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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차량 오가는데 왜 배관 덮개 씌우는 작업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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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1월20일 오전 10시 즈음 포항제철소 화성부 3코크스 공장에서 근무하던 용역업체 소속 39세 노동자 장모씨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장씨는 입사한지 2주 밖에 안 됐음에도 숙련공이나 산업안전기사가 수행해야 할 어려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장씨는 스팀배관에 보온 덮개를 씌우고 있었는데 주변을 지나던 ‘장입차’에 부딪혔고 그대로 벽 사이에 끼이고 말았다. 목격자에 따르면 장씨는 머리와 가슴이 함몰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장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장입차는 용광로에 들어가는 원료나 연료를 옮기는 특수차량인데 사고 당시 코크스 오븐에 석탄을 주입하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보온 덮개를 씌우는 등 정비 작업을 할 때는 장입차가 멈춰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가동되고 있었던 것이 화를 불렀다.

 

노동전문 권영국 변호사는 “어떤 기계나 설비가 가동된다고 할 때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지 않은가?”라며 “이런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작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전국플랜트 건설노조 포항지부)는 “회사의 잘못된 지시가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안타까운 사고”라고 주장했다.

 

워낙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포스코라 그런지 사고 현장에는 안전지킴이를 포함 ‘7명’이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장씨의 죽음을 막지 못 했다.

 

포항남부경찰서와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목격자와 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합동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포항지청은 전담수사팀을 꾸렸고 관리책임자의 안전수칙 의무 위반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무엇보다 왜 장입차가 돌아다니고 있음에도 장씨를 비롯 노동자들이 동시에 작업을 하도록 방치했는지 그 경위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1월27일에 이르러 포항지청은 원청 포스코와 하청 용역업체 소속 책임자들을 모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사고 직후 공식 사과문을 내고 “불의의 사고로 인해 희생된 분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산업 현장에서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 데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회사를 지켜봐주시는 지역 사회에도 걱정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대정 수석부지회장(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지회)은 1월2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정우 회장 임기(2018년~) 동안만 무려 20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전날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1호 처벌 대상자는 최 회장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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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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