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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연인 사이의 범죄 "무서워서 연애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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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차현송 기자] 평범한미디어는 앞서 헤어진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가 끝내 집까지 찾아가 살해한 30대 범죄자 김병찬의 끔찍한 만행을 보도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별을 요구하는 여자친구를 마구 폭행한 혐의로 20대 남성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20대 남성 A씨는 지난 8월 대구 북구의 한 골목길에서 “헤어지자”고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B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A씨는 B씨의 얼굴을 수차례 폭행하고 B씨를 넘어뜨린 뒤 발로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치아가 빠지고 광대뼈 등이 골절되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하지만 B씨는 외상보다 마음의 상처를 더 크게 받았을 것이다. 비록 이별하려고 했지만 자신이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을 그토록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것은 B씨에게 큰 트라우마와 공포심을 심어주었다.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에게 폭행을 당한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료될리 만무하다.

 

대구지방법원 김남균 판사(제4형사단독)는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월30일 밝혔다. 더불어 A씨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이수할 것을 명령했다.

 

사실 B씨가 받았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비하면 누가 봐도 너무나 가벼운 처벌이다. 그러나 합의를 해줬던 점이 치명적이었다.

 

김 판사는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를 때려 중한 상해를 가함으로써 피해자가 입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과 피해자가 원만히 합의한 점, 반성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한편, 지난 11월28일 정오 즈음에는 22살 남성 C씨가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여자친구 D씨를 주먹과 전신 거울 등으로 폭행했다. 이로 인해 D씨는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뿐만 아니라 C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에게도 주먹을 휘둘렀다. 이중 1명은 귀가 찢어지는 등의 상처를 입었다. 평범한미디어는 C씨에 대한 법적 절차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네티즌들은 “무서워서 연애하겠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계속해서 발생하는 연인 사이의 이별 범죄는 많은 이들에게 공포심과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범죄학자 박미랑 교수(한남대 경찰학과)는 2017년 11월15일 방송된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해서 “작은 폭력에 예민해져야지만 더 큰 폭력을 막을 수 있다”면서 “데이트 폭력에 대한 인식 수준은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되느냐에 대해 아무도 얘기를 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랑 교수의 말을 듣고 있던 고정 패널 최서윤 작가는 “그냥 연애를 안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독수공방을 안 하면 안전한건가?”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했고 박 교수는 “일단 알아야 한다. 이게 폭력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둘이 인지했다면 그걸 바꾸기 위해 교육이나 상담을 찾아가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과거 미국에서 한국인 남자친구와 있었던 사례(언쟁을 벌인 상황에서 가겠다고 한 자신을 계속 따라가서 붙잡으려 한 남친)를 거론했다. 단순히 우리나라였다면 흔한 연인간의 갈등으로 치부될 수 있었지만 박 교수와 남친을 따라온 경찰관들이 둘을 분리시켜서 박 교수한테 “남친한테 맞았냐?”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경찰은 둘이 따로 귀가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그 둘의 분위기를 감지한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해서 출동했던 것이었다.

 

 

그만큼 사소해 보이는 연인간의 위험 신호에도 예민해져야 하는데 박경은 교수(세명대 교양대학)는 한국상담심리학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신적 혹은 심리적 데이트 폭력은 분간하기 어렵다”면서 옷차림 통제를 요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기 요구대로 하지 않으면 쉽게 화를 내는 일종의 패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겉으로 보기에는 사랑 싸움으로 보이지만 이것은 분명한 데이트 폭력이다. 데이트 폭력의 핵심은 통제와 간섭”이라며 “사랑한다고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상대를 조종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것들이 데이트 폭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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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송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의 차현송 기자입니다. 언제나 약자들이 살기 힘든 세상임을 인지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한 자, 한 자 허투루 쓰지 않고 마침표 하나까지도 진심과 최선을 다해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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