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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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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13일부터 17일 오전까지 전국을 뒤덮은 폭우 사태로 인해 40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만 17일 11시 기준이라 앞으로 추가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산사태와 지하차도 침수로 인한 것이었다.

 

15일 아침 미호천 임시제방(충북 청주)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폭탄을 견디지 못 하고 무너지면서 오송 궁평지하차도를 집어삼킨 탓에 차량 16대가 6만톤의 물에 갇혀 13명이 숨졌다. 일요일(16일)까지 9명이었는데 월요일 오전 당국이 수색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희생자 4명이 추가로 발견됐다. 아직 지하차도에 갇힌 1명이 실종 상태인 만큼 구조당국은 배수 작업과 동시에 도보 수색에 들어가는 등 지하차도 중심부에 포커스를 맞춰서 찾고 있다.

 

 

그리고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된 예천군 등 경북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도 집중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실종자가 언제든지 사망자로 발견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폭우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곳이 경북 북부 지역이며 총 19명의 사망자를 야기했다.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40명의 사망자는 △세종 1명 △충북 16명(오송 13명) △충남 4명 △경북 19명 등이다. 충청권과 경북에 몰려 있다. 실종자는 부산과 경북 각각 1명과 8명이다. 다친 사람은 전국적으로 총 34명이다. 기상청은 화요일(18일) 아침까지 지역별로 시간당 최대 70㎜의 비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평균적으로는 30~60㎜ 정도다. 시간당 강수량이 40㎜ 이상이라면 매우 심각한 폭우 재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날씨앱과 기상특보를 수시로 챙기면서 내가 사는 지역의 강수량을 참고해서 외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이다. 날씨가 워낙 변칙적이라서 지역과 시간대에 따라 햇빛이 쨍쨍한 경우도 있겠지만 갑자기 흐려지고 폭우가 쏟아질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웬만하면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는 것이 기상청의 조언이다.

 

 

한편, 충북경찰청은 실종자 수색작업이 완료되는대로 전담 수사팀을 넘어 전담 수사본부를 꾸려 금강홍수통제소의 위험 신호를 보고 받고도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충북도청, 청주시청, 흥덕구청을 상대로 강도 높은 수사를 개시할 계획이다. 아무래도 충북에 대한 책임 추궁이 집중될 것 같은데 △이미 진행되고 있던 지하차도 ‘자동 차단시설 설치’ 작업을 재난이 예상되는 올 여름에 마치지 않고 미룬 점 △통제소가 발령한 홍수 경보를 하급 기관으로부터 보고 받고도 신속히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점 △미호천 제방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 등이 핵심이다.

 

청주시와 흥덕구, 청주경찰서의 대처도 형편없었다. 토요일(15일) 새벽부터, 그러니까 지하차도가 물에 완전히 잠기기 4시간 전 이미 홍수 경보가 내려졌고 2시간 전에는 통제소가 미호천의 수위가 너무 높아져서 곧 넘칠 수도 있다고 흥덕구에 알렸다. 그러나 지하차도 앞에는 그 어떤 ‘돌아가라’는 공지나 도로 통제도 없었다. 이미 진입한 차량 운전자가 물이 차오르는 위급함을 직감하고 핸들을 돌려 역주행을 감행해서 정주행하는 운전자들에게 진입하지 말라고 아무리 소리쳐봐도 소용없었다. 흥덕구는 통제소로부터 보고를 받고 즉시 청주시와 관내 읍사무소에 주민 대피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상황 전달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정작 직접 도로 통제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저희들이 관리하는 도로가 아니었다”는 변명을 내놨다. 특히 도로 통제를 하더라도 청주경찰서와 협조 하에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일단 지하차도 관리통제권은 충북에 있긴 한데, 관내에 있는 지하차도에 물이 차올라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 바리케이드와 임시 표지판을 설치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충북 강종근 도로과장은 “워낙에 짧은 시간에 물이 들이닥치다 보니까 통제할 시간이 없었다”고 핑계를 댔고, 청주경찰서도 “기본적으로 도로 통제권은 자치단체에 있어서 자치단체에서 하는 게 원칙”이라고 둘러댔다. 특히 청주시는 상황 파악이 아예 안 됐는지 지하차도가 절반 이상 잠긴지 오래됐음에도, 다른 도로 침수를 우려해서 버스를 우회하도록 안내한 방향이 하필 지하차도쪽이었다.

 

박진희 충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17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주말 내내 수해 현장을 돌아봤는데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오송의 궁평2지하차도에서 너무도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다. 돌아가시면 안 될 분들이 돌아가셨다. 살릴 수 있는 분들을 살리지 못 했다. 분명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해당 관청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기에만 급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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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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