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전동킥보드(PM/Personal Mobility) 사용자의 헬멧 착용을 의무화한지 1년 하고도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작년 초에 권고와 계도 기간을 가진 후 2021년 5월13일부터 의무화됐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킥보드를 탔을 때 적발되면 과태료 2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걸린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짜증나는 일인데 자동자 안전벨트 만큼의 수긍이 가질 않는다. 수긍이 되지 않는데 치킨 한 마리 값이 그냥 증발한다. 공유형 전동킥보드를 애용하는 편이다. 뚜벅이들에게 공유 킥보드는 그야말로 구세주다. 특히 직업 특성상 외근이 잦은 사람들에게는 기동력을 높여주는 훌륭한 교통수단이다. 더운 여름에 땀을 덜 흘려도 되니 얼마나 편리하겠는가. 게다가 광주광역시 같은 도시에서 비교적 근거리(1km 이상)를 이동할 때 버스보다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 단순 속력으로만 비교했을 때 당연히 버스가 더 빠르다. 그러나 버스는 교통정체, 정류장 정차 등으로 지체되는 시간이 많다. 킥보드를 타면 이런 것들이 없어서 꽤 빠르다. 문제는 이상한 규제다. 앞서 언급한 ‘헬멧 의무화’다. 일단 실효적이지 않다. 시속 20km가 최대치인 킥보드를 타는 것은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지방선거 기간이라 거리에는 교육감 후보들의 현수막이 즐비하다. 그런데 눈살이 찌뿌려졌다. 거슬리는 문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실력 광주"란 표현이다. 과거 불편한 하루 기획 칼럼을 통해서 ‘3년만 고생하면 90년이 편하다’라는 문구의 폭력성을 지적한 바 있다. 실력 광주도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저질 문구를 보게 돼서 화도 나고 마음 한 구석이 너무 답답했다. 실력 광주가 뭐가 문제냐고? 나만 불편한가? 이들이 말하는 실력 광주는 뻔하다. 전국에서 가장 공부를 잘 하는 광주. 이거다. 아니다. 잘못 썼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전국에서 대학 입시용 시험을 가장 잘 치르는 광주. 수능점수를 전국에서 제일 높게 받는 것이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범한미디어 독자라면 과거 임하성씨를 인터뷰한 기사를 읽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성 씨는 항상 청소년 인권 문제와 학벌사회의 문제점을 고민하는 사람이다. 하성씨를 인터뷰하기 전에 사전조사 차원에서 그의 페이스북에 들어가봤는데 <광남일보>의 사설을 맹렬히 비판하는 게시물이 있었다. 역시나 실력 광주론을 설파하는 저질 칼럼이었다. 광남일보 여균수 주필은 "한 때 수능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5월말(29일) 초여름의 땡볕이었는데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지하철역에서 내려 10분간 걸었다. 광주광역시 북구로 전입신고가 되어있지만 서울시 관악구에서 투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외로 분류됐고 15분 정도 더 기다렸다. 사람들의 열기가 모여 더 더웠는데 투표를 하기 위해 묵묵히 줄서서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전에 두 차례 정도 누구를 찍을지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 1명만 뽑으면 되는 대통령 선거와 달리 지방선거는 무려 7명(교육감/광역단체장/광역의원 비례와 지역구/기초단체장/기초의원 비례와 지역구)이나 뽑아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 지나가다 마주치는 선거운동의 이미지로는 부족하다. 신분증을 내고 투표지 7장과 견고한 봉투가 인쇄되기까지 좀 기다렸더니 그새 내 손에 쥐어졌다. 투표소 안에 들어가서 미리 점찍어둔 후보와 정당에 빠르게 도장을 찍고 밖으로 나왔다. 봉투에 투표지 7장을 넣고 하얀색 스티커를 떼서 밀봉한 뒤 투표함에 넣었다. 내 투표지는 6월1일 본투표 이전에 광주 북구 관내로 도착할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그랬지만 최근 들어 투표장에 갈 때마다 “정말 돈이 많이 들긴 들겠다”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1년 넘게 기다렸다. 2017년 영화 <범죄도시>를 정말 재밌게 봤고 속편 제작 소식이 알려진 뒤로 코로나 시국을 거쳐 너무나 오래 기다렸다. 지난 5월 중순 <범죄도시2>가 드디어 개봉했다. 5일 기준 이미 관객수 800만을 넘어 팬데믹 이후 최초로 1000만 영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고 있다. 나와 박효영 기자는 개봉일 5월18일에 바로 영화를 보러 극장으로 갔다. 특히 박 기자는 개봉하자마자 극장으로 뛰어가자고 노래를 불렀다. 나 역시 보고 싶었다. 예고편에서 장첸(윤계상 배우)에 이은 새로운 메인 빌런 강해상(손석구 배우)의 캐릭터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영화를 본 감상은? 역시 최고였다. 아주 만족스러웠다. 정말 잘 만든 코믹범죄 오락 영화로서 기본기에 충실한 영화였다. 영화의 핵심 포인트는 ‘묵직한 타격감으로 유발하는 카타르시스’다. 흉악한 범죄자들을 묵직한 주먹으로 박살을 내버리는 마석도 형사(마동석 배우)는 인기 만화 <원펀맨>을 연상시킨다. 만화의 주인공은 절대적으로 강하다. 그래서 빌런들이나 괴수들을 펀치 한 방에 물리친다. 마 형사는 절대적으로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우연히 유튜브에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의 예고편을 본 적이 있었다. 요즘 이렇게 긴 제목의 영화는 드물었기 때문이었을까? 굉장히 구미가 당겼다. 그래서 어린이날에 남자 셋이 극장으로 달려갔다. 제목만 놓고 봤을 때 속된 말로 ‘패드립’인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이 영화에 나오는 학교폭력 주동자 그리고 그 부모들은 어느정도 그런 말을 들어도 용인될 수준이다. 솔직히 학교폭력을 다룬 영화라고 한다면 제목과 맞물려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충분히 예상되지 않은가? 이제부터 이 충격적인 영화의 리뷰를 써보려고 한다. 최대한 자제하겠지만 나도 모르게 스포일러가 들어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를 온전히 즐기고 싶은 독자는 뒤로가기를 눌러도 좋다. 영화의 줄거리를 한 줄기로 요약하자면 이런 거다. 국제중학교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안타깝게 피해 학생 건우(유재상 배우)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숨이 멎지는 않았지만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찾지 못 하고 있는 상태가 됐다. 유서에 가까운 편지를 남겼는데 여기에는 가해 학생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대형병원 이사장, 유명 로펌의 변호사,
[평범한미디어 라이트디퍼] 예고편에서 우연히 듣게 된 음악에 마음이 이끌려 조만간 영화 <스펜서>를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했다. 실존했던 다이애나비의 이야기에 허구적 디테일이 더해져 완성된 영화이지만 잡지 속 가십 스캔들 말고 그녀의 진짜 모습은 잘 알지 못 하므로 영화 속 주인공 스펜서와 그녀를 조금 구분해보고자 한다. 스펜서는 아름다운 외모와 왕세자비로서의 우월한 삶, 국민들로부터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받는 왕실의 아이콘이었다. 일순 겉으로 완벽해 보이는 그녀의 삶은 불행한 결혼생활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숨통을 죄어오는 변하지 않는 현실 앞에 점차 무너져내린다. 스펜서는 왕실에는 미래가 없고 과거와 현재는 동일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추구해야 할 자신만의 가치를 현실 속에서 찾을 수 없었기에 그토록 힘들어했고 점점 무너져 내렸던 것 같다. 막연히 10대와 20대를 거쳐 30대가 되면 나이에 맞게 어른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해왔지만 되돌아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내면의 성숙은, 인생에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했을 때 삶의 방향을 이끌어줄 수 있는 가치가 있느냐 혹은 그런 가치를 찾기 위해 치열하게
[평범한미디어 라이트디퍼] 인간들을 자동차의 균일한 부속품처럼 만들 수 있다면 세계는 어떤 형태를 띄게 될까? 누군가는 와이퍼처럼 사용될 것이고 더 능력있게 태어난 누군가는 엔진처럼 사용될 것이다. 사람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정교하게 디자인되어 내가 살아갈 환경 이외의 조건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지도록 훈련된다. 절망, 고독이나 우울 같은 불안정한 감정들은 중독가능성이 없는 알약 한 두알에 의해 통제되어 삶에서 더 이상 불만을 느낄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 사회는 항상 생산과 소비를 하기 위한 최적의 상태로 유지된다. 이런 사회에서 여성의 자궁을 통해 자연적으로 출산된 인간은 야만인으로 분류되며 구경거리이자 미개한 생명체로 문명과 분리되어 있다. 우연적인 사고로 문명인에게서 출산된 야만인은 문명인을 통해 문자를 배우게 되고 한 권의 고전소설집을 통해 사고능력을 기른게 된다. 야만인의 눈에 비친 문명인들은 첨단 기술과 사회시스템에 종속되어 있는 부품이자 노예이다. 발전된 기술은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었지만 개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유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아 버렸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1988년에 출판되었다. 당시의 기술로는 비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오미크론 변이 공습으로 대한민국의 방역체계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로 인해 의료 현장엔 패닉이 왔고 재택 치료 우선을 필두로 확진자 추적 시스템은 물론 확진자, 밀접 접촉자 및 공동 격리자에 대한 추적 감시가 느슨해졌다. 오미크론 변이가 치명률이 낮다는 특성을 반영, 고위험군 관리 중심의 체계를 이어나가겠다는 거다. 역학조사를 대폭 간소화했고 확진자의 동거인은 의약품과 식료품 구매 등 필수 목적의 외출이 허용되는 등 자발적 방역 시대가 왔다. 이처럼 자율과 책임에 방점을 찍은 방역체계로 재편됨에 따라 방역패스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고위험군을 제외한 나머지 확진자에 대한 '보호'가 '방치'로 변질되면서 사실상 방역 시스템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들은 물론 일선 방역 현장에서도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니 폐지하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물론 당국의 정책은 모두에게 만족감을 줄 순 없고 그게 당연하지만 전례없던 감염병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방역체계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나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가까이 고강도 방역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예전에 ‘해를 품은 달’이라는 소설 원작의 드라마를 정말 재밌게 본적이 있다. 이 드라마의 세계관에는 ‘성수청’이라는 기관이 등장한다. 드라마의 주인공 연우(한가인 배우)는 성수청 소속 액받이 무녀로 젊은 임금(김수현 배우)에게 액운이 가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이 기관은 제를 담당하는 곳이다. 국가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무녀들이 정성껏 제를 지내고 길흉을 점친다. 한 마디로 국가 차원에서 무속적인 요소를 매우 신경썼다는 것이다. 다만 오해하면 안 될 것이 실제 조선시대에는 이런 기관이 없었다. 드라마 자체가 완전히 허구다. 애초에 배경만 조선시대지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과 사건은 모두 100% 창작물이다. 그 옛날 조선시대 조차 ‘괴력난신’이라 하여 귀신의 존재를 부정했고 미신을 믿는 행위를 어리석은 것으로 규정했다. 사실 이것은 유교의 영향도 크다. 유교가 근본인 국가에서 무속을 제대로 인정할 리가 없다. 마찬가지로 조정 차원에서 무속을 주관하는 기관을 둔다는 것은 유학자들과 신하들이 절대 묵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21세기가 되고도 22년째인 지금 대한민국에서 정말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7일 동부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고된 하루가 끝난 어느 날, 본지 기자는 문득 소주 한 병이 생각났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편이지만, 그날따라 혼술이 땡겨 나도 모르게 마트에서 소주 한 병을 계산하고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와 티빙 동영상을 키고 술을 마셨다. 소주 한 병 참 좋다. 보통의 주량을 가진 사람이라면 적당히 알딸딸한 상태로 잠을 청할 수 있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그날따라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일까? 겨우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잠이 들었을 뿐인데 일어나서 숙취에 시달렸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나혼자 산다’에서 개그우먼 박나래가 말한 것처럼 뇌를 꺼내 물에다 씻고 싶은 심정이었다. 숙취해소 음료와 알약을 먹고 좀비마냥 소파에 기대 겨우 숙취를 진정시켰다. 문득 서글퍼졌다. 예전에는 날을 세고 마셔도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았다. 나이가 먹어서 일까? 아니면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아서일까? 소주 한 병이면 노곤하게 잠들고 상쾌하게 일어났었는데 참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술을 끊어야 할까? 아니 ‘이건 요즘 과로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에 이유가 있다’ 라는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를 애써 찾으며 금주 자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