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어몽어스 초코우유를 들고 온 40대 엄마 A씨가 꿈자람카드를 내밀었다. 편의점 알바생은 바코드를 찍고 바로 신용카드 결제 모드로 마무리하지 못 하고 포스(POS)의 ‘결제선택’으로 들어가 급식카드 항목을 누른다. 그런데 ‘삐삐삐’ 소리가 난다. 어몽어스 초코우유는 꿈자람카드 결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10일 23시 즈음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모 편의점. A씨는 미취학 딸 B양과, 3세 아들 C군을 등에 업고 물건을 골랐다. 바구니 1개로 먹을 것들을 잔뜩 고른 뒤에 카운터로 왔다. 그런데 아직 계산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꿈자람카드로 결제가 안 되는 품목들은 별도로 분류를 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형편이 어려운 아동들을 위해 급식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난 2005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전국 지자체로 사업 주체가 이관됐다. 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지역아동센터 또는 사회복지관 시설의 아동복지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아동 중에 부모의 소득 수준이 해당 기초단체장이 정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이다. 지자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광주는 올해 지원 단가를 한끼 기준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렸다. A씨 자녀들을 기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중학생이 건물 옥상에서 무리하게 옆 건물로 넘어가려다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뉴스만 봤을 때는 파쿠르나 야마카시를 하다 그렇게 된줄 알았다. 8월27일 오전 10시15분경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의 한 건물에서 14세 A군이 실족사를 당했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의 정확한 위치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높이 약 25미터의 5층짜리 건물이었다고 한다. 인간이 가장 두려움을 느끼는 높이가 11미터 정도다. 실제로 군대에서 공수 훈련을 할 때도 11미터 정도 높이의 훈련탑에서 진행을 한다. 훈련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11미터 높이에서 밑을 바라보면 정말 아찔하다. 그런데 A군이 떨어진 높이는 11미터 보다 훨씬 높은 25미터다. 안타깝지만 맨몸으로 추락하면 생존할 가능성이 희박한 높이다. 사고 직후 A군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가슴 아프게도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왜? 왜 떨어졌느지가 중요하다. 극단적인 선택이었을까?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그런 이유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명났다. 당시 A군은 친구 4명과 건물 옥상에서 과자 등 주전부리를 먹으며 놀고 있었다. 옥상이란 공간이 주는 ‘아지트’ 같은 느낌 때문에 이곳에서 모임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바로 직전 불편한 하루([윤동욱의 불편한 하루⑤] “부를 땐 국가의 아들, 다치면 니네 아들, 사망하면 누구세요?”)에서 대한민국 군대의 폐해에 대해 다룬 바 있다. 부상당한 병사에게 제대로 된 의료 조치나 보상을 해주지 않는 문제를 두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강하게 비판을 했었다. 이번에도 대한민국 군대를 강하게 질타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 넷플릭스 최고의 인기 드라마 'D.P(디피)'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허지웅 작가는 과거 jtbc <썰전>에 출연해서 이렇게 발언했다. "대한민국 군대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견제와 비판과 쓴소리가 없으면 정말 최소한의 합리성도 보여주지 않을 조직이에요. 엉망진창이거든요. 근데 그런 데에 대해서 (MBC <진짜사나이>가) 저렇게 희석시키고 이미지 세탁하고. 저는 대한민국 군대를 예능의 형식으로 보여주는 거 이제 문제가 있고. 특히 요즘과 같이 이렇게 군대에서 끔찍한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을 때 이걸 예능으로 보면서 웃고 있는 제 자신을 보는 게 못마땅해요. 지금 대한민국 군대의 병사들은 피해자예요. 이 사람들은 명백한 의미로서의 피해자인데 이 사람들이 지금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드디어 3주만에 고민상담소 복귀네. 나 오랜만에 다시 상담하러 왔는데 환영의 꽃다발 뭐 이런 거 없나. 쩝. 뭐 그냥 환영의 술잔이나 환영 인사라도 괜찮은데 아무 것도 없고 말이야. 농담이야. 3주만에 고민상담소로 찾아왔으니 오늘은 특별손님으로 대접해주지. 나 이래봬도 아주 예의가 없는 인간은 아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버르장머리는 탑재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긴장하지 말고 편히 있어. 남친이 톡 안 하고 자서 대판 싸웠는데 또 잠드네. 하 이 정도면 기면증인가? 자면 잔다고 말을 하고 자겠다고 했는데 분명. 스타일 차이일 수 있는데 난 이게 중요한 사람이라. 9~10시에 자는 거 아니까 남친 톡 기다리다가 11시쯤 또 잠들었네라고 하는데 매일 밤마다 킹받네. 딴 여자 있을 스타일은 절대 아닌데 그냥 잠이 개 많은 건가 이해할 수 없다. 아 진짜 킹받는데 어떻게 해야 해?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4월12일> 자 자 자. 그래서 고민이 남자친구가 잠이 많은 거라고? 그래 우선 잠이 많은 사람이 짜증난다는 건 나도 인정해. 하 나도 잠이 많은데다가 누구랑 약속을 하면 시간을 못 맞춰서 사람들이 나한테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작년 9월 층간 흡연 문제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사람의 제보를 받아 기사를 작성했는데, 8개월 뒤에 해당 기사를 읽은 어떤 사람이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다. 해당 기사 잘 읽었다. 다만 진짜 고층에 살아봤는가? 메일을 보낸 A씨는 아파트 옥상 바로 아래층에 사는 사람인데 기사 속 아래 대목에 반박을 하고 싶다고 했다. 통상 다수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주택 거주 흡연자들은 '옥상' 또는 '1층 밖 건물 주변'에서 담배를 핀다. 그게 매너이자 자연스러운 문화다. 특히 옥상 흡연은 지나가는 보행자들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안락하다. 눈치보지 않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최고의 흡연 공간이다. A씨는 “옥상에서 담배 피면 고층 사는 나 같은 사람들 진심 살인 충동 일어난다”며 “빨래에 냄새가 나는 것은 기본이고 여름에 창문도 못 열고 산다. 이게 매너고 자연스러운 문화인지 다시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지금 아프트 게시판에 글 쓰고 법적 근거 찾다가 기자님 글까지 보게되었는데… 심정이 억누를 수 없을 만큼 빡쳐있기에 글에 뾰족함이 느껴진다면 죄송하다. 상식적으로 연기는 위로 올라간다고 판단되었기에 공동주택 구성원들이 옥상을 흡
[평범한미디어 정정민 기자] 대형 가구 등 폐기물을 버릴 때면 오프라인에서 스티커를 사서 부착해 버렸다. 그러나 이제는 폐기물을 사진으로 찍어 앱으로 등록하고 버리면 되는 시대가 됐다. 서울 강서구는 11월부터 스마트폰 앱('빼기')으로 간편하게 대형 폐기물을 버릴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형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구청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배출 신고를 하거나 동 주민센터나 편의점 등에서 대형 폐기물 전용 스티커를 구매한 뒤 폐기물에 부착해서 배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빼기'는 대형 폐기물 배출시 사진 1장으로 배출 신고에서 결제까지 한 번에 처리 가능한 모바일 앱 서비스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두 기종 버전이 다 나와 있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강서구민은 앱에 배출 장소를 입력하고, 해당 폐기물을 촬영해서, 올린 뒤에, 결제를 하고, 손쉽게 버리면 된다. 구는 빼기앱에 사물인식 AI 기능을 탑재한 만큼 폐기물의 견적을 좀 더 쉽게 산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결제까지 이뤄지면 배출 번호가 생성돼 구에 전달되며, 별도의 신고필증 없이 간편하게 버릴 수 있다. 이후 폐기물이 처리되는 과정도 앱을 통해 확인할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드디어 정경일 변호사(법무법인 엘엔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실 정 변호사는 평범한미디어와 인연이 깊다. 평범한미디어는 수많은 취재 분야들 중에서 음주운전 문제를 중대하게 보고 피해자들의 입장에 서서 취재를 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정 변호사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변호사는 벌 받을 가능성이 높은 가해자를 변호해야 돈을 많이 번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돈이 되지 않는 음주운전 피해자들의 권익 옹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런 정 변호사는 언제나 귀찮은 기색없이 평범한미디어의 취재 질문에 성심성의껏 설명을 해줬다. 기사를 작성할 때도 자문을 많이 구했다.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입법 운동에 나섰을 때도 정 변호사는 평범한미디어 그리고 음주운전 피해자들 곁에 있었다. 평범한미디어가 음주운전 취재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고 로펌 차원에서 광고를 주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정 변호사 개인의 삶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 변호사의 인생을 조명해보고 싶었다. 독고다이 인생 기획 인터뷰 아홉 번째 주인공은 <그것이 알고싶다>를 비롯 수많은 방송에서 교통사고 전문 법조인으로 출연하고 있는 정 변호사다. 정 변호사의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가 2022년 10월에 시작해서 1년이 흘렀고 50번째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50회 기념으로 한연화씨가 애인과의 19금 스토리를 직접 풀어봅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오늘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여러분에게 중요한 소식을 하나 알려줄게. 고민상담소가 벌써 50번째를 맞았어. 와! 다들 수고한 한연화와 박효영 대표기자님께 박수! 아 이건 너무 오버인가. 어쨌든 오늘은 특별히 50회를 기념하는 의미로 내 이야기를 해볼까 해. 상담을 하는 사람도 상담을 받는 사람 못지않게 인생에 있어 고민이 많걸랑. 그러니 오늘은 내 고민이라면 고민일 이야기도 하면서 내가 만든 메론 소다나 한 잔씩 돌릴게. 내가 전에 30회 때 말한 내 애인 기억나? 폴리아모리에 데미섹슈얼이라 했던. 애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데미섹슈얼 봉인이 풀렸어. 그러니까 나랑 애인이 가까워지니 성욕을 느끼기 시작한 거지. 그럼 좋은 일 아니냐고? 하아. 그게 말이야. 알고 보니 내 애인이 엄청난 변태더라니까. 음. 그래도 좋은 일 아니냐고? 일단, 들어봐. 당신들 만약 애인이 전화로 섹드립을 친다면 그 수위가 어디까지일 것 같아? 전에 어디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을 거쳐 ‘노동당’에 이르기까지 21년이 흘렀다. 진보신당부터 계산하면 9년이다. 노동당은 대한민국 법률에 등록된 정당들 중 유일하게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강령에 명시하고 있는 정당이다. 그동안 노동당은 당내 노선 투쟁으로 인해 끝없이 반목했다. 이를테면 △2011년 故 노회찬·심상정·조승수 등이 '통합진보당' 성립을 위해 탈당 △2015년 나경채 지도부 '진보결집' 위해 집단 탈당 △2018년 '사회당계 비선실세' 혼란으로 집단 탈당 △2019년 기본소득당 당명 변경 실패로 인한 용혜인·신지혜 등 기본소득 세력 집단 탈당으로 집약되는 기나긴 분파의 과정이 있었다. 노동당은 2019년 8월 현린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 시작하면서부터 선명한 사회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당 조직을 정비해왔다. 2년이 흘렀다. 본지 기자는 2년 전부터 지금까지 노동당의 변화 과정(주간 노동당/월간 노동당)을 지켜봤다. 2019년 11월 정식 당대표로 선출된 현 대표는 △사회주의 정체성 확립 △외부 좌파 세력과의 연대 및 통합 △평당원들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 등 크게 3가지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현 대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직원이 60명 가량 되는 지역 언론사에서 일하는 A씨는 최근 외할머니상을 당했다. A씨는 사측에 경조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지 묻자 "외가는 허용이 안 된다. 조화 역시 친가까지만 보내준다"는 답을 들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연차 휴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모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B씨 역시 입원이나 진료시 친조부모까지만 가족 감면 할인이 가능하고 외조부모는 안 된다는 현실을 귀띔해줬다. 사실 경조 휴가는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에서 의무적으로 주도록 정한 법정 휴가는 아닌데 회사 재량으로 줄 수 있는 약정 휴가에 포함된다. 가족 감면 할인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차라리 친가와 외가 구분하지 말고 조부모상에 대한 휴가 자체를 주지 말든지 해야지 왜 굳이 외조부모만 차별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호주제가 폐지된지도 17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부계 중심의 관행이 뿌리 깊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사실 친가와 외가란 표현 자체가 이상하다. 왜 남성의 집안만 친할친(親)을 쓰고 여성의 집안에는 바깥외(外)를 써야 할까? PC주의가 아니라 명백한 편견이 아닐 수 없다. 신지영 교수(고려대 국문학과)는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