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횡단보도를 건너던 어린 나이의 10대 학생이 안타깝게 차 2대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해당 사고가 일어난 곳은 기본적인 신호등도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저녁 7시 9분쯤 제주도 서귀포시 동홍동의 한 도로에서 다음 달 중학교 입학을 앞둔 13세 여학생 A양은 주위를 조심스럽게 두리번거리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그러나 그만 67세 B씨가 몰던 쏘나타 승용차에 치이고 말았다. 그런데 사고를 낸 B씨는 후속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하고 말았다. 명백한 ‘뺑소니’ 사고였다.

결국, A양은 방치되어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고 뒤이어 61세 C씨가 몰던 아반떼 차량에 2차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사고 직후 구급대가 도착하여 A양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해당 도로는 제한 속도 50km 구간의 왕복 4차선 도로이다. 그래서 과속을 하면 안 되는 구간이다. 가해 운전자의 과속이 의심되나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음주운전도 아니었다. 그러나 시속 50km 정도의 속도로도 사람은 얼마든지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을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7시로 어두운 시간이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B씨는 주의해서 운전했어야 했다. 통상 횡단보도가 있는 곳이라면 보행자가 보이든 안 보이든 무조건 감속해서 운전해야 한다. 그리고 사고를 냈으면 본인이 책임을 지고 응급처지와 신고 등의 후속 조치를 감행해야 한다. 그러나 B씨는 나몰라라 도망가 버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사고는 1차적으로 운전자 B씨와 C씨의 잘못이 크다. 전방 주시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지난 2020년에도 길을 건너던 80대 노인이 차에 치여 숨졌고 같은 해 13살 학생도 차에 치여 중상을 입는 등 사고가 잦은 구간이다. 그러나 이 횡단보도에는 보행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그저 점멸 신호등만 설치되어 있을 뿐이었다.

이 구간은 학교와 학원이 많아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다. 이 건널목을 자주 이용하는 학생들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위험을 느낀다고 말한다.

진작에 신호등 설치 등 대책이 마련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관계 당국은 이렇게 희생이 뒤따르고 나서야 △과속단속 카메라 △도로보다 높은 횡단보도 설치 등의 뒷북 대책을 마련했다.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고 무책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서귀포 경찰서는 운전자 B씨에게 도주 치사 혐의를 적용하고 C씨에게는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그리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