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이전에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해주지 못 해 미안해. 내가 얼마 전까지 상태가 매우 안 좋아서 평소의 한연화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고 있어. 그렇다보니 내 특유의 문체를 잃고 말았던 점, 그로 인해 당신에게 혼란을 준 점에 대해 매우 미안하게 생각해. 알잖아. 고민 상담을 해주는 사람도 결국 한 사람의 인간에 불과하다는 걸. '신'처럼 어떤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결국 하나의 인간이라 감정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고민 상담을 할 수도 없다는 걸. 아, 그렇다고 해서 당신에게 그걸 알아달라는 것은 아냐. 일은 일이고, 나는 내가 일로 대해야 하는 당신 앞에서 내 상황에 대해 징징거릴 생각은 없으니까. 각설하고. 당신은 분명히 남자친구가 유부남인 걸 2년 내내 몰랐다고 했어. 그래, 이해해. 2년 동안 총각인줄 알고 만났던 남자친구가 유부남이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겠지. 사랑했고 존경했고 이런 건 지금 중요하지 않아. 나는 당신의 심리 상담을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고민 상담을 해주는 사람이고, 그렇다는 건 지금 당장 당신이 해야 할 일을 내가 알려줘야 한다는 거니까. 한가하게 사랑이 어쩌네 존경이 어쩌네 할 여지가 나에게는
[평범한미디어 김태리] 우리 아빠는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했다. 내가 7살 때 첫 자차를 구입한 아빠는, 기억하는 한 언제나 술을 마시고도 거리낌없이 운전대를 잡았다. 그 시대엔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거의 없다시피했다고는 들었다. 퇴근하고 회식 마친 가장들이 벌건 얼굴로 차를 몰고 귀가하는 게 별일도 아니었다고. 당시 해외 주재원이었던 아빠를 따라 외국에 살았지만 그 나라도 인식 수준은 비슷했다. 주재원 가족들끼리 교류하는 한인 사회는 작고 친밀했다. 거의 공동 육아를 하다시피 서로의 집에 아이들을 맡기거나 가족 단위로 어울렸다. 아이들도 가라오케 같은 곳에 함께 따라갔고 어른들은 술을 자주, 또 많이 마셨다. 가라오케에서 기분 좋게 취한 아빠들의 쩌렁쩌렁한 노랫소리를 들으며 엄마 무릎을 베고 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빠는 온가족을 태우고도 아무렇지 않게 음주운전을 했다. 문제는 '과도한 자신감'이었다. 만취 상태에서도 입버릇처럼 "야! 늬들 아빠만큼 운전 잘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고래고래 외치며 차를 몰았으니까. 아빠는 평상시 꽤나 모범 운전자였고 실제로도 운전을 '잘' 했지만, 취했을 때만큼은 평소와는 다르게 운전한다는 것쯤은 어린 나도 온몸으로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사연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하나 할게. 듣기에 따라서는 거북할 수도 있고. 그래서 이게 당신의 고민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가 싶을 수도 있는데 어쩌면 인정하기 싫은 이야기일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일단은 들어보도록 해. 전에 내가 아는 미술 작가와 길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 그때 그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 자기가 보기에 한국은 아직 전근대적인 사회라고. 근대라는 것은 개인성과 합리성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한국 사회는 그러한 것들을 찾아볼 수 없다고. 그 말에는 나도 동의하는 바야. 한국 사회는 개인이라는 것을 철저히 무시하고, 말살하는 사회일 뿐더러 집단적으로 비합리적 사고를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너도 나도 집단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에 찌들어 있다고 나 역시 생각하니까. 실제로 내가 본 한국 사회도 그렇고. 눈, 코, 입 다 성형한 여자인데 남자들은 자연스럽게 된 사람이라도 싫어할까요? 여자들도 좋게 보진 않으려나요? 사람들의 관점이 궁금하네요.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성형을 하고 싶어서요.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2년 10월26일> 아직
[평범한미디어 김인식 기자] 나는 배우 박은빈을 좋아한다. <청춘시대>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남들이 좋아하기 시작할 때 팬이 된 것은 아니다. 1990년대 말 아역 배우였던 시절부터 박은빈을 알고 있었다. 물론 그때는 팬이 아니었다. 그저 “아역 배우인데 연기를 잘 하네”라고 느낀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가 성인 연기자가 되고 나서는 “성인이 되어서도 잘하네” 정도였던 것 같다. 지난 11월6일 보그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박은빈이 다양한 고민들에 상담해주는 영상을 봤다. '30대에 인간관계를 맺기가 어렵다'는 고민 사연에 대해 박은빈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소중한 마음인데 몰라주는 사람은 끊어 내라"며 "어떤 관계일지 몰라서 시원한 대답은 못 해드리지만 나는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감당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조언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표현하는 게 만족도가 높았다. 자기의 수용 능력을 넘어서는 것까진 굳이 노력하지 않으셔도 된다. 우선순위의 관계, 해내야 하는 일이 서로 많아지는 상황 속에서 자기 자신을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이 어떨까. 상담 내용을 보고 듣고 보니 마음의 깊이가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친구의 행동이 당신을 충분히 기분 나쁘게 할만한 일이었다는 건 나도 인정해. 남자든 여자든 성별을 떠나 누구라도 내 친구가 내 애인에게 갑작스러운 스킨십을 한다면 당연히 기분 나쁠 수밖에 없을테니 당신이 기분 나쁜 것도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야.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당신의 그 기분 나쁨에 공감할 수 없어. 왜냐? 당신의 기분 나쁨은 온전히 당신을 위한 기분 나쁨이지 여친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그런 기분 나쁨이 아니기 때문이야. 안녕하세요. 25살 남자이고 제 친구가 헬창입니다. 근데 요즘 제가 몸이 뻐근해서 매트 위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기본 동작 같은 거 친구한테 배울려고 개인적으로 연습실 빌려서 했거든요. 근데 자꾸 여친이 자기도 구경오고 싶다길래 와서 그럼 보라고 했습니다. 근데 친구가 갑자기 제 여친한테 스킨십을 하면서 'ㅇㅇ씨도 해보세요 이건 이렇게 하는 거에요' 이러면서 허벅지랑 엉덩이를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만지더라고요. 진짜 저도 헬창들이 얼마나 운동을 좋아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친구니까 더 이해하려고 아무리 노력을 해봤는데도 사적인 공간에서 제 여친 몸을 그것도 갑자기 터치하는 건 보기 좋진 않더라고요. 제
[평범한미디어 임한필 광산시민연대 수석대표] 지난 10일 국회에서 4․19 혁명단체 주최로 ‘4․19 혁명 바로 세우기’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에 양당(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참석해서 관습법으로만 규정돼 있는 4․19에 대해 실정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각했다. 그리고 3․15 의거는 4․19 혁명의 원인이었으며, 4․19는 3․15의 완결이었기에 3.15에 대한 완전한 복원과 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5 선거에서 이기붕은 12년간 지속된 이승만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연장하고 자신이 부통령으로 당선되기 위해 온갖 부정행위를 자행했다. 전국적으로 유령 유권자를 만들어 조작하고, 관권을 총동원해서 유권자 협박, 투표권 강탈, 부정 개표 등 대규모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이에 광주와 마산 등에서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으며, 시위 진압 도중 경찰은 실탄을 발포하여 수많은 시민들이 사망하고 총상을 입었다. 4월18일에는 고려대 학생들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행진 도중 폭력배에게 피습당한 사건이 발생했고, 마침내 4월19일에는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로 확산됐다. 궁극적으로 이승만 대통령은 4월26일 하야 성명을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놀랍다는 말부터 좀 하고 싶네. 여러모로 이렇게 놀라운 사람은 나도 처음이야. 그러니까 당신 남친 말야, 당신 남친. 나 처음 이 글을 봤을 때 내 눈을 의심했어.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건가를 넘어서서 내가 보고 있는 이게 사실인가. 아니, 지금 2022년에 이런 글이 올라올 수 있는 건가 싶어서 몇 번을 눈을 씻고 다시 봐야 했다고. 나도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살다살다 이런 미친놈은 생전 처음이고, 아마 앞으로 살면서 내가 이런 미친놈을 볼 일도 없을 것 같아. 본인은 대학생이고 남자친구는 직장인이야. 일곱살 차이가 나고 연애한지는 두 달 조금 안 됐어. 얼마 전에 남친이랑 관계를 했다. 나는 처음이었는데 남친이 되게 좋아했어. 내가 처음이라는 거에 조금 과하게 집착하는 게 이상하긴 했다. (처음인데 안 아팠어? 그런 말로 시작하더니 처음이라 어쩌고 저쩌고 식으로 얘기를 이어갔다. 지금 생각하니 하는 말마다 처음이란 말을 넣더라.) 관계와 관련해서 전부 다 배려해주고 챙겨주는 사람이었고 솔직히 여친이 자기랑 처음 하는 걸 싫어할 남자는 없으니까 이건 뭐 이해했어. 근데 어제 남친이랑 데이트를 했는데 집에
[평범한미디어 김동규 프리랜서 기자] 지난 15일 최저임금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피소돼 검찰에 송치됐던 박미정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재선)이 광주고용노동청 재수사에서 '혐의 없음' 판단을 받았다. 직후 광주 지역 일부 언론들은 박 의원이 '누명을 벗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황당하기 그지없다. 박 의원은 함께 일하던 A씨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 하는 수준의 급여를 제시했다. 근로계약을 최저임금법에 위배되는 내용으로 체결한 것이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생기자 박 의원은 “A씨가 해당 금액을 원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 측은 A씨가 해당 금액을 원한 근거로 ‘실업 급여’를 언급했다. 박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A씨는 실업급여를 수급하고 있었다. 이에 A씨는 실업급여 수급을 중단하기 위해 근로계약서를 요구했고, 이를 고용보험공단에 제출했다. 박 의원은 “해당 금액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제출하면 안 되기 때문에 A씨가 먼저 해당 금액을 요구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실업급여 수급 중단을 위해 제출하는 근로계약서에는 그 어떤 제한사항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돈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나도 동의하는 바야. 다들 알고 있다시피 우리는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건 둘째 치고 당장 생존이 위태로운 게 사실이니까. 먹을 걸 살 수도 없고, 월세를 낼 수도 없고, 아프면 병원에 갈 수도 없는데 어떻게 살 수 있겠어? 안 그래? 아무리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외치고 싶어도 그 말을 외치려면 결국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세상의 슬픈 현실이지. 어쨌든 우리는 그런 자본주의에서 살아가야 하기에 살아 있는 이상은 돈이 필요하고, 누군가와 함께 살려면 나는 물론이고 상대방도 서로를 먹여 살릴 만한 경제적 능력이 필요하지. 예전보다는 비혼, 비출산에 대한 인식이 많이 공유되고 있지만 지금 서른 정도 된 적령기에 이른 여자분들. 요즘 싱숭생숭하죠? 주변 친구들 하나 둘 시집 가기 시작하고, 명절 다가오면 친척들 넌 언제 결혼하니? 물어보고. 부모님 은퇴 시기 다가오고 집에서는 축의금 회수해야 하니까 맏이인 너부터라도 가야하지 않겠니. 은근 압박 들어오고. 비혼, 비출산 인터넷에선 말 넘쳐나도 오프라인에선 결혼 얘기, 혼수 얘기, 스드메 얘기 너무 많고. 신혼여행 사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평범한미디어 인스타그램 계정에 컨텐츠가 올라오면 빠짐없이 좋아요를 눌러주는 독자들이 있다. 그런 애독자들께 감사 인사도 드리고 ‘평디에 바라는 점’이라는 취지로 피드백을 듣고 싶어서 디엠을 보냈는데 바로 답장이 왔다. 김상애씨는 매번 가장 먼저 좋아요를 눌러주는 애독자인데 “인스타에 올라오는 한줄 브리핑이 좀 더 세세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평범한미디어의 피드백 요청에 상애씨는 7일 저녁 “업로드되는 기사 흥미있게 보고 있다”면서도 “인스타에 비춰진 모습은 단편적인 사건사고를 보도하는 곳 정도의 느낌이 강했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평범한미디어의 방향성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주면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듯 하다”고 주문했다. 상애씨의 취지는, 헤드라인으로 업데이트되는 기사 1개만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계정의 특성상 여타 다른 성격의 기사들이 부각되지 못 하고 지나치게 안전 관련 사건사고 보도들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거다. 상애씨는 “실제로 평범한미디어를 방문해 만날 수 있는 여러 기사들을 보면 사회, 여성, 인권, 정치 등에 대한 훌륭한 시선의 기사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라고 전제했다. 나아가 상애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