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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소중함’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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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장흥은 같은 호남권임에도 불구하고 가볼 기회가 사실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유명한 명소들을 다 둘러보기로 했다. 우드랜드 탐방을 마친 다음 날인 6월15일 또 다른 랜드마크인 ‘물 과학관’을 방문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과학관을 방문하기에 앞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기왕 장흥에 왔으니 큰맘 먹고 ‘장흥삼합’을 먹기로 했다. 가격대가 조금 있지만, 아직 집에 쌀이 남아 있으니 ‘며칠만 간장에다 밥을 비벼 먹어야겠다’라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며 식당에 입장했다. 이 삼합은 장흥군에서도 ‘장흥9미’로 선정하여 밀고 있는 만큼 유명한 별미 중 하나다.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들한테도 ‘꼭 한 번쯤은 먹어봐야 할 요리’로 꼽히고 있다. 삼합은 표고버섯, 쇠고기, 키조개 관자로 이루어져 있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더불어 비쌀 수밖에 없는 조합이기도 하다.

 

 

그렇게 혀와 배는 만족스럽지만, 통장 잔고는 만족스럽지 않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물 과학관으로 향했다. 상당히 큰 규모의 과학관이 나를 반겼다. 과학관은 평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견학을 위해 온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나는 줄을 서 있다가 오후 1시 30분 정도가 돼서 입장할 수 있었다.

 

1층으로 입장하니 온갖 종류의 물고기와 해양생물이 나를 반겼다. 가운데에 크게 원형 수조와 인공 연못이 있어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조그마한 관상용 열대어는 밤하늘을 수놓은 별과 그 아름다움이 비견되기에 충분했다. 이밖에도 거북이나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수조에 전시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수조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보니 숲과는 다른 느낌으로 자동 힐링이 되었다.

 

 

 

1층은 홍보관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그래서 정남진에 대한 소개와 장흥의 시그니처 축제인 물 축제에 관한 설명이 한쪽 벽면에 가득 써 있었다.

 

물고기와 거북이들을 본 후 2층으로 올라갔다. 여기서도 아쿠아리움처럼 꾸며놓은 수조가 있었다. 대형 아쿠아리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지만 큰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며 어린아이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본 해양생물들은 참으로 기괴했고 신기했다. 미니동물원도 있어 해양생물 뿐 아니라 프레디독, 카멜레온 등 육지 동물들도 볼 수 있었다.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으로만 모조리 채워뒀다.

 

 

그 다음 물 과학 체험관으로 이동했다. 2층의 체험관과 3층의 물 순환관이 그야말로 물 과학관의 시그니처다. 어린이들 중에는 가정에서 쓰는 물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수도꼭지에서 어떻게 물이 나오는지 궁금한 친구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은 부모 손을 잡고 이곳으로 오면 된다. 상하수도의 개념, 정수처리 과정과 하수처리 과정을 단박에 파악할 수 있다. 사실 성인이라도 구체적인 과정을 알지 못 하기 때문에 한 번쯤 와서 직접 볼 필요가 있다. 최소한 물 없이 살 수 없는 인간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물을 사용하게 되는지 알 수 있다.

 

 

물 과학관에 와서 다시금 느꼈다. 수도 시설이야말로 두 말하면 입 아픈, 현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인프라들 중 하나다. 물은 인간의 기본권이다. 그러니 수돗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대략적으로라도 알 필요가 있다. 약간 뜬금없게 들릴 수 있는데 물 과학관을 둘러보며 수도 민영화는 절대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강하게 들었다. 볼리비아 같은 나라가 그 사례인데 민영화로 인해 물값이 2배나 올랐다. 서민들 보고 죽으라는 소리다. 수도 민영화는 가난한 사람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단순히 마시고 씻는 것 외에도 물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력발전이 대표적이다. 물 과학관에서는 어떻게 낙차를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하는지 체험 기구를 통해서 원리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외에도 소용돌이, 파동과 진동수 ,빛의 굴절, 댐, 나선식 펌프, 물레방아, 사이펀의 원리, 연소의 조건, 자격루,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등을 관찰하고 체험해볼 수 있다. 직접 펌프질도 해보고 소용돌이도 만들어봤는데 은근 재미가 있다. 물레방아도 돌려봤다. 기구들이 움직이는 게 매우 신기했다. 한 마디로 물의 유틸리티와 그 본질에 대한 체감을 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어른들에게도 이렇게나 재미있는데 아이들에게는 오죽할까 싶다. 모든 부모들은 반드시 자녀의 손을 잡고 물 과학관에 와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며 물 순환관으로 이동했다. 물 순환관에서는 게임과 체험을 통해 물이 순환하는 과정을 알아볼 수 있다. 재미와 유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는 다양한 테마의 물 순환을 알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우리 몸에서의 물 순환, 구름이 만들어지고 비가 내리는 과정, 식물과 동물 속의 물 순환 등을 공부할 수 있다.

 

다양한 모형과 기구를 통해 내 몸 속의 물은 얼마나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었고, 식물의 줄기 속 수분 이동을 살펴볼 수 있었다. 작은 이파리에서 모세관들을 통해 혈관처럼 수분이 퍼지는 것을 관찰했고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가 상승하여 구름이 만들어지는 것을 직접 보고 체험했다. 물 순환관은 어느 관들 보다 몰입감이 최고였다.

 

 

 

 

마지막으로 4D 영상관에 갔다. 사실 이곳은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체험형 공간들에 비해 보기만 하면 뭔가 재미가 덜 할 것 같았다. 그래도 가봤다. 4D 영상을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리 긴장됐는데 조용히 의자에 착석해서 안전벨트를 멨다. 한 차례 시범적으로 의자가 덜컹거렸을 때는 다들 화들짝 놀랐다. 과학관에서 나눠준 3D 안경을 안경 위에 덧대서 착용하고 영상을 관람했는데 3D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재생됐다. 익히 알고 있는 별주부전이었는데 토끼가 능글맞게 생겨서 웃음이 나왔다.

 

화면에서 등장인물들이 튀어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의자도 이리저리 모션을 취했다. 확실히 실감나긴 했고 보길 잘 한 것 같다. 물의 신비를 온몸으로 체감한 뒤에 마지막으로 잠깐 텐션을 내려놓는 느낌이 있었다. 이번 여름방학 꼭 물 과학관에 가보시라. 강력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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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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