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전남 완도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거동이 불편한 집주인이 미처 대피하지 못 하고 안타깝게 사망했는데 짚어볼 대목들이 많다.
지난 2일 오후 3시6분쯤 전남 완도군 신지면의 한 주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원인 모를 불길이 주택을 덮친 것이다.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완도소방서 대원들은 20여명이었고, 장비 8대가 투입됐다. 불은 40분만에 꺼졌다. 대원들이 화재가 수그러든 집을 수색했는데 안타깝게도 50대 남성 A씨가 숨진 상태로 발견되었다. A씨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었고 그런 만큼 신속히 대피하기 어려웠다.
완도소방서 관계자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집에 있던 전기 배선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주택 화재의 원인은 다양한데 크게 보면 △전기장판을 비롯한 난방기기 과열 △가스레인지 불을 켜놓고 깜빡하고 외출 △가스 누출 △누전 등이 있다. A씨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역시 이러한 원인들 중 하나일텐데 아마도 전기적 요인이 유력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단정할 수 없다.
소방관 출신 김성제 교수(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안전학과)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누전으로 인한 화재는) 가정집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습도가 높은 여름철, 장마철에는 누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자제품과 콘센트 등을) 오래 사용하고 청소를 하지 않으면 먼지가 쌓인다. 그렇게 되면 먼지에 전류가 형성되는 트래킹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전기가 안 통하는 곳에 전기가 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습기까지 더해지면 불꽃이 튀면서 전기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마련인데 장마철에도 습도가 높으면 누전이 일어날 확률이 그만큼 올라간다. 비가 올 땐 감전 사고도 유의해야 한다. 전기는 습기를 머금으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면 누전 차단기가 잘 내려간다. 그리고 전기 배선 자체가 습기를 머금으면 약해질 수 있다.
다만 10월에 일어난 주택 화재인 만큼 여름철 다습한 환경으로 인한 누전 화재일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습도로 인한 누전이 아닐 뿐 다른 요인들로 인해 누전 화재가 일어났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렇다면 주택 화재를 예방하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전기 안전 관련해서 과부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콘센트, 전선 부분의 습도, 먼지 등을 잘 관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실 일반적으로 요즘 주택들에는 누전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누전이 일어나면 알아서 전원을 차단해준다. 그러나 그 누전 차단기가 고장 난다면? 그래서 수시로 차단기를 점검해야 한다.
화재는 △발생 원인을 제거하고 예방하는 것 △발생 즉시 빨리 전파하고 대피하는 것 등 2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김 교수는 A씨가 신체 장애인이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작은 화재임에도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화재를 늦게 인지했고, 신속히 대피하지 못 했다는 사실이 씁쓸한 것이다. 그래서 김 교수는 단독경보형감지기 등 ‘화재 경보기’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법률에 따라 제도적으로 모든 주택에 화재 경보기가 의무 구비되어 있으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1만원도 안 되는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다들 구입했으면 좋겠다. 보통 주택 화재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낮 보단 밤이 더 많다. 대부분 밤에 잠을 자고 있다가 화재가 발생해 질식으로 사망하게 된다. 화재 경보기에 대한 홍보와 대대적인 캠페인이 절실하다.
화재 경보기만 제대로 있으면 신속히 피할 수 있다. 빨리 알아차리고 대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그걸 도와줄 수 있는 게 화재 경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