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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세림이법’ 잘 지켜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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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혹시 ‘세림이법’이라고 들어본 적 있는가? 통상 ‘민식이법’은 미디어에서 많이 언급해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그러나 ‘세림이법’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생소할 것이다.

 

세림이법을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어린이 통학차량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고 반드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며

△어린이나 유아를 태울 때는 승·하차를 돕는 성인 보호자 탑승을 의무화하고

△보호자의 안전 확인 의무가 담겨 있다. 즉,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 한 명이 동승해 어린이의 승·하차 안전을 확인해야 하며

△운전자는 승차한 어린이가 안전띠를 맸는지 확인한 뒤 출발해야 한다.

어린이통학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은 어린이통학버스 운행을 마친 후 어린이나 영유아가 모두 하차하였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한마디로 어린이들의 안전한 차량 탑승과 하차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 앞의 내용 중 마지막 △어린이통학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은 어린이통학버스 운행을 마친 후 어린이나 영유아가 모두 하차하였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이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고가 안타깝게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16시10분쯤 제주 서부 소방서에는 긴급한 신고가 접수되었다. 제주시 연동 신제주로터리 남서쪽 도로에서 9세 A양이 승합차에 깔렸다는 신고였다.

 

A양은 음악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통학차량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입고 있던 옷이 차 문에 끼어버리고 말았다. 운전자 또는 성인 동승자가 △아이가 제대로 내렸는지 △문은 확실히 닫혔는지 △내린 아이가 차량 근처에서 벗어나 인도나 집으로 무사히 들어갔는지 확인해야 했지만, 무엇이 급했는지 그 간단한 것조차 똑바로 점검하지 않고 그대로 출발해버렸다.

 

결국 A양은 차량 뒷바퀴에 깔리고 말았다. 긴급출동한 119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앞서 말한 ‘세림이법’은 2015년 1월 29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하차를 돕는 성인 동승자가 탑승해야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그런 역할이 부재했다. 또한 어린이가 무사히 완전하게 하차했는지 의무적으로 확인했어야 하나 기사는 이를 소흘히 하고 그냥 빨리 출발해버렸다. 명백한 ‘세림이법’ 위반이다.

 

이를 토대로 제주 서부경찰서는 운전기사 60대 B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마찬가지로 학원 운영자인 50대 C씨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처럼 자동차 문에 옷이 끼어 일어나는 사고는 종종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어린이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성인에게도 이러한 사고는 굉장히 위험하다.

 

작년 1월 20일 경기도 파주시에는 20대 여성이 버스에서 내리다가 코트 자락이 문에 끼이는 일이 있었다. 당장 문을 다시 열어야 하지만 버스 기사는 이를 보지 못했는지 그대로 차를 출발시키고 말았다. 결국, 안타깝게도 이 여성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사망하고 말았다.

 

시내버스 같은 대중교통은 배차 간격 등의 문제로 정류장에 체류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래서 기사들은 되도록이면 빨리 출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급하더라도 승객이 무사히 하차했는지는 꼭 살펴야 한다. 특히 승객의 △물건이나 △옷 △신체 일부가 문에 걸리지 않았는지는 필수적으로 살피고 차를 움직여야 한다.

 

 

교통사고 전문 정경일 변호사도 해당 사건을 보도한 YTN 뉴스와의 인터뷰(2021. 1. 20)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발을 땅에 디뎠다고 운전자의 주의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버스에 옷자락이 끼었다는 것은 아직 하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운전자의 과실을 피할 수 없다

 

덧붙여 요즘같이 추운 겨울철에는 사람들이 롱패딩, 롱코트 등 긴 옷을 많이 입는다. 영하의 날씨에 긴 옷을 입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긴 옷은 문에 끼일 위험성이 짦은 옷에 비해 높다. 그러므로 긴 옷을 입고 차에서 하차할 때 문에 옷이 끼지 않도록 반드시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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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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