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역사 전공자는 아니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다"

배너
배너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역사유적 탐방 및 스터디 모임 '史뿐史뿐'에서는 답사 이벤트도 재밌지만 뒤풀이가 백미다. 그날 함께 공유했던 역사 주제에 대해 맘껏 소통을 하기 위해서다. 그냥 전시만 보고 가기에는 뭔가 아쉽다. 공통의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이 뒤풀이도 없이 헤어진다는 것은 영화관에서 결말을 보지 않고 그냥 나오는 것과 같다. 

 

 

지난 4일 15시에 열린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에 대한 사뿐사뿐 모임 차원의 단체 관람이 마무리된 뒤에도 뒤풀이가 진행됐다. 사뿐사뿐 멤버들과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미니 인터뷰를 해봤는데 역사 모임에 참석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를 어떻게 왜 좋아하게 됐는지? 그런 것들이 궁금했다.

 

저마다 다른 대답들이 돌아와 흥미로웠는데 먼저 33세 지혜씨(가명)는 "역사를 그냥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아무래도 역사 만화를 보다가 흥미를 느껴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에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 등 어린이를 위한 만화 역사책이 정말 많다. 다들 심심하면 도서관으로 달려가 역사 만화를 탐독한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사실 많은 '역사 덕후들'이 어렸을 때 만화책으로 입문한 경우가 많다.

 

 

33세 성환씨(가명)는 역사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냥 이유없이 좋았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위인전을 많이 읽었고 삼국지도 좋아했다 거기에 영향을 받다 보니 역사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좋아하게 되었다.

 

34세 미정씨는 "원래 역사를 특별히 좋아하진 않았다. 하지만 요즘 좀 삶의 여유가 생기니까 역사에 관심을 가져보자. 그런 생각에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만의 탐구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독서가 대표적이다. 그 다음 '역사저널 그날'과 '벌거벗은 세계사'처럼 영상 컨텐츠를 꾸준히 감상하거나, 인터넷 역사 커뮤니티에 주기적으로 접속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각종 특강을 찾아 듣는 것도 중요하다.

 

지혜씨는 "리포트를 많이 참고한다. 그리고 블로그에서 역사 관련 글들을 탐독한다"고 설명했다.

 

32세 우석씨(가명)는 "역사 책과 위키백과를 많이 활용한다"고 호응했다.

 

 

성환씨는 역사 전공자다. 

 

사실 나는 역사를 전공했다. 그리고 요즘 같은 경우에는 따로 다큐멘터리를 찾기보다 인터넷 위키백과를 활용한다. 그래서 찾아보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위키백과에 검색을 한다. 그리고 그게 좀 부족하다 싶으면 관련 책들을 찾아 읽는다.

 

미정씨는 "유튜브를 많이 활용한다. 사실 오늘 아즈텍이 주제라서 관련 유튜브 영상들을 꽤 보고 나왔다"고 전했다.

 

퍼뜩 드는 생각이 성환씨처럼 역사를 좋아한다면 사학과나 역사교육과 등 전공으로 역사를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역사를 전공이나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유와 경계선이 궁금했다.

 

한때 역사학자나 역사 선생님의 꿈을 가져봤던 사람으로서 물었는데 지혜씨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먹고 살기 힘들 것 같았다"고 답했다.

 

사학과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의례 인문학 계열이 그렇듯 "취업은 글쎄?" 먹고 살기 어려울 것 같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거나 사교육계로 진출해서 잘 나가는 강사가 되지 않는 이상 보편적인 진로의 폭이 좁은 편이기 때문이다. 안타까울 뿐이다.

 

 

우석씨는 IT를 전공했고 현재도 해당 분야의 회사에서 재직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전공이 IT다. 사학과 전공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는 골수 이과다. 역사는 거의 취미로 탐구하는 수준이다.

 

오히려 역사와 별로 관계가 없는 분야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호기심이 생겨 역사 모임에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성환씨는 이미 사학 전공자라고 말했기 때문에 관련 질문을 따로 하지는 않았고 미정씨에게 사학을 전공할 생각은 없었는지 물었다.

 

나는 성인이 되어서 뒤늦게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경우라 딱히 사학과에 진학할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면 사뿐사뿐과 같은 역사 모임이 실제로 역사 탐구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 대해 질문했는데 다들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지혜씨는 "내가 알 수 없는 부분까지 알려주고 생각하지 못 한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우석씨는 "여기는 희한한 곳을 많이 간다. 보통 잘 가보지 못 한 곳을 가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가 있는 모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환씨는 일상에서 접하거나 사색하기 어려운 역사를 주제로 맘껏 탐구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역사 모임이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되게 좋다고 생각한다. 평소에는 역사가 좋다고 하더라도 일상 생활에서 역사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동아리나 소모임에 나오게 되면 관련된 주제를 통해서 다른 사람과 얘기를 같이 나눌 수 있으니까 좋다. 또 내가 평소에 바쁘다는 핑계로 다니지 못 했던 곳들도 이제 다 같이 다니게 되고 하다 보니까 좋은 것 같다.

 

 

미정씨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역사를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혼자 탐구할 때보다는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일단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부분 때문에 흥미가 있다. 그리고 전시를 보기 전에 기본적인 역사에 대한 개요? 이런 설명을 듣고 직접적으로 유물을 보니까 이해가 확실히 더 잘 됐다.

 

이날 사뿐사뿐 모임의 주제는 아즈텍 문명이다. 무엇을 느꼈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지혜씨는 "여기 국립박물관을 처음 와봤는데 너무 좋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추천해주고 싶다. 국가에서 좋은 박물관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우석씨는 "정말 잘 봤다"면서 짧게 소감을 전했다.

 

 

역사에 일가견이 있는 성환씨는 다음과 같이 감상평을 전했다.

 

오늘은 아즈텍이 주제였는데 사실 평소에는 중세 아즈텍 문명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특별 전시전을 통해서 간명하게 알게 됐고 특히 식인과 인신공양까지 했던 아즈텍 문명의 배경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알게 됐던 것 같다.

 

미정씨는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아즈텍의 문화를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흔히 아즈텍 문명이라고 하면 인신공양이나 살인, 식인 등 이런 것들만 떠올라서 무섭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즈텍 문명의 기원과 배경까지 역사와 함께 알게 됐으니 그들 나름의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손쉽게 함부로 비난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문화 수준이 낮은 게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유물들을 살펴보니 세공 기술이라든가 석상 조각이 세심하게 잘 되어 있어 많이 놀랐다

프로필 사진
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