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선거제도개혁연대 출범②] “민주당이 앞서서 똥을 만들어버렸다”

배너
배너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1년 6개월 전 총선을 코앞에 두고 윤호중 당시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친문재인계 강골 인사로 구성된 ‘시민을위하여’를 플랫폼 정당으로 선택하며 이런 발언을 했다.

 

소수정당이라고 해서 극우 정당, 극좌 정당 이런 데를 같이 하자고 할 수 없다. 저희는 이념 문제라든가 성소수자 문제라든가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과의 연합에는 어려움이 있다.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주축이 되어 창당한 민중당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치개혁연합이 민중당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지만 그것은 민주당과 사전에 협의된 사항이 아니다. 지금 여야 또 진보와 보수 나뉘어 있어 선거 지형에 영향을 미칠만한 이념 문제 소모적인 논쟁이 유발되는 것을 우린 굳이 원치 않는다.

 

이에 대해 김경민 한국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은 “내가 정말 아직까지도 윤호중이란 인간의 이름만 들으면 이빨이 바득바득 갈리는 정말 악랄한 근데 요새 또 민주당 원내대표를 하고 있더라”며 “이런 악랄한 정치인이 진보 공간의 정치연합을 비수로 잘라내는 이런 사람이 민주당의 원내대표로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의 정치 현실을 잘 반영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선거제도개혁연대(선개련)는 8일 14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출범식 및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발언자로 참석한 김 총장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촛불 민심의 요구를 아주 부분적이지만 어쨌든 받아들였다는 정도의 평가가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는 나름대로 정치개혁 프로그램인데 민주당이 그냥 앞서서 똥을 만들어버렸다”며 맹비판했다.

 

이어 “정말 황당한 일이다. 시민사회에서는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2월말 선개련의 전신 비례민주주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하승수 전 대표가 ‘정치개혁연합(정개련)’이란 플랫폼 정당을 먼저 만들고 소위 연합정당론을 띄웠다. 많은 사람들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대항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민주당과 함께 비례정당을 만드는 것 자체는 정당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하 전 대표의 모델은 연합정당 모델이 되기 어렵다고 봤다. 결국 민주당은 하 전 대표의 구상과는 달리 완벽한 위성정당을 구축하기 위해 정개련이 아닌 시민을위하여를 선택했고 공천을 비롯 모든 걸 좌지우지했다.

 

김 총장은 “민주당도 처음에는 어쨌든 플랫폼 정당이라는 형식을 내세웠다가 나중에는 플랫폼 정당으로서의 취지 비례연합명부만 모아서 발표하는 그런 것을 넘어서서 자기들이 내부에서 공천도 하고 사실상 민주당에 의해 공천되는 우리가 이건 위성정당이다라는 공식의 100% 맞아떨어지는 그런 짓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을 속였고 시민들이 선거 국면에서 속았다”며 “중요한 것은 아직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자기들의 반칙 행위에 대해서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김 총장은 “오늘 시민사회가 조금 참여가 적었는데(주로 원내외 소수정당 관계자들이 참석) 나도 오늘 말씀들을 듣고 그래도 우리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경로를 공동으로 모색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그 당시 하 전 대표의 정개련에 합류하려고 했던 미래당·녹색당·진보당, 아예 더불어시민당으로 들어가서 1석을 얻어간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에게도 “어느정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각성을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 현장에는 오태양 미래당 대표, 김예원·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정태흥 진보당 정책기획위원장 등이 있었고 면전에서 권 대표의 고언을 들었다.

 

권 대표는 “정당간 연합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이 정당들의 이해관계를 양보하는 것 그게 좀 가장 어려운 게 아닌가 싶고 그게 정치개혁을 하는 데에도 사실상 마찬가지가 아닌가”라며 “그런 의미에서 위성정당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개악에 있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가장 책임이 크고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 당시에 위성정당과 관련해서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했던 시민사회단체나 소수정당들에서도 그러한 위성정당을 만드는 어떤 유혹 같은 것에 사실 동화했던 분들이 계셨던 걸로 알고 있다”고 환기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진보진영이라고 하지만 어느정도 책임감을 가져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미래당을 제외하고 진보당과 녹색당은 당내 이견이 있었음에도 당시 당권자들이 하 전 대표의 정개련에 결합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민주당이 시민당으로 기울게 되면서 세 당 모두 곤란해졌고 더구나 윤호중 사태로 녹색당과 진보당은 합류할 수 없게 됐다. 미래당과 녹색당은 막판까지 민주당으로부터 합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여러 갈등과 고심 끝에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 

 

그 당시 오 대표는 “선거연합의 취지를 살리지 못 하고 또 다른 기득권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모든 과정을 뼈아프게 지켜본 권 대표는 “그런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환기했다.

 

이어 “내년 선거제도가 개혁된다고 해도 뭔가 이뤄지긴 힘들겠지만 조금 더 거대 양당 이외에 세 번째 네 번째 대안을 시민들에게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며 “오늘 이렇게 많은 정당분들이 오는지 몰랐는데 여기 계신 정당들이 좀 더 진짜 집권을 하고 싶다면 꼭 자신의 후보가 아니라 소수정당의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연합 전략 이런 것들을 구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프로필 사진
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