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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도중에도 침입 '모텔 마스터키' 문제 "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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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20대 여성 A씨는 자신이 숙박했던 모텔에서 정말 어이없고 공포스러운 일을 겪었다. 같이 숙박했던 남자친구가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해서 먼저 나간 사이에 모텔 사장 B씨가 멋대로 마스터키를 사용해 해당 객실의 문을 열어버린 것이다.

 

지난달 30일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화가 나는 사연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A씨는 남친이 나가자마자 B씨로부터 인터폰 연락이 왔다고 했다.

 

명분은 '언제 퇴실할 것이냐'는 추궁이었다. A씨는 곧 퇴실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B씨는 남친이 "먼저 퇴실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A씨가 객실에 혼자 있다는 것을 확인했던 건데 B씨가 그걸 알아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정당성도 없다. 쓸데없는 질문이었다. 불안감이 들었던 A씨는 곧바로 남친에게 연락했고 다시 돌아오도록 했다.

 

 

남친이 도착하기 전에 객실 출입문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B씨가 마스터키를 통해 출입문을 열었고 객실 중문 앞에서 A씨에게 "언제 퇴실할 것이냐"고 육성으로 또 물어본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남친이 도착해서 B씨에게 항의를 했고 A씨는 남친과 함께 문제의 모텔을 빠져 나왔다.

 

A씨는 글 말미에 “절대 숙박시설 같은 곳에서 여성 혼자 있지 말라"고 당부했다. 성폭행이 의심되는 행동을 저지른  B씨의 명백한 잘못으로 인해 A씨는 오랫동안 트라우마를 앓게 됐다.

 

실제 B씨의 모텔 사용 후기(숙박업 플랫폼 앱)를 보면 "사장님이 친절하시나 아침에 문을 열고 들어와 놀랐다"는 다른 이용자들의 증언이 있었다.

 

 

사실 네이버에 "모텔 마스터키"를 검색해보면 관련 기사들이 150여건 가량 검색되는데 2017년부터 이런 유형의 범죄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모텔 마스터키 문제는 투숙객의 고가 물품 절도, 성범죄, 단순 방실침입(형법 319조) 등 크게 3가지 유형이 있다. 단연 성범죄가 가장 심각하다.

 

작년 8월 경기 의정부 모 모텔의 남성 종업원 C씨가 마스터키를 통해 객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여성 투숙객을 성폭행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C씨는 "그때 술에 취해 있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들을 가치도 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숙박업소 마스터키는 극단적인 선택이나 화재 대응 등 분명 필요할 때가 있다. 손님 퇴실 이후 객실 청소를 위해서라도 마스터키가 용이하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성범죄에 악용되고 있어 마스터키 관리 책임을 법적으로 정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스터키 관리가 너무 허술하다.

 

물론 모든 일이 그렇듯 대다수의 모텔 자영업자들은 성실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꼭 소수의 개념없는 사람들이 몰상식한 짓을 저질러 전체 모텔업계에 찬물을 끼얹는다. 

 

 

평범한미디어는 30대 남성 D씨의 제보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모텔 마스터키 문제였는데 지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V 호텔 4층 객실에서 숙박하던 중 방실침입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다.

 

D씨는 여자친구와 성관계 도중이었는데 누군가(20대 남성으로 추정)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가 급하게 나갔다고 했다. D씨와 여친은 너무 놀라 호텔 관리인 F씨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그런데 F씨는 부동산 중개업체 직원이 뭔가 확인할 게 있어서 마스터키를 들고 4층으로 올라갔다가 실수로 열게 됐다고 변명했다. D씨는, 왜 호텔측이 외부인에게 마스터키를 준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무엇보다 실제 방실을 침임한 사람이 부동산 직원인지 누군지 F씨의 주장만 있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D씨와 여친은 바로 환불을 받고 호텔에서 빠져나왔다.

 

무엇보다 D씨는 △객실에서 머무른 4시간 동안 대부분 TV로 영상을 시청하다가 성관계를 갖게 된 짧은 타이밍에 맞춰서 객실 문이 열리게 된 점(육안으로는 몰카 발견 안 됨) △복도 걸음소리가 들릴 만큼 방음이 엉망이었던 해당 업소의 특성상 아무도 없는 객실로 여기고 들어왔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 △비어있는 다른 객실 출입문들은 활짝 열려있던 점 등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아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특히 객실 중문이 없고 출입문을 열면 바로 침대가 보이는 이상한 구조라 신원미상의 남성이 여친의 알몸을 그대로 훑어봤다는 점이 끔찍하다고 전했다.

 

 

성범죄 고의성이 있든 없든 방실침입은 명백한 범죄행위다. 이를테면 원룸 건물의 주인이 세입자가 점유하고 있는 방에 들어갈 수 없는 게 당연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된다. 법적으로 정당하게 점유권을 행사하고 있는 세입자, 숙박업소 이용자 등의 동의없이 함부로 방실에 침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돈을 내고 일정 기간 동안 해당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F씨는 D씨와의 통화에서 "위급한 상황이라도 마스터키로 바로 문을 열면 안 되고 인터폰을 통해 객실 손님들에게 상황을 전파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고 한다. 

 

잘 알고 있으면서 왜 외부인에게 마스터키를 제공해서 맘대로 객실에 침입할 수 있도록 방치했는지 이해할 길이 없다. 

 

만약 A씨가 경황이 없어 남친을 부르지 못 했다면? D씨가 잠깐 밖으로 나가 객실 안에 여친만 있었다면? 생각만해도 너무 끔찍하다. 법무부와 경찰이 모텔 마스터키 문제를 예의주시하며 긴급 대책이라도 내놓아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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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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