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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적으로 순환 경제가 화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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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2일 광주 동구에서 열린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의 강연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시리즈 세 편의 기사 중 2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정회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만들고 소비하고 버리고 다시 만드는 일련의 과정. 인류가 구축한 경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물적 재화를 기반으로 한다. 자연에서 원료를 얻기 위해 끝없이 파헤친다. 재화를 생산해서 최대한 많이 판매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속성상 이런 과정은 계속 부추겨진다. 글로벌 환경운동계에선 소비한 것들을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하고 끝까지 사용하는 순환 경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는 “지금 전세계적으로 이슈이자 화두는 순환 경제”라며 “자연에서 채굴하고 채취한 것들을 우리가 소비하고, 생산하고, 소비해서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 이런 선형적인 경제 시스템은 문제다. 바꿔야 된다”고 주장했다.

 

순환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그러니까 버려지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재활용하고 재사용하고 재생해가지고 다시 생산으로 갈 수 있도록 돌려주는 것이다. 고리를 닫혀준다고 얘기한다. 이 고리를 닫혀주는 그런 시스템으로 가야 된다라는 걸 얘기하고 싶다. 나도 맨 처음에 이 단어에 꽂혀서 환경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환경운동은 바로 소비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한다.

 

지난 11월22일 15시 광주 동구에 위치한 한걸음가게에서 ‘한걸음 리페어’ 워크숍이 열렸다. 이날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된 정 대표는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소비되고) 회수된 것들 중에서 98%가 다 재사용된다”며 “정말 극소수로 버리는 게 나온다고 한다. 그만큼 수거해서 분류하고 이런 작업들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환기했다.

 

열쇠고리가 열려있다고 생각해보자. 열쇠는 쉽게 빠져버린다. 이 고리를 닫혀주면 열쇠가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정 대표는 고리에 대한 비유를 재차 강조했다.

 

순환 경제 시스템의 컨셉을 보면 에너지나 물질들을 투입해서 물건을 만들고 유통시키고 소비하고 버리고 처분돼서 쓰레기가 되고 이런 걸 하지 말고 버려지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재상품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계속 고리를 닫혀주는 것이다. 이게 바로 순환 경제다.

 

 

한국에도 이미 자원순환기본법이 있는데 2024년 1월부터 순환경제사회전환촉진법으로 변경되어 시행되고 있다. 재활용 즉 리사이클링하는 습관과 태도가 중요한데 요즘 들어 업사이클링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래 물건의 목적에 맞는 걸로 재활용되는 것이 리사이클링이라면, 완전히 새로운 사용 가치를 담은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업사이클링이다. 정 대표는 “버려진 걸로 뭘 하겠다는 것”이라며 “제발 버리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결국 기업이 바뀌어야 한다. 소비자도 소비자지만 순환 경제의 취지를 인식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필요하다. 정 대표는 “개인들이 재사용과 재활용을 습관으로 삼는 것이 좋긴 한데...”라며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사실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제 기업들도 바뀌어야 된다”고 촉구했다. 대표적으로 의류기업들의 옷 재고 폐기 문제가 있다. 팔고 남은 옷들을 대량 폐기하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 정 대표는 “좋은 브랜드일수록 다 소각시킨다”며 “버버리가 2018년에 발각됐는데 사실 발각이라고 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것이었고 우리가 2018년도에 인지하게 된 거지 그전부터 옛날부터 그냥 해오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버버리만 할까? 샤넬도 하고 구찌도 하고 다 하는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안 할까 봤더니 다 하고 있다. 국내 상위 7개 패션 기업에 설문조사를 돌렸다. 판매되지 않은 재고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7곳 중 6곳에서 소각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유명 브랜드이자 네임밸류가 있는 브랜드일수록 다 소각시키고 있다. 재고 뿐만이 아니라 반품된 옷들도 다 폐기된다.

 

그래서 다시입다연구소는 폐기 금지 서명운동을 벌였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과 함께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와 전시회도 개최했다.

 

근데 되게 재밌었던 건 토론회에 저희가 학자들과 환경부 공무원,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환경팀장을 초대했다. 환경팀장 그분이 온다고 약속을 했다가 그날 갑자기 출장을 가야 돼서 불참한다고 연락을 해왔다. 물론 발표자료도 줬는데 그분의 말씀에 의하면 지금 패션업계에서는 진짜 되게 극비리 상황이라는 것이다. 우리 기업이 얼마나 재고가 남아서 얼만큼 소각하고 어떻게 폐기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건 브랜드 이미지의 수치라는 거다. 그래서 같은 업계 관계자들도 그런 이야기를 전혀 나누지 않는다고 하더라. 내부자들도 모른다. 예를 들어 내가 코오롱 내부 직원이라고 해도 재고 담당자와 경영진만 그 수치를 알지 내가 접근할 수가 없다. 그것 자체가 되게 극비 사항이다.

 

 

다시입다연구소와 장혜영 의원은 어떻게든 수소문해서 패션업계에서 얼마나 많은 재고를 대량 폐기하는지 파악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주요 소각장과 접촉해도 마찬가지다.

 

저희가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명확하다. (저개발 국가들의) 의류 노동자들이 피를 토하면서 노동하고 있다. 근데 그렇게 만들어진 옷들이 단지 팔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진다. 새상품을 만들 때는 얼마나 많은 노동력과 에너지와 그 많은 자원 낭비가 수반되는데 그걸 고스란히 다 태워버려서 환경을 해치고 있다. 되게 비윤리적이고 비환경적이다.

 

유럽 주요국들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기부에 따른 감세, 정보 공개, 폐기 금지 등이 있다.

 

벨기에는 재고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면 인센티브 그러니까 세금을 감면해준다. 독일에서는 이렇게 재고나 폐기 되는 물질들이 일정 수량에 이르면 왜 폐기하는지 정보를 다 공개하고 보고하고 그 뒤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의무화가 돼 있다. 지금 전세계에서 유일한데 프랑스는 2022년부터 폐기가 금지됐다. 그래서 폐기하다가 발각되면 처벌을 받는다.

 

관련해서 얼마전 12월에는 EU 의회와 회원국들이 패스트 패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재고로 남은 옷과 신발을 폐기하지 못 하도록 새로운 규정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정 대표는 대한민국에서도 “이젠 선진국이니까 (무분별한 재고 폐기를 막는) 제도를 도입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결론을 냈다. 서명운동이나 토론회, 전시회 등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는 국민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다시입다연구소와 장혜영 의원실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있기도 하다. 재고폐기금지법인데 이미 초안은 만들어졌다. 그러나 법안에 서명을 해줄 의원이 장 의원 포함 7명 밖에 안 된다. 정의당 소속 6명만 재고 폐기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회의적인 형국이다.

 

혹시 국회의원들 중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분들 있으면 좀 알려달라. 가서 좀 같이 발의할 수 있도록 도장만 찍으면 된다. 3명만 해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이제 통과가 되려면 사실 국민들의 요구가 없고 아무도 관심이 없는데 그걸 누가 통과시켜주겠나? 그래서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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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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