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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사람들의 ‘날카로움’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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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김가진의 이모저모] 2번째 칼럼입니다. 김가진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성신여대에 재학 중인 20대 청년입니다. 청소년 시절부터 정당 활동을 해왔으며, 더불어민주당 청소년당원협의체 ‘더새파란’ 초대 운영위원장이자 현재도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김가진 칼럼니스트] 다들 여유가 없다. 요즘 SNS에 글을 남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예민하고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별것도 아닌 일에 과도한 감정을 쏟고, 타인을 비난하고, 싸우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봐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같은 커뮤니티에서도 사람들의 기분은 각양각색이다. 어떨 땐 차분한 향이 흐르고, 어떨 땐 강렬한 맛이, 또 어떨 땐 가시가 돋쳐있다. 그만큼 순간적인 이슈와 여론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은 시시각각 변한다.

 

왜 사람들은 SNS라는 자신만의 공간을 ‘예민함’으로 채우는 것일까? 곰곰이 사색을 해봤다.

 

문득 한국인들은 평생에 걸쳐 감정 노동을 하고 있으며 ‘시체’처럼 살아갈 때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분위기가 없지 않음을 단언한다.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인고를 거쳐왔고 지금도 참고 있다. 입시, 취업, 승진, 저축, 내집 마련 등등 사회적으로 부과된 통과의례를 수행하기 위해 무한한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며 버티고 있다. 나는 나인데, 나를 잃기 쉽고, 나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나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내가 뭘 쫓고 있고, 뭘 좋아하는지 알아차리지 못 할 때가 은근히 많다. 그저 권력, 명예, 돈 따위의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것들을 쫓아가라는 분위기에 편승해서 무얼 바라는지도 모르는 채로 맹목적으로 달린다. 온전히 나에게 맞는 인생 목표와 방향성 없이 살아가다 생채기에 방황하기도 하고, 짜증과 예민함에 사로잡힐 때도 있다.

 

당연히 지칠 수밖에 없다. 한계를 넘었음에도 계속 길을 걸어야 하고, 회생의 기미가 없는 것들도 억지로 끌어안는다.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자아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개개인의 상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이 지점이 경시되면 안 된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 모두가 자기 자신에게 쉴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삶이 피폐해지지 않도록 마음을 보듬었으면 한다. 마음의 평안을 찾지 못 한 사람들로 가득한 공동체는 건강하지 않다.

 

여전히 세상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고, 모두가 정신없이 살고 있다. 잠시 멈춰보자. 늘 망각하게 되는 여유의 즐거움, 내 인생에 건넬 위로가 필요하다. 아무리 바쁜 일상이라도 이 정도는 용인될 수 있어야 한다. 고단한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고 오늘만큼은 나 자신을 칭찬해보자. 오늘만큼은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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