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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이동권①] 이용섭 광주시장 공약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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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법정계획서 2021년까지 45% 도입 목표 수립
이용섭 시장 공약은 30% 불과...계획 목표치 무시
광주시 "현실적 어려움 감안해 교체한듯"
유명무실 법정계획...이동권 보장 의지 비판 제기

[평범한미디어 김현 기자]

 

 

0. 프롤로그

이동권이란 개념을 알고 계시나요? 이씨 성을 쓰는 동권 씨 이야기가 아니라요,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겁니다.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시각장애인용 음향기기, 점자보도블럭, 턱이 낮은 저상버스, 교통약자 전용택시같은 장치들이 모두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죠.

사전적으로 보면, 이동권은 물리적 장벽, 특히 교통시설 이용 등에서의 제약을 받지 않을 권리를 말합니다. 누군가가 어떠한 제약으로 인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다면, 교육부터 사회활동, 구직, 문화활동 등 인간으로서의 권리가 보장돼있어도, “접근하지 못해” 누릴 수가 없게 됩니다. 다른 교통약자들이 기본권을 누리기 위해선 먼저 보장돼야 할 권리라고 할까요?

 

한국에서의 교통약자 이동권은 2006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 약칭: 교통약자법 )이 시행되면서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교통약자(交通弱者)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에 이동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하여 사람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교통약자의 사회 참여와 복지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입니다. 이 법에 따라 저상버스 도입을 포함한 이동편의증진 5개년 계획이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교통약자들을 직접 만나보면, “아직 멀었다”, “접근할 방법조차 없다”, “이렇게 어떻게 다니라는 말이냐”는 말이 나옵니다. 듣기 좋은 수많은 계획들이 있지만, 실제론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모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뛰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마이광주도 여기에 깊게 공감하며, “으라차차 이동권” 기획을 시작합니다. 저희는 광주지역의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나가겠습니다.

 

교통약자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말한다

교통약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교통약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1. 개요

첫번째 기획은 공약과 계획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교통약자법은 국토교통부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이 5년 단위 계획을 세우고, 지방자치단체장이 국토부 계획을 반영해 5년 단위 지방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때 세운 계획, 정책방향, 목표들이 교통약자들을 위한 정책들의 틀, 뼈대, 혹은 목적지가 되는 셈이죠. 또한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시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은 계획보다도 더 현실적인 것으로, 임기 동안의 목표와 우선순위, 단체장의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그릇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따져보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현실정치에선 으레 비현실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일쑤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광주지역의 실태를 취재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광주시 이동편의증진계획은 욕구를 반영해 높은 저상버스 도입계획을 세웠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시장의 공약은 계획이 세워져있는데도 계획보다 낮은 목표치를 세우면서 “이번에도 계획은 지켜지지 않겠구나”라는 좌절을 주고 맙니다.

 

 

2. 이동편의증진계획을 무시한 이용섭 시장 공약

광주시는 2017년 5월, 제3차 광주광역시 이동편의증진계획을 발표합니다. 시는 계획에서 2021년까지 저상버스를 전체 버스 대비 45%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웁니다. 여기서 45%는 국토교통부장관이 정부계획에서 제시한 지자체 목표수치를 따른 것입니다. 2017년 당시 19% 정도의 불과하던 저상버스 운행률을 5년만에 4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2018년 12월에 발간된 제3차 광주광역시 대중교통계획에도 저상버스 도입계획이 등장합니다. 여기에서도 광주시는 국토부 기준에 따라 2021년까지 저상버스 45%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합니다. 또 2019년부터는 도입하는 모든 저상버스를 전기저상버스로 도입하고, 2021년까지 전기저상버스 총 165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용섭 광주시장의 공약은 두 계획과는 다른 수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법정계획이 이미 세워져 있는데도 그보다 낮은 수치를 목표치로 제시한 겁니다. 이용섭 시장은 광주시 공식홈페이지 열린시장실 공약&매니페스토 페이지에서 본인의 공약에 대한 목표와 세부내용, 진행상황에 대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저상버스 관련 내용은 그의 핵심공약 중 열한번째 편리하고 안전한 선진교통도시 광주에 관한 것입니다. 그 가운데 교통사각지대 해소-저상버스 도입 확대(링크)를 통해 세부내용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의 공약은 2021년까지 저상버스 도입 목표를 30%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광주시가 직접 세비를 들여 연구용역을 통해 수립한 법정계획의 목표 45%보다 15%나 낮은 수치입니다. 공약을 세운 2018년이면 이동편의증진계획이 이미 세워져있는데도 이보다 낮은 목표를 제시한 겁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그러면서 2022년에 40%, 2022년 이후(구체적 언급은 없다)에 45%를 달성하겠다는 공약지표를 제시합니다. 민선7기 임기가 2022년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저상버스 도입 목표치 달성을 차기 시장에게 넘겨버린 셈입니다.

 

2. 이동편의증진계획을 무시한 이용섭 시장 공약

광주시는 2017년 5월, 제3차 광주광역시 이동편의증진계획을 발표합니다. 시는 계획에서 2021년까지 저상버스를 전체 버스 대비 45%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웁니다. 여기서 45%는 국토교통부장관이 정부계획에서 제시한 지자체 목표수치를 따른 것입니다. 2017년 당시 19% 정도의 불과하던 저상버스 운행률을 5년만에 4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2018년 12월에 발간된 제3차 광주광역시 대중교통계획에도 저상버스 도입계획이 등장합니다. 여기에서도 광주시는 국토부 기준에 따라 2021년까지 저상버스 45%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합니다. 또 2019년부터는 도입하는 모든 저상버스를 전기저상버스로 도입하고, 2021년까지 전기저상버스 총 165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용섭 광주시장의 공약은 두 계획과는 다른 수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법정계획이 이미 세워져 있는데도 그보다 낮은 수치를 목표치로 제시한 겁니다. 이용섭 시장은 광주시 공식홈페이지 열린시장실 공약&매니페스토 페이지에서 본인의 공약에 대한 목표와 세부내용, 진행상황에 대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저상버스 관련 내용은 그의 핵심공약 중 열한번째 편리하고 안전한 선진교통도시 광주에 관한 것입니다. 그 가운데 교통사각지대 해소-저상버스 도입 확대(링크)를 통해 세부내용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의 공약은 2021년까지 저상버스 도입 목표를 30%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광주시가 직접 세비를 들여 연구용역을 통해 수립한 법정계획의 목표 45%보다 15%나 낮은 수치입니다. 공약을 세운 2018년이면 이동편의증진계획이 이미 세워져있는데도 이보다 낮은 목표를 제시한 겁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그러면서 2022년에 40%, 2022년 이후(구체적 언급은 없다)에 45%를 달성하겠다는 공약지표를 제시합니다. 민선7기 임기가 2022년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저상버스 도입 목표치 달성을 차기 시장에게 넘겨버린 셈입니다.

 

 

광주시는 기자와 통화에서 이 문제 관련 질문에 “인수위에서 자료를 취합할 때 예산 등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해 그렇게 목표를 세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저상버스는 대당 더 많은 돈이 들어가고, 2021년까지 45% 맞추기에는 예산반영이나 국토교통부 배분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는 전기저상버스를 도입하는 등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저상버스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3. 골치아픈 일은 뒤로…목표달성은 차기로

공약과 법정계획은 세부적인 내용에서도 차이가 나타납니다. 연도별 운행율을 보면, 공약에선 취임 초기엔 매년 2%씩 운행율을 올리다 2021년 5%, 2022년엔 10%를 보장하겠다는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계획 초기엔 조금만 도입하고, 뒤로 갈수록 많이 도입하겠다는 겁니다. 민선7기 취임 첫해 가장 많은 138대를 도입해 도입율을 끌어올린 뒤, 점점 부담을 줄여가도록 한 이동편의증진계획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광주시는 2008년 제1차 광주광역시 이동편의증진 5개년계획을 세울 때에도 이같은 모습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5년간 총 288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이었는데, 4년간 매년 10대만 도입한 뒤 마지막해에 나머지 248대를 한꺼번에 도입해 운행율 31.5%를 달성하겠다는 것이었죠.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이 계획은 역시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외친 시민단체들이 1차 이동편의증진계획을 놓고 “일정 비율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을 주장한 이유입니다. 계획을 세운 뒤 바로 직전 해나 취임 초기 의지를 갖고 추진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 수록 다음 계획, 다음 임기로 공을 돌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광주드림 출처 기사링크)

 

4. 자치단체장 의지가 중요

2019년 기준 광주시 저상버스 운행율은 여전히 21.6%에 머물고 있습니다. 2008년 세운 1차 계획의 목표가 2012년 31.5%였던 것을 감안하면, 10여년이 더 지난 현재까지도 목표와는 다른 더딘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당사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높은 수준의 목표가 수립되면 기대가 올라가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계획 수립 단계부터 실현 가능한 실효적인 목표치가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2007년 처음으로 이동편의증진계획이 세워지던 때, 이용섭 시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하고 있었거든요. 계획 수립 당시 장애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계획을 조율했던 행정부처 장관이었던 것이죠. 당시 이용섭 장관이 “이동권 확보 문제는 장애인들의 사회활동 등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는 관점에서 현재 수립 중에 있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한층 실효성 있게 만드는 등 적절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내용이 정부 보도자료에 기록돼있기도 합니다.(링크)

 

그런 연유로 장애계에서는 이용섭 시장 취임할 때, 이 시장이 교통약자 이동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을까 기대를 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당시 논의과정에서 장애인들의 입장을 들었으니 이동권 문제에 대한 이해가 높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5. “의지만 있다면 저상버스 확대할 수 있어요”

 

도연 /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 광주 장애인운동 활동가모임 ‘고함’

  1. 이동편의증진계획 저상버스 도입계획 대비 광주시장 공약 미흡 문제점은?
  • 이용섭 시장님은 건설교통부 장관이었어요. 그 때 1차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 5개년 계획이 만들어졌죠. 적어도 이전 시장님들보다는 저상버스 도입을 포함한 광주시 이동편의증진계획 이행에 노력하지 않을까 했어요. 그래서 이미 수립된 광주시 이동편의증진 계획조차 공약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건, 납득이 잘 안 돼요.
  • 저상버스 도입 공약은 지키려고 만든 건가? 의심스러워요. 2019년 39대, 2020년 85대 그리고 임기 마지막해인 2021년 154대를 저상버스로 도입한다는 게 공약인데 매년 2배가량 저상버스 도입 대수를 늘려야 가능하거든요. 2010년 10대에서 2011년 248대를 도입하겠다던 광주시 모습과 겹치면서 답답해지죠.

2. 반복되는 계획 미이행, 개선 방법은?

  • 폐차되는 모든 시내버스를 저상버스로 도입하겠다고 시장님이 분명히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약부터 이동편의증진 5개년 계획 무시하고 만들어졌는데 이동편의증진 계획을 무시할 게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이행될 수 있도록 폐차된 버스를 모두 저상버스로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중형 버스의 경우 이제 막 보급되고 있어 당장 저상버스로 도입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적어도 대형 버스는 의지만 있다면 모두 저상버스로 도입할 수 있으니까요.
  • 2008~2019년까지 이동편의증진 5개년 계획을 지킨 해보다 지키지 않은 해가 훨씬 많아요. 저상버스 도입률이 절반도 지켜지지 못한 이유죠. 시장 얼굴은 계속 바뀌었지만, 똑같았어요. 이제 좀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건설교통부 장관 출신 이용섭 시장님은, 올해든 내년이든 한 해라도 저상버스 도입 공약 지키고 가시면 좋겠네요.

 

6. 에필로그

민선7기 광주시장의 저상버스 도입 공약은 광주시가 수립한 법정계획보다 목표가 낮게 설정돼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허울뿐인 계획”이라는 비판, 혹은 “이동권 보장 의지 없는 시장”이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취재 과정에서 들을 수 있었던 광주시의 설명처럼, 저상버스 도입의 경우, 행정의 입장에선 일반버스보다 몇배씩 비싼 가격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동권 보장은 대한민국 법률로 보장된 권리로, 시는 보장을 위해 정책 수립과 시행의 의무를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동편의증진계획을 현실적으로 수립하고, 목표를 꼭 수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면 단체장의 선거공약과 인수위를 거쳐 제시된 최종 공약 수립까지의 과정에서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지적과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지역사회에서도 성찰이 필요한 지점이 아닐까요?

 

마이광주는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에 관한 “이동할 자유를 달라” 기획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할 당연한 권리와 자유를 향한 길에 동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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