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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분파는 없다" 노동당이 이끄는 '사회주의 단일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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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을 거쳐 ‘노동당’에 이르기까지 21년이 흘렀다. 진보신당부터 계산하면 9년이다. 노동당은 대한민국 법률에 등록된 정당들 중 유일하게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강령에 명시하고 있는 정당이다.

 

그동안 노동당은 당내 노선 투쟁으로 인해 끝없이 반목했다. 이를테면 △2011년 故 노회찬·심상정·조승수 등이 '통합진보당' 성립을 위해 탈당 △2015년 나경채 지도부 '진보결집' 위해 집단 탈당 △2018년 '사회당계 비선실세' 혼란으로 집단 탈당 △2019년 기본소득당 당명 변경 실패로 인한 용혜인·신지혜 등 기본소득 세력 집단 탈당으로 집약되는 기나긴 분파의 과정이 있었다.

 

 

노동당은 2019년 8월 현린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 시작하면서부터 선명한 사회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당 조직을 정비해왔다. 2년이 흘렀다. 본지 기자는 2년 전부터 지금까지 노동당의 변화 과정(주간 노동당/월간 노동당)을 지켜봤다. 2019년 11월 정식 당대표로 선출된 현 대표는 △사회주의 정체성 확립 △외부 좌파 세력과의 연대 및 통합 △평당원들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 등 크게 3가지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현 대표는 외부 좌파 세력들과 통합을 이뤄내기 위한 당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노동당은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모 센터에서 정기 당대회(대의원대회)를 열고 <단일한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 준비위원회 설치의 건>에 대해 의결했다. 전체 당원들(1만1000여명)을 대표하는 대의원 중 4분의 3(76.7%)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노동당은 같은 날 개최된 총회(대선과 조직 진로에 대한 총회)에서 과반 이상의 당원 동의를 이끌어낸 사회변혁노동자당(변혁) 등과 함께 단일한 사회주의 정당 건설을 위해 나설 수 있게 됐다. 현 대표는 그동안 변혁 외에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전선), 노동해방투쟁(노해투), 평등노동자회 등 사회주의 좌파 세력들과 전략적으로 연대를 모색해왔다. 사상 최초 합동 신년회, 지역 순회 당원 간담회, 유튜브 콜라보, 공동 주최 토론회 등 여러 활동들을 함께 했다.

 

나도원 노동당 부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주의·좌파 정치의 터닝포인트를 기대한다”며 “2년 가까이 성급하지 않게 이어온 교류와 연대를 바탕으로 이제 공식적인 논의에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부각했다.

 

나 부대표는 14일 저녁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장기간, 꾸준히, 투명하게 추진해왔고 너무 조급하지 않게, 순차적으로 진행시켜왔다. 그래서 다수 대의원들께서 동의해주셨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동안) 당의 정체성을 사회주의로 명확히 하는 게 먼저 있었고 그 다음 사무총장(관련 기사)이나 부대표인 내가 조직의 확장과 연대에 방점을 찍었다. 그 두 가지가 시너지를 냈다”고 덧붙였다.

 

 

일단 노동당과 변혁이 가장 앞서서 통합 전선을 구축할 것인데 여기서 성공적이면 전체 사회주의 진영에서 대세 흐름이 형성될 것이다.

 

나 부대표는 “당원들께서는 노동당의 새로운 조직 전략, 확장 전략에 기대가 있었던 것”이라며 “노동당 뿐만이 아니라 노동당을 지켜보고 있는 주변 좌파조직들 활동가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았다. 노동당과 변혁이 하나가 되면 대거 합류할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전선은 약간 좀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관망하는 입장이다. 전선이 강고한 조직이 아니고 범 네트워크 분위기여서 하나의 입장을 갖기는 어렵다”면서도 “변혁이 아주 진통의 과정을 거쳐서 통과시켰기 때문에 다른 세력들에서도 많이들 들어오실 것 같다”고 내다봤다.

 

물론 사전 작업들이 성숙해졌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지만 아직은 통합을 위한 첫 테이프 단계다.

 

나 부대표는 “예정된 것은 내년 초인데 양측에서 협의한 내용을 당대회에 다시 올릴 것이다. 그때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대회에서 준비위 설치 의결은) 그 자체 보다는 시발점으로 시동을 건다고 할까. 그런 의미가 있다”며 “사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현장에서 (좌파 세력들이) 더 많이 만났을텐데 코로나 때문에 경기도나 서울에서 많이 만나지 못 한 것이 많이 아쉽다”고 표현했다.

 

진보정당 전체로 파이를 넓혀보면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녹색당, 미래당 등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나 부대표에게 “다른 진보정당들에게 위협이 되는 좌파 단일 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나 부대표는 “위협이 된다는 표현이 참 좋은 표현 같다. 그렇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보겠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현 대표는 당대회에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셨다. 노동당이 그러지 않아도 어려운 조건인데 역대 최악의 조건인데 노동당이 혼자서 그 어려운 과제를 해나갈 수 있을까”라며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믿었다. 우리는 가장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쉬운 길로 돌아가고 야합하는 대신 자본에 굴종하는 대신 우리의 원칙을 지키는 가장 어려운 길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다수의 당원들이 노동당을 지키기 위해 이 시대의 억압받고 있는 노동자 민중의 해방 투쟁에 함께하기 위해 노동당에 모였고 실천해왔다. 우리당은 그동안 유례없을 만큼 당원들이 참여하는 기풍을 만들어냈다”며 “지금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여러 당원 동지들의 얼굴을 보면 지난 2년간 무엇을 했고 어떤 효과를 만들어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노동당만이 아니라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한국의 사회주의 좌파 진영까지 변화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 노동당이 있다. 노동당이 원칙을 지키고 우리의 노선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노동 진영이 우리당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들어봐야 한다.

 

나 부대표는 “조직 통합에 대한 후유증을 많이 겪어본 당이라서 그런 걸 우려하는 분들이 좀 계신다. 뭐 각 지역 거의 모든 당원들에게 이 사안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그런 이유인 것 같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역에서 집회시위 및 1인 피켓 운동, 선거운동 등을 할 때 “노동당의 색깔이 너무 사회주의 색깔로 분명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나 부대표는 과연 “현장 활동이나 지역 정치에 있어서 또는 선거운동에 있어서 과연 도움이 될 것이냐에 대한 그런 우려가 하나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과 변혁은 과거 지역에서 현장 활동을 해나갈 때 간혹 갈등관계에 놓였던 적이 좀 있다. 노동조합 집행부 선거를 치를 때는 각 세력이 지지하는 후보가 각각 출마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졌던 앙금들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데 섣불리 통합을 추진하는 것 같다는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다.

 

나 부대표는 “그런 우려들이 있지만 앞으로 불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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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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