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구조물’ 들이받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 등록 2022.09.25 17: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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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심야에 전남 화순에서 한 승용차가 전신주를 그대로 들이받고 곧바로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하고 말았다.

 

참사는 지난 16일 늦은 밤 11시 즈음 전남 화순군 도곡면의 편도 1차로 도로에서 벌어졌다. 늦은 밤 승용차가 갑자기 도로 옆의 전신주와 가로수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사고 현장 사진을 살펴보니 차량의 범퍼와 보닛을 비롯한 앞 부분이 완전히 폐차 수준으로 찌그러져 있었다. 한 눈에 봐도 차가 엄청난 속도로 전신주와 가로수에 충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정도의 충돌이라면 차량의 에어백이 터졌다고 해도 운전자에게 치명적인 충격이 갈 수밖에 없다. 34세 남성 운전자 A씨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다.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택시기사가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곧바로 신고했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A씨를 구조해서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A씨는 안타깝게도 의식을 되찾지 못 했다.차량 화재는 소방대원들에 의해 45분만에 진화됐다. 현재 화순경찰서 교통조사팀이 사고 원인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일단 무면허와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왼쪽으로 굽은 도로를 지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차량 결함이 아닌 이상 A씨의 운전 미숙이 사고 원인으로 유력한데 사고 현장의 위치를 ‘네이버 지도’로 살펴보니 1차로 도로에 커브가 있었다. 급격한 커브길은 아니지만 서행하지 않는다면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보였다. 게다가 시간이 밤 11시였는데 도로에 가로등이 그렇게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심야시간대 군 단위 편도 1차로 도로라면 통행하는 차량들이 매우 드물 것이다. 그래서 A씨가 방심하고 빠른 속도로 주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가로수나 전봇대 등 구조물을 들이받는 사고는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관련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일반 교통사고 보다 사망자 수가 6배 가까이 많다.

 

2016년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5년 동안 발생한 사고를 분석한 결과 구조물 충돌 사고의 100건당 사망자 수는 12.8명으로 전체 평균 2.3명을 크게 웃돌았다”면서 “100건당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도 12.6건으로 일본이나 영국보다 최고 5배나 많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구조물 충돌 사고는 치사율이 굉장히 높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구조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도로변 구조물과 부딪치게 되면 운전자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다. 골든타임이 가장 중요한데 구조대원이 급하게 와서 구하려고 해도 구조물 때문에 차체가 말려들어간다. 그렇게 되면 유압이나 기압 장비를 이용하더라도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 교통사고 구조에 걸리는 시간 보다 2~3배 이상이 더 걸리는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 대 자동차 충돌 사고의 경우 면적이 넓어 충격이 어느정도 분산되지만 구조물에 충돌하면 그 충격은 고스란히 운전자에게 가게 된다. 전봇대를 비롯한 구조물 자체가 충돌 면적이 좁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도 치사율을 높이는 요인들 중 하나다. 또한 전문가들은 일부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의 도로환경은 도로변 구조물과 차도가 바짝 붙어있는 경우가 많아 치명적인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고 조언했다.

 

영국은 충돌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차도 좌우로 3미터, 미국은 최소 9미터, 스웨덴은 최대 14미터까지 구조물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도로변 구조물과 차도의 거리를 전반적으로 떨어트릴 필요성이 있다.

윤동욱 endend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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