 않다고 이야기하지. 하지만 얼마 전 어느 여성 BJ의 폭로로 밝혀진 것처럼 주로 가진 것이라고는 외모 밖에 없는 가난한 젊은 여성들은 눈 딱 감고 벗으면 끝나겠지, 얼마 안 할 거야 하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고, 이리저리 돈을 떼이다 약속한 수익금의 절반도 채 받지 못 하고 돈도 모으지 못 해 그 일만 하게 돼. 당장 그 일이 아니면 다달이 나가는 고정 지출도 감당할 수 없고, 한 마디로 말해 먹고 살 길이 막막한데 그 일을 하느라 다른 경력을 쌓지 못 해 다른 일도 찾을 수 없으니까. 게다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기 얼굴을 아는데 어떻게 다른 일을 할 수 있겠어. 어디를 가든 쟤 벗방했대, 여캠했대 하면서 수근거릴 텐데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지. 어때? 좀 무서운 일이지? 어찌 보면 화류계라 불리는 곳에서 계속 일하게 된 사람들의 사연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어쩌면 우리는 모두 그걸 알면서도 모른 채하고, 새로운 지옥도를 만들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것을 보고, 소비하고, 그런 방송에 출연하는 여성 게스트들이나 BJ들을 욕하면서 그 모든 현실을 외면했던 거지. 뭐, 우리가 외면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기는 하지만 우선 외면하지 않는 걸로도 충분했을텐데 말야. 그러니까 내가 당신에게 하나 해결책을 줄겸 부탁해도 될까?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해봐. 왜 그런 영상을 보는 것이 기분이 나쁜지, 그리고 벗방이라 불리는 방송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폭로된 것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봐. 우선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그게 전부야. 남친이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누군가의 고통에 대해 듣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내가 알 수 없으니 나도 말할 수 있는 게 없네. 그저 남친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라는 것밖엔. 하아, 사실 내가 요즘 우울삽화와 불안증세, 거의 신경증에 가까운 증상으로 조금 힘들어서 글이 매끄럽지 않을 수도 있는 걸 이해해줘. 그럼 내가 말한대로 해보고 앞으로 둘이 무엇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 바랄게. 그럼 이만 나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